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5·18 : 정치군인들은 어떻게 움직였나

D-29
1980년 5월 18일, 그날도 일요일이었다.
신군부세력은 5·18항쟁이 예전의 사건들처럼 시간의 흐름에 묻히거나 지워질 것으로 기대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신군부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사회에는 커다란 변화가 생겨났다. 5·18진상규명투쟁으로 대변되는 5월운동이 시작되어 1980년대 한국사회 민주화운동의 밑거름이 되었고, 군부독재를 향한 국민들의 날선 비판과 투쟁은 1987년 6월항쟁으로 폭발했다. 1980년 5월 18일부터 27일까지 열흘의 짧은 기간 동안 광주 시민들은 그렇게 역사를 만들었다. 이후 5·18항쟁은 한국 현대사에서 공권력이 국민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준 대표적인 국가폭력이며, 동시에 한국전쟁 이후 처음으로 국민들이 무기를 들고 올바르지 않은 공권력에 맞선 항쟁으로 기록됐다.
그들의 5.18 - 정치군인들은 어떻게 움직였나 노영기 지음
많은 사람들, 그중에서도 공수부대 출신들을 어렵사리 만날 수 있었다. 1980년 5월 19일부터 광주에 있었던 공수부대 중에 11공수여단이 있다. 5·18 때는 강원도에 주둔했으나 지금은 광주 인근에 있다. 15년 전 부대를 찾아갔을 때 〈늙은 군인의 노래〉에 꼭 어울리는 분들이 있었는데, 그분들은 5·18 당시에는 막 근무를 시작한 초년병들이었다. 그분들에게 제2의 고향이 된 광주는, 5·18은 어떤 의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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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나온 <늙은 군인의 노래>를 알지 못해서 찾아 들었다. 김민기 선생님의 노래였구나. 그야말로 단순한 선율과 소리인데 왜 이렇게 마음을 아리는지. 김민기 선생님과 정태춘 선생님의 노랫말은 내가 읽은 어떤 문학보다 깊고, 아프고, 아름답다. https://youtu.be/2Eqe732heLE?si=XqE3DTLtM_MGI6k_ 김민기 - 늙은 군인의 노래
어디에도 붉은 꽃을 심지 마라 거리에도 산비탈에도 너희 집 마당가에도 살아남은 자들의 가슴엔 아직도 칸나보다 봉숭아보다 더욱 붉은 저 꽃들 어디에도 붉은 꽃을 심지 마라 그 꽃들 베어진 날에 아 빛나던 별들 송정리 기지촌 너머 스러지던 햇살에 떠오르는 헬리콥타 날개 노을도 찢고, 붉게… 무엇을 보았니 아들아 나는 깃발 없는 진압군을 보았소 무엇을 들었니 딸들아 나는 탱크들의 행진 소릴 들었소 아 우리들의 오월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그날 장군들의 금빛 훈장은 하나도 회수되지 않았네 어디에도 붉은 꽃을 심지 마라 소년들의 무덤 앞에 그 훈장을 묻기 전까지 무엇을 보았니 아들아 나는 옥상 위의 저격수들을 보았소 무엇을 들었니 딸들아 나는 난사하는 기관총 소릴 들었소 어디에도 붉은 꽃을 심지 마라 여기 망월동 언덕배기의 노여움으로 말하네 잊지마라 잊지마 꽃잎 같은 주검과 훈장 누이들의 무덤 앞에 그 훈장을 묻기 전까지 무엇을 보았니 아들아 나는 태극기 아래 시신들을 보았소 무엇을 들었니 딸들아 나는 절규하는 통곡 소릴 들었소 잊지마라 잊지마 꽃잎 같은 주검과 훈장 소년들의 무덤 앞에 그 훈장을 묻기 전까지 https://youtu.be/uxnpvSNs4kg?si=gmERRzBOiH2REEub 정태춘 - 5.18
《그들의 5·18》은 40년 전 광주에서 왜 군이 국민을 폭행하고 발포했는가에 주목한 책이다. 그동안 5·18의 실체적 진실과 관련하여 많은 변화가 있었으나 핵심 쟁점들은 지금도 풀리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점점 심해지는 왜곡을 목격하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자료에 대한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 새로운 자료가 발굴되고 있지만 이미 핵심 자료는 조작되고 사라진 느낌이다. 이러한 의혹의 중심에는 신군부로 대표되는 정치군인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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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무엇이 필요한가. 병사들의 증언이다. 언젠가 노근리사건을 다룬 BBC 다큐 《Kill’em all》을 봤을 때 젊은 날로 돌아간다면 입대하지 않겠다며 눈물 흘리던 노병이 있었다. 전부는 아니겠지만 당시 광주에 투입된 병사들도 비슷한 경험과 아픔이 있지 않을까. 일부 정치군인들의 권력욕 때문에 1980년 5월 광주의 경험을 마음의 짐으로 안고 평생을 살아가는 ‘태양의 후예’들이 많지 않을까. 40년 전 5월 광주에 다녀오지 않았다면 자랑스럽게 이야기했을 군대 경험이 어느새 감추고픈 과거가 된 병사들, 그분들의 용기 있는 사죄와 고백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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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항쟁기 군 지휘계통은 ‘계엄사령부(육군본부) —2군지구계엄사령부(2군사령부) —전남북계엄분소(전투교육사령부) —31사단 —공수부대’이다. 광주로 파견된 공수부대는 31사단으로 배속됐으나 실제 이 지휘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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全 閣下 : 哨兵에 對해 亂動時 軍人服務規律에 依據 自衛権 發動 強調 전 각하 : 초병에 대해 난동시 군인복무규율에 의거 자위권 발동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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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이 발포를 직접 명령했다는 군측 증거 자료가 이미 나와 있었구나. https://www.hani.co.kr/arti/area/area_general/789147.html
2018년 이전까지 정부와 군은 5·18항쟁 기간에 헬기가 ‘경고문’을 뿌리고 선무방송만 하며 날아다녔다고 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헬기 사격을 목격한 증인들도 있고 헬기 사격의 흔적이 지금도 전일빌딩 10층에 남아 있다. 여성들에 대한 인권침해(성폭력, 성추행 등)도 마찬가지다. 그런 일이 없었다는 정부와 군의 발표와 달리 피해자들은 여전히 고통 속에 있지만 가해자들은 밝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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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월 21일은 광주 사람들에게 무척이나 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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