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3. <냉전>

D-29
그 후 공산당은 자멸했고, 소련 정부는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 발트3국을 예외로 하면, 소비에트공화국의 독립은 아래에서의 기존 요구가 아니라, 계속 진행 중인 소련의 붕괴 결과로 이루어졌다. 1991년 12월 이후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연방을 구성하던 15개 공화국이 전부 갑자기 세계 속에서 각자 길을 찾아야 했다. 대다수 공화국에 민족주의는 민족 독립의 정당한 근거로 나온 것이지 그 반대가 아니었다. 그런 식으로 소련의 붕괴는 실제로 과거 영국제국이나 프랑스제국에서 벌어진 사태를 떠올리게 만드는 탈식민화의 사례였다. 구소련 국가 거의 전부가 주권을 얻고 한 세대가 지난 뒤에도, 높은 수준의 종족적·정치적 긴장과 분투한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사회주의 국가가 해체되면서 당 기구와 계획 부서, 과학기술센터 등에서 등장한 새로운 올리가르히oligarch가 러시아의 부를 차지했다. 자원이 나라에 만연한 병폐를 일부 치유하는 데 사용되는 대신, 연줄이 많은 사람, 특히 보리스 옐친 대통령의 친구와 지지자 손에 넘어갔다. 여러 세대가 창조한 가치가 지역 공동체와 아무 연관이 없는(하지만 권력자와 연줄은 많은) 개인에게 양도되었다. 새로운 소유주가 매각할 수 있는 자산에서 자기 소유물을 챙기고, 남은 생산 시설을 폐쇄하는 일이 무척 많았다. 3년 만에 실업률이 0에서 30퍼센트로 급등했다. 이 모든 일은 서방이 옐친의 경제 개혁을 극찬하는 가운데 이루어졌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러시아는 그 크기만으로도 어떤 국제체계에서든 대단히 중요한 국가임을 깨닫는 게 핵심이었지만, 1990년대에 이런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따라서 서방, 특히 유럽은 1991년 이후 최대한 신속히 이 나라를 유럽의 안보와 무역 편제에 통합하는 것이 이익이었을 것이다. […] 1990년대 러시아가 유럽연합에, 그리고 가능하면 나토에도 어떤 형태로든 가입할 기회가 적어도 열려 있었다면 서방과 러시아 모두 오늘날 한층 더 안전했을 것이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지금까지의 냉전사 연구가 냉전을 개시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두고 공방을 벌이며 이를 위한 증거자료를 모으는 학문의 성격이 있었다면, 《냉전》에서 베스타는 냉전의 경험 속에서 교훈을 얻 지 못한 1990년대~2000년대 국제체계의 정치 엘리트들에게 그 책임을 묻고 있다는 점에서 결정적으로 구분된다. 우리가 세계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과거와 미래 사이에 놓여 있는 현재를 제대로 살아 나가기 위해서라고 베스타는 파악한다. 아마 이 지점이 ‘현재사’ 연구자로서 베스타의 특징이 잘 녹아 있는 부분일 것이며, 《냉전》을 읽는 독자들도 단순히 세계 여러 지역의 사건들의 파노라마를 관찰자처럼 보기보다는, 이 지점을 유의하면서 적극적이고 비판적으로 독서를 해 나가면 좋겠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탈냉전의 풍경, 하면 꼬꼬마 때 즐겨 듣던 메탈리카의 1991년 모스크바 공연 장면이 떠오릅니다. 엄청 유명한 클립이죠. 당최 몇 명인지 알 수 없을 만큼 비행장을 가득 채운 청년들이 정신줄을 놓고 방방 뛰며 몹쓸 양키 음악을 부르짖는 광경이 뭔가 상징적으로 느껴져요. 성조기가 펄럭이고, 군중을 통제하려 부질없이 서 있는 군인들과, 그들의 머리 위 흐린 하늘을 헬기가 가로지르는 풍경까지도요. https://youtu.be/_W7wqQwa-TU?si=k9TZy4ccAvxCfkQx 오늘 책의 에필로그부터 해제까지 읽었습니다. 그냥 전부 다 밑줄을 긋고 싶네요. 좋은 책을 읽게 해주신 모임지기 @YG 님 감사합니다. 7월에 또 만나요!
