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략) 토가를 걸친 의젓한 젊은 시민을 한번 생각해보게. 늪에 상륙해서 숲을 지나 행군하다가 어느 내륙의 주둔지에 이르러 자기 주위를 에워싼 야만성, 그 철저한 야만성을 느끼게 될 거야……. 숲에서, 정글에서, 야만인의 가슴속에서 꿈틀거리는 그 모든 야생의 신비한 생명력을. 그런 신비에는 입문할 수도 없지. 그는 이해할 수 없는 동시에 혐오스럽기까지 한 것들 사이에서 살아가야만 하네. 그런데 거기에는 그의 감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매혹 또한 존재해. 혐오스러움이 지니는 매혹이지. 왜 있잖나. 점점 커지는 후회, 탈출하고픈 열망, 무력한 역겨움, 굴복감, 증오를 한번 상상해보게. ”
『어둠의 심장』 p.15, 조지프 콘래드 지음, 황유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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