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사피엔스/도서 증정] 해도연 작가와 함께 하는 독서 모임

D-29
두려움과는 달랐다. 두려움은 적어도 그 감정을 투사할 대상이라도 있었다.
라스트 사피엔스 해도연 지음
혼자 남겨진 에리카가 야생동물에 대한 두려움은 있지만 정말 혼자라는 사실을 깨달았을때의 그 고독함을 저는 상상도 할 수 없어서인지 더 궁금하고 막막하게 느껴지네요. 차라리 누군가와 함께 있으면서 적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상황이 나을까요. 켄티펀트 전까지 읽었는데 에리카가 어떻게 살아갈지 궁금하네요. 오랜만에 무인도에 남겨졌던 톰행크스의 영화도 생각나구요. ^^
<로빈슨 크루소>와 <캐스트 어웨이>는 명작이지요. (특히 <캐스트 어웨이>에서 배구공 하나로 관객의 눈물을 뽑아바리는 연출은 정말...) 이 두 이야기와 비교하자면 에리카는 바다라는 공간보다는 2만 5천 년이라는 시간 속에 고립된 것에 가깝지요. 그런 의미에서 <로빈슨 크루소>와 <캐스트 어웨이>와 모티프는 제법 비슷합니다. 하지만 조금 다른 방식과 메시지로 풀어나가고 싶었고요.
인간이 사라진 곳에서 인간의 흔적을 남기는 것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라스트 사피엔스 해도연 지음
아직 읽고 계신 분들이 계실까 하여 질문을 남길까 고민하다가 질문을 드립니다. (스포성 질문) 책을 다 읽고 여운이 계속 남아서 곱씹다 보니 결국 모든 일의 발단이 다 같이 깨어나지 않아서 생겼던 것이 원인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프로그래밍 쪽 일을 하는 사람이다보니 일의 종료 조건에 대해서 항상 고민을 합니다. 어쩌면 가장 큰 목표인 동면의 종료 조건이 이렇게 허술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 안타깝고 준비 과정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패신저스 같은 영화를 봐도 목표지 도착 직전에 모두가 동면에서 깨어나는 장면이 인상적었습니다, 그랬기에 깨어난 사람들은 어째서 동면 중인 사람들에게 대해서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알지 못했나 하는 답답함이 있습니다. 그랬기에 더 여운이 남았을 수 있습니다만 이유에 대해 언급이 전혀 없는 것이 궁금합니다. 해피엔딩(?)이긴 하지만 같은 일이 또 반복되었기에 더 안타까움을 줍니다.
사실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어떤 일이 실패할 정당성을 만들다보면, 왜 이걸 미리 막지 못할까? 라는 생각이 드니까요. 그렇다고 예상 가능한 실수의 여지를 모두 막다보면 실패를 일으켜 이야기를 시작할 방법이 없어지고요. 그래서 일단 생각했던 건 '동면이 1만 년 이상 이어질 거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1만 년 정도 지났을 즈음엔 방주의 내구성에도 문제가 누적되어 자유로운 조작이 어렵다', '1만 년 즈음에 깨어난 사람들은 아직 잠들어 있는 깨우는 자들을 일부러 깨우지는 못했고, 대신 일종의 역사적 유물로 보존했다' 입니다. 아마 1만 년 즈음에 깨어난 사람들 사이에서도 이후 방주를 어떻게 처리할지, 아직 남아있는 깨우는 자들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 이런 저런 논쟁을 하지 않았을까합니다. 그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생각해 보는 것도 재미있겠네요.
느린거북이처럼 50페이지 연장하며 읽고 있습니다ㅎ Q. 110p까지 읽고 있는데요. 작가님 글을 읽다보면 '심연'이라는 단어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이 단어를 자주 사용하시는 이유가 무엇인지? 작가님 본인의 심연을 바라보기 위해 노력하시는 분이신지? 살짝콩 궁금합니다! 45p 이 깊은 심연 속에서 손을 내밀어 붙잡아주는 구원의 손길처럼 느껴졌다. 48p 완벽하게 정제된 형태를 유지하며 별들 사이의 심연속에서 타오르고 있었다. 109p 검은 심연 속에서 찬란하게 빛나는 별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110p 이제껏 상상하지 못했던 아찔한 심연과 그 속을 유영하는 끝없는 별빛들.
