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사피엔스/도서 증정] 해도연 작가와 함께 하는 독서 모임

D-29
수십 년, 어쩌면 수백 년이 지났을지도 몰랐다. 에리카는 낯선 여인의 얼굴을 천천히 살폈다. 눈은 감겨 있고, 입술은 마치 무슨 말을 하려던 것처럼 살짝 벌어져 있었다. 표정은 평화로웠지만 옅은 슬픔이 깔려 있는 것 같기도 했다.
라스트 사피엔스 p32, 해도연 지음
에리카는 손을 꼭 쥐었다가 펼치기를 반복하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마음을 붙잡아줄 무언가가 필요했다. 과거에 살았던 세상에서도, 지금 숨 쉬고 있는 세상에서도 변함없이 존재하며 두 세상을 이어줄 무언가가 필요했다.
라스트 사피엔스 p42, 해도연 지음
두 세상을 이어줄 무언가가 필요했다는게 저도 마음에 와 닿았어요.
쓸 때는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식문화가 많이 다른 나라에 혼자 오랫동안 국외 출장을 갔을 때 우연히 한식당이나 맥도날드를 발견한 순간과 비슷하지 않을까... 합니다! 분위기는 좀 다르지만요.
식문화가 다른나라에서 맥도날드나 한식당보면 그보다 반가운게 있을까요? 그 상황이랑 비슷하네요. 분위기는 다르긴하지만요 ㅋㅋ
저도 그 문장이 끌렸어요. 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을 해서요. 사람이든 물건이든 음식이든 어떤 매개체라도 있다면 외로운 상황이 와도 견딜 수 있나봐요
어둠이 내려앉을 때마다 에리카는 문득 찾아오는 고독과 싸웠다. 차갑게 식은 도시, 폐허가 된 건물 그리고 끝없이 펼쳐진 숲. 숲의 천장 틈으로 햇빛이 새어 들어올 때는 덜했지만, 밤이 되면 사방에서 쏟아지는 어둠이 에리카를 압도했다. 아무리 버티려고 해도 밤은 길었고, 고요 속에 숨은 적막감은 외로움을 더욱 자극했다. 맑은 날, 별이 가득한 밤이면 광활한 우주 속에 홀로 남겨진 느낌이 더욱 선멍해졌다. 그리고 성운은 언제나 에리카를 바라봤다.
라스트 사피엔스 p53, 해도연 지음
이 작업을 끝낼 수 있을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적어도 지금, 그녀는 인류의 문화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스스로를 인간으로 인식하며, 인간이 쌓아 올린 것들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 사실이 중요했다. 혼자가 되었지만, 인간이 남긴 것들을 지키며 살아간다는 것, 그것이 모든 이유였다.
라스트 사피엔스 p57, 해도연 지음
에리카가 캡슐에서 깨어나서 자기가 누구인지를 찾고 뭘 해야하는지 찾아 헤매는 과정에서 홀로 견뎌야 하는 고독을 보면서 영화 <그래비티>와 <마스>가 생각나네요.
<그래비티>와 (<마스>는 아니지만) <마션>은 사실 모두 <로빈슨 크루소>의 변형이고, <라스트 사피엔스>도 그런 면이 있습니다. 다만 인간성/인류를 바라보는 시선은 조금 다르게 표현하고 싶었어요.
작가님 어제 책을 읽다가 새롭게 적응한 인간 호모 노밥투스 라는 단어를 보고 갑자기 궁금해 졌어요. 원래 있는 단어인데 제가 못찾는 건지, 아니면 작기님이 만들어내신 건지 궁금하네요. 원래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긴 하지만 기후 변화나 핵전쟁에는 과연 적응이 가능할런지도 생각하게 되네요.
'호모 노밥투스'는 제가 만든 조어입니다. Nova(새로운)+Aptus(적합함)의 조합이고요. 인간은 기술과 지성의 도움으로 여러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갈 수 있게되었지만, 오히려 그 지성이 적응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환경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다른 동물은 생각조차 하지 않는 '끝의 가능성'을 상상하며 스스로 절망에 휘둘리는 판단을 하기도 하니까요.
