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D-29
술집 여자가 대학생처럼 청순하게 다니고 대학생들이 술집 여자처럼 하고 다닌다.
글쓰기에 안성맞춤 나는 공기업 직장에 다닌다. 그리고 마누라도 있고 아이들도 있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성격이 모났다. 예사 성격은 아니다. 그런대로 보통 환경에서지만 삐뚤어지고 배배 꼬인 성정(性情)을 타고나 글을 쓰는 것 같다. 내가 보기엔 글쓰기에 완벽한 조합이다. 글쓰기에, 현실이 받쳐주고, 꼬인 성격을 가져 이상적이다.
마치 마약을 먹은 것처럼 글이 써질 때가 있다.
6.25는 별 날이 아니었다 나는 박정희한테서 세뇌당해 6.25가 우리나라에서 제일 중요한 날인 줄 알았다. 광복절보다 더 중요한 날인 줄 알았다. 그날을 잊을 수가 없고 그 노래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날을/조국을 원수들이 짓밟아 오던 날을...” 어릴 적 받은 영향은 이렇게 무섭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면 그날은 창피한 날이다. 같은 민족, 같은 형제끼리 서로 죽인 아주 수치스러운 날이었다. 빨리 잊을수록 좋다. 그러나 잊지 못하게 박정희는 우릴 세뇌시키고 안가에서 술을 마시다 심복의 총에 맞아 죽었다.
분위기에 맞게 말하고 행동하는 것도 중요하다.
TV 조선에서 한창 밝게 자라야 할 5살 어린이에게 인생의 고달픔이 담긴 트로트를 부르게 하는 게 말이 되나. 그걸 들으면 늙은 것들은 또 감탄을 해요.
일년 농사 지은 걸 여자에게 빠져 그 여자한테 다 바치는 경우도 있다.
요즘 이대남들은 생각은 없고 헬스만 해서 몸이 꼭 짐승처럼 우람하기만 하고 둔해 더 생각이 없는 짐승처럼 보인다. 저런 것들은 저울로 달아 몸무게가 오버면 돈을 더 받아야 한다. 면적을 너무 많이 차지한다.
남자에게 토끼라며 놀리는, 아무렇지 않게 성희롱하는 여자들이 많다. 드라마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뭔가 제재를 가해야 한다.
감칠맛 자주 듣고 쓰는 말인데도 그 뜻을 정확히 모르는 단어가 있는데, ‘감칠맛’이 그렇다. 맛의 진가를 처음엔 모르겠다가 나중에 입안에 서서히 감도는 그런 맛을 말하는 건가. 아니면 금방 사라지는 맛이 아니라 그 여운이 입안에 오래 남는 그런 맛인가. 생전 처음 만난 맛인데도, 절대 잊을 수 없는 그런 맛을 말하는 건가. 그래서 기어이 찾아가 다시 맛보는 그런 맛. 직접 앞에 없지만 먹방에서 그 음식을 보고 당장 나도 해 먹고 싶은 그런 맛인가. 땀 뻘뻘 흘려가며 “아, 이러면 살찌는데.” 하면서도 숟갈이 자꾸 가는, 보글보글 끓는 곱창전골 같은 칼칼한 맛. 아니면 얕지 않고, 오래 삭힌 홍어나 묵은지처럼 은은하면서도 톡 쏘는, 깊이 있는 그런 맛인가. 뱉거나 빨리 삼켜버리고 싶은 그런 맛이 아니라 입안에 음식을 오래도록 머무르게 해 더 음미하고 싶은 그런 맛인가. 입에 착 달라붙는 맛. 탕에 들어가 “어, 시원하다!” 소리가 절로 나올 나이가 된, 애들은 모르는 진정한 어른의 맛. 고춧가루 팍팍 넣어 속이 확 풀리는, 황태 콩나물해장국 같이 구수하고 시원한 맛. 나와 세월을 같이한 그 맛. 간고등어 냄비 바닥에 붙어 조금 탄 짭조름한 감자, 송송 썬 풋고추가 들어가 매콤한 된장찌개와 밥에 찐 가지를 넣은 보리 비빔밥, 금방 해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큼지막하게 썰어놓은 고소한 부두. 감방 생활하고 나온 건 아니지만, 나는 앉은 자리에서 이런 두부, 세 모를 먹을 수 있다. 이런 게 내겐, 감칠맛 당기게 하는 한국 음식들이다. 자극적이지 않지만, 맛이 풍부해 이젠 인(燐)이 박혀 도저히 끊을 수 없는 맛. 아니면 어머니가 늘 해주던 맛이라 외국에 나가 그 맛이 그리운 그런 맛이나 식욕이 안 생기다가 다시 식욕을 당기게 하는 그런 맛을 말하는 건가. 먹으면서 보고 싶은, 아끼는 사람이 생각나는 그런 맛. 격하게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고, 그리하여 “이 감칠맛 나는 음식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며 갑자기 코끝이 찡해오고 눈물이 핑 도는 그런 맛. ‘감칠맛’의 진짜 의미가 지금 말한 맛 중에 하나라도 있으면 좋겠다. 아니, 다였으면 좋겠다.
작가가 어떤 상황에서 느낀 것을 그냥 죽 나열만 해도 공감을 얻어 많이 팔리기도 한다. 이렇게 책을 파는 작가도 있다.
마광수는 아무리 어렵게 살아도 공부를 안 하면 대우를 안 해준다. 노숙자라도 공부를 많이 하고 배우려고 하는 사람만 대우해 준다.
전쟁 때문에 신경증에 안 걸리기도 한다. 그럴 여유가 없는 것이다.
나는 내가 연구하고 싶은 걸 깊고 넑게 파면서 현실에서 발생하는 하찮은 것들을 다 눌러버릴 것이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언제부터 그랬는지. 방에서 발바닥에 뭔가 묻어나는 게 그렇게 싫다. 근데 다른 곳은 지저분해도 괜찮다. 방바닥만 깨끗하면 된다.
나는 오늘도 책에 고맙다며 세 번 절을 올렸다.
오늘은 비가 와 옆에서 공사를 안 해 좋다. 이렇게 뭐든 나쁜 건 좋은 점이 반드시 있는 법이다. 세상 만사가 다 그런 것 같다.
몸에 기름을 부른다는 것보다 오일을 바른다는 말이 더 잘 어울린다. 이처럼 단어는 문맥에 따라 어울리고, 안 어울리는 단어가 있다. 문맥에 따라 단어를 적절히 쓰는 것도 중요하다.
아, 감기 기운이 약간 있는 거 같은데 오늘 같이 비오는 날은 막걸리 좀 과하게 먹으면 깨끗이 낫는다. 희한한 일이다.
김명신이 처음엔 넙데데했는데 수술해 그렇게 갸름하게 계란형으로 바뀌었다고 하는데 그럼 넙데데하게 생긴 사람은 다 죽으란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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