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사피엔스/도서 증정] 해도연 작가와 함께 하는 독서 모임

D-29
예, 저도 당연히 그럴 것 같은데(아직 앞 부분을 읽고 있으신 분도 있을테니, 가급적 내용이 덜 드러나는 식으로 질문을 올리려 했습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 켄티펀트의 외형도 그 목적에 비추어 생각하면 잘 이해가 가지 않기는 했습니다. 원래는 무언가 다른 목적이었는데, 나중에 그런 목적을 가지게 된 것은 아닐까 싶기도 했네요. 그리고 주인공은 특수 임무를 받은 일종의 선발대이니, 무언가 특별한 훈련을 받거나 능력이 있는게 아닐까 싶었는데요. 저런 상황에서 저라면 훨씬 적응을 잘 못했을 것 같긴 해서, 주인공은 원래 군인이었거나 그 비슷한 훈련을 받은 사람이었을까요?
켄티펀트의 탄생에는 원래 다른 목적이 있었을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켄티펀트라는 존재의 핵심에는 인간이 생명을 다루는 태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목적이 무엇이든, 그것을 위한 수단으로서 생명을 만들어낸 거죠. 그래서 원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켄티펀트의 외형은 2만 년 정도의 자연스러운 진화로는 결코 탄생할 수 없을 법한 외관이라는 소설 내적인 이유와, 어딘가 익숙하면서도 기묘한 이질감을 만들어내는 외관이라는 소설 외적인 이유로 그런 모습이 되었습니다. 물론 에리카는 특수한 임무를 부여받았으니 그에 필요한 훈련을 받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숲 속 폐허 속에서 최소한의 생존 능력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생각하고요. 원래 직업이 무엇이었는지는 특정하지 않았습니다. 에리카에게 에이다 외의 부차적인 과거와의 연결고리를 두고 싶지 않았고, 그게 제 머릿속에만 있다고 하더라도 이야기에 무의식적으로 반영이 되면 의도와 어긋나게 될 거라고 생각을 했어요.
켄티펀트의 지능은 본인들을 잡아먹는 '인간'을 피해 도망가고, 살기위해 자동적으로 습득된 지능이 아닐까 다 읽은 지금에서는 그렇게 생각해봅니다.
그럴 수도 있겠네요. 투리가 지능을 얻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상상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어쩌면 투리를 설계하는데 강제로 동원되었지만 내심 이에 반대했던 과학자가 일부러 그렇게 만든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그럼에도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아서 더 절망하고... 그렇게 펼쳐지는 이야기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Q. 17번으로 사출된 '노인'은 이세상을 지배하라고 에리카와 자식을 낳아 자손을 늘려 갈 생각을 하는데요. 배드피플로 나오는 남자와 여자, 혹은 여자'에바'는 번식이 안되는 '진화된 인간'인 걸까요? 왜 노인은 에바와의 자손을 낳을 생각을 하지 않을 걸까요? : 사실 원래는 노인이 에바를 이용해 번식을 하려고 했다는 묘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설정상(..) 청소년도 읽을 수 있는 소설을 지향했다보니 편집부와 같이 논의하면서 노골적이거나 폭력적인 설정은 많이 덜어냈어요. 초기 설정에서는 노인이 에바에게 저지른 일도, 노인의 최후도 지금보다 많이 끔찍했습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는 약간의 암시만을 남겨두게 되었고요. 사실 그대로 뒀다면 오히려 몰입을 깨게 되었을 것 같기도 하네요. Q. 작가님께서 '라스트 사피엔스'를 쓰시면서 막혔던 부분이 있을까요? 갑자기 풀리지 않아서 꽤 오랜시간을 두고 쓰셨다거나 혹은 이 부분은 굉장히 잘 써져서 나도모르게 글이 마구 써졌던 부분이 있었을까요? : 에리카가 켄티를 만나기 전까지를 쓰는데 오래 걸렸던 것 같네요. 전반적인 전개 자체는 이미 정해져 있어서 괜찮았는데, 모든 것을 오직 에리카 혼자서 진행을 해야해서 이야기를 굴려가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공을 주고 받는 것처럼 상호작용을 하며 사건을 전개할 상대가 없으니까요. 