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2.어둠의 심장, 조지프 콘래드

D-29
올해 퓰리처상 예술 부문의 주요 테마가 인종차별과 노예제였다고 하네요. 나중에 번역본이 나오면 독서목록에 포함시킬 만한 책들인 듯하여, 해당 기사 링크를 가져와봅니다. https://naver.me/55P3ZMZU 트럼프 시대, 퓰리처는 ‘인종 차별’에 주목했다
안녕하세요 향팔님. 소개해주신 링크의 내용들 중 <콤비>가 눈에 들어오네요. 미국 남북전쟁과 흑인 운동가들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콤비에서 소개하는 '해리엇 터브먼'의 이름은 다른 곳에서 본 적이 있어 익숙하네요. 개인적으로 해리엇 터브먼의 인생과 그녀의 활동이 궁금하여 국내에 소개된 책이 있는지 찾아봤지만 많지 않더라고요. 미국에서는 덴마크 베시, 프레더릭 더글러스, 존 브라운 못지 않게 중요한 인물임에도 국내에 번역된 도서가 거의 없는 게 아쉬웠어요. 그래도 아라한 출판에서 나온 해리엇 터브먼의 전기 번역이 있어 나중에 모임용으로든 개인적으로든 한 번 읽어보려고 합니다. (책이 POD형식이라고 하여 오직 고객 주문이 접수되어야만 그때 그때 책을 소량 제작하는 방식이라 취소/반품이 불가하다고도 하고 지역도서관에도 많지는 않은 것 같네요.)
해리엇 터브먼 : 흑인들의 모세 진가로서 우리의 문화, 특히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기록을 해두어야 한다는 의무감도 작용했다.
해리엇 터브먼, 저는 처음 들어본 이름이에요. 기사와 @은화 님의 책소개를 통해 아 이런 사람이 이런 일을 했구나, 처음 알게 되었네요. 역시 세상은 넓고 제가 모르는건 너무 많습니다! (아, 말씀대로 POD책은 주변 도서관엔 없더라고요.)
공유 고맙습니다. <제임스> 어떤 작품일지 너무 궁금하네요.
다들 책은 잘 준비하셨나요? 저는 동네 도서관에는 없어서 근처 도서관으로부터 상호대차를 신청했습니다. 아마 월요일 저녁이나 화요일부터 책을 받아서 시작할 것 같네요. 안내사항에 써있듯이 책의 분량이 길지 않기에 각자 자유로운 일정대로 읽으며 문장을 수집하거나 대화할게요. 중간 중간 같이 얘기해보고 싶은 내용에 대해 주 단위로 화제글로 정리해 올리겠습니다. 각자 읽는 속도와 일정이 다를 수 있기에 결말 부분을 직접 언급하시고자 하는 경우 스포일러 기능을 부탁 드리겠습니다.
도서관에 희망도서로 신청해서 오늘 받아 왔습니다. 예전에 민음사 판으로 한 번 읽어봤던 작품인데, 기억이 가물가물~ 이번 기회에 휴머니스트 판으로 다시 읽어보려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노예제에 대해서 다큐멘터리로 접하고 책으로는 작년에 <낙인 찍힌 몸>에 한 챕터에서 접하게 되어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노예제라는 제도가 자본주의에서 비롯되었다기보다 노예제 때문에 자본주의가 더 확장되었다고 보는 점이나 흑인이란 낙인 자체가 노예제로부터 출발했다는 사실이 흥미롭더라고요. 당시에는 피부색이 아니라 노예선의 선원인 경우 피부색에 상관 없이 모두 백인이라고 불렸으며 아프리카계의 노예들이 흑인이라고 불렸다고 하네요. 이것이 인종주의와 계급주의, 자본주의의 확장으로 이어진다는 점이 제겐 새로운 접근법이었습니다.
낙인찍힌 몸 - 흑인부터 난민까지, 인종화된 몸의 역사인종주의의 역사는 어느 편에 손을 들어주며 흘러왔던 것일까. 우리는 인종차별의 가해자일까, 피해자일까. 쉽지 않은 문제일수록 역사 속에 실마리가 있는 법. 『낙인찍힌 몸』과 함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그 답을 풀어보자.
어둠의 심장은 휴머니스트 출판사 버전으로 밀리의 서재에 있어서 그것으로 참여하려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은의책 님! 말씀해주신 내용들이 이전 모임 책에도 나오는데 아마 <낙인찍힌 몸>의 작가님도 집필할 당시 참고하셨나 보네요. 노예무역 이전에도 국제무역으로서 실크로드나 해상무역이 있었지만 두 작가 모두 노예제가 자본주의의 태동에 기여했다고 분석하는 이유는 '경제적 이윤의 동기를 바탕으로 장기간에 걸쳐 조직적으로 상품과 노동력을 이주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또한 한편으로는 기존의 신분제와는 별개로 자본에 의한 계급화(대상인-선장-선원-노예)가 등장한 것도 있겠고요. 아메리카 대륙에서 대농장을 경영하기 위한 노동력을 아프리카로부터 안정적이면서도 장기적으로 공급받고, 이를 바탕으로 수확한 산출물을 최종시장인 유럽에 마찬가지로 정형화된 방법을 통해 판매하고.. 상인이나 지도자 개개인의 욕망을 뛰어넘어 시스템화 된 체계가 3대륙에 걸쳐 형성되는 사건이라는 점에서 자본주의의 시초로 보는 분석이 저도 새로웠어요.
