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2.어둠의 심장, 조지프 콘래드

D-29
말씀해주신 바야돌리드 회의는 처음 알게 된 내용이라 찾아봤는데 인디오의 권리를 인정하는 대가로 빈 노동의 공백을 흑인으로 보충했다는 게 기가 막히면서도 착잡하네요. 그 당시의 스페인이 보기에는 인디오는 최소한의 문명이라도 존재하는 인간이었지만 흑인은 인간으로도 보지 않았다는 뜻이겠죠. 그래서 더더욱 아프리카 대륙과 흑인의 착취에 전념하고, 이를 정당화하고자 백인과 흑인은 같지 않다는 데 집착했나 봅니다. 하지만 백인들도, 영국이나 네덜란드도 과거 머나먼 때에는 말로의 말처럼 로마의 발길조차 닿지 않던 야만의 시대가 있었죠. 그 과거를 잊기 위해서라도 더욱 더 계몽사상에 매달려 자신들이 아프리카를 개척하고 올바르게 인도해야 한다는 그릇된 사명에 빠져든 것 같습니다.
말씀처럼 야만의 새다를 지난 백인들이 아프리카에서 다시 만난 야만은 과거를 떠올리지 않으려는 계몽사상을 강요하게 만든 것 같습니다. 또한, 작가는 식민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진보된 생각을 말로의 입을 통해 하였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과거를 잊은 시대에 사람들 사이에서 저자는 어떻게 현명함을 소설 속에 녹여낼 수 있었을지가 궁금합니다.
아마도 작가가 영국 태생이 아니기 때문에 당시의 식민지 경쟁의 시대를 객관적으로 보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책에 대한 후기나 정보들을 찾아보면 제국주의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다고 하지만 저는 시대적인 배경보다는 '문명과 원시의 기준이 무엇이며, 그 둘이 근본적으로 무엇이 다른가'를 고민하는 작품이라고 느꼈습니다. 왜냐면 이 책 전반에 걸쳐 묘사되는 대부분의 서구권 인물들이 하나 같이 어딘가 결함이 있는 듯 묘사되거든요. 말로가 이야기를 하다가 자신의 경험담이 터무니없다는 주변인의 지적에 대해 '모든 것이 다 갖춰져 있고, 안락한 도시에서 사는 당신들이 뭘 알겠나' 식으로 말하기도 하고, 도시의 풍경도 굉장히 삭막하게 표현하고 있고요. 겉으로 보기엔 다들 옷을 갖춰 입고, 음식을 해 먹고, 직업이 있으며 돈을 벌지만 그 온갖 사회의 틀과 상호작용을 벗겨내면 근본은 정글 속 원주민과 다를 게 없다고 말하는 취지로 느껴졌습니다. 콘래드 본인도 콩고를 직접 다녀오고 똑같은 물음을 가졌을 것 같습니다. 왜 콩고의 사람들은 식민지가 되어 억압받는 삶이 당연한 것이고, 또 마찬가지로 서구권은 남으로부터 착취하는 구조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백인도 문명사회를 어느 순간 하루아침에 이룩한 것이 아니고 똑같이 야만의 시대가 있었다면 흑인과 백인이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 무엇인가. 누군가가 다른 이를 단지 조금 더 기술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앞서 있다고 하여 위에 올라서는 것이 당연한 일인가. 모두가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는 사회의 가치가 머나먼 땅에서는 실제로 어떤 모습으로 실다가오는지를 경험해 보았고, 그 간극을 글로써 풀어낸 게 이 작품 아닐까요. 그리고 그런 질문과 물음은 조지프 콘래드가 영국이나 프랑스, 네덜란드와 같은 제국주의 국가 태생이 아닌 외부인의 입장이었기에 가질 수 있던 생각 같습니다.
