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3. <냉전>

D-29
소련이 레이건의 정책에 공포를 느낀 이유는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실패를 겪었기 때문이었다. 브레즈네프는 보좌진이 약속한 대로 그 나라에 잠깐 개입해 상황을 바로잡기는커녕, 점점 심해지는 장기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소련이 야만적인 전쟁을 벌이자 대규모 피란민 문제가 생겨났고, 이슬람주의자는 이를 활용해 지지 세력을 확보했다. 1982~1983년에 레이건이 아프간 이슬람주의 세력인 무자헤딘mujahedin(이슬람 전사)과 파키스탄의 지지 세력에 지원을 강화하자, 소련이 직면한 문제는 더욱 확대되었다. 레이건 행정부는 이 이슬람주의자 가운데 일부는 최소 반소련주의자인 만큼이나 반미주의자임을 알았지만, 그들을 지원하는 것이 소련의 힘을 밀어내는 데 필수라고 결론지었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데탕트를 무너뜨린 여러 상황 가운데 일부는 초강대국이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것이었다. 제3세계에서 잇따라 혁명이 일어나면서 화해 과정이 불안해졌고, 급속한 경제 변화도 긴장완화정책을 훼손했다. 애초에 미국과 소련의 지도자가 긴장완화를 서로 달리 해석한 것도 분명했다. 소련은 두 초강대국이 진정으로 대등한 위치에 섰다고 믿었다. 반면 미국의 대다수 지도자는 미국이 이끄는 세계 체계에 소련이 협조하기로 동의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소련은 다른 지역의 혁명을 지원하고, 소련의 힘을 확대하기 위해 워싱턴과 소련의 관계에서 의식적으로 커다란 위험을 무릅쓰기도 했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결국 데탕트를 무너뜨린 것은 미국의 국내 정치였다. 닉슨과 키신저는 대다수 미국인이 받아들이려는 수준을 넘어 소련과 함께 냉전을 관리하려고 했다. 워터게이트사건 이후 자국의 모든 정부를 향한 미국인의 불신은 극을 향했다. 긴장완화정책은 이 과정의 희생양이었다. 물론 닉슨의 불명예 퇴진이 없었더라도 어느 시점에 화해 과정이 멈춰 섰을 수도 있다. 대다수 미국인은 1970년대든 어느 때든 국제무대에서 미국에 맞먹는 세력이 생기는 것을 용인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이 로널드 레이건을 대통령에 당선되게 한 것은 미국이 추구하는 목적이 또다시 이렇게 가치 절하되는 일이 없게 하기 위함이었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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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유럽의 냉전이 끝난 것은 동유럽 사람이 반란을 일으키고 고르바초프가 공산주의 정권을 구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으레 그러하듯 첫 발을 뗀 것을 폴란드였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이문장 좋더라구요... 다시 동구권으로 오면서 앞에 일어난 계기가 된 사건들을 상기 주네요. 폴란드에 방문한 교황. 또한 동구권에서 가장 자유로운 헝가리. 56년 혁명이 소환되고 너지 임레의 이장식. 거기서 연설한 오르반 빅토르 청년. 현재까지도 집권중인 오르반 빅토르. 집권2기에 포퓰리스트가 된 사연은 <러시아는 무엇이 되려고 하는가>에서 봤는데..찾아보니 이분이 너지 임레의 동상을 철거하라고 했다고 하는 반전.
공산당이 지배하는 데 최악의 적은 나토 군대의 기동훈련이 아니라, 유럽을 관통하는 장벽을 제거하면 풍요를 누릴 수 있다는 약속이었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저도 이 문장 밑줄쳤었는데... 아무리 좋은 이데올로기라도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하면 그것은 이데올로기로서의 가치를 상실하지 않나 싶었어요. 그런데 문득 북한은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집단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서독이 통일된 시절의 두 국가간 경제력의 차이보다 지금 남북한의 차이가 훨씬 큰데도 왜 북한 내부에서는 이리도 조용한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미스테리한 국가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베를린 장벽이 우연히 열린 사건은 말그대로 기적 같은 1989년의 주요 돌파구였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대처를 제외한 유럽공동체 지도자는 독일 통일 자체를 굉장히 회의했고, 해법은 유럽통합이 확대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독일의 힘은 유럽의 힘이 될 것이었다. (헬무트 콜) " 독일의 미래 건축은 유럽의 미래 건축에 들어맞아야 합니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그죠... 정말 우연이 기적같이 일어났던 잊지 못할 사건 같습니다. 이렇게 또 한 사건의 우연(동독 귄터 샤보프스키의 여행 허가 발표)은 어떤 사람들의 운명(동서독의 통일에 영향을 받은 많은 사람들)에 영향을 미치는... 생각할 수록 포르투나와 비르투의 관계가 참 오묘한 것 같습니다. 다시한번 엘버트 허시먼을 찾아봅니다.
