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사피엔스/도서 증정] 해도연 작가와 함께 하는 독서 모임

D-29
앗 속편 계획이 없는 건 아쉽네요. 나중에라도 에리카의 삶이 떠오른다면 꼭 담아주시길 기대하겠습니다.
에리카는 자신의 역할을 깨달았다. 비둘기. 먼저 세상을 돌아보고 저 방주로 가서 세상이 다시 돌아왔다는 사실, 늦게나마 인류를 다시 맞이할 준비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리는 전령. 모두에게 이제 방주에서 내려야 할 때라고 외치는 안내자.
라스트 사피엔스 p128, 해도연 지음
커다른 위기를 겪은 사람일 수록, 자신의 존재(생존)이유와 삶의 목적에 집착한다고 하더라고요. 에리카도 그런 것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존재 이유와 삶의 목적을 모른 채 시작 했기 때문에 더 그랬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만약 모든 기억과 정보를 가지고 시작했다면 우리 아가 켄티와 그냥 행복한 삶을 살다 갈 수 도 있었지 않을까요? 물론 마지막에 켄티펀트들을 모아 지낼 수 있게 해줬지만, 이미 죽여버린 처음 만난 켄티펀트 무리와 소통해서 살았다면 어땠을까 상상해봅니다.
캐스트 어웨이에 윌슨처럼 켄티펀트가 나타나 참 반가워하며 읽고 있었는데 이제 배드피플까지 나타났어요. 다들 다 읽으시고 결말까지 얘기하시는 것 같네요. 저는 조금 아껴 읽으려구요. 에리카가 켄티펀트와 교감을 나누는 걸 보며 지구에 혼자 남겨진다면 미쳐 버리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누군가 반려존재가 나타나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세상은 늘 나에게 유익한 존재만 있진 않는 것 같다는 걸 배드피플의 등장을 보며 다시 예감하는 중입니다.
좋은 반려존재의 역할은 더 행복하게 만드는 것보다 더 잘 견딜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에 있지 않을까 싶네요. 행복은 순간이지만, 견딤은 지속이니까요.
에리카는 자신이 머나먼 과거의 유령이라고 생각했다. 떠나야 할 때 떠나지 못한 지박령이라고 생각했다. 죽고 부스러진 문명을 홀로 복원하려 노력하는 허망하고 덧없는 존재
라스트 사피엔스 해도연 지음
개인적으로는 "떠나야 할 때 떠나지 못한 지박령"이라는 표현이 마음에 들었었습니다. <주온>의 가야코...랑은 다르겠지만요.
어떤 꿈을 꿨는지도 기억나지 않았다. 하지만 왠지 이렇게 될 걸 알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라스트 사피엔스 p11, 해도연 지음
수십 년, 어쩌면 수백 년이 지났을지도 몰랐다. 에리카는 낯선 여인의 얼굴을 천천히 살폈다. 눈은 감겨 있고, 입술은 마치 무슨 말을 하려던 것처럼 살짝 벌어져 있었다. 표정은 평화로웠지만 옅은 슬픔이 깔려 있는 것 같기도 했다.
라스트 사피엔스 p32, 해도연 지음
에리카는 손을 꼭 쥐었다가 펼치기를 반복하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마음을 붙잡아줄 무언가가 필요했다. 과거에 살았던 세상에서도, 지금 숨 쉬고 있는 세상에서도 변함없이 존재하며 두 세상을 이어줄 무언가가 필요했다.
라스트 사피엔스 p42, 해도연 지음
두 세상을 이어줄 무언가가 필요했다는게 저도 마음에 와 닿았어요.
쓸 때는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식문화가 많이 다른 나라에 혼자 오랫동안 국외 출장을 갔을 때 우연히 한식당이나 맥도날드를 발견한 순간과 비슷하지 않을까... 합니다! 분위기는 좀 다르지만요.
식문화가 다른나라에서 맥도날드나 한식당보면 그보다 반가운게 있을까요? 그 상황이랑 비슷하네요. 분위기는 다르긴하지만요 ㅋㅋ
저도 그 문장이 끌렸어요. 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을 해서요. 사람이든 물건이든 음식이든 어떤 매개체라도 있다면 외로운 상황이 와도 견딜 수 있나봐요
어둠이 내려앉을 때마다 에리카는 문득 찾아오는 고독과 싸웠다. 차갑게 식은 도시, 폐허가 된 건물 그리고 끝없이 펼쳐진 숲. 숲의 천장 틈으로 햇빛이 새어 들어올 때는 덜했지만, 밤이 되면 사방에서 쏟아지는 어둠이 에리카를 압도했다. 아무리 버티려고 해도 밤은 길었고, 고요 속에 숨은 적막감은 외로움을 더욱 자극했다. 맑은 날, 별이 가득한 밤이면 광활한 우주 속에 홀로 남겨진 느낌이 더욱 선멍해졌다. 그리고 성운은 언제나 에리카를 바라봤다.
라스트 사피엔스 p53, 해도연 지음
이 작업을 끝낼 수 있을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적어도 지금, 그녀는 인류의 문화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스스로를 인간으로 인식하며, 인간이 쌓아 올린 것들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 사실이 중요했다. 혼자가 되었지만, 인간이 남긴 것들을 지키며 살아간다는 것, 그것이 모든 이유였다.
라스트 사피엔스 p57, 해도연 지음
에리카가 캡슐에서 깨어나서 자기가 누구인지를 찾고 뭘 해야하는지 찾아 헤매는 과정에서 홀로 견뎌야 하는 고독을 보면서 영화 <그래비티>와 <마스>가 생각나네요.
<그래비티>와 (<마스>는 아니지만) <마션>은 사실 모두 <로빈슨 크루소>의 변형이고, <라스트 사피엔스>도 그런 면이 있습니다. 다만 인간성/인류를 바라보는 시선은 조금 다르게 표현하고 싶었어요.
작가님 어제 책을 읽다가 새롭게 적응한 인간 호모 노밥투스 라는 단어를 보고 갑자기 궁금해 졌어요. 원래 있는 단어인데 제가 못찾는 건지, 아니면 작기님이 만들어내신 건지 궁금하네요. 원래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긴 하지만 기후 변화나 핵전쟁에는 과연 적응이 가능할런지도 생각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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