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제국』 혼자 읽기

D-29
루시 그린의 『실리콘 제국』을 29일 동안 혼자 읽는 1인 모임입니다. 392쪽짜리 책이니까 하루에 14쪽씩 읽으면 마칠 수 있는데, 꼭 그 진도에 맞추지는 않고 틈나는 대로 밑줄 친 구절들 올리면서 가볼까 합니다. 전자책으로 읽기 때문에 따로 페이지는 표시하지 않을게요.
[ 기술기업들은 규모나 시장 점유율 면에서 이미 전통 기업들을 크게 앞질렀다. 같은 맥락으로서 아주 짧은 기간에 사회 권력 기반이 중산층에서 초부유층으로 이동했다. 이제는 초청 연사로 우주비행사나 할리우드 배우가 아닌 기술기업의 CEO가 인기가 높다. 그만큼 사람들의 가치관에서도 근본적인 변화가 일었다. 이는 경제의 기반이 제조업체와 전통 기업에서 벗어나 알고리즘과 데이터로 이동한 것과 때를 같이한다. 이런 구조적 변동은 테크놀로지스트들이 이룬 업적과 발상에서 기인했다고 볼 수 있다. 요즘의 실리콘밸리 기업과 리더들은 한층 원숙해진 모습으로 깊은 성찰적 사고를 한다. 그러면서 여러 주요 민간 영역 안으로 진출하여 그곳의 권력 심장부들을 장악한다. 문화에 대한 실리콘밸리의 영향력은 정부, 학계, 심지어 할리우드마저 능가한다. 이미 라이프스타일 영역은 장악했다. 이제는 보건, 인프라, 에너지, 우주여행, 교육, 우편 시스템 분야를 넘보고 있다. 그들에게 성공을 가져다준 플랫폼들을—AI, 빅데이터, 소비자 중심 주문형 모델들을—도구 삼아 새로운 목표 분야들마저 붕괴시키기 위한 여정에 올랐다. 하지만 이 분야들은 까다롭고 복잡하다. 그들의 접근 방식이 앞으로 어떤 결과를 낼지는 지켜보아야 한다. 실리콘밸리의 리더들 역시 사고력의 성장을 거치면서 이제는 단순한 확장적 사고를 벗어나 새로운 사회 모델, 시스템, 도시 계획, 미래 세계의 비전을 제시하는 활동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세계를 보는 시선에서는 오만함이 느껴진다. 그들의 내면에는 인간의 사회생활과 상거래 방식을 자신들이 바꾸었으므로 이제는 정치와 생명의 영역까지 손을 댈 수 있다는 자신감이 팽배하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스스로를 기리기 위해 이미 도시에 웅장하고 화려한 사옥을 건설했다. 사옥들은 실제로 실리콘 도시들로 기능하고 있다. 모두가 그런 국가 안에서 사는 날이 온다면 어떻게 될까? 이미 우리는 실리콘 국가 안에 살고 있다고 말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
[ 2018년만 해도 실리콘 문화가 후퇴할 조짐이 있었다. 2018년 초에 디지털 ‘수렁’이라는 말이 등장했을 때다. 구글과 페이스북이 디지털 광고 판매의 투명성에서 부족하다며 거대 소비재 기업 유니레버와 그곳의 최고마케팅관리자 키스 위드가 내놓은 표현이다. 극단적인 콘텐츠나 가짜 뉴스 옆에 자신들의 로고가 나오자 유튜브나 여타 유사한 사이트에 게재했던 광고를 공개적으로 철회하는 브랜드도 많았다. 페이스북의 추정 고객 규모에 의문을 제기하는 보고들이 영국과 호주에서 나오기도 했다. 그해 3월에는 페이스북의 8,700만 건 데이터 유출 사건이라는 대형 스캔들도 터졌다. (정치 컨설팅 회사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에서 상업적 용도로 페이스북 사용자의 자료를 수집한 다음, 이를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여타 국가의 정치 캠페인에 활용한 사건이다.) 이 스캔들을 영국의 <가디언>, <옵서버>, <채널 4 뉴스>를 비롯해 미국의 <뉴욕 타임스>가 대대적으로 폭로하자, 이후 한 주 동안 페이스북 주가가 13% 하락했다. 당시 이 소셜미디어 거물 기업의 시가 총액은 750억 달러가 날아갔다. 영국과 미국 당국은 저커버그와 페이스북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고 그들의 출석을—영국에서는 이 일을 고발한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의 내부 직원 크리스토퍼 와일리까지—요구했다. 그러자 언론의 맹렬한 논쟁과 함께 세상이 발칵 뒤집혔다. 