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클래식 2025] 6월, 마담 보바리

D-29
에마와 레옹이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는 부분이다. 남편 샤를과 에마가 겉도는 모습이 안타깝다. 샤를은 에마가 원하는것을 전혀 몰랐을까? 굳이 신경쓰고 싶지 않았을까?
당신은 때때로 그런 일이 없나요?” 레옹이 말을 계속했다. “옛날에 가졌던 막연한 생각이라든가 아주 먼 곳에서 되살아오는 것 같은 어떤 알 수 없는 이미지 또는 자신의 가장 은밀한 감정을 그대로 표현해 놓은 것을 책 속에서 발견하는 일 말이에요?” “그런 것 느껴 본 적 있어요.” 그녀가 대답했다.
마담 보바리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진인혜 옮김
레옹은 낭송을 그치면서 잠들어 버린 청중을 몸짓으로 가리켰다. 그러면 두 사람은 소곤소곤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이렇게 되면 대화는 옆에서 듣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한층 더 감미로운 느낌이었다. 이런 식으로 해서 두 사람 사이에는 일종의 결속이, 책이나 사랑 노래의 끊임없는 교환이 성립되었다. 보바리 씨는 질투를 모르는 사람이어서 그걸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
마담 보바리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진인혜 옮김
전 이번에 <보바리부인>을 읽으며 신기한 점은 제겐 한없이 건전한 자기 성찰의 도구인 독서행위가 불륜과 삶에 무용한 행위로 묘사되는 부분들입니다^^;;
그녀는 차려 준 음식이나 꼭 닫지 않은 문 때문에 짜증을 냈고 자신이 갖지 못한 비로드나 맛볼 수 없는 행복, 너무 높은 꿈, 너무 좁은 자기 집에 대해 앓는 소리를 내곤 했다. 더욱 울화가 치미는 것은, 샤를이 그녀의 극심한 고통을 짐작조차 못 하는 것 같다는 점이었다. 그녀를 행복하게 해 주고 있다고 믿는 그의 확신이 그녀에게는 바보 같은 모욕으로 느껴졌고, 그런 식으로 안심하고 있는 것이 배은망덕으로 여겨졌다. 대체 누구를 위해 정조를 지키고 있단 말인가? 샤를이야말로 모든 행복의 장애, 모든 비참의 원인, 그녀를 사방에서 옥죄고 있는 이 복잡한 가죽 벨트의 뾰족한 가시바늘 같은 존재가 아닌가?
마담 보바리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진인혜 옮김
레옹에 대한 사랑과 자신의 삶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불만은 남편 샤를에 대한 분노로 향합니다 섬세한 그녀를 채우기에 샤를은 결이 많이 다르지요~ ㅜㅜ 착한 남편에 답답하던 부인이 불륜을 한다는 스토리말고 여성작가가 여성의 관점에서 쓴 19세기 소설은 없을까요?? 당시 여성만이 느낄 수 있는 무엇이 있었을것 같거든요~ 여성 관점에서 쓴 19세기 당시 불륜소설에는 어떤 작품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그녀는 레옹을 사랑하고 있었다.
마담 보바리 제2부 5장 중에서..,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진인혜 옮김
부유함과 접촉한 탓에 지워지지 않을 뭔가가 그녀의 마음 위에 덧씌워진 것이다.
마담 보바리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진인혜 옮김
그나마 보바리 부인은 무도회라도 참석해서 직접 접촉을 했는데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정말 손쉽게 접촉할 수 있지요.
그녀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어떤 사건이 일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조난당한 선원처럼, 그녀는 고독한 자신의 삶 위로 절망한 눈길을 던지면서 멀리 수평선의 안개 속에서 하얀 돛단배를 찾고 있었다.
마담 보바리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진인혜 옮김
성 바오로가 말씀하셨듯이, 우리는 고통받기 위해 태어난 것입니다.
마담 보바리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진인혜 옮김
그는 문법 같은 것은 일단 한 번 일러주면 잘 기억했으나 작문에서는 멋진 표현을 할 줄 몰랐다. (중략) 그는 휴식 시간엔 놀고, 자습실에서는 공부하고, 교실에서는 열심히 듣고, 침실에서는 잘 자고, 식당에서는 잘 먹는 얌전한 아이였다.
