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흰 벽에 빛이 가득한 창문을 그렸다
너를 잃어야 하는 천국이라면 다시는 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p.21 [면벽의 유령], 안희연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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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오늘도님의 대화: 안녕하세요~ 시 읽는 '오늘도'입니다.
여러분 앞에 6월이 잘 당도하였나요?
드디어 6월 한 달간 여러분과 함께 안희연 시인의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을 읽게 되습니다!
여러분께 여름은 어떤 계절인가요? 제게는 '여름'하면 늘 따라다니는 이미지가 있는데 쉼 없이 내리는 비와, 대책없이 곱슬거리는 머리카락입니다. 제 기억 속에 한 장의 사진처럼 그림처럼 존재하는 이 이미지와 함께 매년 저의 여름은 시작된답니다.
♥오늘(6월 2일)부터 6월 8일까지 1부를 함께 읽어요♥
책의 39페이지까지입니다.
어떤 시가 마음에 쏙 들어왔나요? 시의 제목, 단어, 구절 중 어떤 게 여러분 마음 속에 그림을 그렸나요? 혹은 음악을 들려줬나요? 어떤 것이라도 좋아요~ 언제든 좋아요~ 매일도 좋아요~ 편하게 함께 나눠주세요~ 여러분의 여름 곁에 시가 스며들길 바라겠습니다.
♥이 글에 댓글로 참여해주시면 이번주, 우리만의 '시감 노트'가 됩니다♥
[업힌]은 읽고나니 요근래 방송사 다큐멘터리 소재로 자주 언급 되던 ‘은둔청년‘ 그리고 ‘은둔중년‘이 떠오르는 시였어요. 산책 가기 싫어서 죽은 척하는 강아지와 하루를 갉아 먹는 것이 최선인 시의 화자. 가장 자연스러운 삶의 일부를 외면하고싶어 납작하게 몸을 웅크린 모습이 닮아있는 것 같습니다.
예쁜 걸 곁에 두면 예뻐질 줄 알고, 라는 문장이 참 아프게 공감 되었던 것 같아요. 작고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것을 사면 내가 그렇게 소중한 존재가 될 것 같은 마음. 수집벽이 약간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사물에 애착을 쉽게 가져 방이 항상 어수선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 같네요.
하금
오늘도님의 대화: 안녕하세요~ 시 읽는 '오늘도'입니다.
여러분 앞에 6월이 잘 당도하였나요?
드디어 6월 한 달간 여러분과 함께 안희연 시인의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을 읽 게 되습니다!
여러분께 여름은 어떤 계절인가요? 제게는 '여름'하면 늘 따라다니는 이미지가 있는데 쉼 없이 내리는 비와, 대책없이 곱슬거리는 머리카락입니다. 제 기억 속에 한 장의 사진처럼 그림처럼 존재하는 이 이미지와 함께 매년 저의 여름은 시작된답니다.
♥오늘(6월 2일)부터 6월 8일까지 1부를 함께 읽어요♥
책의 39페이지까지입니다.
어떤 시가 마음에 쏙 들어왔나요? 시의 제목, 단어, 구절 중 어떤 게 여러분 마음 속에 그림을 그렸나요? 혹은 음악을 들려줬나요? 어떤 것이라도 좋아요~ 언제든 좋아요~ 매일도 좋아요~ 편하게 함께 나눠주세요~ 여러분의 여름 곁에 시가 스며들길 바라겠습니다.
♥이 글에 댓글로 참여해주시면 이번주, 우리만의 '시감 노트'가 됩니다♥
[내가 달의 아이였을 때]는 한편의 동화 같은 시였네요. 할아버지가 쪼개고 있던건 무엇일까요? 하나의 생에 할당된 행복을 아주 잘게 쪼개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의 곳곳에 감춰둔걸까 싶었어요.
허물 수 없다면 세계가 아니라는 말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유한하기에 생이 가치있는거란 말과 같은 궤를 돌고 있는 말인 것 같아요. 허물어질 수 있기 때문에 언제나 소중히 여기고 지키려 애쓰는 시간의 연속이 하나의 세계를 이루는걸까 싶네요.
