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강녕님의 문장 수집: "(마녀들) 아름다운 것은 추한 것, 추한 것은 아름다운 것. 안개 낀 더러운 대기 속을 날아다니자.
(마녀1) 내 그놈을 마른 풀처럼 말려 죽이고 말 터, 낮에도 밤에도 그의 눈꺼풀 위에 잠이 깃들지 못하게 할 터, 그놈은 저주받은 자처럼 일곱 밤을 아홉의 아홉으로 시달리며 살아 몸이 오그라들고 여위고 수척해지고 말 터, 그놈의 배가 실종되게는 못 하더라도, 끊임없이 태풍에 흔들리게 할 터, 내가 어떻게 할 건지 잘들 보라고. "
마녀들의 저주는 상당히 구체적이라 어떤 벌을 받을지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삼대를 멸하겠노라" 식의 추상적인 선언이 아닌 것이, 김용의 <녹정기>에서 입만 살아있는 주인공 위소보가 전쟁에 나가면 무조건 말로 상대를 저주하고 악담을 상세하게 퍼부음으로써 초반부터 기빨리게 하는 장면이 생각날 정도예요 ㅋㅋ (제가 읽은 책들 중에서는 단연 <녹정기>의 위소보가 악담왕이라서요)
한편, 흥미롭게도, 축언은 매우 간단합니다 언제 어떻게 무슨 과정을 거쳐 된다는 게 아니라 그냥 다짜고짜 왕이 된다는 떡밥을 던지네요 얼마나 추악한 음모를 짜고 살인을 저질러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고요 그 떡밥을 맥베스는 덜컥 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