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시즌에도 김혜순 시집 전작 읽기는 계속됩니다. 참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김혜순 시집 읽기 시즌 2
D-29

송승환
숨쉬는초록
몇십 개의 계단을 올라야
잠든 너를 깨울 수 있니
저 혼자 불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온몸으로 두근거리는 내가
잠든 너의 몸 속을
한밤중 소리도 없이 오르고 있다
『나의 우파니샤드, 서울』 <서울의 밤> p.69, 김혜순 지음
문장모음 보기
숨쉬는초록
네가 내 손을 잡았던가
순간, 내 가슴속에서 두 날개를 세차게 퍼덕거리다
온몸 가득 필멸의 내장 위로
푸른 하늘을 밀어올리는 저 새를 보라
『나의 우파니샤드, 서울』 <저 새> p.58, 김혜순 지음
문장모음 보기
숨쉬는초록
“ 내 마음엔 웬 실핏줄이 이리도 많은지요
이 실핏줄을 다 지나야 그곳에 당도하게 되겠지요 (...) 날마다 당신에게로 가는 길이 늘어나요 길 속에 길이 있어요 (...) 서울이 서울을 낳아요 마음이 제 몸을 한껏 부풀려 또 마음을 낳아요 (...) 언제 저 길을 다 뒤져 당신을 찾아내지요 당신이 보고 싶어요 ”
『나의 우파니샤드, 서울』 <서울 길> p. 82, 김혜순 지음
문장모음 보기
숨쉬는초록
“ 아침 일고여덟시경
나는 생각한다
서울에서 지금
일천이백만 개의 숟가락이 밥을 푸고 있겠구나
(...)
하늘이 빛의 발을 서울의 동서남북
환하게 내다 걸면 태양이 일천이백만 쌍
우리들 눈 속으로 떠오른다 그러면
(...)
바람이 내 안으로 들어왔다 그대 안으로
들어가고, 다시 그대 숨이 내 숨으로
들어오면 머리 위에서 신나는 풀들이
파랗게 또는 새카맣게 일어선다 오오
그러다 밤이 오면 죽음이 오백 년 육백 년 전 할아버지의
배꼽을 지나 내 배꼽으 로
들어오고 일천이백만 개의 달이
우리의 가슴속을 넘나들며 마음 갈피갈피
두루두루 적셔준다
”
『나의 우파니샤드, 서울』 <나의 우파니샤드, 서울> p. 125, 김혜순 지음
문장모음 보기
작성
게시판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