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옛날에, 제가 아마 초등학생 고학년인가 중학교 저학년인가 되었을 즈음에 인터넷 윤리 교육을 받은 기억이 나요. 그때는 [선플 달기 운동]이라는 걸 학생들한테 많이 장려했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인터넷 세상을 이끌어갈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인터넷 사용 습관을 잡아줘야한다는 교육방침이 아니었을까 짐작해요. 하지만 사춘기 애들이 으레 그렇듯이 '어른들은 뭐 이런 걸 시키고 그래?'라는 맘으로 임했습니다. 사실 그때는 인터넷을 별로 많이 사용하지도 않았거든요. 집에 있는 컴퓨터로 쥬니어네이버 플래시 게임이나 조금 하고 네이버 지식in에 숙제 관련 질문을 남기는 정도였지, 어른들이 꿈 꾸는 것만큼 인터넷에 찰싹 달라붙어 자라던 청소년은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자라서 그런지, 20대가 되어서도 어디에 쉽게 덧글을 달고 하지 않았어요. '뭐 그런 거를 하나.' 싶었거든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미 덧글에서 다 하고 있는 것 같고, 그 주류와 다른 의견이 제 의견이라면 굳이 남기고 싶지 않았어요. 괜히 튀어서 공격 받기 싫었던 맘이 컸어요. 덧글 때문에 스스로 이번 생을 끝냈다는 인터넷 뉴스가 차고 넘치는 세상에 살고 있었으니까요. 왠지 한 번의 덧글 달 용기가 제 인생을 다 망쳐버릴 것만 같단 악몽 같은 상상을 자주 했어요.
6월 8일의 에세이는 (비록 실존 인물의 이야기가 아니라 주장하는 에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덧글을 달고 후기를 남겨야하는 이유에 대해 상기 시켜주는 것 같아요. 저는 작년 12월 이후로 온갖 인터넷 참여 행동에 이전과는 극명히 다른 태도로 참여하고 있어요. 서명 운동에 이름과 전화번호를 남기고, 뉴스레터를 보내는 단체가 설문조사를 요청하면 성심성의껏 후기를 작성하고, 좋아하는 작은 브랜드가 덧글 이벤트를 하면 덧글을 꼭 남기고, 정성 가득 담긴 창작물을 보면 좋아요를 누르고 왜 좋았는지 덧글을 또 남겨주고... 이렇게 하지 않으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주류에 쓸려 없어져버릴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강하게 느꼈어요. 좋으면 좋다고, 그리고 왜 좋은지 똑똑히 인터넷에 남겨줘야하는 일들이 있떠라구요. 왠지.. 그 일에 책 구매 후기를 추가해야 할 것 같네요.
[ 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6월] '좋음과 싫음 사이'
D-29

하금

Alice2023
저도 누군가를, 그들의 의견을, 좋은 기업을, 작은 가게들을 마음으로만 응원했는데 앞으로는 이렇게 댓글과 좋은 리뷰로 응원하고 지지해야 겠네요.

jena
‘SNS 계정은 인간도 아닌 게 몸과 마음이 있어, 몸은 조심해야하고 마음은 단단히 해야 한다. ’라는 8일의 글을 떠올려 다시 읽어보게 되어요..
지난 글들과 올려 주신 글들을 읽어보며 6월의 책 작가는 이 책에 사회에대한 회의적인 시선을 맘껏 담아내고 있는 것 같다라는 개인적인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시선과 표현들도 필요하니까 생각하고 있어서 글 읽기가 불편한 것은 아닙니다
다른 책, 글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 계신 분일까?하는 궁금함이 생기게 되기도 하네요..

jena
하금님의 변화, 새로운 시도가 참 좋아보여요...
그 시작 초반~그믐에서의 매일의 글을 읽고 나누는 이 모임도 포함된 것 같아요
그럴까요?
그 새로운 시도에 대한 느낌? 진행 소감이랄까요? 어떤 변화가 있으신지? 궁금하네요...

