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사피엔스/도서 증정] 해도연 작가와 함께 하는 독서 모임

D-29
전반부는 에리카 내부의 위기가 핵심이었다면, 후반부는 외부의 위기가 핵심이었기 떄문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외부의 위기가 내부의 위기를 해결해 주기도 하고요. 바쁠 수록 고민을 덜하게 되는 느낌과 비슷하겠네요. 지구에게 인구는 그냥 잠시 지나가는 방문자, 사람 어깨에 잠깐 앉은 나비(혹은 모기..) 같은 존재가 아닐까 합니다. 우리가 지구를 아프게 한다고 하지만, 사실 지구는 잠시 가려울 뿐, 지구에게 눈 깜짝할 시간일 수백만 년 뒤에는 모든 걸 회복하겠지요. 다만 지구의 생태계를 공유하는 다른 생물들에겐 어마어마한 민폐겠고요..
그들은 인간보다 훨씬 나은 존재였다. 그래서 생존할 수 없었다.
라스트 사피엔스 해도연 지음
전 이 문장이 잘 이해가 안 갑니다. 더 나은데 왜 생존할 수 없었다는 걸가요?
그래서 인간이 죽였나봐요! 저 구절이 몇 페이지인지 안적혀있어서 투리를 뜻하는걸까요?ㅎㅎ
인간처럼 영악하고 이기적이지 않아서 자꾸 이용당하고 살아남지 못한다는 것 아닐까요. 작가님이 설명해 주시길 ^^
인간처럼 다른 종은 물론이고 자기 동족도 이용하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이 보기에는 생존에 불리할 만큼 이타심이 지나쳤던 거죠. 특히 배드 피플이나 '인간'이 있는 환경에서는 더욱 그렇고요. 인간이 새로운 생태계를 발견했을 때, 경계심이 낮고 호기심이 많아 인간에게 스스럼없이 다가온 동물들이 먼저 멸종당했던 것과 비슷할 것 같습니다.
우주는 인간의 비극 따위에 관심이 없었다. 인류는 그 어떤 의미도 남기지 못했다.
라스트 사피엔스 해도연 지음
아, 우주는 인간의 비극 뿐 만 아니라 모두의 비극에 관심이 없었죠. 켄티펀트들의 비극도 결국 켄티가 죽는 걸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오타 발견했어요. '그리자' > '그러자'
켄티펀트들은 에리카를 증오하고 있었다. 단순히 에리카를 싫어하는 게 아니었다. 에리카가 복원하려는 인간의 과거와 문화를 싫어했다. 이건 단순한 생존이나 먹이사슬 속 경쟁의 문제가 아니었다. 사라져버린 고대문명의 생존자와 오랫동안 숲을 지배해온 원시 문명과의 충돌이었다. 문명과 문명의 충돌이었다. 숲은 두 문명이 지배하기에는 너무 좁았고, 놈들은 타협이나 조회의 대상이 아니었다.
라스트 사피엔스 p82, 해도연 지음
둘은 한참 동안 서로를 바라보았다. 에리카는 천천히 활을 내리고 화살을 거뒀다.그러자 어린 켄티펀트는 한 걸음 더 다가와 에리카를 살폈다. 작은 앞발을 모은 채 조심스럽게 서서, 길고 가느다란 두 개의 코를 천천히 움직이며 에리카의 이곳저곳을 신기하다는 듯 만졌다. 눈동자는 검은 밤의 호수처럼 깊었고, 반짝이는 호기심이 달빛처럼 비치고 있었다. 단 한점의 적의도 두려움도 없었다.
라스트 사피엔스 p96, 해도연 지음
켄티는 한 걸음도 움직이지 않았다. 맑고 커다란 눈동자가 우주의 눈동자 앞에서 흔들렸다. 아니, 흔들린다는 말로는 부족했다. 켄티의 눈 속에서, 켄티의 세상에 균열이 생기고 있었다. 나무줄기 천장 너머로 올려다본 희미한 빛줄기와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 이제껏 상상도 하지 못했던 아찔한 심연과 그 속을 유영하는 끝없는 별빛들. 그리고 그 가운데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는 두려울 만큼 선명한 시선.
라스트 사피엔스 p110, 해도연 지음
갑자기 빛이 쏟아졌다. 에리카는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눈을 가늘게 떴다. 눈이 빛에 익숙해지고 다시 앞을 바라본 순간, 에리카는 다리에서 힘이 빠져 주저앉고 말았다. 눈앞에 나타난 건 새로운 유적지였다.
라스트 사피엔스 p121, 해도연 지음
켄티는 처음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에리카가 도착하자 두 개의 부드러운 팔로 에리카의 어깨를 감쌌다. 오히려 에리카를 위로해주려는 것처럼. 에리카가 구해줄 것이라는 걸 알았다는 것처럼.
라스트 사피엔스 p124, 해도연 지음
귀걸이. 숲에서 처음 봤을 땐 단순한 장식이리고 생각했지만, 이제 확신할 수 있었다. 이건 가축을 관리하기 위한 표식이었다. 어디서 만든 걸까? 주변에 금속을 가공할 만한 공간이나 장비, 도구는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광산 같은 곳이 있어서 그곳에서 만드는 것일 수도 있었다. 숲속 켄티펀트들은 역시 이곳에서 탈출한 개체들이었다. 배드 피플의 손에서 벗어나 숲속으로 도망쳐 새 보금자리를 찾은 것이다. 그리고 숲에서 처음 태어난 켄티. 가축으로 태어나지 않았기에, 켄티는 귀걸이가 없었다. 그래서 켄티를 그렇게 필사적으로 지키려고 했던 것이다.
라스트 사피엔스 p154, 해도연 지음
"켄티" 켄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말 대신 조용히 손끝을 움직여 에리카의 어깨를 두드렸다. 어설프지만, 에리카를 위로하는 듯한 손짓이었다.
라스트 사피엔스 p161, 해도연 지음
에리카는 헛웃음을 터뜨렸다. 켄티도 이해한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둘 다 지쳐 있었고, 모든 걸 쥐어짜면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었다. 그러다 한계에 이르렀다. 그런데 왜 처음부터 서로에게 기대지 않았을까? 물론 지금은 에리카가 일방적으로 켄티에게 기대고 있긴 했다. 하지만 지금 그런 것은 에리카에게도 켄티에게도 중요하지 않았다. 이제 둘은 함께할 수 있었다. 둘은 그렇게 다시 방주를 향해 나아갔다.
라스트 사피엔스 p169, 해도연 지음
에리카는 켄티의 목에 얼굴을 묻었다. 뜨거운 눈물이 두 피부 사이로 스며들었다. 켄티가 나지막하게 말했다. "코리••••••." 켄티가 내민 건 귀걸이였다. 만듦새가 훨씬 엉성했다. 그리고 금속으로 만든 게 아니었다.
라스트 사피엔스 p180, 해도연 지음
방주는 단순한 피난처가 아니었다. 인류의 요람이었다. 지구의 환경이 달라졌음을 감지하면, 깨우는 자들이 먼저 눈을 뜬다. 그들은 프로토콜을 따라 직접 환경을 조사하고 검증한다. 그리고 인류가 다시 걸어 나올 준비가 되었는지 확인한 뒤, 마침내 모두를 깨운다. 그게 에리카의 임무였다.
라스트 사피엔스 p190, 해도연 지음
차갑고도 메마른 노을. 세상은 두 번이나 인류를 버렸지만, 그 사실을 개의치 않는 듯 노을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라스트 사피엔스 p201, 해도연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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