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새섬 대표 응원해주세요. 항암 조언도 해주세요. ^^

D-29
2022년 6월 29일, 장강명 작가님께 보냈던 메일을 다시 찾아보았습니다. 곧 결혼을 할 예정인데, 아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님 작품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책에 결혼 축하 메시지를 받고 싶다는 부탁을 했었지요. 놀랍게도, 메일을 보낸지 단 3시간 만에, 장작가님도 아닌, (아내가 세상에서 가장 부러워 하는) '한국이 싫어서' 그리고 '5년 만에 신혼여행'의 HJ님이 보내주신 답을 받고, 몇 번이나 '세상에 이런 일이, 말도 안 돼'를 되뇌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저희 쑥쓰람 부부의 결혼을 축하하는 그믐의 37번째 모임이 시작되었고 https://www.gmeum.com/meet/37 매년 결혼기념일마다 지인들이 남겨준 글을 읽으며, 거기 담긴 살갑고 다정한 마음에 매번 감동을 한답니다. 인생 최고의 보물이랄까요.. 두 분의 축하 메시지가 담긴 '그믐' 책도 여전히 저희 집 책장의 '장강명 코너'에 잘 꽂혀 있답니다. 장작가님은 앞쪽에 "너를 만나기 위해 이 모든 일을 다시 겪으라면, 나는 그렇게 할 거야"라는 문구를 적어주셨고 새섬님은 뒤쪽에 두 분의 기념일도 아주 더운 여름이라며 "아휴... 이렇게 더운 날, 대체 우리는 무슨 생각으로 사귀게 된거야" 라고 남편에게 농담을 한다고 적어주셨지요. 볼 때마다 저도 웃습니다. 저희도 2016년 7월에 강남역부터 사당역까지 각자 맥주 한 캔씩 들고, 매일 밤 퇴근길을 함께 걸었거든요. 요즘 '암과 책의 오디세이'를 들으며 새섬님의 책 사랑을 새삼 다시금 깨닫는데요. 오늘은 새섬님께 <암: 만병의 황제의 역사>책을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아주 오래 전에 사두었다가 책의 두께에 압도되어 시작을 못했는데,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뒤에 '암'을 이해하고 싶어서 읽기 시작했던 책이었죠. 이렇게 두꺼운 책이 이렇게 재밌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흥미롭고, 암과 끈질기게 투쟁해온 인류의 역사에 감동하고, 이를 문학적으로 담아낸 의사 저자 '싯다르타 무케르지'의 내공에 읽는 내내 감탄했던 책입니다. (이 책을 읽고 새롭게 알게 된 충격적인 사실은 암이 인체에 해로운 어떤 병균이나 바이러스가 아니라 그저 '세포의 비정상적인 성장'이라는 것이었어요. 원래 우리 몸엔 세포의 분열과 죽음을 조절하는 강력한 유전적 회로가 있는데, 어쩌다 이 회로가 파괴되면 어떤 세포들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미친듯이 성장만 한다는 것이죠. 봄여름가을겨울이 아니라 봄여름여름여름의 느낌으로.. 그럼 암을 극복하기 위해 '생의 의지'를 불태워야 하는 암환자는 어떻게 해야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죠.) 새섬님께서 장맥주님을 위해 끝까지 잘 항암 치료 잘 받으시고, 이겨내셔서 "시간이 흘러 흘러 2020년이나 2025년쯤이 되면, 지구 반대편에서 HJ와 내가 다시 한번 보라카이를 찾아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우리는 코타키나발루와 다낭, 세부, 오키나와에 가고, 적당히 돈을 벌고 건강을 유지하면서 '정신, 육체, 돈의 삼각형 구상'을 실현한다. 힘들고 성가신 일은 '마냐나'로 미룬다. 2034년에는 이벤트업체를 고용해 은혼식을 여는데, 좋아하는 친구들만 초대하고 음악을 빵빵하게 튼다. 우리는 2014년 11월 이후로 결코 다투지 않는다. 그렇게 서로 사랑하며 함께 살다 같은 날 눈을 감는" 두 분을 상상하며, 그리고 장맥주님의 새섬님을 향한 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사랑에 관해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신형철 작가님의 글로 이만 줄일게요. 두 분 모두 참으로 고맙습니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756477.html 어디선가 가브리엘 마르셀은 이렇게 말했다.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당신은 죽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듣는다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이 시의 ‘너’는 산으로 가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것만이 아니다. 마르셀의 문장은 뒤집어도 진실이다.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것은 네가 죽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면서 동시에 내가 죽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제 나는 어떤 불가능과 무의미에 짓밟힐지언정 너를 살게 하기 위해서라도 죽어서는 안 된다. 내가 죽으면 너도 죽으니까, 이 자살은 살인이니까. 그래서 이 시의 ‘나’ 역시도 이렇게 시를 쓰면서 내내 살아가야만 하는 것이다. 이 시를 ‘무정한 신 아래에서 인간이 인간을 사랑하기 시작한 어떤 순간들의 원형’을 보여주는 시로 읽었다. 나는 인간이 신 없이 종교적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를 생각하는 무신론자인데, 나에게 그 무엇보다 종교적인 사건은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의 곁에 있겠다고, 그의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일이다. 내가 생각하는 무신론자는 신이 없다는 증거를 손에 쥐고 환호하는 사람이 아니라, 신이 없기 때문에 그 대신 한 인간이 다른 한 인간의 곁에 있을 수밖에 없다고, 이 세상의 한 인간은 다른 한 인간을 향한 사랑을 발명해낼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나는 신이 아니라 이 생각을 믿는다.
잠자기 직전 발견한 그믐달은 유투버 달빛부부입니다 ^^;;; 진짜 신기하네요. 어떻게 이럴까 ;;; 그믐달 보는 멋진 꿈 꾸시길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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