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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는 개인의 취향이란 순수한 기호나 선호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만들어지는 계급적 구별 짓기의 산물이라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고급문화와 저급문화 중 무엇을 향유하는지에 따라 예술적 취향이 구분되며, 취향은 각각의 사람들이 어떤 계급에 속해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와 같은 문화적 계급 질서는 개인이 수치심이나 열등감에 빠지지 않고 자유로이 자신의 취향과 선호를 드러내는 일을 어렵게 만든다. 이러한 맥락에서 '길티 플레저'는 흔히 유치하거나 예술적 가치가 낮다고 여겨지는 작품에서 모종의 즐거움을 느낄 때 발생하는 양가 감정이다. 고상하지 못한 자신의 취향으로 인해 자신 역시 형편 없는 사람으로 비춰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느끼면서도, 그것이 주는 쾌락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
『2025 제1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189, 백온유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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