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2.어둠의 심장, 조지프 콘래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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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제 하면 어떤 것들이 떠오르시나요. 목화밭, 링컨 대통령, 남북전쟁, 인종차별, 마틴 루터 킹 등 사람마다 떠오르는 것은 천차만별일 겁니다. 정 반대편의 대륙에 있는 우리에게는 개념적으로는 생각할 수 있어도 어떤 것들인지 구체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을 겁니다. 노예제는 현대사회의 우리에게는 굉장히 낯설고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사회제도지만 우리 역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엄연한 과거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노예에 대한 관심이 생겨 책을 찾다 보니 필연적으로 아프리카 대륙, 흑인문화, 인종주의와 같은 개념들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역사 속의 노예제, 그리고 노예제가 만든 현대사회의 영향, 문화의 여러 연결고리들을 따라가며 읽는 것이 이 모임의 취지입니다. 어느 회차에는 노예제의 기원이나 역사에 대한 책을 읽고, 어떤 회차에서는 흑인 작가의 작품을 읽으며, 어떤 때는 다른 인종주의에 대한 책을 읽을 수도 있습니다. 역사나 문화는 전후의 배경과 영향이 항상 서로 얽혀 있듯, 어느 한 시기나 한 부분만을 도려내어 보기보다는 다양한 영역과 장르, 시대상을 오가며 보려고 해요. - 책을 고른 이유 - 조지프 콘래드의 <어둠의 심장>은 1800년대 후반 유럽 국가들이 아프리카 대륙으로 점점 깊숙이 뻗쳐가며 경제적 수탈과 식민지화가 진행되는 배경을 비판하기 위해 쓰여진 소설입니다. 제국주의적 사고와 분위기가 퍼져가는 시대에서 백인의 눈으로 바라본 제국주의에 대한 고발과 비판 그리고 아프리카 대륙의 고통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여 골랐어요. - 이전 모임 - 01. 노예선 - 마커스 레디커 - 모임 독서 예정목록 - 02회 모임: 어둠의 심장 - 조지프 콘래드 03회 모임: 니그로 - W. E. B. 듀보이스 04회 모임: 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 - 루시우 데 소우사 05회 모임: 스파르타쿠스 전쟁 - 배리 스트라우스 06회 모임: 인종이라는 신화 - 로버트 월드 서스먼 * 향후 추천도서가 생기면 목록이나 순서는 바뀔 수 있습니다. - 함께읽기 일정 - 5/30 ~ 6/15 : 책 준비 기간 6/16~7/10 : 독서 및 책에 대한 감상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기준 240쪽 분량으로 그렇게 길지는 않아 일정 기간을 25일로 잡았습니다. 모임은 휴머니스트 기준으로 진행할 예정이지만 민음사(212p) , 을유문화사(268p), 문예출판사(212p)로도 출판되었으니 각자 편한대로 준비하셔도 되세요. 분량을 나누기보다는 각자의 독서 속도에 따라 읽는 방향으로 진행할게요. 다만 결말 부분은 아직 읽는 중인 분들을 고려해 관련 내용을 작성시 스포일러 기능을 이용해주세요.
<어둠의 심장> 읽고 관심을 갖게 된 주제인데, 예정 목록의 다른 책들도 너무 흥미로워 보이네요.
안녕하세요! 전 이전에 소설 <킨>을 읽으면서 노예제에 관심이 생겼어요. 사실 아메리카 대륙의 흑인노예제만이 아니라 다른 국가와 문화권, 시대에 존재하던 노예에 대한 내용들도 궁금한데 이쪽은 국내에는 책이 생각만큼 많지는 않은 것 같더라고요.