소셜미디어 해시태그 ‘#DeleteFacebook#페이스북을삭제하라’이 널리 공유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페이스북의 늑장 대응, 경영진인 셰릴 샌드버그와 마크 저커버그의 리더십 부족, 저커버그의 사리분별력 부족한 TV 인터뷰 등을 언급하며 신나게 비판했다. 라이벌인 기술 귀족 일론 머스크가 자기 회사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삭제한 일은 유명하다. (절연 선언이었다!) 애플 CEO 팀 쿡은 이 사건을 애플의 엄격한 개인정보보호 정책을 자랑할 기회로 삼았다. ]
[ 한 앱 회사에서 크리스 브라운과 리하나의 가정 폭력을 소재로 비도덕적인 앱을 만들자 스냅챗이 이를 포스팅했는데, 스냅챗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최근에 카일리 제너가 스냅챗이 시대에 뒤떨어진다고 선언했을 때도 주가가 10억 달러나 빠졌다. 하지만 페이스북의 주가는 저커버그가 의회에 출석한 후 다시 반등했다. 이는 실리콘밸리의 기업 가치에 내재한 극심한 변동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전반적으로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가치에는 휘발성이 있어 보인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실리콘밸리가 개인정보를 침해하는 문제에 대한 여론과 이들이 소비자의 행동과 습관에 깊이 관여할 수 있는 수준 사이에 계속 긴장감이 감돈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성공 비결은 소비자들이 매일 매순간 사실상 무심하게 개인 데이터를 허용해주는 행위로부터 나온다. 어쩌면 그들로부터 대대적으로 일제히 손을 떼는 것이 그들을 저지할 유일한 방도인지도 모른다. 그런 일을 벌일 수 있을까? 어려울 것이다. 우리는 설교하는 마음으로 클릭하지 않는다. ]
[ 거대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대부분 자체 사옥을 완공했거나 한창 짓고 있다는 소식은 상징적이다. 국제적 명성을 가진 건축가들이 신기에 가까운 효율성과 새로운 건축 양식, 기능을 갖추어 설계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건축 잡지들은 이들을 칭송하는 기사를 싣는다. 이 브랜드의 사원들은 기업주의 원숙미와 힘을 표현하고 효율성을 추구하며 건축된다. 그 안에 기업의 정체성을 우아하게 담으면서 미래의 상징물 역할도 하면서 건축 솜씨가 잘 드러나야 한다. 테크의 드넓은 야심도 상징화해야 한다. 건물마다 신기술 및 지속 가능한 기술을 사용하여 업무와 혁신을 위한 새로운 철학을 구현하고 있다. 많은 건물들이 규모나 범위 면에서 작은 거주구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새롭게 선보인 아마존의 지오데식 돔은 시애틀의 스페이스 니들과 더불어 관광 명소가 되었다. 다른 기업의 건물들도 새로운 형태의 거주구를 추구하고 있다. “건축물이 구현하는 환경을 기기처럼 인식하는 추세가 일고 있습니다. 이는 원래 애플에 의해 주도되었는데, 우연히도 다른 실리콘밸리 기업들도 기기화된 건물 구축을 마침 시작했습니다.” 건축회사 NBBJ의 협력사인 라이언 멀레닉스가 논평했다. (NBBJ는 삼성과 아마존의 신사옥을 설계한 회사다.) “건물이 거대한 규모로 디자인된 하나의 제품이 되고 있습니다. 공간과 그 안에서의 경험은 근본적으로 회사의 정체성과 결부됩니다.” 이 모든 건축 프로젝트의 출발은 실리콘밸리의 철학에서 나온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역사적으로—그리고 의도적으로—브랜드화된 사무 단지에 입주하여, 그 안에서 회사의 흥망성쇠에 따라 확장되기도 했고 축소되기도 했다. 어떤 명확하고 굳어진 일을 하는 것은 모든 실리콘밸리 기업이 표방하는 철학에 위배된다. 실리콘밸리 성공 생태계의 핵심은 적응, 축소, 성장이다. ]
