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3. <냉전>

D-29
나라의 한 지역은 강물에 주검이 가득해서 물이 흐르지 않을 정도였다. 미국대사관은 군에 공산당원 명단을 제공하는 식으로 학살을 도왔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소련은 자신들의 상처를 문지르면서도 수카르노와 인도네시아공산당이 재앙을 초래했다고 비난했다. 중국도 편협한 마오쩌둥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흐트러지지 않았다. “수카르노가 쫓겨난 건 좋은 일이 될 거라고 봅니다.” 외무장관 천이의 말이다. “수카르노는 우파와 좌파를 중재할 수 있었지요. 하지만 인도네시아의 미래는 인도네시아공산당의 무장투쟁에 달려 있습니다. 이게 가장 중요합니다.” 천이의 환상은 이내 산산이 흩어졌다. 소비에트권 바깥에서 가장 강력한 공산당이 영원히 분쇄되었고, 인도네시아는 30년에 걸친 우파 독재 통치에 들어섰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인도네시아와 콩고 그리고 나중에는 볼리비아의 반혁명은 제3세계 기획을 겨냥한 미국의 공세가 효과를 볼 수 있음을 워싱턴이 확인하게 해 주었다. 현지에 탄탄한 동맹자가 존재해 그들 나름대로의 이유로 급진주의자에 맞서 싸우기만 하면 되었다. 이는 개념적으로 베트남에 적용할 수 없는 교훈이었다. 베트남에는 그런 동맹 세력이 존재하지 않은 데다 호전적인 중국이 바로 옆에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불일치에서 논리적으로 나오는 결론, 즉 미국이 베트남에서 군대를 철수해야 한다는 결론도 마찬가지로 실행할 수 없었다. 냉전의 측면에서 약하고 우유부단하며 패배주의적이라고 보이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왜 그 사람에게 총을 쏩니까? 나를 검둥이라고 부른 적도 없는 사람을.” 세계 헤비급 권투 챔피언 무하마드 알리가 자신을 징집하려는 이들에게 던진 질문이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소련은 베트남전쟁이 전 지구적인 냉전 투쟁에서 미국에 해가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전쟁이 제3세계 국가와 운동을 소외하고, 소련이 골리앗 미국에 맞서 싸우는 소국 베트남에 평화와 원조를 상징하는 나라처럼 보이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456쪽) 소련의 목표는 미국의 베트남전쟁이 악화하는 한편 잠재적 대화 촉진자로서 모스크바의 역할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472쪽) 중국은 북베트남과 남부의 베트남민족해방전선이 중국의 원조를 받아 미국에 맞서 “가차 없이” 싸우면서 협상하지 못하도록 구워삶는 방침을 세웠다. (457쪽) 1962년 이후 마오쩌둥은 점차 베트남전쟁을 소련을 상대로 휘두르는 무기로 활용했다. (456쪽) 모스크바와 베이징은 미국이 베트남전쟁을 치르는 동안 서로 반목했지만, 하노이는 양쪽에서 계속 지원받았다. 중국과 소련이 1969년에 전쟁 일보 직전까지 간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하노이가 이렇게 지원받은 것은 북베트남 지지를 국제주의의 대의에 충실함을 보여 주는 리트머스 시험지로 만들었기 때문이기도 했고, 두 공산주의 강대국을 서로 경쟁적으로 지원에 나서게 만들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470쪽)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무엇보다도 라틴아메리카의 냉전의 뿌리는 수준높은 불평등과 사회적 억압을 바탕으로 자라났을 것이다. 지배와 저항의 혼합물에 냉전이 추가한 것은 공산주의를 향한 미국의 외골수 같은 집착이었는데, (...) 라틴아메리카의 급진주의와 소련식 공산주의가 자연스레 동맹한다고 보았다. (...)이런 강박 관념 때문에 결국 미국은 대륙 전체에서 군사정권과 동맹을 이루었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12장 '베트남과의 조우'를 읽었습니다. 이 장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베트남의 양다리(?) 전략 이었습니다. 책에서도 언급하고 있지만, 미국이 그 많은 돈, 사람, 장비를 쏟아부었음에도 베트남전에서 질 수 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중국과 소련이 북베트남을 도와줬다는 사실입니다. 그 당시 중국과 소련은 서로를 비방하면서 공산주의 교주 자리를 놓고 싸웠음에도 서로 북베트남을 도와주려고 애썼다는 점은 북베트남이 그만큼 중국과 소련 사이를 오가며 북베트남을 공산당 정신을 실험하는 리트머스로 전략적 자리매김 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와 동시에 자국내에서는 남베트남과의 전투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했고, 그것을 바탕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키웠다고 판단되고요. 생각하면 할 수록 참 대단한 전략이었던 것 같습니다. (혹시 제가 잘 못 해석하고 있다면, 고수님들 바로 잡아주셔야 합니다. ^^)
공산권 소국(?)들이 이런 줄타기 외교를 잘했던 것 같아요. 북한도 중소분쟁 사이에서 자국 이익을 증진시키는 줄타기 외교 스킬이 출중했다고 들었어요.
그러게요. 듣고 보니 그런것도 같습니다. 이번에도 러시아와 딜을 잘했다는 평을 받는 것 같던데...