이전 회차 모임에 읽었던 <노예선>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이 책은 서구사회에 노예제도가 퍼지는 과정에서 노예선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조명하고 있어요. 저자는 노예선이 단순한 운송수단을 넘어 아프리카의 노동력을 아메리카 대륙으로 공급하고, 그 노동력을 기반으로 생산된 산출물을 다시 유럽으로 되사오는 대륙간 무역의 핵심수단이자 국제무역, 자본주의의 시작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노예선은 그 자체로 자본에 의한 계급사회의 축소판이기도 합니다. 막대한 자본을 가진 상인과 선주들은 자신들의 동업자 겸 사업의 대행인으로서 선장을 고용합니다. 선장들은 체계적인 급여체계와 무역에서 나오는 이익의 공유를 통해 책임감을 갖고 노예사업을 대신 수행하고요. 지배계급인 상인과 선장이 비해 일반 선원들은 별다른 자본도 기술도, 지식도 없어 쉽게 부채노동자로 전락하며 노예선 안에서 때로는 목적지에 도착해서 손쉽게 버려지거나 대체되는 노동자의 비극을 겪기도 합니다. 또한 노예무역에 있어 백인의 일방적 수탈만이 있던 것이 아니라 이해관계가 얽힌 다른 아프리카 왕국, 부족, 노예사냥꾼들 즉 같은 흑인이 흑인을 잡아들이고 노예로 팔아넘기는데 지분이 상당함을 알려줘요. 당시 아프리카 국가들은 주로 총기를 얻는 대가로 노예를 넘겼는데, 이는 부족간 또는 국가간 경쟁에서 신무기를 기반으로 상대를 복속시켜 더 많은 노예자원을 얻고, 노예들을 다시 팔아 서구의 무기를 사들이는 순환이 반복되는 형태였습니다. 아프리카의 해안 지대나 섬에는 아예 요새 또는 기지를 건설하여 노예를 전문으로 사들이고, 수용하고, 노예화하는 '공장'들이 있어 선장들은 해안에 내려 직접 무역을 할 수도 있지만, 공장에서 보다 편리하게 노예를 공급받기도 했습니다. 이 책은 역사와 사회를 다루지만 통계나 수치자료는 거의 나오지 않아요. 대신 당시 노예무역을 하며 항해일지나 기록을 남긴 각종 선장, 선원, 노예들의 일화를 중심으로 독자에게 설명을 전달합니다. 저자는 이에 대해 "추상성의 폭력"이란 단어로 설명하는데, 어느 규모나 수치를 넘어서면 각종 통계와 백분율, 수치와 그래프는 인간이라는 개인을 숫자 뒤에 가리게 만들고 그로 인해 그들이 겪어야 했던 아픔과 고통 그리고 모순을 오히려 놓치게 된다는 지적입니다. 그래서 작가는 우리에게 노예무역의 규모나 크기를 설명하기보다는 '구체화 된 폭력과 억압의 이야기'를 실화와 기록으로 전달합니다. 노예선 생활이 어떠했는지, 노예와 하급선원들이 노예선이라는 공간 속에서 어떻게 체계적으로 억압받았는지 궁금하신 분들은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노예선 - 인간의 역사노예무역, 노예제도는 세계자본주의의 부상과 밀접한 연관이 있고 노예선으로 창출된 노동력은 상품으로 거래되며 자본주의 확립에 기초적인 역할을 했다. 여기에 핵심 도구, 장소로 활용된 노예선에는 폭력, 공포가 만연했고 수많은 아프리카인과 선원이 그 희생양이었다.
여러분은 현재 읽고 있는 중인 다른 책이 있으신가요? 저는 <코스모스>를 읽고 있습니다. 우주에 대한 얘기 외에도 과거 사람들의 세계관, 각 시대의 주요한 천문학자와 과학자들, 그들이 이루어낸 발견과 과학사(史)의 흐름, 생물학과 진화론에 이르기까지 여러 내용들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걸 보며 왜 '코스모스'라고 제목을 지었는지 알겠더라고요. 책 본문 중 7장 '밤하늘의 등뼈'는 고대인들이(주로 그리스 지역) 우주와 별을 어떻게 인식했는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세이건은 여러 문화권의 노예제도가 과학적 사고관의 발전을 한동안 가로막은 요소라고 분석했는데요. 구성원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노예 그리고 노예들의 노동력으로 대부분의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는 구조이기에 지배계층은 기술이나 공학 또는 과학의 발전에 크게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었다는 분석입니다. 몸을 움직이고 반복적인 활동을 해야 하는 관측과 실험보다는 순수한 추상적 사고와 형이상학적 주제, 그리고 신의 영역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거죠. 전혀 다른 주제의 책에서 노예제라는 교차점이 나오는 게 신기했어요.