아! 이렇게 보니 이전 모임 책도 꼭 읽어봐야겠네요. 한가지 주제로 다양한 도서를 읽을 수 있어서 정말 좋습니다. 인간이 지닌 상품성 같은 잔인한 면모를 보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기도 하네요.
밀리에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묘사와 서술이 화려하네요. 재미있게 읽어보겠습니다 ㅎㅎ
그것은 단지 폭력이 동원된 강도질, 대규모로 이루어진 악질적인 살인에 불과했고, 그들은 맹목적으로 그 짓을 저질렀어. 어둠과 맞붙는 자들에게 아주 어울리는 행동이 아닐 수 없지. 지구의 정복이라는 것은 대개 우리와 피부색이 다르거나 코가 우리보다 살짝 낮은 사람들의 소유물을 빼앗는 것을 의미하기에, 너무 자세히 들여다보면 보기 흉하게 마련이야.
어둠의 심장 조지프 콘래드 지음, 황유원 옮김
저는 오늘 퇴근하면서 책을 받아왔습니다! 원래 어제 찾아가려 했는데 다른 일정 때문에 가지 못했네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책 크기가 작고 얇았는데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분량이라 좋네요.
선원들의 이야기는 직접적이고 단순한 것으로, 그 전체 의미는 깨진 견과류의 껍질 안에 들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말로는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는 성향만 제외하면) 전형적인 선원이 아니었다. 그에게 사건의 의미란 알맹이처럼 안에 있는 게 아니라 바깥에 있으면서, 불빛이 아지랑이를 드러내주듯 의미를 드러나게 하는 이야기를 감싸고 있는 것이었다. 때로 허깨비 같은 달빛을 받았을 때 모습을 드러내는 그런 희부연 달무리처럼 말이다.
어둠의 심장 p.12~13, 조지프 콘래드 지음, 황유원 옮김
이곳에 온 그를 한번 상상해봐. 이 세상의 끝, 납빛 바다, 연기 색깔의 하늘, 견고하기가 육각형의 소형 아코디언 정도인 배. 그렇게 물자를 싣고, 혹은 사명을 띠고, 혹은 다른 무엇을 실은 채 이 강을 거슬러 올라간 그를 말일세. 모래톱, 늪지, 숲, 야만인들…… (중략) 추위, 안개, 폭풍, 질병, 유랑, 그리고 죽음…… 공기 중에, 물속에, 덤불 속에 숨어 다니던 죽음.
어둠의 심장 p.14, 조지프 콘래드 지음, 황유원 옮김
(중략) 토가를 걸친 의젓한 젊은 시민을 한번 생각해보게. 늪에 상륙해서 숲을 지나 행군하다가 어느 내륙의 주둔지에 이르러 자기 주위를 에워싼 야만성, 그 철저한 야만성을 느끼게 될 거야……. 숲에서, 정글에서, 야만인의 가슴속에서 꿈틀거리는 그 모든 야생의 신비한 생명력을. 그런 신비에는 입문할 수도 없지. 그는 이해할 수 없는 동시에 혐오스럽기까지 한 것들 사이에서 살아가야만 하네. 그런데 거기에는 그의 감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매혹 또한 존재해. 혐오스러움이 지니는 매혹이지. 왜 있잖나. 점점 커지는 후회, 탈출하고픈 열망, 무력한 역겨움, 굴복감, 증오를 한번 상상해보게.
어둠의 심장 p.15, 조지프 콘래드 지음, 황유원 옮김
우리를 그런 흉함에서 구해주는 것은 이념뿐일세. 그 배후에 자리한 이념, 감상적인 구실이 아닌 이념, 그리고 그 이념에 대한 헌신적인 믿음, 모셔놓고 앞에서 절하며 제물을 바칠 수 있는 대상으로서의 무엇…….
어둠의 심장 p.16, 조지프 콘래드 지음, 황유원 옮김
고대에는 영국도 로마 제국의 발길이 닿기 전까지는 문명인의 기준으로 보기에 '야만인'들이 살던 곳이었죠. 막상 그 역사를 잊고 있다가 이 문장을 보니 제국주의 시대가 얼마나 아이러니한지 느껴지네요.
깊은 그림자가 드리워진 좁고 인적 없는 거리, 높은 집들, 베니션블라인드가 쳐진 무수한 창문, 쥐 죽은 듯한 적막, 돌 사이로 돋아난 풀, 좌우로 자리한 인상적인 마차용 아치길, 살짝 열린 채 육중하게 서 있는 거대한 쌍여닫이문, 나는 이런 틈새 중 하나로 들어가서 잘 쓸어놓았지만 장식이 없어 사막처럼 무미건조한 계단을 올라가서는 첫 번째로 다다른 문을 열었네.
어둠의 심장 p.22~23, 조지프 콘래드 지음, 황유원 옮김
저만 그렇게 느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문장도 그렇고 이후에도 계속 묘사되는 무역 회사의 풍경이 왠지 인적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해야 할까요. 장식도, 활기도 없는 텅 빈 건물에 분명 사무원과 안내원, 대표를 비롯한 온갖 사람들이 있음에도 삭막해 보였습니다. 그나마 만나는 사람을 묘사하는 장면에서도 구체적으로 대화를 나눈 묘사가 없이 슥 지나가는데 오직 사업과 관련된 목적 외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는 분위기가 모든 곳에 담겨있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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