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車가 달려간다. 유리 속으로 숲이 들어왔다 나간다, 어느 것도 오래 머물지 않는다. 유리 속에선 아무것도 오래 머물지 않는다, 머물렀다 생각하면 어느새 보이지 않는다. 車가 달려간다. 車는 앞으로 가지만 나무는 뒤로 간다. 車는 앞으로 가지만 江은 뒤로 간다. 車는 앞으로 가지만 너는 뒤로 간다. (...) 어느 바람도 옷 속까지 들어오지 않는다. 바람은 車 밖에서만 분다. (...) 내 울음 소리도 車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 車가 달려간다. 아직도 나밖에 실은 적이 없는 車가 달려간다. (...) 일평생을 달려도 하늘 한 방울 스며들지 않던, 그 車가 아직도 달려간다. ”
『나의 우파니샤드, 서울』 <서울 3느 9916> p.35, 김혜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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