하금
시를 대하는 마음이 달라진 것 같아요. 이전에는 정말 뜬구름 잡는 소리 같다, 라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시를 읽는 저만의 방법이 생긴 느낌이에요. 문장이 쓰여진 그대로 이미지를 그리면서 그 이미지에 대한 제 감정, 생각, 감상을 시에 대한 감상으로 받아들이고 있어요. 그전에는 너무 어렵게 생각한 것 같아요. 약간... 퀴즈 풀 듯이요.

jena
하금님의 변화와 시도..
몇달의 시간을 함께하다보니 저에게도 그 느낌이 전해지는 듯해요..
퀴즈풀듯~~~그쵸..
무엇을 찾아내는것도 중요하지만,
느끼는것 그것 안에 담구어져서 푹~~느껴보는게
중요할것같아요
하금님만의 방법을 찾아가고계신다니~
좋고~그 모든 흐름들을 응원해봅니다

하금
“ 저 너머에서 모래폭풍이 일어 이곳에 수십 미터 모래 산을 쌓고 아파트를 치워버리는 상상을 한다. 그러나 이곳은 모래가 아닌 미세먼지의 나라. 몽골의 사막에서부터 예까지 날아왔을지도 모를 십구층 창틀의 먼지를 닦아낸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분명한 동시에 미세했다. ”
『좋음과 싫음 사이 - 시의적절, 그 여섯번째 이야기』 p.72 (6월 9일의 짧은 소설, 우리들의 새로운 도시), 서효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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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2023
저도 전봇대와 전선이 하늘을 가리지 않는 신도시를 좋아하는 편이었는데
누군가에게는 네온 사인이 없고 상가와 주택이 각자 가지런하게 선을 지키는 것이 어색하고
친절한 척 무심하거나 무심한 척 오지랖인 사람들이 많은 신도시가 싫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신도시가 뭔지 모르지만 거기서 살아본 아이는 나중에 어떤 곳을 더 좋아하게 될까요.

물고기먹이
계속 늘어나고 늘어날 뿐 결코 줄어들 일 없는 역과 역 사이에서 길을 잃을까 발을 헛디딜까 일이 잘못될까 걱정이였고 그래서 다시 경건하게 노선도를 외운다.
『좋음과 싫음 사이 - 시의적절, 그 여섯번째 이야기』 45p, 서효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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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na
6월9일 (짧은 소설)
'우리들의 새로운 도시'
9일의 글, 그동안의 6월의 책의 글을 읽으며
개운한 느낌이 들지는 않았어요.
사회와 개인의 어두운부분, 보기싫었던 부분이 자세히 설명되어지는것 같아서요
다른분들은 어떻게 읽고 계실지 궁금하네요
9일의 글에 그려진 신도시, 구도시의 모습에서도
밝고 희망적인것 보다는 그 반대의 것들이 제겐 많이 보이더라고요
저는 어둡고 어려운부분을 그려내는것 그 다음에 얘기되는 이야기와 긍정을 품은 상태에서 그려내는 어두움..
이런것들이 중요한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하게되는 중입니다.~^^

jena
6월 8일ㅡ '비인간적 장면 셋에 대한 인간적 감정 하나'
6월 9일ㅡ '우리들의 새로운 도시'
어제까지의 글과~
오늘부터 15일까지 읽을 글들의 제목을 적어보았습니다.
6/10 ㅡ '백년 중에 하룻저녁'
6/11ㅡ'좋음과 싫음'
6/12ㅡ'6월과 생일'
6/13ㅡ'3호선 네러티브'
6/14 ㅡ'단지와 역사'
6/15 ㅡ'분류와 대조'
어떤이야기들이 펼쳐질지 기대가 되면서도~
글자 뒤에 숨겨진 뜻을 잘 발견해갈 수 있을까?하는
아주~조금은 걱정이되기도 합니다.
함께 읽어가니~ 또 읽고 마음에 담을 수 있을거라
기대해보고있습니다.

