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클래식 2025] 6월, 마담 보바리

D-29
2부는 보바리 부인의 불륜과 애정 행각이 주된 내용이지만 11장, 샤를의 실패한 외과수술을 다룬 부분이 인상적이면서도 마음이 불편해서 읽기 어려웠습니다. 순진한 이폴리트를 꼬시는 주변 사람들이 악마 같이 느껴졌고요. 특히 이 내용 이전까지는 조금 답답한 면이 있지만 측은하게 느껴졌던 샤를에게 이제는 분노가 느껴졌습니다. 요즘으로 따지면 심각한 의료 사고인데요. 한 사람의 인생을 망쳐 놓고 마지막까지 내반족, 외반족을 따지는 모습이 소시오패스 같이 느껴졌고요. 공감 능력이 떨어지고 무능하고 대책 없는 사람의 전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족이지만 비단 의료계뿐 아니라 소위 전문가 집단이 어설픈 지식에 기반한 확신으로 힘없는 개인에게 치명적이고 그릇된 행위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화가 나고 안타깝습니다.
농진회(?)에서 수상식하는 장면과 보바리 부인의 밀회 장면이 교차되는 부분이 참 아름답고 문학적이네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대사들의 향연. 책을 영상예술보다 선호하는 편인데 이 장면은 머릿속에서 바로 영상으로 탄생합니다.
<채유 종자의 깻묵 활용 상!>
마담 보바리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진인혜 옮김
보바리 부인은 읽을수록 처음 예상과는 달리 야하다는 느낌보다는 안타깝다는 느낌 뿐입니다. 보바리 부인의 선택과 그 이후의 일련의 사건들이 음.... 더 나은 선택은 없었을까... 다른 미래는 없었을까.... 슬프네요..... 저는 에마가 소통할 사람을 찾지 못한 '고독' 그리고 '권태' 사이에서 괴로워하며 찾은 일련의 선택과 행동들이 너무 단기적 해소만을 추구한 것은 아닌지, 그 무책임함은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이들을 이끄는 것 같아 속상하네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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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어쩌면 외반족이 아니었을까?” 생각에 잠겨 있던 보바리가 갑자기 소리쳤다.
마담 보바리 2부 11장 중에서,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진인혜 옮김
가령 언젠가 정원의 샛길에서 이쪽으로 가까이 오는 발소리가 나는 것 같아서 “누가 와요!” 하고 그녀가 말했다. 그는 불을 훅 불어 껐다. “권총 갖고 있어요?” “왜?” “왜긴요…… 방어를 해야죠.” 에마가 대답했다. “당신 남편을 상대로? 아! 그 한심한 작자!”
마담 보바리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진인혜 옮김
로돌프 때려주고 싶네요~ 자신과 관계를 갖는 유부녀의 남편을 한심하게 생각하는건 당연한 마음인가 ? 음 어쨌든~전 로돌프 허세에 짜증이 납니다
그는 이미 옛날처럼 그녀를 울리던 저 감미로운 말을 더 이상 입에 담지 않게 되었고 그녀를 미치게 하던 저 열렬한 애무도 더 이상 하지 않게 되었다. 그 결과, 그녀가 그 속에 흠뻑 빠져 지내고 있던 그들의 엄청난 사랑이 마치 강바닥으로 빨려 들어가는 강물처럼 그녀의 발밑에서 줄어들어 가는 것 같았고 마침내 그녀의 눈에 강바닥의 개흙이 보였다. 그녀는 그걸 믿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더욱더 많은 애정을 쏟았다. 그러자 로돌프 쪽에서는 점차 무관심을 감추려 하지 않게 되었다
마담 보바리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진인혜 옮김
싫증난 불륜관계를 이렇게 섬세하게 묘사하다니 플로베르는 천재인듯 합니다^^
자기가 약하다고 느끼는 데서 오는 굴욕감은 원한으로 변해 갔지만 육체의 쾌락이 그것을 무마해 주었다. 그것은 애착이 아니라 끊임없는 유혹과도 같은 것이었다. 로돌프가 그녀의 마음을 휘어잡고 있었다. 그녀는 그 점에 대해서 공포를 느낄 지경이었다.
마담 보바리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진인혜 옮김
그리하여 반년이 지나 봄이 돌아왔을 때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 조용히 가정적인 사랑의 불꽃을 지켜 나가는 부부와 같이 느끼고 있었다.
마담 보바리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진인혜 옮김
불륜도 오래 지속되면 부부같아지나 보죠? ^^;; 문제는 관계성이 아니라 시간인가보죠~
그래서 로돌프는 결국 하자는 대로 했지만 그녀가 제멋대로만 하는 고집쟁이이고 너무 성가시게 구는 여자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더니 그녀가 이번에는 이상한 착상을 해냈다. “밤 열두 시를 치면.” 그녀가 말했다. “나를 생각해 줘요!” 그리고 그가 그 생각을 하지 않았노라고 솔직히 털어놓기라도 하면 그녀는 닥치는 대로 비난을 퍼부었고 그 끝에는 언제나 이 상투적인 한마디를 잊지 않는 것이었다. “나 사랑해?
마담 보바리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진인혜 옮김
이런 남녀의 관계성은 요즘도 자주 보이던데 다른 시간에 다른 사람들이지만 애정관계에서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게 신기하네요^^
이제 그녀의 목소리는 한층 더 나긋나긋한 억양을 띠었고 몸매도 그러했다. 그녀의 주름지는 옷자락이나 발을 굽히는 태도에서 마음을 파고드는 야릇한 그 무엇이 발산되고 있었다. 샤를의 눈에는 그녀가 신혼 때와 마찬가지로 감미로워서 감당 못 할 지경이었다
마담 보바리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진인혜 옮김
샤를을 보면 남편이 계속 이럴 수 있다고!! 좀 신기합니다^^ 그의 사랑이 꽃피우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몇 분인가 지나서 로돌프는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러고는 그녀의 흰 옷이 유령처럼 조금씩 어둠 속으로 사라져 가는 것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너무나 심하게 고동쳐서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아 나무에 몸을 기댔다. “어쩌면 이렇게 바보일까!” 그가 심하게 자책하며 말했다. “그렇긴 하지만 어쨌든 참한 정부였어!”
마담 보바리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진인혜 옮김
에마가 불륜남에게 '참한 정부'란 말을 듣는건 칭찬일까요??^^;;
사랑의 쾌락은 학교 운동장에서 뛰노는 학생들처럼 그의 마음을 어찌나 짓밟아 놓았는지 거기에는 푸른 풀포기 하나 돋아나지 않았다. 그런데 그리로 지나간 여자들은 어린 학생들보다도 더 경박해서 담벼락에 낙서한 제 이름 하나 남기지 못했다.
마담 보바리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진인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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