그래서 캡슐 안의 여인을 발견할 때는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이는 기분도 들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캡슐 안의 여인 부분은 굉장히 경쾌하게(..) 썼던 것 같네요. Q. 라스트 사피엔스의 제목은 누가 지으신 걸까요? 작가님 혹은 출판사에서의 추천 제목들이 있었으면 몇가지 더 보고싶기는 합니다. 저는 왜 이 책을 읽으면서 'ET'영화가 계속 생각났는지 모르겠어요 ㅋㅋㅋㅋㅋ 그래서 제목을 '켄티'로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란 생각을 살짝콩해보았습니다. 켄티와 에리카의 모험!같은 느낌으로요ㅎㅎㅎㅎㅎ : 제목은 완벽하게 출판사 편집부의 공입니다. '라스트 사피엔스'는 편집부가 가장 먼저 제안해 준 건데, 저는 '퀴마 뉨 뷸로'라고 하려고 했어요. 다른 후보로는 '호모 울티무스(마지막 사람)', '호모 솔루스(혼자 남은 사람)' 같은 걸 제안했고요(...). 하지만 결국 '라스트 사피엔스'가 가장 직관적이라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호모'를 떼고 '사피엔스'만 남기는 것이 이야기의 핵심 주제에 오히려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들어 여기에 맞춰 내용도 다시 다듬었고요. Q. '노아의 방주'를 모티브로 글을 쓰셨는데 저는 기독교라 굉장히 술술 잘 읽혔습니다. 마른가지를 물고 온 비둘기의 역할을 하는 에리카 라던지?! 작가님께서는 기독교 이신걸까요? : 가족친척 빈틈 없는 기독교 환경에서 자랐지만, 지금의 저는 기독교인이 아닙니다. 하지만 문화로서의 기독교에는 여전히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성경은 창작을 위한 클리셰와 새로운 아이디어가 넘치는 책이지요. Q. 현재 전 세계 인구는 약 82억 ~ 83억 명 정도인 걸로 쳇GPT가 대답을 해주었습니다ㅎ 2020년 질병이 있던 코로나 시절 이후의 시간을 나타냈을 때, 방주에 탑승한 253,320명이란 숫자는 어떻게 생각을 하신건지 궁금합니다. '노아의 방주'의 모티브로 방주를 만들었던 사람이 개인이라면 그 개인을 믿고 이 프로젝트를 참여해야 한다면 이정도밖에 없었다는 것도 이해가 되긴 하지만, 25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현재 기술로 냉동수면을 해야한다면!! 그리고 전 세계적인 팬데믹이였던 질병이 있던 시기다 보니, 이 방주를 국가였다면 더 많은 사람들을 태웠을 것 같은데~란 생각도 살짝 있긴합니다. : 사실 25만 명이라는 숫자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뭉뚱그려서 말하자면 '망한 세계는 버려두고 우리만 살겠다'는 의지로 똘똘뭉쳤다고 할 수 있는 방주는 아무래도 국가보다는 기업이 기획했을 것 같고, 그러면 많은 인원을 태우기보다는 오히려 최소한의 인원을 태우려고 했을 것 같아요. 물론 목적이 목적인 만큼 상업적 이익을 노렸다기보다는, 몇 년 전의 일론 머스크 같은 사람에게 약간의 인류애와 양심을 곁들인 듯한 억만장자 몇 명이 모여서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오직 253,320명이라는 숫자는 그들의 '합리적인 계산'을 통해서 나온 것일 수도 있겠네요.] Q. 이 에리카의 과거를 소설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쓰지 않으셨던 것 같은데요. 20명의 깨우는 자는 어떻게 선발이 되었던 걸까요? 혹시 구상하신 부분이 있었는지도 궁금합니다! 25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방주에 타고있는데 20명밖에 안되는 부분도 살짝 갸우뚱 이긴 해서 이부분도 답변이 가능하다면ㅎㅎㅎ 기다리겠습니다! 다른 질문의 답에서도 살짝 나왔지만, 삶에 목적과 의미를 부여하는 능력과 그것을 위해 거침 없이 움직일 수 있는 행동력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단순한 생존 기술은 얼마든지 배울 수 있찌만, 이런 건 배운다고 익힐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깨우는 자'의 유지관리는 다른 탑승자들과는 별개로 진행되어야 했다보니 아마 예산 문제도 있지 않았을까요? 아주 깊이 재워두면 되는 다른 탑승자들과는 달리, '깨우는 자'들은 필요하다면 언제든 깨워서 내보낼 수 있어야하다보니, 비교적 얕게 잠들어야 했고, 그러면서 신체 건강을 유지하려면 자원이 많이 소모될 것 같습니다. 이런 것까지 고려해 앞에서 말한 억만장자가 고용한 엔지니어들이 도출한 합리적인 숫자가 아마 20명이었을 것 같네요.
