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3. <냉전>

D-29
한국전쟁은 초강대국 간 대결을 아시아 민족주의와 결합했다. 그것은 아시아 내전이었지만, 또한 냉전 최대의 군사작전이기도 했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aida님의 대화: 오. 이 지도 킵 하였습니다~
오, 저도요! 머릿속에 뒤죽박죽 엉켜있었는데, 한눈에 볼 수 있어 좋네요:)
RAMO님의 대화: 식탁 위의 침묵 점심시간 메뉴를 고르는 일은 생각보다 중요하다. 하루의 작은 즐거움이 이 선택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난 짜장면.” 오늘은 곱빼기가 아닌 일반 짜장으로 속을 채우기로 한다. 옆자리 팀원도 각자의 취향에 따라 메뉴를 고른다. 무엇을 선택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건 취향의 영역일 뿐, 굳이 다툴 이유가 없다. 음식이 나오고 젓가락을 들자 식당 한편에서 뉴스가 흘러나온다. 정치 뉴스다. 하지만 식탁 위에서 그 뉴스에 대해 말하는 사람은 없다. 다들 조심한다. 누가 무슨 정당을 지지하는지, 어느 쪽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이야기하지 않는다. 정치적 견해는 조심스러운 것이 되었다. 그저 식사를 마치고, 누군가 묻는다. “커피 뭐 마실래?” “시원한 아메리카노.” 이것 역시 취향의 문제다. 그걸로 다투지 않는다. 각자 알아서 선택하고 존중하면 된다. 자리로 돌아와 방금 지나친 뉴스 내용을 다시 읽는다. 세상은 결코 정치와 무관하지 않다. 뉴스는 오늘 하루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누구의 결정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를 보여준다. 나는 내 생각을 정리하고, 그 속에서 세상을 이해하려 한다. 그런데 방금 식당에서의 침묵이 다시 떠오른다. 왜 이렇게 정치 이야기를 꺼내기 어려운 걸까? 정치적 이슈는 언제나 우리 곁에 있다. 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과도, 직장 동료와도, 심지어 친한 친구와도 정치 이야기를 나누기란 쉽지 않다. 누군가가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관계가 어긋날까 봐 두려운 것이다. 결국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속으로는 각자의 확신을 굳혀간다. 말은 하지 않지만, 모두가 생각하고 있는 정치. 이 침묵은 어디서 비롯된 걸까. 내가 느꼈던 이 침묵의 원인을 <냉전>의 저자 오드 아르네 베스타는 이렇게 설명한다. 냉전은 모든 것을 결정하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일에 영향을 미쳤고, 종종 나쁜 쪽으로 영향을 미쳤다. 냉전으로 생긴 대결은 두 초강대국이 지배하는 세계를 공고히 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힘과 폭력-또는 폭력의 위험-이 국제관계의 기준이 되고, 절대적인 믿음-자신의 체계만이 선이고 다른 체계는 본래 악이라는 믿음-을 부추기는 세계였다. <냉전> 오드 아르네 베스타 저 -P. 14 한국 근현대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정치적 견해를 드러내는 일이 단순한 의견 차이를 넘어 생존의 문제였던 시절이 있었다. ‘빨갱이’라는 말로 서로를 구분 짓고, 총부리를 들이대던 시대. 동포였던 이웃이 적이 되었고,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체포되고, 고문당하고, 때로는 죽임을 당했다. 경찰이 시민에게 총을 쏘고, 시민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불을 들었다. 이성보다 혐오와 공포가 앞서던 시절, 사회는 말하지 않도록 훈련되었다. 그리고 그 유산은 오늘날에도 남아 있다. 우리는 여전히 그 시절의 그림자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정치에 대한 생각을 입 밖에 꺼내는 일은, 여전히 위험한 것으로 여겨진다. 분명히 생각하고 있음에도 말은 삼킨다. 그러면서 정치적 담론은 공론장이 아닌, 속삭임과 분열의 형태로만 이어진다. 이 불편함, 이 침묵은 단지 개인의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가 치유하지 못한 집단적 트라우마의 일부다. 한 사회는 과거의 연속선 위에 놓여 있다. 우리가 지금 겪는 소통의 단절, 공론장의 실종은 떠나간 시간들 속에 그 이유가 있다. 나는 이번 책 <냉전>을 통해 그 상처의 원인을 천천히 들여다보고 싶다. 왜 우리는 정치 이야기를 회피하게 되었는지, 왜 생각은 있지만 말을 하지 못하는 사회가 되었는지를. 그리고 언젠가는 다시, 짜장면을 앞에 두고 정치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서로의 취향 차이가 누군가를 죽일 이유가 되지 않은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RAMO 님, 환영합니다. 그리고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동감합니다.