코스모스<콘택트>, <창백한 푸른 점> 등의 지은이 칼 세이건의 저작 중에서 가장 유명한 이 책은 우주, 별, 지구, 그리고 인간이 어우러져 빚어내는 매혹과 탐구의 역사를 매끄러운 글과 멋진 사진으로 담아내어, 출간 20년이 훌쩍 넘은 지금도 가장 읽을만한 교양서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과학사를 연구하는 벤저민 패링턴은 고대 과학의 쇠퇴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이오니아의 중상주의적 전통은 과학의 발전을 가져온 원동력이었지만 동시에 노예 경제의 발전도 동반했다. (중략) 노예의 정체성은 손을 사용하는 그들의 육체 노동에 있었다. 육체 노동은 바로 노예임을 뜻했다. 한편 과학 실험도 육체 노동이었다. (중략) 이오니아 인들의 능력은 꽤 훌륭한 기계를 만들기에 충분하고도 남았다. 그러나 당장 끌어다 쓸 수 있는 노예의 노동력이 기술 개발의 경제적 동기를 갉아먹었다. 따라서 중상주의의 전통은 기원전 600년경 이오니아의 위대한 깨달음을 이룩하는 데 크게 기여했지만, 노예 제도를 통하여 200여 년 후에는 과학적 사고의 몰락을 가져오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코스모스 p.370~371,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올해 퓰리처상 예술 부문의 주요 테마가 인종차별과 노예제였다고 하네요. 나중에 번역본이 나오면 독서목록에 포함시킬 만한 책들인 듯하여, 해당 기사 링크를 가져와봅니다. https://naver.me/55P3ZMZU 트럼프 시대, 퓰리처는 ‘인종 차별’에 주목했다
안녕하세요 향팔님. 소개해주신 링크의 내용들 중 <콤비>가 눈에 들어오네요. 미국 남북전쟁과 흑인 운동가들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콤비에서 소개하는 '해리엇 터브먼'의 이름은 다른 곳에서 본 적이 있어 익숙하네요. 개인적으로 해리엇 터브먼의 인생과 그녀의 활동이 궁금하여 국내에 소개된 책이 있는지 찾아봤지만 많지 않더라고요. 미국에서는 덴마크 베시, 프레더릭 더글러스, 존 브라운 못지 않게 중요한 인물임에도 국내에 번역된 도서가 거의 없는 게 아쉬웠어요. 그래도 아라한 출판에서 나온 해리엇 터브먼의 전기 번역이 있어 나중에 모임용으로든 개인적으로든 한 번 읽어보려고 합니다. (책이 POD형식이라고 하여 오직 고객 주문이 접수되어야만 그때 그때 책을 소량 제작하는 방식이라 취소/반품이 불가하다고도 하고 지역도서관에도 많지는 않은 것 같네요.)
해리엇 터브먼 : 흑인들의 모세 진가로서 우리의 문화, 특히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기록을 해두어야 한다는 의무감도 작용했다.
해리엇 터브먼, 저는 처음 들어본 이름이에요. 기사와 @은화 님의 책소개를 통해 아 이런 사람이 이런 일을 했구나, 처음 알게 되었네요. 역시 세상은 넓고 제가 모르는건 너무 많습니다! (아, 말씀대로 POD책은 주변 도서관엔 없더라고요.)
공유 고맙습니다. <제임스> 어떤 작품일지 너무 궁금하네요.
다들 책은 잘 준비하셨나요? 저는 동네 도서관에는 없어서 근처 도서관으로부터 상호대차를 신청했습니다. 아마 월요일 저녁이나 화요일부터 책을 받아서 시작할 것 같네요. 안내사항에 써있듯이 책의 분량이 길지 않기에 각자 자유로운 일정대로 읽으며 문장을 수집하거나 대화할게요. 중간 중간 같이 얘기해보고 싶은 내용에 대해 주 단위로 화제글로 정리해 올리겠습니다. 각자 읽는 속도와 일정이 다를 수 있기에 결말 부분을 직접 언급하시고자 하는 경우 스포일러 기능을 부탁 드리겠습니다.
도서관에 희망도서로 신청해서 오늘 받아 왔습니다. 예전에 민음사 판으로 한 번 읽어봤던 작품인데, 기억이 가물가물~ 이번 기회에 휴머니스트 판으로 다시 읽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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