작가님 께서 고민한 퀴마 뉨 뷸로 가 제목이였으면 책을 처음 봤을 때 전문적이고 좀 더 어려운 느낌이었을 것 같아요. 라스트 사피엔스는 좀 더 직관적인 느낌이 드는 것 같구요. '호모 울티무스 : 마지막 사람' 도 괜찮았을 것 같아요! 영화제목 느낌도 물씬 났을 거 같네요ㅎㅎ
그래서 고민되는 핵심적인 결정 사항은 편집자에게 맏기라는 작가들 사이의 격언(..)이 있지요.
친절하고 자세한 답변 감사합니다 :D 헤헤
안녕하세요. SF 소설 읽기 기대가 큽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2주간 <라스트 사피엔스> 독서모임을 진행합니다. 이미 읽으신 분들도 계시고, 한참 읽고 계신 분도, 이제 첫 장을 펼치신 분도 계실 것 같네요. <라스트 사피엔스>를 읽으며 떠오른 생각, 느낌, 궁금증 등을 자유롭게 말씀해 주세요. 작가의 입장에서 드릴 수 있는 대답을 드리겠습니다. 물론 여러분이 서로 대답과 의견, 질문을 주고 받는 것도 좋고요. 사실 이쪽이 진짜 독서 모임에 가깝기도 하지요. (작가는 옵션…!) 제가 낮에는 일을 하고, 저녁에는 아직 어린 아이들과 시간을 보낼 때가 많아서, 주로 새벽에 움직입니다. 너무 이른 주행성, 혹은 너무 늦은 야행성 같은 거랄까요.. 그리고 활동 중에도 대개는 다른 마감(..)에 쫓기고 있다보니, 여러분들이 주신 질문에 바로바로 반응하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최대한 빠르게, 그리고 늦게라도 대답을 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2주 동안 잘 부탁드립니다.
너무 늦은 야행성! 저랑 같은 상태이시네요! 하지만 저는 어쩌다보니 이렇게 살고 있답니다ㅠㅠ바쁘게 사시는 삶을 존경합니다ㅎㅎ
작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는 너무 정신이 없어서..ㅠ 하반기엔 좀 일을 줄이고 숨 좀 쉬면서 보내려고요....
아이고 쉬는 일도 중요하지요! 하지만 저는 도파민에 중독된 독자로써 다음 책을 위해 작가님을 납치해 만두만 드려도 괜찮을까요? 지구보다 거대한 세계관을 만드실 때 까지면 충분 할 것 같은데 어떠세요?ㅋㅋ
제가 모든 종류의 만두를 좋아해서 괜찮기는 한데, 건강을 생각하면 식단의 다각화가 필요할 것 같스니다...
주말부터 읽기 시작했어요~~~^^ 아까워서 쪼꼼씩 읽고 있답니다^^(야금야금)
ㅋㅋㅋ아까워서 아껴읽고 싶지만 읽다보면 뭔가 호로로록 넘어가 버리지 않나요?! 내가 이렇게 참을성이 없었나! 하면서 다음장을 넘기는 것 같아요
우주는 처음부터 인간을 알지 못했다. 우주 어딘가에 있는 작은 행성에서 찰나의 순간 불꽃처럼 살다가 사라진 존재에게 우주는 관심이 없었다.
라스트 사피엔스 p.50, 해도연 지음
저는 열심히 읽는다고 읽는데 느립니다ㅎ 작가님께 질문하려면 호다닥 읽어야 하는데 말이죠! Q. p19에 에리카는 시계를 발견하는데요! 7543.04.26.13.43.34.372라고 적혀있습니다. 2020년 질병이 있던 코로나 시절 이후의 시간을 나타낸 거다 보니깐 7543년이라고 읽을 수 있는데 어째서 에리카는 27543년이라고 읽게 되는 걸까요?! 읽다보니 궁금해져서 여쭤봅니다!
사실 7543.04.26.13.43.34.372는.... 오타입니다..ㅠ! 교정 때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인쇄소에 넘기는 과정에서 어째서인지 앞에 있던 2가 빠져버린 것 같아요. 저도 책이 나오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그 외에도 몇 가지 편집 실수가 있어서 2쇄랑 전자책 때는 아마 수정이 들어갈 건데, 그런 의미에서는 1쇄는 일종의 한정판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아무말).
오 저도 이게 궁금했는데 역시 작가님과 함께 읽으니 이런 점에서는 좋은데요. 읽는 내내 궁금할뻔 했는데 오늘 바로 해결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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