<냉전>의 에필로그는 두 번 읽게 되더라구요.. 이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이 긴 책을 썼구나 싶을 정도로 그 통찰에 많이 배웠습니다. (저도 하이라이트 한 문장이 끝이 없었네요.) 무엇보다 미국에 대한 아쉬움. 서방이 러시아를 끌어 안지 못한 것과 냉전시기 일어난 불의를 돌아보고 보듬지 못한 점이 현재의 전쟁들과 겹쳐집니다. 이 두꺼운 책을 여기가 아니면 못 읽었을지도 모릅니다. 함께 읽으면서 글 올려주시고 참고 책과 링크들도 감사했구요. 책 내시느라 바쁜 시기였을 텐데 @YG 님 끝까지 이끌어 주어 감사합니다. “타협은 쉽지 않다…..과거에 자신들에게 거대한 불의가 자행되었기 때문에, 지금 자신들의 분노가 정당화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무력 군사적 우위에 의존하는 것이 잘못되었음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그가 부시에게 말했다. 군사적 우위에 의존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836,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저는 조만간, 언젠가는 우리 공동의 노력이 결실을 맺고 우리의 나라들이 번영하는 민주 사회에서 살리라고 낙관합니다. 모든 국민의 행운을 빕니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857,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소련은 고르바초프의 개혁이 필요했고 개혁에 실패하자 붕괴했다. 하지만 미국은 이런 전면적인 변화가 필요하지 않았다 고장 나지 않으면 고칠 필요가 없는 법이니까.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865,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많은 소련인이 공개적으로 발언하고 투표하며, 단체를 결성하고, 종교를 실천하며, 금지된 영화를 보고 책을 읽을 자유를 받아들였지만, 고르바초프가 추진한 페레스트로이카의 핵심에는 거대한 구멍이 존재했다. 일부 사람은 점점 자주 의문을 제기했다. 빵이 없이 어떤 자유란 말인가?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867,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냉전이 종식되었음에도 바뀌지 않은 것은 국제 문제에서 가진 자와 없는 자의 충돌이다. 오늘날 세계의 일부 지역에서 종교 운동과 종족 운동이 급증하면서 이런 충돌이 한층 격렬해졌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876,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역사는 복잡하다. 우리는 이념이 우리를 어디로 인도하는지 언제나 알지는 못한다. 그렇다면 좋은 결과를 이루기 위해 우리가 어떤 위험을 무릅쓰려 하는지 신중히 검토하는게 더 낫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877,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드디어 끝까지 읽었습니다. 처음엔 야심 차게 읽다가 오타도 발견하고 아쉬운 단어도 눈에 띄었지만, 나중에는 온전히 의미를 감씹는 데만 빠져들었습니다. 술보다 책에 취하는 즐거움으로 ^^ 이 기분으로 다른 책도 설렐 듯합니다. 많이 배웠고, 사려 깊이 현실 보기를 깨달았습니다. @YG님 그리고 회원님들 모두 함께해서 참 좋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옆집토토로 님, 완독하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좋은 독서 경험이었다니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다음 벽돌 책도 즐겁게 함께 읽어요!
@aida 님, 저도 에필로그를 읽으면서 생각들이 많아졌어요. 역사를 읽는 의미를 생각해 봤다고나 할까요. 이번 달도 완독하느라 고생하셨습니다.
한 시간 후면 이 모임도 마무리네요. 기록으로 한 가지 정보를 남겨둡니다. 백승욱 선생님께서 <서울 리뷰 오브 북스>에 우리가 함께 읽은 『냉전』의 비판적 서평을 쓰셨더라고요. 저로서는 약간 납득이 안 되는 비판이 있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또 다른 시각을 접하니 좋았답니다. 한번 시간 나실 때 살펴보세요!
서울리뷰오브북스 18호《서울리뷰오브북스》 18호(2025년 여름호)의 특집 주제는 ‘혼돈 그리고 그 너머’이다. 지금 우리는 도대체 어디쯤 서 있고, 어디로 나아가는가? 이 물음을 제대로 사유하려면, 이 혼란이 어떻게 반복되고 제도화되는지, 어떤 방식으로 민주주의를 부식시키는지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이번 달도 다들 두꺼운 책 함께 읽느라 고생하셨습니다. 7월의 책도 아주 흥미로우니, 우리 또 즐겁게 벽돌 책 함께 읽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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