배드피플이 등장한 이후로 결말까지의 전개가 정말 저의 예상을 뛰어넘었어요. 작가님이 이 부분에 혹시 가장 많은 공을 들이신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요. 사실 지구는 인간이 필요하지도 않고 오히려 성가시기만 하죠. 인간은 지구에 아니 우주에 엄청난 민폐를 끼치는데 그 와중에 뭔가를 남겨놓기까지 했네요. 여기서 봉준호 감동님의 영화 복자도 생각나고 미키 17도 생각났어요. 결론이 너무 좋았습니다. 투리가 살아남은 것도.. 어디론가 떠난 에리카도..
옥자강원도 산골 소녀 미자에게 옥자는 10년 간 함께 자란 둘도 없는 친구이자 소중한 가족. 어느 날 글로벌 기업 미란도가 나타나 갑자기 옥자를 뉴욕으로 끌고 가고, 할아버지의 만류에도 미자는 옥자를 구하기 위해 위험천만한 여정에 나선다. 옥자를 활용한 슈퍼돼지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미란도 코퍼레이션의 CEO 루시, 옥자를 이용해 제2의 전성기를 꿈꾸는 동물학자 죠니, 옥자를 앞세워 또 다른 작전을 수행하려는 비밀 동물 보호 단체 ALF까지 각자의 이권을 둘러싸고 옥자를 차지하려는 세상에 맞서는 미자의 여정은 더욱 험난해져 간다.
미키 17친구 티모와 함께 차린 마카롱 가게가 쫄딱 망해 거액의 빚을 지고 못 갚으면 죽이겠다는 사채업자를 피해 지구를 떠나야 하는 미키. 기술이 없는 그는, 정치인 마셜의 얼음행성 개척단에서 위험한 일을 도맡고,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익스펜더블로 지원한다. 4년의 항해와 얼음행성 니플하임에 도착한 뒤에도 늘 미키를 지켜준 여자친구 나샤. 그와 함께, 미키는 반복되는 죽음과 출력의 사이클에도 익숙해진다. 그러나 미키 17이 얼음행성의 생명체인 크리퍼와 만난 후 죽을 위기에서 돌아와 보니 이미 미키 18이 프린트되어 있다. 행성 당 1명만 허용된 익스펜더블이 둘이 된 멀티플 상황. 둘 중 하나는 죽어야 하는 현실 속에 걷잡을 수 없는 사건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전반부는 에리카 내부의 위기가 핵심이었다면, 후반부는 외부의 위기가 핵심이었기 떄문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외부의 위기가 내부의 위기를 해결해 주기도 하고요. 바쁠 수록 고민을 덜하게 되는 느낌과 비슷하겠네요. 지구에게 인구는 그냥 잠시 지나가는 방문자, 사람 어깨에 잠깐 앉은 나비(혹은 모기..) 같은 존재가 아닐까 합니다. 우리가 지구를 아프게 한다고 하지만, 사실 지구는 잠시 가려울 뿐, 지구에게 눈 깜짝할 시간일 수백만 년 뒤에는 모든 걸 회복하겠지요. 다만 지구의 생태계를 공유하는 다른 생물들에겐 어마어마한 민폐겠고요..
그들은 인간보다 훨씬 나은 존재였다. 그래서 생존할 수 없었다.
라스트 사피엔스 해도연 지음
전 이 문장이 잘 이해가 안 갑니다. 더 나은데 왜 생존할 수 없었다는 걸가요?
그래서 인간이 죽였나봐요! 저 구절이 몇 페이지인지 안적혀있어서 투리를 뜻하는걸까요?ㅎㅎ
인간처럼 영악하고 이기적이지 않아서 자꾸 이용당하고 살아남지 못한다는 것 아닐까요. 작가님이 설명해 주시길 ^^
인간처럼 다른 종은 물론이고 자기 동족도 이용하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이 보기에는 생존에 불리할 만큼 이타심이 지나쳤던 거죠. 특히 배드 피플이나 '인간'이 있는 환경에서는 더욱 그렇고요. 인간이 새로운 생태계를 발견했을 때, 경계심이 낮고 호기심이 많아 인간에게 스스럼없이 다가온 동물들이 먼저 멸종당했던 것과 비슷할 것 같습니다.
우주는 인간의 비극 따위에 관심이 없었다. 인류는 그 어떤 의미도 남기지 못했다.
라스트 사피엔스 해도연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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