Alice2023
하금님의 대화: 시 [소동]은 이따금 잊고마는 외면 받는 사람들의 아우성 같아요. 아무튼간에 누군가 나에게 말을 걸어줬으면하는 절박함, 혼자서 슬픔 속에 썩어가기를 거부하지만 진창을 벗어날 방법은 모르는 사람의 몸부림이라 생각하면서 읽었습니다. 우리 사회는 너무 많은 자극이 너무 잦은 세계라 이따금 고립을 꿈꾸기도 하는데, [소동]은 고립이 그렇게 낭만적인 상태가 아니라고 일깨워주는 것 같은 시네요.
긴 정적만이 다정하다, 라는 문장에서 타인에게 다가가기 점점 더 조심스러워지는 요새에 대해 또 생각했습니다. 요새는 오해 받기 싫어서 모르는 사람에게는 점점 더 말을 걸지도 않고, 부딪히지도 않으려고 애쓰는 것 같아요. 나의 안전을 위해 당연히 그래야한다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누군가의 고립에 일조하고 있는거 아닐까-라는 생각도 드네요.
저도 긴 정적만이 다정하다는 문장이 기억에 남았어요.
정말 외롭고 슬픈 사람들은 도와달라는 말도 하지 않는다고 하던데
이 시 소동 에서는 밀가루를 뒤 집어 쓰고 비를 맞고 밤에 벽에 못을 받고 계속 신호를 보내네요.
알고보면 우리도 평소에 이런 많은 신호들을 놓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어요
Alice2023
너를 잃어야 하는 천국이라면 다시는 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안희연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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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하금님의 대화: [굴뚝의 기분]은 제목과 시를 매치시키기 조금 어려웠던 것 같아요. 꽃병을 사러 가는 나를 바라보는 굴뚝의 시점에서 적힌 시일까요? 왜 하필 굴뚝이어야만 할지 생각해봤지만 영 저만의 답이 떠오르진 않네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 궁금해요.
다른 것보다도 "못 하나를 잘못 박아서 벽 전체가 엉망이 됐다고" 주저앉아 엉엉 우는 막막함의 분출이 참 공감 되는 시였어요. 가끔은 세상 모든게 나를 공격하는 것만 같잖아요. 나는 나대로 열심히 살았는데, 내가 놓는 수는 다 악수인 것만 같고 다시 생각해보니 그리 악수는 아니었는데 나 모르게 판이 뒤집혀서 다 망쳐버린 것만 같기도 하고. 스스로 그 감정 속에 있을 때는 이 막막함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을 때도 있고요.
아직 저는 곷병을 깨트린 적은 없는 것 같아요. 그냥 금 가고 구멍난 채로, 어떻게든 본드로 붙이고 금간 곳에 금칠을 해서라도 괜찮은 태를 내면서 사는 것 같습니다.
저는 '굴뚝'이라는 것이 좁고, 갑갑하고, 어둡고, 먼지가 많다는 것을 생각했을 때 화자의 마음이 정말 굴뚝과 같은 마음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어둠 위에 어둠을 껴입고"라는 구절에서도 '굴뚝'을 떠올렸구요~
<굴뚝의 기분>을 여러번 읽으며 큰 슬픔을 느꼈지만 이상하게도 위로받는 기분이었어요~ "망가질 대로 망가진" 꽃병을 들고 있지만 괜찮다고 등을 토닥이며 위로해주는 시의 마음이 있더라고요~ 오늘 만나는, 시가되는 모든 것들이 "괜찮아 괜찮아" 하고 우리의 삶을 토닥여 주길 바라겠습니다.
오늘도
오늘도님의 대화: 안녕하세요~ 시 읽는 '오늘도'입니다.
여러분 앞에 6월이 잘 당도하였나요?
드디어 6월 한 달간 여러분과 함께 안희연 시인의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을 읽게 되습니다!