향팔님의 대화: 사진을 올렸습니다.
@향팔 저도 킵합니다.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4장(p.169)에서 1948년 이탈리아 기독민주당과 공산당의 선거전을 읽으니, 곧바로 돈 까밀로 시리즈가 떠올랐어요. 요절복통에 눈물콧물 섞어가며 밤새워 읽은 제 인생책입니다. 위의 @RAMO 님 글처럼,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를 죽였던 역사를 가진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부러운 마음으로 읽게 되는 책이기도 하고요. (소설 속의 바싸 마을은 어쩌면 “있을 수 없는 풍경”이고 “가능하지 않은 정경”이겠으나 그래서 더욱 뭉클한…) 저는 김형민 선생님의 추천글 덕분에 처음 이 책을 알게 되었어요. 그 글을 아래 가져와봤습니다. 정말 좋은 리뷰라고 생각합니다. https://steemit.com/kr/@sanha88/41xejx [돈 까밀로와 뻬뽀네]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 (리커버 특별판)이탈리아의 국민작가 조반니노 과레스키의 '돈 까밀로 시리즈'. 이탈리아 중북부 시골 마을 바싸에 열혈 사제 돈 까밀로와 우직한 공산당 읍장 뻬뽀네 그리고 예수님이 살고 있었다. 돈 까밀로는 신앙심이 깊고 자기 주장이 명확하며 따뜻한 마음을 가진 신부이다.
돈 까밀로와 뻬뽀네 (리커버 특별판)'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 시리즈. 이탈리아 중북부 시골 마을 ‘바싸’에서 가톨릭과 공산주의라는 전혀 다른 이념 세계를 각각 대표하는 신부 ‘돈 까밀로’와 공산당 읍장 ‘뻬뽀네’가 그리는 이야기를 담았다.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 세트 - 전10권 (리커버 특별판)'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 시리즈. 지금까지 전 세계 150개 나라에서 7,000만 명 이상의 독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은 조반니노 과레스키의 대표작 중 하나이다. 이 소설은 이탈리아의 한 시골마을에서 돈 까밀로 신부와 공산당원 읍장 뻬뽀네 그리고 예수를 중심으로 그곳 주민들이 엮어가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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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죽백님의 대화: "다만, 이 과정에서 어찌보면 조급하고 서두른 미군정 지도자들은 일본 전범들을 그대로 지도층에 재고용하는 비극(?)을 저질렀는데요, 저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한 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같은 전범국인 독일과는 왜 그렇게 반대의 입장을 보였을까 하는 부분입니다. 만약 독일도 4개국이 나눠서 관리하지 않고, 미국 혼자 관리했다면, 나치 전범을 그대로 독일 지도층으로 기용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나치에 워낙 심하게 당한 3개국이 전범을 그대로 둘 수 없어 전범에 대한 단죄를 끝까지 주장했던 3국의 주장을 미국이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던 것인지, 아니면 다른 스토리가 있다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대상 보충설명(해당 독자의 이해가 3자들에게 오해를 유발가능하기 때문에 작성하였음): 1) 해당 발언은, USA가 주도하였던 연합국 진영의 일본 대상 점령통치에서는 연합국 진영의 도이칠란트 대상 점령통치와는 상반하게 일본 