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저도요! 머릿속에 뒤죽박죽 엉켜있었는데, 한눈에 볼 수 있어 좋네요:)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3. <냉전>
D-29

연해

YG
@향팔 저도 킵합니다.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롱기누스
오.. 이 지도 좋네요. 저도 킵했습니다. ^^

향팔
“ 미국의 집권 진영이 자본 주의 독점기업의 지원을 받아 공산주의를 상대로 벌이는 십자군은 … 평시에 소련과 새로 만들어진 민주주의 나라를 겨냥해 아메리카 대륙에서 엄청나게 먼 곳에 수많은 기지와 유리한 근거지를 만드는 것을 구상합니다. 미국은 알래스카와 일본, 이탈리아, 남한, 중국, 이집트, 이란, 튀르키예, 그리스, 오스트리아, 서독 등지에 공군 및 해군 기지를 지었거나 짓고 있습니다. … 경제적 팽창은 미국의 전략계획을 실현하는 데 중요한 보완책입니다. 미 제국주의는 … 유럽 각국이 전후에 겪는 어려움, 특히 전쟁의 고통이 가장 큰 연합국의 원료, 연료, 식량 부족 사태를 활용해서 모든 원조에 터무니없는 조건을 강요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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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a
3장과 4장을 읽었어요.
1940년 전세계인구가 23억 정도인 시기인데.. 7천만이 희생. 당신 소련의 인구가 1억 7천 정도이고 그중 유럽거주는 1억 정도였다고 하네요.
4장 뒷부분에 동유럽에서 추방당하거나 수용소 끌려간 내용들이 나오는데.. 기본 몇십만 단위이고, 교정노동수용소총국(Gulag)에서 250만 관리했다는데.. 상상이 안되는 규모였습니다.
동서 경계선이 확정되는 과정, 마셜플랜, NATO 가입에 줄선 서유럽국가들 ..
그 중심에 베를린이 있었네요.
일어난 역사이기에 필연적으로 보이는 면도 있으나, 더 공포스런 시나리오도 상상하게 됩니다.. 더 나은 시나리오가 있었을 수도 있겠지요?
전쟁은 끝났으나 어떤 나라가 되어야 할지 어떻게 재건되어야 할지의 혼란은 결과가 다를지언정 많은 나라가 비슷한 시기에 공통적으로 겪은 일이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1948년 초에 이르어 유럽에서 국가간 냉전 체계가 확립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말 소련이 점령한 나라는 공산당이 정치를 장악할 것이었다. 미국은 유럽 문제에 여전히 관여할 터였다. 영국의 역할은 영원히 줄어들었다. 서유럽의 대다수 좌파는 공산당과 소련에 맞서 자국 정부 편을 들 태세였다.
..
미국정부는 점차 유럽과 세계정치를 소련과 공산주의의 봉쇄라는 측면에서 사고했다.
소련지도자들은 미국 및 영국과 제한적으로 협력할 가능성 대신 안보와 이데올로기적 엄정함을 선택했다. "
"1949년에 이르러 공포가 다른 모든 고려 사항을 압도했다.트루먼은 의회에서 상호 방위의무를 포함한 통합 동맹체인 NATO에 찬성하는 연합을 묶어 내는데 성공했다.
….. 유럽 각국 정부가 순식간에 나토에 참여하려고 줄을 선 것이었다.
"

