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땅과 하늘과 물뿐인 광대한 텅 빔 속에서 이해할 수 없는 군함 한 척이 대륙을 향해 대포를 쏘고 있었던 거야. 펑 하고 15센티미터 함포가 발사되자 작은 불꽃이 휙 날아가다가 사라졌고, 작게 피어오른 하얀 연기도 사라졌고, 조그마한 발사체는 아주 약하게 끼익 소리를 냈지. 그러고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 아무 일도 일어날 수가 없었지. 그런 일련의 행위에서는 광기의 기미가 느껴졌고, 그 광경에서는 침울한 우스꽝스러움마저 느껴졌는데, 배에 타고 있던 누군가가 보이지 않는 어딘가에 원주민들, 그는 그들을 적이라고 부르더군! 원주민들의 막사가 있다고 나를 열심히 설득하려 해도 그 느낌은 사라지지 않았어. ”
『어둠의 심장』 p.34, 조지프 콘래드 지음, 황유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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