22장 읽고 있는데 진짜 재미있네요. 탈냉전 역사의 현장들을 직접 종횡무진하는 기분… “베를린 장벽이 우연히 열린 사건”을 읽으며 코끝이 찡해졌습니다.
https://youtu.be/Mn4VDwaV-oo?si=KJ_P8ncCcVHO0n18 ㅎㅎㅎ 생방송의 실수..
영상으로 보니 실감나네요! 역사란 과연 무엇일까 생각하게 됩니다. 어쩌면 그저 우연과 실수로 빚어진 세계에서 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22장 유럽의 현실과 에필로그까지 왔습니다. 동유럽 사람들의 시위로 시작되어 독일이 통일되고 독일의 힘을 유럽의 힘으로 만든 해법은 50년전 비극에서의 배움을 보여주는 길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전략적, 철학적으로 냉전의 방식이 패배했다는 겁니다” 라고 말한 고프바초프는 현실을 인정하고 동유럽의 주권도 국민의 자유도 존중했지만, 쿠테타와 소비에트 연방의 붕괴는 막지 못했습니다. 경제가 문제라는 것도 알았고 개혁과 개방이 점진적으로 해결해 줄 것이라 믿었지만, ‘빵없는 자유’는 소련를 무너뜨렸습니다. 그러나 냉전의 종식에는 핵무기도 사용되지 않고 전쟁도 일어나지 않았네요.. 마지막 소련지도부의 3일 쿠테타에서 이 서술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군 부대는 명령을 따르려 하지 않았다” 1장 유럽에서 시작하여 전지구를 다니다가 22장 유럽으로 돌아왔네요. 베스타가 미국이 승리?한 경험을 반추하여 국제질서를 고민했더라면, 서방이 EU와 나토에 러시아가 합류할 기회를 열어 줬더라면 오늘날 모두가 훨씬 안전했을 것이라는 주장하는 대목에서 고개가 끄덕여 졌습니다. 알 수는 없지만 그리고 그때는 가능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그랬더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냉전은 전지구적이었고, 총 강대국인 미국과 소련마저 지배했다. 그러나 냉전이 모든 것은 결정하지 않았다. 초반의 내용이 많이 가물거려지긴 했는데,, 책이 두껍다는 것 외에도 100년간 지구에서 일어난 많은 사건들이 압축되어 있어 밀도가 높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다시 읽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앞으로 읽을 책들과의 연결에 중요한 축이 될 것 같습니다~ 남은 해제 까지 잘 읽어보겠습니다.
체코슬로바키아를 방문한 고르바초프의 악동 공보 비서 겐나디 게라시모프는 고르바초프의 개혁과 1968년 둡체크의 개혁이 무슨 차이가 있냐는 질문을 받자, “19년”이라고 대답했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ㅋㅋㅋ 저는 이부분 읽으면서 전혀 공통점도 없는데 이상하게 박*혜 전대통령이 생각나더라구요... 항간에 떠도는 그런 "박*혜 2년이 ... "
유고슬라비아가 내전(잃어버린 10년)으로 치닫는 과정이 짧게 나오는데 이 지역 나오면 항상 헷갈려서 지도 보면서 읽었어요. (나무위키에서 지도 바탕입니당)
서기장은 안정과 정치 통제를 원하는 당의 보수파와 자국의 미래와 자신을 위한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당도 포기할 수 있는 이들 사이에서 꼼짝도 하지 못했다. 고르바초프는 정치적·경제적·법적 개혁을 원했지만, 소련 사회주의의 업적을 내팽개치고 싶지는 않았다. 점점 공개적으로 표명한 그의 목표는 법으로 통치되는 국가였고, 당의 권력을 제거하기보다 축소하는 것이었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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