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3. <냉전>

D-29
베를린 위기와 쿠바 위기는 냉전의 분수령이었을까? 어떤 이는 그렇다고 말한다. 베를린 위기는 유럽 냉전이 뚜렷이 안정화되었다는 의미에서, 쿠바 위기는 미국과 소련 둘 다 일정한 형태의 데탕트가 필요하다고, 또는 적어도 장래에 극단적인 핵 위기를 피해야 한다고 보았다는 의미에서 분수령이 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1960년대 초에는 반드시 그렇게 여겨지지 않았다. 냉전이 계속되었고, 언제든 새로운 위기가 생길 수 있었다. 다만 유럽이 아니라 제3세계에서 그런 위기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졌을 뿐이다. 케네디 재임 기간에 냉전은 진정으로 지구 전체를 망라했고, 냉전 주역의 물질적·정신적 자원에 가해지는 부담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체 게바라의 죽음은 ‘포코 foco’ 혁명 이론의 최종 붕괴를 상징했다-무장 혁명가의 소규모 집단이 단독으로 불만을 결집할 수 있는 ‘중심점(foco)’을 제공하고 반란을 이끌 수 있다는 믿음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붕괴를 보면서 다른 교훈을 끌어냈다. 예를 들어 칠레에서 사회당과 공산당은 사회주의로 가는 평화적인 길만이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미국 정부는 체의 패배가 강력한 현지 지도자를 무장하게 하고 지원하는 정책이 효과가 있음을 의미한다고 믿었다. 좌파를 물리친 것은 미국의 개입이 아니라 민족주의적 반공주의자였다. 이런 결론은 개입에 지친 베트남전쟁 세대의 미국 지도자에게도 잘 들어맞았다. 또한 일부 미국인이 1960년대 중반의 전반적인 교훈으로 생각하는 내용과 일치했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라틴아메리카의 냉전은 외부보다 내부에서 벌어졌다. 일부이긴 하나 정치적으로 훨씬 더 극단을 달리는 우파와 좌파의 점증하는 폭력적 충돌이 중심이었다. 하지만 우파와 좌파는 라틴아메리카에서 복잡한 범주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남베트남 대통령은 비공산당 계열 야당 집단, 불교 단체, 학생 조직과도 충돌했다. 또한 미국 후원자와 관계를 악화했다. 응오딘지엠은 남베트남이 주권 국가이므로, 자신이 민간과 군의 계획을 최종 통제해야 한다고 고집을 부렸다. 수많은 불교 승려가 정권에 항의하면서 사이공 거리에서 분신했는데, 미국 텔레비전 뉴스에 승려의 주검이 나오자 많은 미국인은 미국이 베트남에 관여하는 것이 과연 성공할지 의문을 품었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꼬꼬마 때 즐겨 듣던 밴드 RATM(Rage Against The Machine)이 데뷔앨범 커버에 베트남 승려의 소신공양 사진을 사용했지요. 어린 마음에 큰 충격을 받고 사진에 얽힌 자세한 내용을 찾아본 뒤 그보다 더한 경외감에 사로잡혔던 기억이 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6월 18일 수요일은 13장 '냉전과 라틴 아메리카'를 읽습니다. 라틴 아메리카의 9.11과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현대사가 왜 비극으로 점철되었는지 그 냉전의 배경을 알 수 있는 장입니다. 작년(2024년) 3월에 『앨버트 허시먼』 함께 읽었던 분들이라면,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남미의 역동적인 변화의 열기가 어떻게 사그라져서 비극으로 변했는지를 허시먼의 경험과 시각으로 접했을 텐데요. 그 내용을 좀 더 멀리서 조망할 수 있는 장입니다.
911이 뭘까 하는 하면서 읽다가 칠레의 아옌데 대통령을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칠레는 시카고 보이즈만 알았는데;;; 평화적으로 이행하는 사회주의 정부라니요. 많은 국가와 인물들로 머리가 짬뽕이 되고는 있지만, 라틴 아메리카의 20세기를 전반적으로 알 수 있는 장이었습니다. 미국은 정말 군사독재를 매우 좋아하는 나라였군요. 쩝. 대장 노릇 하면서 꼬봉들 세워놓은 형상인데 그 꼬봉들은 사실 형을 이용하는 모습이군요.