[ 매우 유연한 공간에서 회사들이 발전해왔기에 실리콘밸리에는 사무 단지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성장도 하고, 줄어들기도 하고, 물러나 움츠리고 있다가 재편되기도 하고, 물러나 있다가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경제 사이클과도 잘 들어맞았습니다. 요즘처럼 용도 변경이 쉽지 않은 대형 맞춤형 건물에 투자하는 일은 예전에 없었죠.” UC 버클리 대학교에서 건축, 환경 계획 및 도시 디자인 분야를 연구하는 루이스 A. 모징고 교수가 말했다. 모징고 교수의 사무실은 1960년대식 브루털리즘 양식 건물에 있었다. 그녀는 수년 동안 실리콘밸리의 진화를 관찰해온 연구자다. 아담한 몸집에 단발머리, 안경을 낀 모습이 실리콘밸리의 활동가들과 사뭇 달랐는데 말투도 신랄했다. “그런 식의 거대 투자가 지닌 큰 문제는 아무도 그런 건물에 입주하려 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건물을 다른 용도로 변경해 쓸 수 없잖아요?” 그녀가 말했다. “실리콘밸리의 다른 보통의 건물들과는 다르게 페이스북 건물은 언제나 페이스북과 마크 저커버그의 정체성을 반영합니다. 유지 보수 비용도 많이 들어요. 건물에 전문 관리 인력과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해요. 이 건물을 동부에 있는 코네티컷 제너럴, 벨연구소, 아메리칸 캔, 유니온 카바이드 같은 이전 시대 산업의 사옥들과 연관시키면 재미있어요. 그 옛날 건물들은 이제 아무도 그 용도를 알 수 없는 거대한 애물단지가 되어버렸어요. 실리콘벨리 역시 지금 베르사유 궁전 짓기 시절에 들어선 것 같습니다. ]
[ 실리콘밸리는 도시 계획 및 개발이라는 야심 찬 영역에 진출하여 도시의 지형마저 바꿀 것이다. 자신들의 스마트 캠퍼스를 설계할 수 있는데 도시 설계라고 불가능하겠는가? 2016년에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에어비앤비와 드롭박스의 출범을 도왔던—Y컴비네이터는 중국 심천과 다른 신도시로부터 영감을 얻어 도시 자체를 기초부터 새로 건설하겠다는 ‘신도시’ 프로젝트를 발표한 바 있다. 한편 페이스북은 멘로파크 사옥 근처 20만m² 부지에 직원 관사와 저소득층 주거지, 생활용품점, 식료품점, 문화 센터 등을 갖춘 윌로 빌리지를 빅토리아시대의 시범 마을 스타일로 짓고 있다. 이 계획은 페이스북의 첫 도시 계획 시도로서 찬사받고 있다. 페이스북은 윌로 빌리지에 자전거 도로를 구축하고, 빌리지를 따라 운행하는 철도 노선도 새로 공급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발표했다. 스마트도시 개발업체인 사이드워크 랩스는 도시가 작동하는 방식을 재고하여 설계를 개선하는 기술에 주력하고 있다. 2016년 10월에, 이 회사는 트랜스포테이션 포 어메리카, 미국의 정책 기업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무인차량 및 승차공유 같은 혁신에 잘 대비하도록 16개 도시를 돕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캐나다 토론토의 5만m² 규모의 호숫가 땅에 미래의 비전을 구현하겠다는 역대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캐나다 동쪽 끝단에 있는 퀘이사이드에서 착수할 이 프로젝트는 공기의 질과 용수 사용의 데이터에 의거해 작동하는 하이테크 마을이 될 것이다. 그런데 이런 도시들은 좀 엽기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사이드워크 랩스가 알파벳의 지원을 받아 전화 부스 대신 짓고 있는 링크 허브에 대해, 이미 런던과 뉴욕에서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허브는 충전 서비스와 와이파이 제공을 위한 것인데, 내부에 카메라와 센서가 설치돼 있어 사생활 침해 가능성이 있다. ]
