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D-29
김건희가 붙임성이 있는 건 확실하고 뭔가 좀 모자라다. 푼수라 자기를 객관적으로 보는 눈이 부족하다.
이게 나와 맞나? 며칠 전에 영화, 「신명」을 봤다. 거기서 내가 느낀 건 세 가지인데, 사람은 무속(巫俗)이든 뭐든 너무 편벽(偏僻)되거나 틀에 갇히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걸 깨고 나와야 한다는 것이고, 짚신도 짝이 있고 홀아비 사정은 과부가 안다고 사람은 유유상종(類類相從)한다는 것이고, 그래 자기 짝은 서로 귀신같이 알아본다는 것이다. 누구나 자기 그릇이 있는데, 그 그릇이 자기와 맞지 않으면 실패한다는 것이다. 여기선 자기 그릇, 이 세 번째만 다뤄보기로 하겠다. 그릇이 안 되는 사람이 한 나라를 통치하면 나라가 망할 수 있다. 전(前) 대통령은 검사는 어느 정도 맞을지 몰라도, 대통령이라는 그릇이 아니었기에 자기도 나라도 모두 결국 실패하고 만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그릇은 대통령이나 장군이 될 만한 그런 그릇을 말하는 게 아니다. 세속적 성공이나 출세에 필요한 그런 그릇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MBTI가 F인 사람이 T에 해당하는 일을 하거나 T(Thinking)인 사람이 F(Feeling)가 필수적인 일을 하면 그 사람은 그릇을 잘못 선택한 것이다. 사상의학(四象醫學)에서도 자유분방한 낭만과 감각에 진심인 소음인(少陰人)이 정신적 가치와 신앙적 엄숙을 엄수(嚴守)하는 소양인(少陽人)의 자리에 있으면 자기 그릇이 아닌 곳에 있는 것이다. 무조건 크기만 한 그릇이 아니라 자기에게 맞는 모양의 그릇을 말하는 것이다. 타고난 기질이나 성정(性情)에 바탕을 둔 개인적 취향이나 탁월한 재능 같은 것. 이솝우화, ‘여우와 두루미’에서, 납작한 접시와 목이 긴 병의 주제(Subject)는 상대편을 배려하지 않은 환대는 베풀고도 욕을 먹을 수 있다는 교훈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에게 안 맞는 그릇은 불편하고 아무 소용도 없는, 그저 그림 속의 떡에 불과할 수 있다는 것도 말하는 것이다. 나아가 그게 자기를 재생 불가능하게 말라버리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한다고도 볼 수 있다. 자기 고유한 것이 묻혀 땅속에서 썩어 문드러지는 것이다. 자기와 안 맞는 그릇은, 인생 전체를 놓고 보면 실패한 인생으로 갈 여지가 아주 다분하다. 여우는, 두루미에게 목이 긴 병은 자기와 안 맞으니 넓은 접시에 음식을 달라고 했어야 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남이 이끄는 대로 무비판적으로 그대로 따르기만 하면 그건 자기에게 안 맞아 쓸데없이 시간과 에너지만 낭비하는 꼴이 될 수 있다. 빨리 거기서 멈춰 그 그릇을 자기에게 맞는 것으로 바꿔야 한다. 그릇에 자기를 맞추는 게 아니라 그릇을 자기에게 맞는 것으로 바꾸거나 새로 만드는 것이다. 남이 짜놓은 판에 들러리로 놀아날 필요가 있을까. 그래야 자기도 잘 먹고 대접한 사람에게도 제대로 고마움도 표시할 수 있는 것이다. 안 그러면 자기도 불행하고 남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다. 이게 나라 전체라면 나라가 망하는 길이다. 이번 대선 투표율(79.4%)에서도 나왔듯이 정치가 안 중요한 게 절대 아니다. 푸틴과 시진핑, 김정은 독재에서, 말 제대로 못하고 사는 국민은 결국 자기들이 그런 정치를 선택한 것이다. 누구에게 하소연해봐야 아무 소용없다. “누가 그렇게 하라고 했어?” 이런 식으로 정치는 한 나라의 통치 체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자랑스러운 한글도 정치적 힘이 있는 세종대왕이 적극 나서서 했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맘껏 사용하는 것이다. 왕이 아닌 사람이 했다면 어림도 없다. 정도전이나 조광조처럼 죽음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이순신 장군도 노량해전에서 전사(戰死)하지 않았다면 전쟁 끝나고 선조에게 죽임을 당했을 거라는 말도 있다. 전쟁통이라 아직은 필요해 놔뒀지, 평화 시였다면 얘기가 한참 달았을 거라는 말이다. 위기 땐 같이 하지만 자리가 잡히면 전리품(戰利品)은 혼자만 먹으려 한다. 트럼프가 이제 머스크를 내치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또 한글은 조선 초기에 국가 체제가 정비되기 전에 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다. 