보바리 부인 p.10/14,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민희식 옮김
샤를의 성격이 느껴지는 글입니다^^ 이처럼 등장인물에 대한 묘사부분이 세밀하게 짜임새있게 구성되어 있는 게 <보바리부인>이 소설적으로 뛰어난 평가를 받는 요인이라 여겨집니다
(그의 아버지 샤를 드니 발톨로메 보바리 씨는) 미남이고, 수염이 멋지고, 박차를 자랑스럽게 울리며, 턱수염과 구레나룻을 기르고, 손에는 언제나 반지를 끼고, 늘 화려한 옷만 입는 그는 상점의 외판원 같은 쾌활함에도 어딘가 늠름한 인상까지 주었다. 결혼하고 이삼 년은 처의 재산으로 살며 잘 먹고 늦잠을 자고, 커다란 도자기 파이프로 담배를 피우며, 밤에는 구경을 하지 않곤 돌아오지 못하고, 뻔질나게 카페 출입을 했다. (중략) 그의 아내는 옛날에는 남편에게 홀딱 반해 있었다. 뭐든지 이르는 대로 복종하고 사랑했지만, 오히려 남편은 점점 멀어져 갔다. 전에는 쾌활하고 명랑하고 애교도 있던 그녀는 나이를 먹어 감에 따라 까다로워지고, 꽥꽥 소리를 지르고, 신경질적으로 되었다. 남편이 마을의 젊은 처녀를 따라다니는 것을 보거나, 밤마다 술집이며 좋지 못한 곳에서 술냄새를 풍기면서 뻔뻔스럽게 돌아와도 처음에는 불평 한 마디 않고 참았다. 그러나 드디어 그녀의 자존심은 반항의 머리를 들었다. 그리하여 그녀는 죽을 때까지 무서운 분노를 간직하고 절대로 입을 열지 않게 되었다. 그녀는 일거리 때문에 쉬지 않고 뛰어다녔다. 소송 대리인과 재판장에 가서 약속어음의 지불 기한을 알아내고, 또 그 기한을 연기해 받기도 했다. 집에 있을 때는 다리미질을 하고 바느질과 빨래를 하고 고용인을 부리고 장부 정리를 했다. 그러면 남편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얼굴로 언제나 잠과 술에 반쯤 취해 거슴츠레해 있었고, 간혹 잠이나 술에서 깨어나면 그녀에게 욕지거리를 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재떨이에 침을 뱉어가며 난롯가에서 담배를 피우고 앉아 있었다.
보바리 부인 p.11,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민희식 옮김
보바리 부인'프랑스 사실주의 소설의 초석'으로 일컬어지는 작품으로, 19세기 프랑스 작가 귀스타브 플로베르가 1857년에 발표했다. 평범한 일상생활에 환멸을 느끼고 허영과 불륜으로 자신을 파멸로 몰아넣는 한 여인의 비극적 종말을 리얼하게 묘사한 장편소설이다.
“그녀는 아들을 갖고 싶었다. 튼튼한 갈색 머리의 사내아이를 낳으면, 조르주라고 부르리라. 사내아이를 갖는다는 생각을 하니 과거 자신의 모든 무력감에 대해 앙갚음할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을 느꼈다. 남자는 적어도 자유롭다. 여러 열정과 여러 나라를 두루 섭렵할 수 있고, 장애를 뚫고 나가 가장 멀리 있는 해옥도 맛볼 수 있다. 그러나 여자는 끊임없이 금지당한다. 무기력한 동시에 유순한 여자는 법률의 구속과 함께 육체적인 나약함이라는 불리한 점을 갖고 있다. 여자의 의지는 끈으로 묶여 있는 모자의 베일과 같아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펄럭이는데, 언제나 어떤 욕망에 이끌리지만 체면이 발목을 잡는다. (중략) “딸이야!” 샤를이 말했다. 그녀는 고개를 돌리고 기절했다.”
마담 보바리 (2부 3장),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진인혜 옮김
그 당시 사회의 피지배 계층이었던 부르주아에 속하는 의사 부인이라는 사회적인 신분의 한계와 더불어 여성으로서 겪어야 하는 여러 불평등한 조건들에 대해, 에마가 얼마나 절망했는지 느껴져 안쓰러운 생각이 들게 하는 대목입니다.
저도 이번에 <보바리부인>을 읽으며 계속 드는 생각이 에마는 정말 성실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남편 샤를을 배신한 불륜을 저지른 유부녀일 뿐인가?? 라는 점이었습니다 물론 불륜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지만 풍부한 감성의 소유자로서 시골의사 부인의 삶은 당시 사회상에서는 나은 조건이었지만 계속 다른 것을 꿈꿀수 밖에 없는 상황은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실제 에마는 신경증 증세가 심해 힘든 시간을 보내는데 이는 그냥 꾀병으로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3장에 보면 에마가 유모집에 아이를 보러 가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다른 하인들은 집에 두고 살았는데, 왜 유모는 집으로 들이지 않았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네요. 소설에서 묘사된 유모의 집은 불결하고 가난하기 짝이 없는 환경인데. 귀한 자기 자식이 어떻게 양육되는지 알 수도 없고 또 보고 싶을 때 마음대로 볼 수도 없는데요..
저도 에마가 자신의 딸을 소홀히 대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는데 이는 얼마전까지 우리나라에서도 일상적으로 벌어지던 비극적인 일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아들이었다면 에마도 샤를의 어머니처럼 대리만족을 느끼기 위해 집착했을지 모르지만 딸인걸 알면서 그냥 자포자기한거 같습니다 예전에는 우리나라에서는 딸을 낳으면 갓난쟁이를 바닥에 엎어놓는 만행조차 일상적이었다고 하니 불결하기 그지없는 유모의 집에 딸을 방치한 행위도 비슷한 행동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딸바보'란 용어가 생긴것도 대략 2010년대부터가 아닌가 싶습니다
저도 일차적으로는 아이가 딸이어서 그런 것 같고요. 거기서 더 나아가 어머니가 아이를 직접 돌본다는 것 자체가 그렇게 일반화된 문화인가? 잘 모르겠습니다. 혹시 얼마 안 된 문화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우리나라도 옛날에는 왕족의 경우 왕자나 공주가 태어나면 유모나 보모가 키우고 왕비는 다시 아이를 갖는 모드(?)에 돌입하는 것 같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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