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 감사합니다! 힘들지만 지금 곁에는 은동이도 있고 책도 있어서 기운 차리고 있습니다. 이 모임 또한 제게 많은 힘이 됩니다. 고맙습니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3. <냉전>
D-29

향팔

borumis
향팔님..ㅜㅜ 이제야 글을 봤어요.. 반려동물을 여러번 무지개 다리 너머로 보내다보니 익숙해질까 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게 죽음같아요.. 그래도 힘내셔야 합니다. 은동이도 있구 보잘것 없지만 저희도 있어요! 저도 휴식시간을 갖다 돌아왔어요. 함께 합시다~

향팔
@borumis 님, 여러번을 어떻게 보내셨어요… 한번도 이렇게 힘이 드는데요. 이별이 반드시 온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괴로울 줄은 몰랐습니다. 아무것도 못하고 널브러져 있다가 이제 정신을 차리는 중입니다. 위로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borumis 님도 다시 힘을 찾고 돌아오신 거 맞죠? 함께 책 읽으면서 몸도 맘도 고쳐보아요.

borumis
저희 친정이 항상 유기견 유기묘를 입양하는데 상태 좋지 않은 아이도 있고 노견/노묘도 있어요. 게다가 시골 살면 이웃집 밭의 농약을 실수로 먹기도 하고 들개한테 물려죽은 적도 있었어요ㅠㅠ
그래도…결국 휴식의 시간을 갖고나서 살민 살아진다는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다른 또 아프거나 도움이 필요한 이(그게 타인이 아닌 나 자신일지라도)를 돕고 돌보는 게 가장 빠른 회복 방법이었어요.. 얼마전 가자지구에서 아이들과 남편 모두 폭격맞은 의사분이 어쩔 수 없이 다른 아픈 환자분들을 계속 돌보며 진료에 전념하는 기사를 읽었는데요.. 전 그런 가족이나 가족이 아니어도 그런 도움을 줄 다른 대상이 있는 게 그래서 중요한 것 같아요. 한 마리씩 키우던 저희 엄마에겐 그래서 되도록 빨리 다른 아이를 입양시키기도 했어요..

향팔
그러셨군요. 보통은 원치 않는 노견 노묘 아픈 아이들을 입양하신다니… 대단하셔요. 그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압니다. 받아들이고, 살면 살아진다는 말씀도 맞고요. 제 곁에도 돌봄이 필요한 존재가 또 하나 남아 있어서 자꾸만 저를 움직이게 하고 다시 일어서게 만들더라고요. 힘내 보겠습니다.

borumis
화이팅이요!!

향팔
가자지구의 참상을 말씀하시니 쌓아둔 팔레스타인 관련 도서도 더 읽어야 하는데 싶습니다. <냉전>의 유강은 선생님이 번역한 팔레스타인 책들은 두권 읽어봤는데(팔레스타인 100년 전쟁, 팔레스타인 현대사) 다 좋더라고요. 새로 읽으려고 찜해뒀던 책은 일란 파페의 <팔레스타인 종족 청소>입니다. 제목이 무시무시하지만 현재진행형으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니…

팔레스타인 100년 전쟁 - 정착민 식민주의와 저항의 역사, 1917-2017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의 기원과 성격을 정착민 식민주의로 규정한다. 영국과 미국 등 열강을 등에 업은 시온주의가 팔레스타인 원주민을 몰아낸 뒤 정착민으로서 밀고 들어왔다는 것. 오늘날 두 나라의 빈번한 충돌 역시 100년간 이어져 온 식민지 전쟁의 일부라는 설명이다.

팔레스타인 현대사 - 하나의 땅, 두 민족계급적 관점에서 팔레스타인 문제를 객관적이고도 깊이 있게 파헤치는 역사서로,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행동하는 지성이자 수정주의 역사학계의 대표 주자인 일란 파페(그는 우리나라 학계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최근 사이드와 촘스키의찬사를 받으며 미국 학계에서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가장 설득력 있는 논리를 갖춘 스타 지성인으로 등극했다)가 쓴 팔레스타인 ‘땅’의 역사이다.

팔레스타인 종족 청소 - 이스라엘의 탄생과 팔레스타인의 눈물“가장 용감하고 강직하고 날카로운 이스라엘 역사학자” 일란 파페의 대 표작 『팔레스타인 종족 청소』가 최근에 쓴 한국어판 서문을 새로 붙이고 재출간됐다. 이 책은 2017년 열린책들에서 ‘팔레스타인 비극사’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어 국내에 큰 화제를 일으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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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헉 ㅠㅠ 정말 무섭네요… 나찌의 제노사이드에 당한 걸 기억 못하는 건지..

연해
제가 겪어본 적 없는 아픔이라 어떤 말을 덧대는 것도 조심스러웠는데, 천천히 회복하고 계신다니 정말 다행이에요. 이 공간에서 다시 @향팔 님(어랏? 근데 향팔'이'가 사라졌네요)과 책 이야기 나눌 수 있어 감사한 마음입니다.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모임방에서 종종 나눠주셨던 이야기가 떠올라요. 저도 동동이를 기억할게요. 은동이도 있고, 책도 있고, 그믐도 있고, 저희도 있으니까. 같이 이 공간에서 삶과 책 이야기 나눠요:)

향팔
@연해 님, 따뜻한 말씀 감사합니다! 함께 기억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롱기누스
@향팔 님. 환영합니다. 6월 벽돌책 함께 읽으면서 몸도 마음도 회복하는 시간되시길 바랍니다.

