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클래식 2025] 6월, 마담 보바리

D-29
그냥 그대로 미쳐버리는 것만 같아 무서웠지만 그래도 어떻게 정신을 차렸다. 물론 아직은 몽롱한 상태였다. 그녀는 자기를 이토록 끔찍한 상태에 몰아넣은 원인이 무엇이었는지를, 즉 그게 돈문제였음을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가 괴로운 것은 오로지 사랑 때문이었다. 그리고 마치 부상당하여 다 죽어가는 사람이 피가 흐르는 상처를 통해서 생명이 새나가는 것을 느끼듯이 그녀는 그 기억들을 통해서 자신의 몸에서 영혼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밤이 내리고 있었고 까마귀떼가 날았다. 갑자기 수많은 불빛의 구슬들이 작열하는 포탄처럼 공중에서 폭발하여 납작해지면서 빙글빙글 돌더니 나뭇가지들 사이의 눈 위에 가서 녹아버리는 것 같았다. 하나하나의 구슬 한복판에 로돌프의 얼굴이 나타났다. 구슬들은 수가 늘어나더니 가까이 다가와서 그녀의 몸속으로 파고들어 왔다. 그리고 모든 것이 사라져버렸다. 그녀는 멀리 안개 속에서 반짝거리는 집들의 불빛을 알아볼 수 있었다.
마담 보바리 p.452,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김화영 옮김
마지막 날에야 허겁지겁 올리게 되었네요 ^^;; ◆ 아름답고 활기 넘치는, 가슴에 열정을 품은 겁 없는 주인공 ◆ 처녀적 환경을 탈피하기 위해 진중하고 따분하며 낯선 남편을 만남 ◆ 지루해 못 견디다 바람둥이에게 빠지지만 사치와 허영의 노예가 되고 불륜남에게서도 버림받음 스테레오 타입으로 요약하자니 섬뜩한 느낌마저 듭니다 2019년, 이 작품을 처음 읽었을 때는 "여주인공이 이렇게 싫어 보기도 처음이다"라고 써 두었더라고요 ㅠㅜ 요즘은 그래도 많이 달라졌지만, 예전엔 '불륜'이라 하면 (정숙해야 할) 아내가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와 육체 관계를 가지는 일을 뜻했죠 반대의 경우보다요 숙종이 장희빈을 취하는 것을 '불륜'이라 하지 않았고, 어릴 때 모파상의 <여자의 일생>을 읽으며 줄리앙 라마르 자작의 행태에 놀라움과 분노를 금치 못했는데, 그때도 줄리앙이 '불륜'을 저질렀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엠마보다는 채털리 부인이 한참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편의 상황이 다르기도 하지만, 야하기도 훨씬 야하고, 로돌프보다는 멜로즈(바로 그 사냥터지기!)를 픽한 안목이 귀하거든요! ㅎㅎ 그믐클래식 덕분에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며 재독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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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책 <마담 보바리> 모임의 마지막 문을 닫습니다. 함께 해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제 우리는 7월이 되면 7월의 클래식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서 만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 완역본현대지성 클래식 19권. 막스 베버의 저서로 오늘날에도 계속해서 사회과학 분야에서 가장 대담한 시도 중의 하나로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읽히고 있는 책이다. 이 책에는 국내 최초로 ‘카를 피셔의 반박문과 베버의 답변’을 부록으로 수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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