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D-29
나는 또 에세이로 백수린을 만난다. 그를 좀 더 알 것 같기에 그의 에세이를 주문했다. 그의 사상이 좋아 그런 건 아니고 문체가 마음에 든다. 그리고 아직은 여자인데도 종교가 없는 것도 마음에 든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서 그에 대해 더 깊고 넓게 알아보자. 그의 생각의 이면과 행간에 흐르는 것도 간파했으면 한다. 물론 호된 비평도 있을 것이다. 듣기 싫으면 안 듣는 것도 좋다. 그렇지만 나는 내 관점에서 말하고 싶다. 아주 부담없이.
나도 초등학교 때 목동 고모네 집에 왔을 때 골목이 어찌나 긴지 헤매기도 하고 집을 잃기도 했다. 밤엔 골목으로 지나가는 술주정과 발소리를 들으며 깊은 잠으로 빠졌다.
나는 혼자 살며 노래방에 자주 갔던 것도 나중에 더 늙으면 그것도 추억으로 간직할 것 같다.
같은 아파트도 예전의 아파트가 낫다. 지금은 너무나 사람 마음처럼 삭막해졌다. 전의 아파트 단지는 공원이 그렇게나 컸다. 서울에 이런 곳이 과연 몇 군데나 남아 있으려라. 그런 곳도 투어하고 싶다. 오래된 아파트 단지를.
홍상수 영화는 4~5번 본 것 같다.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에서 살이 찌고 덩치가 있는 동생이지만 살이 쪄서 못되게 보이는 유지태가 김태우에게 욕을 하니까 김태우가 움찔하는 것 같다.
그래도 백수린은 그렇게 글을 어렵게 안 써 좋다.
모르는 게 약 같은 아저씨인데도 일본인 아저씨가 일본어를 쓰면 더 고상해 보이지만, 한국 아저씨가 한국어를 쓰는 소리를 들으면 왠지 아저씨 그대로 천박해 보인다. 거꾸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 외국어는 잘 모르니까 더 고상해 보일 것이다. 나를 너무 잘 아는 사람에게 공개하는 것보다 나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 공개하는 것에 더 용감할 수 있다. 이건 용기라기보다는 안심일 것이다. 그는 나를 속까지 못 볼 것 같아 안심이 들기 때문이다. 뭔가 나에 대해 너무 훤히 알면 기분 나쁜 것도 있다. 너무 몰라도 서운하지만.
작가로서 동질감이 든다. 나는 별볼일 없는 작가지만 그래도 뭔가 통하는 게 있다. 나도 은퇴하고 시골로 내려가 혼자 살 것이다. 거기서 살다 자연속에서 소리 없이 죽는 것이다.
한국은 아파트 공화국으로 너무 옛것을 안 지킨다. 인간이 원래 그런 거지만 그렇더라도 한국은 너무나 빠르다. 그저 편리와 유행만이 우리의 살길이라며.
한국인은 내가 그것으로 인해 느끼는 게 싫은 것이다. 물론 정기적이라 그런 것도 있지만 안 걷어가면 혹시 관리비도 못 내는 사람인가 하는 오해를 받는 게 싫은 것이다. 대통령 유인물은 자기를 남이 평가하는 게 없어 좀처럼 그걸 걷어가는 사람이 없다. 이게 인간의 심리다.
사람은 끝까지 자기가 상처준 것에 대해서는 용서하지만 받은 것에 대해서는 잘 잊지 못한다.
서울대들은 자기만 최고라고 듣고 살아서 자기만 결국 살아남으려고 한다. 그러니 이들의 주둥일 절대 믿으면 그건 바보다.
타국어도 그렇지만 한국어에는 단순한 단어에서도 관용어가 많다. 자충수나 한가락 같은 것.
대소 같은 갑자기 큰 읍내는 바로 천박하게 바뀐다.
글의 탄생 한낮에 만사가 귀찮을 땐 아무리 정성 들여 센티멘탈한 상태에서 밤에 쓴 글도 그저 시시하게 보인다. 비록 자신이 쓴 글조차도. 그러나 이런 기운이 충만할 때 마구 글을 써야 한다. 그래야 실력도 늘고 글도 쌓인다. 밤에 감수성이 풍만하게 들어간 글을 귀찮은 낮에 냉정한 이성으로 다시 가다듬고, 또다시 감성과 이성을 오가면서 쓰는 글은, 보다 성숙한 글로 탄생하게 될 것이다. 야구를 모르는 사람은 아무리 그것에 열정에 있는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법이다. 그건 그냥 그러려니 하면 된다. 나는 글에 열정이 있지만, 야구광은 그저 그런 시시한 글에 불과한 것이다. 세상의 이치가 원래 그렇다. 사람은 남의 일에 그렇게 관심이 많지 않다.
뭔가 나름대로 현실을 열심히 살아가려는 사람은, 그리고 현실이 그런대로 괜찮은 사람은 투표를 하려고 하는데 안 그런 사람은 포기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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