여러분께 여름은 어떤 계절인가요? 제게는 '여름'하면 늘 따라다니는 이미지가 있는데 쉼 없이 내리는 비와, 대책없이 곱슬거리는 머리카락입니다. 제 기억 속에 한 장의 사진처럼 그림처럼 존재하는 이 이미지와 함께 매년 저의 여름은 시작된답니다.
♥오늘(6월 2일)부터 6월 8일까지 1부를 함께 읽어요♥
책의 39페이지까지입니다.
어떤 시가 마음에 쏙 들어왔나요? 시의 제목, 단어, 구절 중 어떤 게 여러분 마음 속에 그림을 그렸나요? 혹은 음악을 들려줬나요? 어떤 것이라도 좋아요~ 언제든 좋아요~ 매일도 좋아요~ 편하게 함께 나눠주세요~ 여러분의 여름 곁에 시가 스며들길 바라겠습니다.
♥이 글에 댓글로 참여해주시면 이번주, 우리만의 '시감 노트'가 됩니다♥
나는 흰 벽에 빛이 가득한 창문을 그렸다
너를 잃어야 하는 천국이라면 다시는 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p21, <면벽의 유령> 부분, 안희연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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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시집을 읽는데 '늙은 개'가 계속 등장하네요~ <면벽의 유령>에도 늙은 개가 나와요. "나"는 이전과는 다르게 살고 싶어서 늙은 개와 함께 집을 나서 "빛이 출렁이는" 곳으로 향하죠. 눈부신 집 앞에 서니 "가장 사랑하는 것을 버리"라는 팻말이 눈에 띕니다.
'나'는 늙은 개를 두고 잠시 고민하지만 버리기보다는 지키기를 택합니다. 이 시를 읽으며 사랑을 잃는다면 그곳이 과연 천국일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함께 다니는 이 늙은 개는 '나' 자신이 아닐까도 생각했고요~ 스스로 빛이 가득한 창문을 그린 화자는 폐허와 같은 곳에서 계속 슬픔을 안고 살아가겠지만 사랑도 안고 살아갈 수 있겠구나, 스스로 천국을 만들며 살아가겠구나 했습니다.
6월에도 바람이 많이 불더라고요~ 바람과 같은, 그리고 <면벽의 유령>에 나오는 '늙은 개'와 '나'에게 들려주고 싶은,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을 읽으며 함께 듣고 싶은 음악을 올립니다. 데파페페의 'The Weathercock'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CYmjN6WieE
하금
오늘도님의 대화: 저는 '굴뚝'이라는 것이 좁고, 갑갑하고, 어둡고, 먼지가 많다는 것을 생각했을 때 화자의 마음이 정말 굴뚝과 같은 마음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어둠 위에 어둠을 껴입고"라는 구절에서도 '굴뚝'을 떠올렸구요~
<굴뚝의 기분>을 여러번 읽으며 큰 슬픔을 느꼈지만 이상하게도 위로받는 기분이었어요~ "망가질 대로 망가진" 꽃병을 들고 있지만 괜찮다고 등을 토닥이며 위로해주는 시의 마음이 있더라고요~ 오늘 만나는, 시가되는 모든 것들이 "괜찮아 괜찮아" 하고 우리의 삶을 토닥여 주길 바라겠습니다.
굴뚝과 같은 마음, 이라는 말씀을 들으니까 시가 이해하기 훨씬 편해진 것 같아요! 길잡이 같은 말씀 남겨주셔서 감사합ㄴ비다 ㅎㅎㅎ
하금
두리번거리다 한생이 끝난 것 같다고
중얼거리는 두 눈은 호두알처럼 변해간다
그가 망치를 들고
그의 눈을 깨러 오는 꿈을 꾸었다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p.23 [오후에], 안희연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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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걸음으로 그는 걷고
눈은 내리고 내리고
의자도 그를 조금씩 삼키는 것 같다
어떤 오후는 영원토록 끝나지 않는다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pp22-23 [오후에], 안희연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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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오늘도님의 대화: 안녕하세요~ 시 읽는 '오늘도'입니다.