7장 헝가리 혁명에서 너지의 마지막 방송 연설을 읽었을 때 아옌데의 마지막 방송이 겹쳐지더군요. 쏘련놈들이 너지 정부를 무너뜨린 거나 미국놈들이 아옌데 정부를 무너뜨린 거나 똑같습니다. 칠레의 빅토르 하라, 파블로 네루다 같은 예술가들도 피노체트가 죽였다고 하지요. 아옌데의 마지막 방송도 한번 찾아 읽어보셔요. 눈물납니다.
피노체트는 구십몇살까지 해먹다가 고이 죽은 걸로 알아요. 미국이 진짜 전 지구적으로 나쁜 짓 많이 했죠(지금도 하고 있지만).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나라 군사독재정권 봐준 것도 미국이고요.
오호, <앨버트 허시먼>도 보관함에 추가했슴다.
『앨버트 허시먼』은 제 인생 벽돌 책이랍니다. 책상 제일 잘 보이는 곳에 꽂아뒀어요. 혹시 @향팔 님 넷플릭스 <대서양을 건너는 사람들> 보신 적 있으세요? 제2차 세계 대전 때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유대인, 반체제 지식인을 미국으로 보낸 팀의 활동을 그린 드라마 시리즈인데. 그 팀의 행동 대원 알베르트 히르슈만이 바로 앨버트 허시먼이랍니다.
오, 터닝포인트랑 같이 그 드라마도 봐야겠어요! 벽돌 책모임 덕분에 볼거리 읽을거리가 잔뜩 쌓이는구만요.
네, 책도 넷플릭스도 볼게요! 근데 검색하니 '트랜스 아틀란틱'으로 나오는데 이거 맞는 거죠? @향팔 터닝포인트는 부제가 '핵무기와 냉전'인 다큐인 거죠? 전혀 맥락과 맞지 않는 영화도 같이 나와서요 ㅎㅎ 억....'베트남 전쟁', '9/11 테러와의 전쟁'도 있네요...
맞습니다. 넷플릭스에는 터닝포인트 시리즈 3개가 있는데 이 책과 맥락이 잘 맞는 것은 부제가 '핵무기와 냉전' 입니다.
네! @롱기누스 님이 알려주신건 핵무기와 냉전, @aida 님이 알려주신건 베트남 전쟁. 다 재밌을 것 같아요.
@꽃의요정 네, <트랜스 아틀란틱> 맞아요. 그게 원제. 드라마로서의 재미는 조금 아쉽다, 이런 평도 있다는 걸 덧붙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책을 YG님 믿고 빌렸는데 미주와 작가 연보 빼고 1150쪽이네요. 도서관 사서님이 책을 가지고 오시는데 '냉전'을 다시 빌려 주시는 건가 했어요! 감사합니다~~~~ㅎㅎ
@꽃의요정 아, 그 책은 진짜(?) 벽돌 책이에요. 조만간 벽돌 책 재도전 프로그램을 해볼까, 고민 중이니 그때 같이 읽어요~!
케네디가 베트남에 저지른 가장 큰 실수는 남부와 북부를 줄곧 전혀 다른 두 나라로 보았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 따르면, 북부가 남부에 군사적으로 관여한 것은 침략이었고, 공산주의 강대국 — 특히 중국 — 이 침략의 배후였다. 신임 대통령 린든 B. 존슨이 케네디에게서 이어받은 이런 사고 흐름은 베트남전쟁을 냉전과 직접 연결했다. 또한 한국, 중국 내전, 궁극적으로 제2차 세계대전과도 연결되었다. 여기서 미국이 공산주의의 침략에 맞서지 않는다면, 결단력을 의심받고 이데올로기적 지위를 포함한 입지가 훼손될 것이라는 교훈을 얻었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자카르타 쿠데타에 이어 냉전 역사에서 최악의 민간인 학살이 벌어졌다. 군부의 우파 민족주의자와 일부 무슬림 종교 지도자가 전국 각지로 흩어져 공산당원을 학살했다. […] 아무 이유도 없이 공산당과 협력한다는 혐의를 받은 소수민족도 습격을 받았다. 중국인 공동체가 특히 심한 타격을 받았다. 모두 합쳐 최소 50만 명이 살해됐는데, 주로 참수되거나 목을 찔렸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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