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제1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D-29
혼자읽기 (2025 5. 16- 6.5)
어머니에게 모성이라는게 있을까. 그것은 자신이 짐작하는 것보다 더 얄팍한 감정임이 분명하다고 윤미는 생각했다. 모성이라는 단어를 떠올리자 윤미는 오십이 넘는 세월 동안 자신이 그것을 기대할 수 없었다는 사실을 천천히 깨달았다. 살뜰한 보살핌을 갈망했다가도 어머니라는 사람과 함께하기 위해서는 어쩐지 이 정도의 허전함은 감수해야 할 것 같았고, 인색한 사랑에 서운해하는 것도 부질없는 일로 느껴졌다.
2025 제1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29, 백온유 외 지음
영실은 줄곧 순응해왔다. 부모가 사라진 세상에, 책임질 생명이 탄생한 세상에, 남편이 사라진 세상에, 더이상 자기 자신이 아름답지 않은 세상에, 그리고 덜컥 할머니가 된 세상에도. 그러나 자신의 몸을 스스로 제어할 수 없는 세상에는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곳에서 저곳으로 몸을 움직이는 게 산을 옮기는 것만 큼 버겁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 상황에서도 놓고 싶지 않 은 것들이 있었다.
2025 제1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31, 백온유 외 지음
★ 백온유의 「반의반의 반」은 인지능력 저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노인 ‘영실’이 오천만원을 잃어버린 것을 시작으로, 영실 가족의 내면에 맺혀 있던 결핍을 하나씩 추적해나가는 이야기다. 딸 ‘윤미’, 손녀 ‘현진’에게 사라진 돈은 박탈당한 기회처럼 감각되는 한편 범인으로 추정되는 요양보호사 ‘수경’을 끝까지 비호하는 영실의 태도는 혈육이 아닌 타인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노년 여성의 위태로운 현실을 드러낸다. “안정적 문장과 전개, 생생한 인물 표현과 상황의 여러 면을 접고 접어 들여다보는 신중함까지 적어도 내가 소설에서 기대하는 모든 것이 들어 있었다”(심사평, 소설가 김금희)는 평과 함께 대상작으로 선정되었다.
강보라의 「바우어의 정원」은 세 차례의 유산 후 재기를 꿈꾸는 배우 ‘은화’가 자신의 상처를 동료 ‘정림’의 상처로 각색해 무대에 올리라는 주문에 순응하는 대신 정림과 연대하기를 택하는 이야기로, 자기 상처의 주인이 되는 일의 숭고함을 아픈 문장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새틴 바우어가 파랗고 쓸모없는 물건들로 공들여 정원을 장식하듯, 사람들 앞에서 고통의 파편을 훈장처럼 늘어놓던 내담자들, 그들은 오직 그 순간에만 생생하게 살아 있는 것 같았다. 삶에서 상처를 빼면 아무것도 남지 않을 사람들처럼. 문득 새로운 생각이 은화를 스쳤다. 준비한 이야기의 조각들이 공중에 흩어졌다가 뜻밖의 형태로 조합되며 입체적인 그림자를 만들어냈다. 차례가 왔을 때, 은화는 무언가에 이끌리 듯 휘청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2025 제1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64, 백온유 외 지음
문득 제 몸이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렸을 때 마신 상한 우유가, 그 조그만 벌레들이 제 몸 어딘가를 돌이킬 수 없게 망가 뜨려버린 건 아닐까 하고요. 황당한 생각이라는 건 저도 알아요. 하지만 한번 그렇게 생각하니까 멈출 수가 없었어요.
2025 제1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74, 백온유 외 지음
가까이에서 보니 정림은 불이 붙지 않은 담배를 그저 물고만 있을 뿐이었고, 양손을 코트 주머니에 넣은 채 눈 내리는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차창 너머로 보 이는 정림의 옆얼굴은 조금 외롭고 고단해 보였다. 그때 서너 명의 여자가 정림에게 다가왔다. 오늘 함께 무대에 서는 동료들인 듯했다. 한 명이 정림의 담배에 불을 붙여주었다. 그녀가 무슨 말 인가를 하자 정림이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2025 제1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79, 백온유 외 지음
강보라의 「바우어의 정원」은 세 차례의 유산 후 재기를 꿈꾸는 배우 ‘은화’가 자신의 상처를 동료 ‘정림’의 상처로 각색해 무대에 올리라는 주문에 순응하는 대신 정림과 연대하기를 택하는 이야기로, 자기 상처의 주인이 되는 일의 숭고함을 아픈 문장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서장원의 「리틀 프라이드」는 탑 수술을 거친 트랜스남성 ‘토미’와 키가 작아 사지연장술을 감행하는 남성 ‘오스틴’의 일화를 펼쳐 보이면서 서로가 실감하는 여러 같음과 다름 사이, 섣부른 이해와 위태로운 균열이 발생하는 순간을 유려하고 적확한 문장으로 그려낸다.
뜻도 모르고 지껄인 게 분명했지만, 내게 적용해보면 완전히 잘못 쓴 것도 아니었다. 그때까지 나는 무엇이 좋고 싫은지, 옳고 그른지 깊게 따지고 들지 못했으니까. 나에게는 태도랄 게 없었다.
2025 제1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147, 백온유 외 지음
그건 언젠가 느껴본 적 있는 감각이었다. 죄의식을 동반한 저릿한 쾌감. 그 기시감의 정체를 깨닫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지독하고 뜨겁고 불온하며 그래서 더더욱 허무한, 어떤 모럴. 떨쳐내고 싶지만 그럴 수 없었다. 이제는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는 누군가의 말처럼, 이미 일어난 일은 없던 일이 될 수 없으니까.
2025 제1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183,184, 백온유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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