Alice2023
백년대계야.
백년 시간이 걸린다는 뜻이 아니라
백년 동안 할 일을 지금 시작한다는 뜻으로
백년대계
『좋음과 싫음 사이 - 시의적절, 그 여섯번째 이야기』 서효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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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2023
오늘 글에서 나온 백년대계를 보며
같은 얘기인데 다르게 느껴지는게 신기했어요.
흔히 교육은 백년대계인데 우리 나라 교육은 이미 글렀다고들 하죠.
하지만 교육도 백년 동안 할 일을 지금이라도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하니
조금 희망이 보이기도 하네요.

물고기먹이
어제 구매한 시의적절 25년 6월 [친구는 나의 용기]를 읽어보았습니다ㅎ
저는 항상 책방에 가서 이 책을 구매를 하는데요. 그 이유는 사인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ㅎㅎㅎ
감상평은 인스타그램에 적어놓은거 캡쳐해보았습니다!
작년 6월과 현재의 6월을 같이 보내는 기분이라 재미있어요!
오늘도 시와 함께하는 즐겁고 행복한 하루되세요!




jena
2025년 6월의책은 참 시원한 표지의 느낌이에요
매번 사인이되어있는 책을 소장하게되는것~~
뿌듯함이 있으실것같아요

jena
그동안 함께 나눠온 글들을 다시 보고 있다가..
물고기먹이님의 글과 올려주신 책 사진을 보며 마음이 촉촉해지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25년 6월책 제목- (친구는 나의 용기) 때문에요...
사랑하는 벗이 얼마 전 저의 꿈에 찾아와서 건낸 메세지가 용기였거든요..
한마리 예쁜 나비로 찾아와 준 그 벗님이 자꾸만 생각이 나는 날들입니다.

jena
6월 10일 (대화)
백년 중에 하룻저녁
어제 읽었던 글~~
책으로 피하기 위해 책을 읽기 시작했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책의 글을 읽으면 잠시 현재 드는 생각과 느낌들을 뒤로하고 어딘가로 숨어들 수 있지 않을까했는데...
표지 앞 부분에 등장한 이태원사고, 세월호 이야기에 다시 한번 마음이 덜컹 했네요..
그래도, 마음을 가다듬고 글을 읽어가다 보니 조금은 안정된 마음에 이르더라구요
‘당대의 미학’이라는 단어가 참 좋았습니다.
이 시대의 아름다움은 무엇일까요?
아직은 확실한 답은 하지 못하겠는데요..
혹시 이 시대의 아름다움이 이것이지 않을까?라고 생각되는 것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jena
6월 11일 (시)
‘좋음과 싫음’
오늘의 글은 읽고 있는 책의 제목인 좋음과 싫음이 등장해서 어떤 내용일까? 궁금해하며 읽기 시작했습니다.
무엇을 이야기하는 걸까? 차근차근 읽어가고 있었는데 홀연히라는 단어와 함께 쉼표가 등장하더니 글이 끝이 났네요.
뭐지?하고 물음을 갖다가 오늘의 글이 어떤 형식에 담겼을까?하고 앞부분을 펼쳐 보았습니다.
시 라고 쓰여져있는 것을 보고는 시라면 그럴 수도 있지 했네요..
모든 생각에 좋아요와 싫어요말고 다르게 답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잖아요..
sns에 있는 좋아요, 싫어요가 생각나더라구요...
우리는 그 사이에 있는 것들(좋아요와 싫어요 사이에 있는 것들)은 어떻게 전달하고 전달받고 있을까요?

Alice2023
저도 어제 좋음과 싫음 시를 읽으며
아 요즘은 너무나도 쉽게 좋음과 싫음을 판단하는 구나 생각하며 따라가다가
마지막에 페이지가 넘어갔나 책이 파본인가 하며 앞뒤로 넘겨본 기억이 나네요. ^^

jena
저와 비슷한 느낌을 받으셨네요
작가가 책에실어놓은 유머가아닐까? 생각하게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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