롱기누스님이 매장 감상문을 남겨주셔서 다시 읽게 되어 도움이 됩니다. 저는 베트남전쟁 상황에서 게릴라전이라는 것이 다시 그려지더라구요. 따로 전선이 있었던 것이 아니어서 그래서 전략촌까지 만들었다고 하는. 평범한 사람들이 낮에는 반공주의자가 되고 밤에는 공산주의자가 되면서 목슴을 걸어야 했던 상황이.. 제주4.3도 생각나고 그랬습니다. 베트남 전쟁이 미국에 남긴 유산 중 하나는 많은 사람들이 더이상 정부의 말을 온전히 신뢰하기 어려웠다고 하는 점두요.
저도 13장 라틴아메리카 부분을 읽으면서 제주 4.3 사건이 생각났습니다. 이승만 정권이 일부 공산당이 벌인 폭력사태의 진압을 명목으로 이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일부 제주도민들을 학살했잖아요... 지금 다시 확인해보니 확인된 사망자만 1만 5천명 정도되고 미확인된 사망자까지 포함하면 3만명을 훌쩍넘더라구요..아..정말... 칠레 피노체트 쿠테타 정권도 3천명, 아르헨티나 호르헤 비델라 좌파와의 '더러운 전쟁'을 통한 사망자 1천명. 정도였다는데.... 제주 4.3사건은 정말 엄청난 규모의 학살이었구나 싶었습니다. 진압군과 공산당 양쪽에서 아무런 이해관계도 없이 억울하게 죽어간 제주 도민들의 명목을 빌어봅니다.
맞아요, 제주 4.3도 냉전으로 인한 학살이죠. (제주4.3의 발단이 된 1947년 삼일절 발포 사건이 트루먼독트린이 나온 47년 3월과 같은 시기라는 사실도 참 의미심장합니다.) 미군정과 이승만 정권의 책임이 막중하고요. 미군정이 제주도를 두고 이 섬은 ‘레드 아일랜드’다, 빨갱이 섬이니까 완전히 소탕해야 된다고 주장했지요. 김달삼과 평화 협상을 시도했던 김익렬 연대장을 해임시키고, 그 과정에서 오라리 방화 사건을 조작하기도 했고요. 아직 우리가 알지 못하는 진실도 많을 겁니다. (학살 피해 사망자 수 3만여 명도 확실한 게 아니고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을 수도 있다고 하죠. 정확히 몇 명이 죽었는지 아무도 모르는…)
이 책에서 제주 4.3 사건을 공산주의자가 주도한 반란으로 서술해서 어리둥절했어요. 물론 그런 부분도 있었겠지만....그냥 한줄로 서술해 버리는 건 저희 중학교 사회책도 아니고 흑
네 그부분 설명이 좀 부족하죠? 분량 때문일 수도 있고 외국인 학자들이 한반도 사정을 속속들이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데 그래서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같은 페이지에 National Traitor Act / National Security Act를 혼동해서 표기하기도 했고요. 번역가 선생님이 옮긴이주로 잘 써주셨더라고요.
미국이 성공하지 못한 것은 노력이 부족한 탓이 아니었다. 베트남이 개입하기에 적절한 곳이 아니었기 때문일 것이다. 마이클 포터 교수가 주장한 5 Forces 모형이 생각하는 구절입니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p.475.,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우리는 우리 사회가 불구로 만든 흑인 젊은이를 잡아다가 8천마일 떨어진 동남아시아에 보내, 그들이 조지아 남서부와 이스트할렘에서도 보지 못한 자유를 지키라고 했습니다. 베트남전 반대하는 마틴 루서 킹의 이러한 연설은 당시 미국 사회에 반전의 분위기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표현은 정말 좋네요...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p.474.,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저두요. 위에 @향팔 님이 수집하신 무하마드 알리의 말도 같이 인상적이었어요.
무하마드 알리가 진짜 멋있는 사람이더라고요.
캐시어스 클레이(Cassius Marcellus Clay) 1960년 로마 올림픽 복싱 라이트헤비급 금메달리스트, 흑인이라는 이유로 식당에서 쫓겨난 금메달리스트는 그 길로 금메달을 강물에 던져버렸다. “인간으로서 존중받지 못하는 한 영광은 아무 쓸모가 없다.” 1964년 WBC 헤비급 챔피언은 백인 주인의 성과 노예의 이름을 버렸다. 그리고 스스로 선택한 이름, 스스로 선택한 삶, 링 위에서보다 링 밖에서 더 많이 얻어맞았던 그의 새로운 이름 무하마드 알리(Muhammad Ali)
지식 e - 시즌 1 EBS 지식채널ⓔ 엮음
지식 e - 시즌 12005년 부터 2006년 8월까지 EBS에서 '지식'을 키워드로 시작한 5분짜리 동영상 중 40개의 꼭지를 선별해, 동영상과 간명한 메시지 뒤에 있는 설명을 보충해 책으로 펴냈다. 한편 동영상을 보듯이 텍스트와 사진을 편집해 TV에서 보았던 강렬한 인상을 책을 볼 때도 유지하도록 배려했다.
1967년 베트남전 징집명령 거부, 3년간 출전 금지, 챔피언 타이틀 박탈, 권투선수 자격 박탈. “나는 당신들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챔피언이 되겠다. 베트콩은 우리를 검둥이라고 욕하지 않았다. 베트콩과 싸우느니 흑인을 억압하는 세상과 싸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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