여러분 앞에 6월이 잘 당도하였나요?
드디어 6월 한 달간 여러분과 함께 안희연 시인의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을 읽게 되습니다!
여러분께 여름은 어떤 계절인가요? 제게는 '여름'하면 늘 따라다니는 이미지가 있는데 쉼 없이 내리는 비와, 대책없이 곱슬거리는 머리카락입니다. 제 기억 속에 한 장의 사진처럼 그림처럼 존재하는 이 이미지와 함께 매년 저의 여름은 시작된답니다.
♥오늘(6월 2일)부터 6월 8일까지 1부를 함께 읽어요♥
책의 39페이지까지입니다.
어떤 시가 마음에 쏙 들어왔나요? 시의 제목, 단어, 구절 중 어떤 게 여러분 마음 속에 그림을 그렸나요? 혹은 음악을 들려줬나요? 어떤 것이라도 좋아요~ 언제든 좋아요~ 매일도 좋아요~ 편하게 함께 나눠주세요~ 여러분의 여름 곁에 시가 스며들길 바라겠습니다.
♥이 글에 댓글로 참여해주시면 이번주, 우리만의 '시감 노트'가 됩니다♥
[오후에]는, 하루의 마무리를 짓는 매듭 같은 시간을 그리는구나 싶었어요. 늘 같은 하루를 반복하는데도 유난스럽게 막막하고 먹먹한 날의 감상 같다고 할까요.
저한테 두리번거리는 습관이 있어서 그런지... 두리번거리다 한생이 끝난것 같다, 는 말이 되게 개인적인 문장처럼 느껴졌어요. 화자가 저처럼 말하기보다 보고 듣기를 좋아하는 사람일까, 하는 상상도 해보게 되고요. 하루내내 관찰한 것이 많은 하루는 24시간이 아니라 48시간처럼 느껴지곤해요. 음식을 허겁지겁 먹어서 체했을 때처럼 내가 소화 할 수 없는만큼의 정보와 감각을 받아들였단 기분이 들거든요. 망치를 들고 눈을 깨러 오는, 나면서 내가 아닌 나의 연속점에 있는 존재를 생각하니 얹힌 속이 싹 내려가는 것 같아 요. 그런 의미에선 오후가 되어 '나'를 배웅하는 '나'는, 이제 그만 잠들어 하루를 끝내자는 인삿말 같기도 해요.
하금
눈부시게 푸른 계절이었다 식물들은 맹렬히 자라났다 누런 잎을 절반이 넘게 매달고도 포기를 몰랐다
치닫지 않으면 사랑이 아니라는 듯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p.24 [망종], 안희연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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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담홍
1부 읽었는데 마치 연작 시 같은 느낌. 서로 꼬리를 물고 연결되는 것 같아요. 깊은슬픔도 느껴지고요. 낭독하며 천천히 다시 읽고 싶어요. 자꾸 빠져듭니다.
천천히 다시 읽고 남겨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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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담홍
쓰담홍
하금
나는 따뜻한 차를 내어주었다 그가 몸을 좀 녹였으면 했다
그를 녹이려던 것은 아니었는데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p.26 [선잠], 안희연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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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무심히 돌아누웠다 어둠 속에서 칼이 번뜩였다
밤은 아침을 가로막고 서있었다
썩은 부분을 도려내려는 손처럼 집요하게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p.28 [미동], 안희연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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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나는 그날의 벌목을 떠올렸다
나무 한그루가 사라진 자리와 다른 나무가 이토록 많지 않으냐는 위안,
너무 늦게 그곳으로 갔다 숲에는 수백개의 나무둥치만 남아 있었다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pp.28-29 [미동], 안희연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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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당신에게는 사슴 한마리가 있다 당신은 그 사실을 알지 못하지만
사슴은 오래전 당신을 찾아왔고 당신 곁에서 죽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