향팔
감사합니다! @롱기누스 님 따라서 즐겁게 읽어볼게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YG
내일 6월 5일 목요일부터는 본격적으로 본문을 시작합니다. 1장 '출발점들'을 읽습니다. 사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연대기 순으로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그러다, 같은 시간대의 다른 지역으로 초점을 옮겨서, 이때 다른 곳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살피기도 하고요.
1장에서는 이 모든 냉전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1890년대부터 1930년대까지의 세계사를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훑고 있습니다. 우리가 3월에 읽었던 『3월 1일의 밤』과도 연결되는 장이고요. 저는 뜻밖의 통찰을 몇 가지 얻은 장이기도 합니다.

YG
“ 나중에 냉전을 형성한 것이 바로 이 제1차 세계 대전 세대다. 대전쟁의 모든 요소가 그 안에 있었다. 공포, 불확실성, 무언가를 믿을 필요성, 더 나은 세계를 창조하라는 요구 등등. 유럽의 총력전이 낳은 절망과 그 전쟁이 지구의 많은 지역에 퍼뜨린 공포는 전쟁을 겪은 모든 이의 마음속에 담겼다. 어디서 전쟁을 경험했든 상관없었다. ”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1장, 45~46쪽,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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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
제가 1장을 읽으면서 새삼 새롭게 생각해본 지점이었습니다. 10대, 20대 때의 경험이라는 게 세계관을 구축할 때 정말 중요하잖아요.

향팔
저도 이 대목이 가슴에 와닿네요. 1차대전 참전자를 모집할 때 수많은 자원자가 몰렸다고 하죠. 예전에 읽은 책에 실린 사진인데, 웃으면서 입대를 신청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자유를 위한 전쟁”, “약소국들을 위한 십자군”, “모든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전쟁”, “크리스마스 때까지 끝날 전쟁”의 표어를 철썩같이 믿었던 사람들… 저들 중에 과연 얼마나 살아서 돌아왔을까요? 솜 전투를 겪은 젊은이의 일기처럼, 참혹한 참호전 속에서 살았든 죽었든 그들의 세상은 온통 뒤집혔겠지요.



롱기누스
“ 1914년 이후 시기에 세계의 많은 것이 뒤집혔다. 제1차 세계대전은 유럽을 황폐하게 만든 한편, 세계를 집산주의적 방향으로 변혁하고자 하는 급진적 반자본주의운동의 일련의 도전을 열었다. 식민지 나라도 저항이 끓어올랐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나라로 올라섰지만, 경제적 의미를 제외하면 세계에서 어떤 역할을 맡아야 할지 확신하지 못했다. 공산주의 대 자본주의라는 이데올로기적 냉전은 이미 격화했지만, 아직 대립하는 국가들로 이루어진 양극화된 국제체계를 창출하지 못했다.
1941년에 이르면, 침략적인 민족주의 이데올로기에 따라 움직이는 나치 독일이 이런 세계에서 가장 큰 이득을 보는 것처럼 보였다. 독일은 유럽에서 대부분 목적을 이루었지만, 영국과 소련을 전쟁에서 떨어져 나가게 만들지는 못했다. 이데올로기적 성향에서 정반대로 대립한 두 나라는 끝까지 버티면서 이제 정략적인 동맹을 맺고 전시의 적을 물리치고 세계지도를 다시 그린다.
* 개인적으로 집산주의를 잘 몰라 찾아보니 이렇게 나오네요.
- 집산주의(영어: collectivism, 集産主義)는 주요 생산수단을 국유화하는 것을 이상적이라고 보는 정치 이론. 개인의 파편화를 반대하고 사회적 결속력을 강조하는 문화적 관점이나 사상(이데올로기)을 의미함. ”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p.68.,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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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기누스
"소련과 미국, 영국이 이룬 '대연합'은 공동의 목표를 위해 오랫동안 협력한 바탕에서 형성되지 않았다. 이 연합은 각국이 당면한 위협을 물리치기 위해 도움을 찾아야 하는 순간에 현실적인 필요로 생겨난 일종의 강제결혼(shotgun marriage)이었다."
각국의 이익을 위해 잠시 잠깐 손을 잡았던 소련, 영국, 미국의 연합을 강제결혼(shotgun marriage)로 표현한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손을 잡아야 했던 3국. 결국은 헤어질 운명이 정해졌던 연합이었네요.
청사죽백
shotgun marriage 또는 shotgun wedding의 의미를 살펴본다면, 이 표현들을 강제결혼이라고 번역하면 그 함의의 일부만을 표현하게 되어버린다고 평가가능합니다. 급박한 상황에서 충분하게 숙고하면서 준비하지 못하고서 진행한 결혼이 shotgun marriage 또는 shotgun wedding인데, 그 번역 표현인 '강제결혼' 은 희망하지 않았던 결혼이라는 부분만을 표현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대안이 없어서 서둘러서 시작하였던 협력을 지칭하려고도 shotgun marriage 또는 shotgun wedding을 빈번하게 사용하는데, 그러한 상황에서는 협력 당사자들이 아닌 3자로부터의 강요가 반드시 작용하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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