현(現) 대통령도 뭔가 자기가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초장에 밀어붙여야 한다. 한글은 인물과 시기를 잘 만나서 탄생한 것이다. 대통령도 자기가 그릇이 아니면 스스로 안 하고 지금 하는 것이나 열심히 하겠다고 했어야 했다. 그릇이 아닌데도 욕심 때문에 화를 자초한 것이다. 도끼로 제 발등을 찍은 꼴이다. 제가 제 무덤을 판 격(格)이다. 이처럼 자기 그릇을 파악하지 못하면 나와 이웃을 불행으로 이끌 수 있다. 자기 그릇에 맞게 사는 건 큰 지혜에 해당한다. 검사만 할 사람이 대통령을 하면 안 된다. 외모가 되더라도 끼가 없으면 연예인으로 성공하기 힘들다. 노력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그 노력으로 자기에게 맞는, 다른 그릇을 찾는 게 백배 낫다. 자기를 잘 파악해 자기 그릇을 제대로 찾는 게 중요하다. 그러니까 “남 다 하는데, 내가 못 하랴.” 하며 오기로 버틸 게 아니라 자기와 안 맞음을 빨리 간파하여, 지금까지 투자한 본전 생각과 그것에 대한 미련과 욕심을 버리고 거기서 빨리 빠져나와 자기와 가장 잘 맞는 것을 찾아내 거기에 매진하는 것만이 자기 삶을 성공으로 이끄는 비결이다. 그래야 현실에서의 꿈도 거기서, 그 그릇에서 발현된다. 자기에게 맞는 것을 찾아 몰입해야 제대로 된 성과도 나고, 자아도 실현되며 거기서 진정한 행복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자신과 나라가 실패한 이유 ① 갇혀 거기서 나오지 못했다. ② 끼리끼리 모였는데, 그들은 나빴다. ③ 자기 그릇이 아닌 걸 알아보지 못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는 그들이 만든 시스템을 배우느라고 평생을 보낸다. 그들이 잘못 만들었어도 잘못되면 자기 잘못이라고 자기를 고치려고 한다. 사회구조를 바꿀 생각은 안 한다. 그래서 계속 노예로 사는 것이다.
여자들은 잘 모르겠지만 남자에겐 우정은 없다. 그냥 이해관계 때문에 만나는 거다. 그에 아니면 그에게 사기당한다.
인간의 진실 인생의 본질을 봐야 한다. 그래야 더 잘살 수 있다. 인간의 생리를 파악하는 것이다. 이순신 장군이 노량해전에서 안 죽어 살아남았으면 선조에게 결국 아마 죽었을 것이다. 왜냐면 그가 인기가 자기보다 많아 질투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게 싫지만 인간 사의 진실이다.
한글은 자주 쓰면 붙여 쓴다. 잘 듣다는 띄어 쓰지만 잘하다는 붙여 쓴다.
한국은 잘하는 사람보다 그냥 적당히 원만한 사람이 출세 한다. 일 잘하는 사람은 자기 사업을 하든지 예술가가 되는 게 좋다. 또 이런 사람은 출세하면 실은 안 된다. 아깝다.
자기와 비슷한 사람과 가까이 있는 사람을 더 미워한다. 이게 인간의 밀접성 때문이다. 우리가 보면 그만하면 충분한데 의사들끼리 미워하고 질투하고 경쟁하다가 그 분에 못 이겨 자살하기도 한다.
창조력이나 상상력, 다양성과 개성은 거의 정치적 올바름에 가깝다. 그 누구도 이걸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비판도 못한다. 거의 인간 사회에서 이데올로기로 굳어졌다.
한글에서 못내 같은 부사는 진짜 소중한 단어다.
옥떨메 처럼 예전에도 줄여 말을 만들었다. 지금 그런 것도 그런 것의 일환이다. 조각 같이 한자도 알고 보면 다 줄인말이다.
난 솔직히 우리 영화에서 전여빈보다 마른 이성이 더 좋다.
일본은 솔직히 친절하고 깨끗해서 호감가는 게 더 많다.
죽음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에서 죽음 대신 사망을 쓰면 이상이다. 이처럼 비슷한 말이라도 문맥 상 어울리는 단어가 있다.
인간이 섹스를 즐기게 된 것은 동물처럼 하루 먹고 마는 게 아니라 저장해 놓아 잉여 에너지가 생겨 그걸 문화처럼 즐기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여자의 경우엔 자기의 사랑이 최고이고, 남편은 어떤 남자여도 상관없으나 자식에 대한 사랑이 지극한 여자가 있다.
요즘엔 한자를 잘 안 써서 그렇지 진짜 한글엔 한자가 그렇게나 많다.
마광수는 사람들이 차마 안 읽는 책까지 다 뒤져 읽으니 그의 사상을 나만 한국에서 알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가 죽은 게 너무나 아깝다.
인간이 동물이지만 만물의 영장이 된 것은 이상한 돌연변이의 결과다. 이 이상한 게 바로 더 뛰어나지는 비결이다.
어떻게 보면 나이가 더 먹어 책을 쓴 사람보다 그 책에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도 있다. 이래서 나이는 세상을 더 안다는 점에서 좋은 것이다. 가능하면 더 오래 살아 인간의 본질을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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