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3. <냉전>

D-29
미국과 소련에서 근대 개념은 19세기 말에 공통된 출발점을 가졌고, 냉전 시기 내내 많은 공통점을 유지했다. 두 나라는 모두 과거 세 세기에 걸쳐 전 지구적 차원에서 이루어진 유럽의 팽창 및 유럽적 사고방식의 팽창에 그 기원이 있었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19세기는 의심의 여지 없이 유럽인이 다른 모든 이에 비해 기술과 생산, 군사력의 측면에서 우위를 점한 시대였다. 일부 역사학자가 말하는, 이른바 “계몽주의의 가치” — 이성, 과학, 진보, 발전, 하나의 체계로서의 문명 — 에 대한 확신과 헌신은 분명 유럽의 힘이 우세해서 생겨났다. 아프리카, 동남아시아의 식민화 및 중국과 아랍 세계 대부분의 지배도 마찬가지였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근대는 세계의 각기 다른 지역에서 서로 다른 형태를 띠었지만, 중국과 일본에서 이란과 브라질에 이르기까지 자기 나름의 산업 문명을 창조하겠다는 현지 엘리트들의 희망이 확대되었다. 그들이 모방하고자 한 근대적 전환의 열쇠는 자연에 대한 인간 의지력의 우위, 새로운 형태의 에너지를 이용해 생산을 기계화하는 능력, 대중이 공중으로 참여하는 민족국가 건설 등이었다. 유럽에서 기원한 이념의 이러한 확산은 역설적으로 유럽이 지배하는 시대가 종언을 고한다는 신호였다. 다른 지역의 사람이 주인 노릇을 하는 제국들에 제대로 저항하기 위해 그들 스스로 근대성을 원한 것이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19세기에 유럽 근대성의 핵심 안에서도 이데올로기적 경쟁이 전개되면서 결국 하나의 근대라는 인위적 개념 자체가 산산이 무너진다. 산업사회가 확고히 자리를 잡자, 근대 자체보다 그 종착점에 의문을 제기하는 수많은 비판이 전개되었다. […] 이런 비판 가운데 가장 근본적인 것은 사회주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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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나는 냉전을 100년의 시각에서 전 지구적 현상으로 평가하고자 한다. 냉전은 전 지구적 자본주의가 첫 번째 위기에 빠지고, 유럽 노동운동이 급진적으로 변하며, 미국과 러시아가 대륙을 가로지르며 제국으로 확장한 1890년대에 시작해, 베를린 장벽이 붕괴하고, 소련이 몰락하며, 마침내 미국이 진정한 글로벌 패권국으로 부상한 1990년 무렵에 끝이 난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이 책에서 전체 장을 할애한 유일한 지역이 한반도라는 점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제가 한 장에 걸쳐서 한반도를 다루기로 한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한국전쟁의 중요성과 결과입니다. 한국전쟁은 한반도를 초토와했고, 미일 동맹을 공고히 하고, 소련과 중국의 동맹과 중국 공산당의 통치를 단단히 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냉전을 군사화했습니다. 두 번째는 한반도보다 훨씬 더 넓은 범위에서 지구적 차원의 냉전이 어떻게 현지 세력과 서로 작용하면서 세계 각지에서 새로운 결과 (이는 대개 비참한 결과로 이어졌습니다)를 낳았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첫 번째 이유만큼이나 중요합니다. 너무 오랫동안 냉전의 역사는 주로 미국이나 소련이 세계 각지에 미친 영향에 대한 역사로만 쓰여 왔습니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냉전을 가르쳐주던 아까 언급했던 역사선생님께 이 말을 한 적 있었죠. 선생님은 독일과 베트남 등 미국이 개입되었던 곳의 냉전에 대해서는 자세히 가르쳐주셨지만 정작 가장 지금까지 여파가 남아 있는 한국 전쟁에 대해서는 너무 적게 시간을 할애하신 것 같다고.. 그 외에 다른 주제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너무 미국적 입장에서 해석한 부분이 많은 것을 비판했는데 (이 분은 영국인이셨습니다) 인정하시더라구요. 그만큼 영국도 당시 미국의 파워에 영향을 많이 받았고 본인이 동아시아 역사에 대해 전문가는 아니어서 그렇다고 했습니다.