향팔
“ 1948년 초에 이르러 유럽에서 국가 간 냉전 체계가 확립되었다. 여전히 많은 것이 불투명했지만, 주요 특징은 드러났다. 제2차 세계대전 말에 소련이 점령한 나라는 공산당이 정치를 장악할 것이었다. 미국은 유럽 문제에 여전히 관여할 터였다. 영국의 역할은 영원히 줄어들었다. 서유럽의 대다수 좌파는 공산당과 소련에 맞서 자국 정부 편을 들 태세였다. 소련이나 미국은 유럽에서 전쟁을 벌이려고 하지 않았지만,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 공산이 컸다. 미국 정부는 점차 유럽과 세계 정치를 소련과 공산주의의 봉쇄라는 측면에서 사고했다. 소련 지도 자들 — 무엇보다도 스탈린 본인 — 은 미국 및 영국과 제한적으로 협력할 가능성 대신 안보와 이데올로기적 엄정함을 선택했다. ”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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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MO
안녕하세요! 벽돌 책 함께 읽기에 처음으로 참여하게 되어 기쁩니다. 여러 분들과 함께 두꺼운 책을 읽으면서 멈추지 않고 끝까지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소중한 의견들이 책 이해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비록 제 읽는 속도가 느리더라도 꾸준히 따라가 보겠습니다!
RAMO
식탁 위의 침묵
점심시간 메뉴를 고르는 일은 생각보다 중요하다. 하루의 작은 즐거움이 이 선택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난 짜장면.”
오늘은 곱빼기가 아닌 일반 짜장으로 속을 채우기로 한다. 옆자리 팀원도 각자의 취향에 따라 메뉴를 고른다. 무엇을 선택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건 취향의 영역일 뿐, 굳이 다툴 이유가 없다.
음식이 나오고 젓가락을 들자 식당 한편에서 뉴스가 흘러나온다. 정치 뉴스다. 하지만 식탁 위에서 그 뉴스에 대해 말하는 사람은 없다. 다들 조심한다. 누가 무슨 정당을 지지하는지, 어느 쪽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이야기하지 않는다. 정치적 견해는 조심스러운 것이 되었다. 그저 식사를 마치고, 누군가 묻는다.
“커피 뭐 마실래?”
“시원한 아메리카노.”
이것 역시 취향의 문제다. 그걸로 다투지 않는다. 각자 알아서 선택하고 존중하면 된다.
자리로 돌아와 방금 지나친 뉴스 내용을 다시 읽는다. 세상은 결코 정치와 무관하지 않다. 뉴스는 오늘 하루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누구의 결정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를 보여준다. 나는 내 생각을 정리하고, 그 속에서 세상을 이해하려 한다. 그런데 방금 식당에서의 침묵이 다시 떠오른다. 왜 이렇게 정치 이야기를 꺼내기 어려운 걸까?
정치적 이슈는 언제나 우리 곁에 있다. 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과도, 직장 동료와도, 심지어 친한 친구와도 정치 이야기를 나누기란 쉽지 않다. 누군가가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관계가 어긋날까 봐 두려운 것이다. 결국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속으로는 각자의 확신을 굳혀간다. 말은 하지 않지만, 모두가 생각하고 있는 정치.
이 침묵은 어디서 비롯된 걸까. 내가 느꼈던 이 침묵의 원인을 <냉전>의 저자 오드 아르네 베스타는 이렇게 설명한다.
냉전은 모든 것을 결정하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일에 영향을 미쳤고, 종종 나쁜 쪽으로 영향을 미쳤다. 냉전으로 생긴 대결은 두 초강대국이 지배하는 세계를 공고히 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힘과 폭력-또는 폭력의 위험-이 국제관계의 기준이 되고, 절대적인 믿음-자신의 체계만이 선이고 다른 체계는 본래 악이라는 믿음-을 부추기는 세계였다.
<냉전> 오드 아르네 베스타 저 -P. 14
한국 근현대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정치적 견해를 드러내는 일이 단순한 의견 차이를 넘어 생존의 문제였던 시절이 있었다. ‘빨갱이’라는 말로 서로를 구분 짓고, 총부리를 들이대던 시대. 동포였던 이웃이 적이 되었고,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체포되고, 고문당하고, 때로는 죽임을 당했다. 경찰이 시민에게 총을 쏘고, 시민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불을 들었다. 이성보다 혐오와 공포가 앞서던 시절, 사회는 말하지 않도록 훈련되었다. 그리고 그 유산은 오늘날에도 남아 있다.
우리는 여전히 그 시절의 그림자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정치에 대한 생각을 입 밖에 꺼내는 일은, 여전히 위험한 것으로 여겨진다. 분명히 생각하고 있음에도 말은 삼킨다. 그러면서 정치적 담론은 공론장이 아닌, 속삭임과 분열의 형태로만 이어진다. 이 불편함, 이 침묵은 단지 개인의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가 치유하지 못한 집단적 트라우마의 일부다.
한 사회는 과거의 연속선 위에 놓여 있다. 우리가 지금 겪는 소통의 단절, 공론장의 실종은 떠나간 시간들 속에 그 이유가 있다. 나는 이번 책 <냉전>을 통해 그 상처의 원인을 천천히 들여다보고 싶다. 왜 우리는 정치 이야기를 회피하게 되었는지, 왜 생각은 있지만 말을 하지 못하는 사회가 되었는지를. 그리고 언젠가는 다시, 짜장면을 앞에 두고 정치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서로의 취향 차이가 누군가를 죽일 이유가 되지 않은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향팔
@RAMO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4.3 관련 책에서 본 “속솜허라!”는 제주 방언이 생각나네요.

YG
@RAMO 님, 환영합니다. 그리고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동감합니다.