"원주민들의 야영지가 그의 처소를 둘러싸고 있었고, 추장들은 매일 그를 보러 왔다지. 그들은 기어서 왔다는데……. '저는 그들이 커츠 씨에게 다가갈 때 갖춘 예법에 대해서는 전혀 궁금하지 않습니다.' 내가 외쳤어. 흥미롭기도 하지, 커츠 씨의 창문 아래 말뚝에서 말라가는 머리통들보다 그런 상세한 설명이 더 참을 수 없게 느껴졌다니 말이야."
어둠의 심장 p.139, 조지프 콘래드 지음, 황유원 옮김
"그의 (선홍색) 주머니는 탄약통으로 불룩했고, 다른 쪽 (남색) 주머니에서는 타우슨의 《선박 조종술의 몇몇 요점에 관한 연구》등등이 살짝 튀어나와 있었지. 그는 자신이 야생과 새로이 마주칠 채비를 아주 훌륭히 갖추었다고 생각하는 듯했어."
어둠의 심장 p.152, 조지프 콘래드 지음, 황유원 옮김
"나는 그 마력을 깨뜨려보려 애썼어. 망각된 난폭한 본능을 일깨우고 충족된 괴물 같은 열정의 기억을 되살림으로써 그를 그 냉혹한 가슴으로 끌어들이는 듯한 그 마력을 말일세. 그를 숲의 가장자리로, 덤불로, 어슴푸레 빛나는 모닥불로, 고동치는 북소리로, 기이한 주문의 웅얼거림으로 내몬 것은 오직 그 마력이었다고 나는 확신했지."
어둠의 심장 p.157, 조지프 콘래드 지음, 황유원 옮김
'당신에게 정말로 이익이 될 만한 무언가가 있음을 그들에게 보여주시오. 그러면 당신의 능력은 무한히 인정받게 될 거요' 하고 그는 말하곤 했어. '물론 동기에도 신경을 써야만 하오. 그것은 늘 옳은 동기여야만 하지.'
어둠의 심장 p.163, 조지프 콘래드 지음, 황유원 옮김
"작은 파리 떼가 램프 위로, 식탁보 위로, 우리의 손과 얼굴 위로 끊임없이 쏟아지듯 날아들었어. 갑자기 지배인의 사환이 무례한 검은 머리를 문간에서 들이밀더니 신랄한 경멸이 담긴 어조로 말했지. '미스터 커츠, 죽었어요.' 순례자들은 모두 그 광경을 보러 밖으로 뛰쳐나갔어. 나는 자리에 남아 식사를 계속했지."
어둠의 심장 p.166, 조지프 콘래드 지음, 황유원 옮김
아무리 쫒아내도 탐욕스럽게 달려드는 파리 떼를, 커츠 씨의 사망 소식을 듣자 좋은 구경거리라도 생겼다는 듯 달려가는 지배인과 순례인 무리와 겹쳐 보이게 표현한 것이 흥미롭네요. 다른 무리들은 오히려 식사를 계속 하는 말로를 냉혈한이라고 보았을지 몰라도 오히려 커츠의 죽음을 누구보다 반기며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하는 사업장의 인간 군상이 더 추잡하게 보였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 아직 읽고 계신 분들이 있을지 몰라 스포일러 기능으로 올립니다. 전 오늘부로 3부 끝까지 완독했습니다. 1,2부에 비해 3부는 개인적으로 뒤로 가면 갈수록 수수께끼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다가왔어요. 시간을 내서 내일 한 번 더 읽어봐야겠습니다. 1) 말로는 자고 있는 줄 알았던 커츠 씨가 한밤에 빠져나와 어딘가로 향하고 있던 걸 찾아냅니다. 커츠의 의도나 계획은 독자의 상상에 맡긴 채 구체적인 묘사나 설명은 나오지 않지요. 여러분은 커츠가 그날 밤 어떤 일을 계획한 것 같나요? 커츠가 말한 자신의 원대한 계획 또는 그의 목표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2) 왜 말로는 커츠 씨의 부인에게 남편이 말한 마지막 말을 솔직하게 말하지 않고 거짓말을 했을까요? 3) 책을 읽은 뒤의 느낌은 어떠셨나요? 핵심 키워드로 얘기하셔도 되고, 한 문장으로 요약하거나, 감상을 자유롭게 써주시면 됩니다.
