봄밤의 모든 것

D-29
이 책을 통해 백수린 작가를 만나보자. 전에도 그의 몇 작품을 통해 그를 만나 봤는데 이제 좀 시간이 지났으니 어떻게 변했나 확인하는 것도 좋으리라. 그런데 글은 너무 계층 등에서 한쪽으로 치우치면 좋을 게 없는 것 같다. 뭐든 균형이 필요한 것이다. 싸울 때 한쪽말만 들으면 안 되는 것처럼. 그리고 인간과 그 세상은 절대적인 것이 없기에.
대개는 나이든 남자를 아무렇게나 표현한다. 그러나 여자는 미스김이라고 해도 안 된다. 뭐가 그렇게 자신없나?
첫 단편부터 전에 어디선가 이미 읽은 글이다. 나도 혼자 사는 게 좋다.
작가의 외모가 맘에 들면 그의 글을 더 집중해서 읽는 경향이 있다.
남편이 죽어 떨어져 사니 이제 홀가분하다고 느끼는 늙은 여자들이 많다.
딸과 엄마는 애증의 관계에 있다.
여자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끌어안고 별 짓을 다한다. 그렇게 자기 물건을 좋아한다.
무슨 통찰도 없고 그냥 죽 현실과 거기서 이는 생각을 나열할 뿐이다.
자기와 비슷한 기질을 가진 사람이 쓴 자기 자서전 같은 걸 읽으면 가장 도움이 된다.
결국 동물이건 사람이건 정이 중요하다는 걸 말하는 건가.
겨울 방학에 어름판에서 스케이트를 타다 얼음에 빠져 손과 발이 얼고 그렇게 추웠던 기억이 난다.
부모 원망 다만 부모 생각일 뿐, 자식들은 다 자기만 안 좋게 길러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를 봐도 그렇다. 다 부모가 그땐 그럴만했다고 생각한다. 부모를, 사실 원망(怨望)하는 자식은 많지 않다. 그저 부모 입장에서만 그렇게 생각할 뿐이다. 그런데 부모는 자식이 그런 건, 자기 탓으로 돌리길 잘한다. 부모가 자식보다 자식에 대해 훨씬 많이 생각하고, 자식에 대한 근심과 걱정에서 한시도 놓여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점점 몸이 쇠약해져 마음도 약해 그런지 모르겠지만, 부모가 자식에게 하는 말보다 자식의 말을 곱씹어 생각하고 그래서 더 서운해하기도 한다. 반대로 너무 과도하게 흐뭇해하고 대견해하기도 한다. 부모가 언제나 사랑에서 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다. 실은 자식은 아무 생각 없이 그냥 한 말일 수 있다. 그 자식이 자식을 낳으면 이게 또 되풀이된다. “부모도 나를 기를 때 이런 심정이었겠지” 하며, 그땐 부모를 생각하며 잠시 눈시울을 붉히기도 한다. 그러나 다시 자기 자식 걱정으로 부모는 뒷전으로 밀린다. 이래서 자식은 부모 사랑 절반만 해도 효자라는 말이 나오는 것일 터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고, 무자식이 상팔자(上八字)라지만 그러면 또 사람은 외롭다. 인생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순투성이다. 부모와 자식은 참 질기게 연결되어 있다. 서로 천륜(天倫)으로 엮여 끊을 수도 없다. 이 세상에서 대단한 인연이고, 그래서 촌수가 서로 일촌(一村)이다. 그리고 진리는 언제나 내리사랑이다.
같이 늙은 여자인데 같이 늙은 여자인데도, 여자의 입장에선 시어머니보다 자기 어머니를 더 불쌍하게 생각한다. 친정어머니를 아주 십분 잘 이해한다. 그러나 같은 여자인데 시어머니는 그냥 시어머니일 뿐이다. 모계사회로 급하게 진입하고 있다. 왜 그러냐 하면 당연히 자기를 나았고 어릴 적에 자기를 길러줬기 때문이다.
부모는 자식을 이길 수 없다고 자식의 부탁을 안 들어줄 수 없다. 그러면서 무의미한 의미를 갖고 인생은 흘러가는 것이다. 인생은 그런 식으로 채워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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