한국전쟁은 서방세계에서 “잊혀진 전쟁”이라 불린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깐요.. 실은 한국전쟁 이전부터 냉전이 한국에 미친 여파는 분단 자체 그리고 제주 4.3에서도 보이죠..ㅜㅜ
책 추천 감사합니다. 책의 부제 “Rethinking the Long Peace”가 와닿네요. 지금 우리가 읽는 책의 저자 베스타 선생님도 프롤로그 주석에서 개디스의 “Long Peace”라는 명명에는 강력히 반대한다고 써두셨던데, 베스타와 비슷한 관점의 책인가 봅니다. 일단 보관함에 킵!
It is my pleasure.
이 작가가 한국 독자들을 위한 서문을 스위스 Lutry에서 썼다는 점이 흥미롭네요. 노르웨이 출신이지만 미국 하바드와 예일에서 강의하시고 스위스에 당시 있었던 동기에 대해 궁금해집니다. 제가 냉전시대에 대해 배웠던 곳도 스위스 제네바 국제학교였고 중립국인 이유로 저랑 또 다른 국제학교에는 지금 북한의 지도자도 다녔다고 하고..;; 실제로 어떤 국제 행사에서 한국말을 하시는 분을 만나서 반갑게 인사했다가 나중에 엄마가 새파랗게 놀란 얼굴로 절 데리고 가서 무슨 얘기했냐고 물어보던데.. 제가 한국말 억양 등에 익숙하지 않아서 몰랐는데 나중에 그 분이 북한사람이었다고 엄마가 말해주더군요..;; 제가 다니던 학교에 겉으로는 저희와 비슷한 외교관 자녀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안기부 직원 자제분도 있었던 시절이었으니까요..;; 고요한 노르웨이 뿐만 아니라 중립국인 스위스에서도 세계는 갈라졌습니다.
Lutry: 1) 뤼트리. 2) https://en.wikipedia.org/wiki/Lutry 참조.
오오 여기도 위키피디아 항이 있군요. 제가 이 근처 살았을 땐 진짜 암것도 없는 시골동네같았는데;; (하긴 이 나라 전체가 좀 마아니 심심합니다;; 중립국이어서 그런가;;;ㅋㅋ)
냉전은 모든 것을 결정하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일에 영향을 미쳤고, 종종 나쁜 쪽으로 영향을 미쳤다. 냉전으로 생긴 대결은 두 초강대국이 지배하는 세계를 공고히 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힘과 폭력 - 또는 폭력의 위협-이 국제관계의 기준이 되고, 절대적인 믿음-자신의 체계만 선이고 다른 체게는 본래 악이라는 믿음-을 부추기는 세계였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몇몇 비판자는 인간의 안녕이나 심지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지 모르는 무한한 경제성장 개념이 냉전 경쟁이 낳은 현대적 형태의 피조물이라고 주장한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많은 미국인과 마찬가지로, 소련 지도자들도 지역 정체성과 사회적 복종, 과거의 정당화 등에 바탕을 둔 "낡은" 사회는 죽었다고 믿었다. 미래의 사회를 둘러싸고 경쟁이 벌어졌는데, 완전히 근대적 형태의 미래 사회는 두 개밖에 없었다. 온갖 결함과 불의를 지닌 시장, 그리고 합리적이고 통합된 계획이 그것이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이번에 처음으로 모임에 참가해봅니다. 지식이 얕아 조금 어렵게 느껴지지만 읽기표에서 제시해주신 분량대로 따라가보려고요. 다른 분들과 함께 힘내서 읽어보겠습니다ㅎㅎ
@복대 님, 환영합니다. 다들 지식이 얕습니다. 역사 이야기 책 읽듯이 읽으면서 궁금하고 확인하고 토론해야 할 사항들 남겨주시면 서로 도움 주고 그렇습니다. 저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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