1) 아마도 커츠는 원주민들을 시켜 한밤중에 말로를 포함한 지배인과 순례자들을 전부 제거하려던 게 아닌가 생각했어요. 증기선을 타고 사업장에 도착하기 전에 원주민들과의 충돌 사건도 결국 커츠가 뒤에서 지시한 일이었다는 걸 보면 커츠는 어떤 식으로든 돌아가거나 또는 붙잡혀 끌려가고 싶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소란과 난장판을 피하기 위해 자신은 오두막에서 몰래 빠져나온 것 같고요. 하지만 커츠가 무슨 이유로 그런 생각이나 음모를 꾸밀 만큼 아프리카에 또는 상아에 집착하는지는 여전히 수수께끼네요. 정말로 원주민 또는 아프리카 대륙을 교화하고 개척하기 위한 집착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납득이 되지는 않거든요. 3장의 끝을 읽다 보면 그의 출신이나 배경이 그렇게 유복하거나 부유하지는 않은 듯한 묘사가 있습니다. 어쩌면 이렇다 할 권력도, 재물도, 명성도 없던 커츠는 아프리카라면 자신의 욕망을 전부 채우면서도 왕이나 신 취급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의 땅이라고 생각해 더 광적으로 매달리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보다 깊숙이 아프리카로 들어갈수록, 자신의 개인적 욕망 그리고 그걸 합리화하던 명분들은 점점 희미해지고 그 빈자리에는 보다 원시적이고 폭력적인 심연이 들어찼다고 봅니다. 심연을 너무 오래 바라보면 심연도 당신을 바라본다는 말이 아마 커츠에게 가장 적절한 설명이 아닐까 싶네요.
2) 아마 말로는 부인을 위한 배려의 차원에서 커츠의 마지막 말을 전하지 않았겠죠. 부인이 평생 알고 있던 커츠 씨에 대한 기대와 환상이 무너지지 않도록 자신만의 비밀로 간직했다고 봅니다. 사실 2부를 읽을 때까지는 커츠가 작성한 '야만 풍습 억제' 보고서의 메모가 아프리카로 여행을 떠나기 전, 또는 보고서를 쓰고 얼마 안 있어서 본심을 적은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3부에서 감질나기는 하지만 조금씩 풀리는 정보로 추측해보건대 아마도 커츠는 그 보고서를 쓴 뒤 아프리카로 넘어가 한동안 자신의 야망과 계획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가치관이 흔들리면서 메모를 남기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말로는 커츠의 사상이, 그의 신념이 바뀌었다는 진실까지 굳이 부인에게 알려주고 싶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를 존경하고 사모하던 사람에게 공유하기에는 너무나 어두운 진실이기 때문이죠.
