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스스로 제대로 고른) ’첫‘ 취미에서 도파민이 뿜뿜 분출될 수 있겠네요 저도 목각인데, 춤 한번 제대로 배워 보고 싶어요 정말!
[그믐앤솔러지클럽] 1. [책증정] 무모하고 맹렬한 처음 이야기, 『처음이라는 도파민』
D-29

수북강녕

박소해
@수북강녕 @김의경 @김하율 @조영주 @정해연
방금 <처음이라는 도파민> 완독을 마쳤습니다. 개인 일정으로 토론에 많이 참여하진 못하고 전체 리뷰를 올리는 것으로 갈음합니다.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분 작가님 마감하시느라 애쓰셨습니다. 오랜만에 정말 재미있게 읽은 앤솔러지였어요. :-) 그럼, 제돈제산 리뷰 올립니다.
<첫 키스처럼 조심스럽게> 김의경 작가님
역시나 김의경 작가님 작품답게 필력이 정말 쫄깃쫄깃했던 작품이었습니다. 언제나 김 작가님 소설은 현실에 단단히 두 발을 붙이고 있는 듯한 안정적인 느낌이 들어요. 강남에 초등학교 의대반이 있단 말은 들었지만 이렇게 자세히 소설로 펼쳐 놓으니 실감 났어요. 대한민국 초등학교 아이들이 정말 불쌍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면 울 집 1,2호는 상대적으로 너무 편하게 살고 있단 생각이 들어서 민망하기도… ㅎㅎ 마지막 결말까지의 빌드업이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순식간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사교육에 시달리는 강남구 부유층 초3 여자아이의 사생활을 잠깐 엿본 기분이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기업 하림과 이름이 같은 하림이의 앞날을 응원하겠습니다.
<이혼을 앞두고 열애 중> 김하율 작가님
몰래 혼인신고 당할 수 있단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 소재로 이런 이야기가 나올 줄이야. 김하율 작가님 단편은 처음 읽는 것 같은데 전 아주 재미있었어요. 아직 총각인데 이런 일을 겪으면 얼마나 억울하고 황당할까요? 이혼을 해야 하지만 차마 이혼을 할 수 없는 남자 주인공의 상황이 설득력 있었어요. 여자 주인공의 직업이 애견 미용사란 설정을 정말 잘 잡으셨다고 감탄했어요. 그녀의 삶이 얼마나 불행한지 느껴졌어요. 오죽하면 다음 생에는 개로 태어나고 싶다고 할까요. 두 사람이 헤어져 있던 오랜 기간 서로 연락을 하지 않았던 설정도 이해가 갔습니다. 탄탄한 개연성과 등장 인물의 심리가 와닿는 단편이었습니다.
<첫 졸업> 조영주 작가님
그렇지 않아도 어제 어린이집이 노인데이케어 센터로 전환되고 있다는 기사를 읽었는데 이 단편을 오늘 읽으니 더 실남 나게 읽을 수 있었어요. 전 조영주 작가님의 오랜 팬이라, 즐겁게 읽었지요. 조영주 작가님이 이 짧은 단편에서 상당히 임팩트가 있는 반전을 보여주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주인공은 선량한 사람인데 과거의 상처가 이 사람에게 자신 답지 않은 일을 저지르게 만든 것 같았어요. 그런 의미에서 자신이 잘못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일단 악인은 아니라고 주인공에게 말해주고 싶네요. 진짜 빌런들은 자신이 잘못했다고 절대 생각하지 않거든요. 주인공 유향 곁에 지선 같은 사람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이 두 사람을 꼭 안아주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감동적인 단편이었습니다.
<마이 퍼스트 레이디> 정해연 작가님
아마 이 앤솔러지에서 유일한 본격 미스터리 단편이 아닐까 하는데요. 지금까지 나온 정해연 작가님의 단편을 모두 읽었는데 그 중에서 가장 강렬한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부 장면만 보고 잔인하다고 말할 사람도 있겠지만, 소설 전개 상 때로는 임팩트가 있는 장면이 필요한 법이죠. 주인공의 어린 시절 에피소드부터 섬찟한 기분이 들었고 저의 뻔한 예측을 빗나가는 반전에 감탄을 했습니다. 정 작가님은 이런 설정을 도대체 어떻게 떠올리시는 거지? 하면서 놀랐네요. :-) 한 수 배우고 싶습니다. 전반적인 분위기와 사건의 묘사가 독자로 하여금 이야기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마치 진공청소기 속으로 빨려들어가듯이….
정해연
재밌게 읽으셨다니 다행이고 감사드립니다.

조영주
아유 감사합니다 ^^ 이번엔 클레어 키건 맡겨진 소녀 보고 꽂혀서 써봤습니다

맡겨진 소녀2009년 데이비 번스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애정 없는 부모로부터 낯선 친척 집에 맡겨진 한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 책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말없는 소녀」 또한 세계 관객들의 열렬한 호평을 받으며 올해 5월 31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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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해
클레어 키건은 사랑입니다. 이 소설 영화화한 아일랜드 영화 <말없는 소녀>도 정말 좋아요.결말에서 울면서 봤... 🥲

조영주
아, 네 맡겨진 소녀가 말 없는 소녀 원작... ^^; 영화는 저도 아직 안 봤지만요.

박소해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오히려 영화가 원작을 능가한 것 같아서 놀라버렸죠... 흑 또 보고파요... 🥹

박소해
영화도 참 좋아요~ 💕

수북강녕
모든 것을 아우르는 리뷰입니다 앤솔러지라는 형식의 매력을 십분 느낄 수 있는 책이라고, 제가 쓰고 싶었던 바로 그 얘기예요 히힣...
잘 읽었습니다 ♡

김의경
앗.. 작가님 한편한편 리뷰 남겨주셨네요.. 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소해
별 말씀을요. 작가님도 제 글작업을 늘 응원해주시는 걸요~! 🙌 <고딕x호러x제주>에 관심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하율
앗, 저도 지금 읽었네요. 정성스러 후기 감사합니다^^

박소해
별 말씀을요. ^^ 강제 혼인신고는 신문기사나 TV로 여러 번 접한 뉴스인데 이 소재를 이렇게 푸시다니 감탄했습니다. <어쩌다 노산>도 꼭 챙겨 읽겠습니다(조영주 작가님이 저에게 재밌다 재밌다 하셨어요). 장편화도 응원드리겠습니다. :-) (앗 벌써 완성하셨다고요? 와아...)

박소해
ps. 저는 막내를 한국나이 마흔 이후에 낳아서 <어쩌다 노산>은 아직 읽기도 전부터 엄청난 내적 친밀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 저에겐 다큐일지도... 🙄 (먼 바다)

박소해
Ps. 아, ‘졸업’의 숨은 의미가 너무 아팠습니다. 양가 부모님께 더 잘해드려야겠습니다. ㅠ

박소해
첫 운전처럼 조심스러우면서도 생크림케이크처럼 고소하고 달콤할 것이었다.
『처음이라는 도파민 - 무모하고 맹렬한 모든 처음에 관한 이야기』 <첫 키스처럼 조심스럽게> , 김의경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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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해
우리는 무얼 유예하고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