연해
어머, 마치 이 책의 추천사를 읽는 기분이 들었어요! 조심스럽지만 좀 더 건강한 토론이 오가는 사회가 되기를 저도 함께 지향하게 됩니다. 그리고 환영합니다:)

stella15
@RAMO 님 앗, 저도 딱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어요. 하하. 이젠 정치 얘기하면 안 될거 같더라구요. 특히 우리같은 기성세대는. 저희 동네는 보수가 강한 동네인데 교회에 가려면 버스안에서 만나는 집사님 한 분이 진보였죠. 이번에 이 대통령 당선됐으니 지지하시는 분이 되셔서 좋으시겠다는 인사를 못 하겠더라구요. 그냥 정치에 관심없는 양했죠. 근데 지금은 과도기란 생각도 들어요. 우리 다음 세대는 안 그랬으면 좋겠어요. 열심히 공부하고 계시죠? ㅋ

연해
지금이 과도기라는 말씀 정말 공감합니다. 어디서든 말을 조심하게 되더라고요. 저는 뭐든 극단적인 건 싫어하는 편인데요. 여러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만의 답을 (이미) 정해놓은 채 "어디 한 번 너의 의견을 말해봐!'라고 하는 분들과는 대화 자체가 어렵더라고요(이건 비단 나이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서로의 의견이 달라도 건강한 토론이 가능한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음 그런 의미에서 말이죠. 저는 계속 공부가 필요합니다(하하하). 이번 모임에서도 부지런히 읽고 배워가려고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YG
이미 @롱기누스 님 등은 아시아로 넘어오셨습니다만. 원래 일정은 오늘 6월 9일 월요일 5장 '새로운 아시아'를 읽는 일정입니다.
제2차 세계 대전을 기점으로 일본-중국-인도차이나-인도네시아-인도-서남아시아(중동) 등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공간을 이동하면서 훑고 있어요. 이번 장은 내일 6장 '한반도의 비극'으로 곧바로 이어집니다.

YG
5장과 6장을 읽어보면 세 가지 변수가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 같아요.
1. 아시아, 특히 동아시아 냉전 형성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중국 공산당의 승리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중국 공산당이 장제스의 국민당 정부에게 패배했거나 혹은 그 영향력이 작아졌다면 동아시아의 모습은 크게 달랐으리라 생각됩니다.
2. 5장에서는 짧게 언급됩니다만, 유럽 특히 동유럽에서 소련이 보인 행태도 아주 중요한 변수가 되었던 것 같아요. 사실상 동유럽을 지배하는 소련의 모습을 보면서 동아시아의 미국의 정책이 어느 정도는 결정된 듯해서요.
3. 저자가 비중있게 서술하고 있는 스탈린의 퍼스널 스타일. 즉 갈수록 심해지는 의심과 집착과 망상. 만약, 소련 지도자가 스탈린이 아니었다면 또 냉전의 초기 형성 특히 동아시아의 모습은 많이 달라졌으리라 생각합니다.
흔히 '역사에 가정은 없다'라고 하지만, 저는 이렇게 가정해보는 일이 특정 시점의 역사를 해석할 때 유의미한 변수를 추리는 데에 오히려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보고 있답니다.

YG
@청사죽백 님, 좋은 정보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청사죽백
Effective!

연해
오늘 출근길에는 진도를 따라 '새로운 아시아'를 읽었는데요. 너무 많은 인물과 지명, 상황, 사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지니까 제가 이 책을 제대로 읽고 있긴 한 건가 하는 의문이 들더라고요(하하하). 서로 편가르기 할 때마다 '그래서 이쪽 편이라는 거야, 저쪽 편이라는 거야'라고 혼자 갸우뚱거리고 있습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YG님 설명과 여러 분들이 올려주신 참고자료 의지(?)하면서 그나마 엉금엉금 짚어가는 것 같아요. 단편적인 생각으로는 전쟁도 무섭지만, 지도자들의 권력욕이 정말 어마어마하네요.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라는 것도 소름 돋고요.

YG
@연해 님, 이 책이 그런 면이 있더라고요. 20세기 세계사를 놓고서 조각조각 읽고 들은 내용이 있었던 분들은 그런 조각을 맞추는 데에 큰 도움이 되는데, 그런 쪽에 관심이 덜했던 분들에게는 진입 장벽이 있는 책일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대신, 이렇게 한 번 '냉전'이라는 키워드로 20세기 역사를 쭉 훑으면 나중에 다른 책을 읽을 때, '아, 이거 읽었었는데?' 하게 되죠. 이번에 평소 관심이 덜했던 분야 독서력을 기른다 생각하시고 계속 힘내 보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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