[ 이 모든 프로젝트는 실리콘밸리가 보여줄 성숙한 시민의 역할에 대한 시금석이 될 것이다. 이 캠퍼스들은 프로젝트가 보여주는 성향, 성공하고 실패한 부분, 거기에 반영된 주장 등을 통해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미래 제품과 서비스에 품은 비전과 야망을 보여준다. 세심히 관찰해보면 그 전당들과 그 안에 구현된 비전에는 훌륭한 점과 미비한 점이 모두 담겨 있다. 우아하지만 그 안에는 치명적인 허점과 악의 요인이 병존한다. 그들의 주장과 캐치프레이즈 안에는 위선이 도사리고 있다. 목가적 풍경 너머로는 기괴함이 기다린다. 말하자면 도시를 빙 둘러 설치된 센서들이 실시간으로 날씨를 기록하고 교통 정보를 생성하는 데는 매우 유용하겠지만, 감시의 또 다른 형태로 이용될 수 있다. 지속가능한 건물은 지어진 후에나 지속가능하게 관리되는 것이지, 새 건물은 언제나 처음부터 새 재료로 지어야 한다. 캠퍼스 역시 진입 경로나 공동 공간이 보완되지 않고 도심에서 벗어나 있다면, 내부 공동체만 그 안에서 개방적이고 투과적일 뿐 전체 상황은 그렇지 못할 것이다. 교외에 세워진 사옥들 안에 도시 생활을 모방하는 힙스터 커피 모임이 빠르게 생겨나는 현상에서 볼 수 있듯이, 그곳의 많은 것들이 허울이다. ]
[ 시작할 때 언급한 웹 서밋 대담에서 틸이 ‘노화’의 해결을 말하며 정부의 저지를 받지 않고 전진해야 한다고 하자 청중들이 큰 호응을 보냈고 이는 당연하다. 그들은 런던이나 뉴욕, 여타 지역에서 낙후된 인프라와 관료주의의 비효율성, 신속한 업무처리는커녕 엄청나게 더딘 속도로 문제를 처리하는 담당자들을 상대로 일해왔다. 그들은 주기적으로 등장하는 백발이 성성한 정치인이나 낙후된 정부 웹사이트가 자신들의 미래를 대변한다고 여기지 않는다. 그동안 브랜드들은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 ‘투명성’과 ‘목적의식’을 열심히 추구했지만, 정치인들은 이를 위해 서두른 적이 없다. 그들에게는 그럴 필요가 없다. 소비자는 언제라도 브랜드를 떠날 수 있지만, 선거는 2년마다 반복되고 어쨌든 그들은 선출될 것이다. 따라서 모든 걸 고쳐주겠다는 실리콘밸리의 약속이 매혹적인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고 실리콘밸리가 국가의 올바른 대체물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정부가 결함이 많다는 것은 맞지만, 최소한 선출된 사람들로 구성되며, 그들은 주주를 위해서가 아닌 사회 전체를 위한 자리라는 것을알고 그 자리에 앉아 있다. 실리콘밸리가 맡는 시민적 역할이 계속 확대된다면 우리는 실리콘밸리의 리더들이 세우는 윤리적 틀을 검토해야 한다. 최근까지 우버가 견지하던 철학은 회사가 성공하는 한 성차별적이고 적대적인 직장 문화도 괜찮다는 것이었다. 매력적인 직장인 아마존의 경우, 본사에는 식자층 전문가들이 가득하지만, 주문을 처리하는 물류센터가 고된 업무를 떠맡고 있다는 사실은 유명하다. 공급자들이 받는 부도덕한 처우도 마찬가지다. 실리콘밸리의 아젠다는 대개 부유하고 교육받은 남성 집단에 의해 설정된다. 그들은 백인이고 부유하고 남성이고 베이비붐 세대인 미래학자 집단과 백인이고 부유하고 남성이고 베이비붐 세대인 교수로부터 조언을 받는다. [그리고 (대개가) 백인이고 교육받은 남성인 기술 담당 기자에 의해 보도된다.] 실리콘밸리 거주민들은 새로운 상아탑의 주인들이다. ]
[ 빅 테크의 활동 범위가 점차로 넓어지면서 이런 사실들이 뚜렷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어떤 기업이 서비스를 독점하고 있다면 하나의 방식으로 해결하면 된다. 그들과 거래하지 않으면 된다. 그런데 그 기업이 모든 것을 제공하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 더구나 그 모든 것이 서로 밀접해서 우리의 생활 방식, 우리의 대출금, 우리의 보험, 우리가 결제하는 가격까지 모두 통제하고 있다면? 우리의 건강 자료가 우리의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미친다면? 우리의 생산성 저하가 급여와 직접적 연관성을 띤다면? 통제라는 보호막이 갑자기 없어지면, 우리의 구매뿐 아니라 우리의 생활 방식까지 독점하는 조직이 등장할 것이다. 바로 소비자지상주의 경찰국가의 출현이다. ]
