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금님의 문장 수집: "자동차보다 키가 큰 아가는 대답이 없고, 그는 자동차를 바꾸면 좀 덜 슬프려나 생각하기도 했었다. 과연 너는 오늘 침을 뱉지 않았는지? 아가가 대답 대신 침을 뱉었다. 외제차는 슬퍼 뵈지 않는다는 특장점이 있다. "
언젠가 자녀 준비를 하고 있는 신혼부부 지인들께 지적장애를 가진 자녀를 키울 때의 가장 큰 어려움은 자녀와 사람대 사람으로 소통하는 느낌을 받지 못할 때의 고독감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저는 직접 겪지도, 또 옆에서 바라보지도 못한 아픔이라 감히 짐작하기도 조심스러운 그 감정이 오늘 시에 실려있다 생각했어요.
대답 없는 자녀를 뒷좌석에 태우고 외제차를 운전하면서 핸들 중앙에 침을 뱉고 싶은 마음은 소통의 부재로 얻은 고독감을 물질로 채우려고 했던 자신을 향한 비난인지, 아니면 물질로 채워야만 견딜 수 있을만큼 외롭게 만든 세상을 향해 침을 뱉고 싶은 분노인지도 생각해보았고요. 둘 중의 하나가 되었든, 혹은 둘 다가 되었든간에 감정의 근간은 시의 마지막에 적힌 말처럼 슬픔이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