우주 이야기를 좋아하다보니 심연이라는 말을 자주 쓰네요. 심연이라는 단어 자체가 마치 하나의 장르적 클리셰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요. 우주에서 느끼는 두려움을 보여주는데 심연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으면 좀 섭섭하지.. 같은 느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오 심연이 이렇게 자주 나온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꼼꼼히 읽으시는게 대단합니다! 저도 다음에는 신경써서 봐야겠어요ㅎㅎ
Q. 연도가 계속 언급되어서 급 궁금해졌는데요 설정을 왜 25000년이라고 설정하신 이유가 좀 궁금합니다! (살짝 노아의 방주 성경책을 펼쳐봐야하나ㅋㅋㅋ했어요)
지구 자전축의 세차운동 주기가 약 2만 7천 년 정도됩니다. 그래서 서력을 기준으로 지구가 고개를 한 번 까딱하는 정도의 시간이 지난 거죠. 사실 지질학적으로 보면 그리 긴 시간은 아니지요. 그래서 지구 입장에서 보면 짧지만, 인간 입장에서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으로 설정했습니다.
지구의 입장에서는 이 주기가 짧다는게 다시 한 번 우리가 정말 작은 점에 불과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류의 역사 기록은 길게 잡아도 2만 년 정도 거슬러 올라가는데, 공룡이 살았던 시기 중에서도 일부에 불과한 쥐리가만 해도 5천만 년이 넘으니까요. 인간 문명은 아직 지구에 등장한 직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에리카'라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많이 해 본 것 같습니다. 여러 번의 고비와 위험 속에서 일단 멘탈이 흔들리고, 체력이 약해서 비틀거리겠지요. 그래도 왠지 에리카처럼 살아남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저 뿐만 아니라 이 책을 읽고 있는 다른 분들도요.
짠! 인증이 늦었습니다ㅎㅎ 항상 책을 받으면 어느정도 읽고 오게 되는 것 같아요 늦기전에 와야지, 하다보니까 매번 모임을 10일 언저리에 들어오는 것 같네요🤣 여튼 남은 기간 잘부탁드립니다!
며칠 남지 않았지만 뒤늦게 합류합니다!
Q. 투리의 언어는 어떻게 생각하셨는지 그 과정이 궁금합니다ㅎ '엔 발 투리, 시 로 타.'
투리의 언어는... 존재하지 않는 언어로 만들어진 어떤 노래의 가사를 이용했습니다. 즐겨 듣던 노래 중에 이런 곡이 몇 개 있어요. 거기서 가져온 단어에 뜻을 부여하고 그걸 조금 변형하거나 재배치해서 만들었습니다.
즐겨듣는 노래 목록이 궁금합니다ㅎㅎ작가님 만의 플리가 있을까요? 아니면 책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신 플리도 좋아요!
따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서 듣는 일은 잘 없고, 주로 앨범 단위로 듣습니다. <라스트 사피엔스>를 쓸 때 주로 들었던 건, Dido의 <No Angel>, Bôa의 <Twilight>, 게임 <에디스 핀치의 유산(What Remains of Edith Finch)>의 사운드트랙, 영화 <서던 리치: 소멸의 땅(Annihilation)>의 사운드트랙이었습니다. 모두 특유의 분위기가 진하면서도 은근히 차분해서 음악에 집중을 뺏기는 일 없이 작업에 집중하기에 좋았던 것 같네요. 그리고 트위터에서 어떤 독자분이 <라스트 사피엔스>에 어울린다면 추천해주신 플레이리스트가 있습니다. https://youtu.be/E18nJZy1GmE?si=--EgnV4n6SGYvk_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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