3) 이 책은 오지에서 겪은 경험담을 말로라는 타자의 입을 빌려 건너건너 전달받는 느낌으로 진행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말이 어디까지가 과연 진실일지 불분명한 느낌을 계속 받았어요. 하지만 직접 그 자리에 있지 않았기에, 이야기를 듣는 '나'와 다른 뱃사람들도 그리고 책을 읽는 독자 모두 말로의 말에만 의지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 구조가 흥미로운 건 말로와 커츠와의 관계에도 적용되기 때문이라고 봐요. 말로는 강을 타고 올라가면서 커츠에게 가까워질수록 커츠에 대해 추측할 수 있는 여러 정보나 사건, 대화를 전달받죠. 하지만 커츠가 어떤 일을 그곳에서 겪었는지, 어떤 과거사가 있었는지는 정확하게 알지 못합니다. 결국 말로도 타인들의 말을 통해서만 커츠를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을 뿐 커츠라는 개인을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죠. 그래서인지 커츠에 대한 느낌이나 생각이 1부, 2부, 3부를 지날 때마다 바뀌었습니다. 1부까지는 다른 지배인이나 순례자들처럼 이기적이고 탐욕스럽되 좀 더 사업수완이 좋은 사업가라고 생각했어요. 상아라는 단어 때문인지 한동안 커츠가 어느 정도 건장한 체격에 총과 각종 도구를 두르고 있는 음흉한 사냥꾼의 모습이 머리에 계속 떠올랐습니다. 2부로 넘어오면서 그가 남기고 간 그림, 장대한 보고서, 그를 동경하고 흠모하는 인물들을 보며 단순한 사업가를 넘어 목적의식이 분명한 개척가의 이미지가 다가왔습니다. 잘못된 사상과 주의를 가지고 오지로 향하는 제국주의적인 관료의 느낌도 났고요. 이후 3부를 읽으면서 생각이 또 바뀌었는데, 어쩌면 커츠는 정말로 자신의 여정에 깊은 의미와 사명을 두고 아프리카로 향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커츠가 아프리카에 처음 도착해서 사업장을 따라 올라가던 여정은 아마 말로가 보고 겪은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겠죠. 여기저기서 당연하다는 듯이 죽어가는 사람들, 그런 죽음에 무감각한 주변인들, 자기 탐욕과 이익 말고는 관심이 없는 사업장의 벡인들,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문명의 쾌적함과 익숙함, 적대적이고 속을 알 수 없는 자연과 원주민들의 위협. 이런 일들이 어느 날 하루 아침에 생겨난 것들이 아닐테고, 말로가 오기 전부터도 꽤 오랫동안 반복되어 왔을 겁니다. 커츠는 사명을 위해서, 또 한편으로는 재산을 모을 기대를 갖고 그 모든 어두운 광경을 애써 무시하며 계속 강을 따라 올라갔겠죠. 하지만 그러든 말든 그를 둘러싼 모든 자연과 사업장의 환경은 그에게 무정하다 못해 적대적이고, 자신의 의지와 뜻대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었을 겁니다. 그런 날이 하루, 이틀, 일주일, 한 달을 넘어 몇 년이 된다면 사람의 생각이 변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겠죠. 커츠가 구체적으로 어떤 사건을 겪었는지 작가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추정컨대 커츠는 이 사업에서 자신의 존재의의를 증명하기 위해 악착같이 버티다 그 과정에서 원시와 문명 양쪽 모두의 야만성에 자신의 신념이 뒤틀려버린 게 아닐까요. 숲 저 너머에는 이해할 수도 없고, 대화도 할 수 없는 어둠이 있고 반대편에는 비록 서구사회에서 왔다고 하지만 무력과 기술을 이용해 착취하는 것밖에 모르는 사회가 기다리고 있죠. 아마도 커츠는 자신의 의지와 믿음 만으로 극복하고 개척할 수 있다고 믿었지만 고난을 맞이하면서 결국 자신과 다른 '짐승'들을 전멸시키라는 가장 쉬우면서도 비극적인 방향으로 타락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커츠가 가장 상품의 좋은 상아들을 끊임없이 공급한다는 사실(마치 사람의 뼈를 무덤에서 파내듯 화석을 발굴한다는 점), 그를 신처럼 숭배하고 두려워 하는 주변 족장과 부족들, 사람들의 머리를 말뚝에 박아 놓은 악마적인 사업장은 이 책에서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묘사되지는 않지만 어떤 불길한 암시를 줍니다. 어쩌면 커츠는 회사로부터 점점 상아 수급에 압박감을 느끼다가 자신의 신념이 변질된 순간부터 부정한 방식에 눈을 떠 원주민들을 지배하고, 그들을 이용해 상아를 긁어모으지 않았을까 상상해봅니다.