[ 현재로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무도한 행위들은 공개적인 망신이나 신문의 일면 기사로 규제되었다. 그들은 좋은 평판을 유지해야 하는 소비자 브랜드이므로 대중의 항의가 심하면 특정 행동을 중단하고 단념했다. 그러나 실리콘밸리가 소비자 전체를 독식하면—이러한 스캔들을 보도해줄—언론 본연의 기능은 물론이고 언론의 통제 기능 역시 금세 사라질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사회적 역할이 꾸준히 커가는 현상은 공권력의 진공 상태에 의해서도 촉진된다. 제이월터톰슨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다수 미국인은 정부와 민주주의가 부실해졌다고 느낀다. 신뢰감이 사라진 것이다. 충격적이게도 밀레니얼들 사이에는 실리콘밸리가 정부의 역할을 더 많이 인계받아야 한다는 편파적인 열의도 등장하고 있다. 옳고 그름을 떠나 정부가 우리의 미래를 건설해준다는 신뢰감은 이제 사라졌다. P2P 리뷰와 저가 인터넷 서비스에 밀려난 기성 여행사들처럼, 정부 역시 더 뛰어나고, 더 효율적이며, 더 기술에 능통한 기업들에게 밀려날 위기에 처해 있다. 정부의 이미지 하락 문제를 인식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전 백악관 최고기술책임자 메건 J. 스미스는 행정부와 실리콘밸리의 장점을 결합한 캠페인을 오바마의 두 번째 임기 중에 착수했다. 하지만 그때 오바마 대통령은 행정부의 과감한 약속을 모두 시행하는 데 있어 실리콘밸리가 지닌 한계점들을 확인했다. 2016년 피츠버그의 백악관 프런티어스 컨퍼런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기존의 낙후된 시스템을 모두 날려버리려는 실리콘밸리의 오만을 꼬집었다. “정부는 실리콘밸리의 운영 방식으로는 절대 운영되지 않을 것입니다. 정의상으로 민주주의란 원래 뒤죽박죽이며, 미국 역시 다양한 관심사와 다양한 이질적 견해가 병존하는 거대하고 다채로운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
[ 실리콘밸리를 볼 때 저지르는 가장 큰 과오 중 하나는 그것을 하나의 균질한 인프라, 즉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빅 테크의 거대한 단일체로 가정하는 것이라고 보이드는 말했다. 사실 실리콘밸리는 부족 같은 성격이 강하며, 진화를 거치면서 여러 층위가 겹친 현재의 상태가 되었다. “그 집단은 정말 흥미롭고 독특한 단계들을 밟아왔습니다.” 그녀가 말했다. 실리콘밸리는 진화해오는 동안 분야나 산업 이상의 것을 보여왔고, 전체적 개념을 형성하고 있으므로 하나의 콘셉트로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실리콘밸리는 문화, 정신, 기풍, 언어, 미학이다. 실리콘밸리를 말하는 공통적인 비유와 가치 체계가 있다. 시애틀에 소재한 아마존도 직관적으로는 ‘실리콘밸리 브랜드’로 느껴진다는 뜻이다.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스냅챗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실리콘 라운드어바웃, 실리콘 비치 같은 모방 집단도 대거 등장했다. 모두 자신들에게서 실리콘밸리의 신비감이 연상되기를 바란다. 실리콘밸리라는 용어는 1971년에 만들어졌다. 샌프란시스코 만 지역 남부의 산타클라라밸리에 있는 일단의 실리콘칩 제조업체들을 지칭했다. 지리적으로 보면 원래의 실리콘밸리 지역이 있었고, 이후 샌프란시스코 일대와 옆 동네인—우버가 이전할 것이라고 2015년에 발표한—오클랜드로 퍼졌다. <포춘> 지 선정 1000대 기업 중 53개 기업이 골든 스테이트(캘리포니아주의 별칭)에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GDP가 2조 4,600억 달러로, 그 경제 규모가 세계에서 6번째이며 프랑스보다 크다. 이곳보다 GDP가 높은 나라는 미국 전체, 중국, 일본, 독일, 영국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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