3) 야만과 문명의 경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 구분선은 과거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여전히 적용되고 있는지 되묻게 되었습니다. 이주노동자, 탈북민, 성소수자 등 현대 사회의 소수자들도 차별의 이름 아래 구분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과 주류 사회 사이의 차이를 ‘말로’의 말처럼 명확하게 나눌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좋은 책을 함께 읽을 수 있어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무거운 주제를 함께 고민할 수 있어 더욱 뜻깊었습니다.
저도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문명사회에 산다고 하여 과연 정말로 우리가 문명인이라고 할 수 있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네요. 당연하게 여기는 풍토와 가치가 타지 또는 다른 환경에서는 얼마나 의미없고 낯설며 상대적인 개념이 될 수 있는가를 짚어주는 책이었습니다.
한번은 그에게 대체 그곳에 온 이유가 뭐냐고 묻지 않을 수 없었어. ‘당연히 돈을 벌러 온 거죠. 그게 아니면 뭐겠어요?’ 그가 조롱하듯 말하더군.
어둠의 심장 조지프 콘래드 지음, 황유원 옮김
그들은 그 길고 우스꽝스러운 막대기를 손에 들고 여기저기 돌아다녔는데, 그 모습이 마치 신앙이 없는 순례자 무리가 마법에 걸린 채 썩은 울타리 안에 갇혀 있는 것만 같더군. ‘상아’라는 단어가 속삭임과 함께, 한숨과 함께 공중에 울려 퍼졌어. 자네들이 들었으면 그들이 상아에게 기도라도 드리는 줄 알았을 걸세. 어리석고 탐욕스러운 기운이 시체에서 훅 끼치는 냄새처럼 온 사방에 퍼져 있었지. 세상에나! 살면서 그토록 비현실적인 광경은 본 적이 없어. 그리고 바깥에서는, 지구상의 작은 얼룩 같은 이 공터를 둘러싼 고요한 야생의 땅이, 악이나 진리처럼, 거대한 불굴의 무언가로서 존재하며 이 기상천외한 침입이 끝나기를 참을성 있게 기다리고 있다는 인상을 안겨주더군.
어둠의 심장 조지프 콘래드 지음, 황유원 옮김
나는 종종 그 먼 곳에 가서도 이 둘을 생각했다네. ‘어둠’의 문을 지키며 검은 털실로 관을 덮는 따스한 천을 짜던 이 둘을, 한 명은 사람들을 계속해서 미지의 영역으로 안내하고, 한 명은 무심하고 나이 든 눈빛으로 유쾌하고 멍청한 얼굴들을 물끄러미 쳐다보던 이 둘을. 만세(Ave)! 검은 털실을 짜는 나이 든 여인이여. 곧 죽을 저희가 당신께 인사드립니다(Morituri te salutant). 그녀가 쳐다본 이 중 그녀를 다시 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네. 절반도 되지 않았을 거야.
어둠의 심장 조지프 콘래드 지음, 황유원 옮김
헤매다가 이곳으로 들어온 우리는 대체 누구일까? 우리가 저 말 못 하는 존재를 다룰 수 있을까, 아니면 그것이 우리를 다루게 될까?
어둠의 심장 조지프 콘래드 지음, 황유원 옮김
‘나의 약혼녀, 나의 상아, 나의 사업장, 나의 강, 나의…….’ 모든 게 그의 것이었어. 야생이 고정된 별들을 제자리에서 흔들어놓을 만큼 엄청난 폭소를 터뜨릴 거라는 기대감에 나는 숨을 죽이고 있었지. 모든 게 그의 것이었어. 하지만 그건 사소한 문제였네. 중요한 것은 그가 무엇에 속해 있는지, 그를 자기 것이라고 주장하는 어둠의 세력이 얼마나 많은지를 아는 것이었어. 그런 생각을 하자니 온몸이 오싹하더군.
어둠의 심장 조지프 콘래드 지음, 황유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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