정부가 존속하였다는 사실을 곧바로 2차 세계대전 종전 이전 일본의 통치엘리트들이 그대로 온존하였다고 착각하였던 인식적 오류의 결과임 2) 서도이칠란트에서와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연합국 진영은 1차 냉전이 본격화하기 이전까지는 점령 대상국의 과거 지배체제의 주요한 참여자들을 되도록 배제하고자 노력하였다가 나중에는 이 정책노선을 포기하였음 3) 다만 USA 트루먼 연방행정부와 USA 군부는 처음에는 당연하게도 일본 정부를 해산시키고서 직접 통치를 실행하겠다고 결정하고서는 준비하였지만, 2차 세계대전에서의 일본군 대상 교전 경험들의 축적과 일본의 항복 진행 과정에서 당시 일본 국민들의 히로히토 천황과 그의 권위 대상 맹목적 복종을 인지하고서는, 히로히토 천황과 그에게 형식상으로 종속하여 있는 일본 정부를 제거하지 않아야 오히려 일본 대상 점령통치가 쉬워지겠다고 판단하고서는 일본 대상 점령통치의 방식을 간접통치로 변경하였음(다만 그러면서도 히로히토 천황의 권위를 실추시키고자, 일본 주류 연합국 최고사령부의 수장이던 매카서와 그의 주요 참모들은 히로히토 천황에게 천황의 신성성을 부정하는 인간선언을 발표하도록 강제하였음) 4) 그러면서도 일본 주류 연합국 최고사령부는 1946년~1949년에 전쟁범죄들 관련 기소를 모면하였던 일본의 엘리트 인사들 20만 1815명을 국가기구들과 기타 주요한 민간 직업들에서 노동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추방령을 발효시켰다가, 한국전쟁의 발발 때문에 해당 정책을 종료하기로 결정하였던 1950년~1951년에 추방을 무효화하였음 https://en.wikipedia.org/wiki/Occupation_of_Japan#Purge_of_wartime_public_officials 참조 https://en.wikipedia.org/wiki/Purge_(occupied_Japan) 참조 https://ja.wikipedia.org/wiki/%E5%85%AC%E8%81%B7%E8%BF%BD%E6%94%BE 참조 https://ko.wikipedia.org/wiki/%EC%97%B0%ED%95%A9%EA%B5%B0_%EC%A0%90%EB%A0%B9%ED%95%98_%EC%9D%BC%EB%B3%B8#%EC%97%B0%ED%95%A9%EA%B5%B0_%EC%B5%9C%EA%B3%A0%EC%82%AC%EB%A0%B9%EB%B6%80 참조 https://ko.wikipedia.org/wiki/%EC%9D%B8%EA%B0%84%EC%84%A0%EC%96%B8 참조 https://namu.wiki/w/%EC%9D%B8%EA%B0%84%EC%84%A0%EC%96%B8 참조
@청사죽백 아... 이런 친절하고 전문적인 답변, 감사드립니다. 결국 미군정도 일본 전범자들이 주요공직이나 기업에서 활동하지 못하게 했지만, 한국전쟁의 발발로 그 정책을 끝까지 유지하지 못했다는 말씀이시군요. 감사합니다.
향팔님의 대화: 사진을 올렸습니다.
오.. 이 지도 좋네요. 저도 킵했습니다. ^^
RAMO님의 대화: 식탁 위의 침묵 점심시간 메뉴를 고르는 일은 생각보다 중요하다. 하루의 작은 즐거움이 이 선택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난 짜장면.” 오늘은 곱빼기가 아닌 일반 짜장으로 속을 채우기로 한다. 옆자리 팀원도 각자의 취향에 따라 메뉴를 고른다. 무엇을 선택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건 취향의 영역일 뿐, 굳이 다툴 이유가 없다. 음식이 나오고 젓가락을 들자 식당 한편에서 뉴스가 흘러나온다. 정치 뉴스다. 하지만 식탁 위에서 그 뉴스에 대해 말하는 사람은 없다. 다들 조심한다. 누가 무슨 정당을 지지하는지, 어느 쪽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이야기하지 않는다. 정치적 견해는 조심스러운 것이 되었다. 그저 식사를 마치고, 누군가 묻는다. “커피 뭐 마실래?” “시원한 아메리카노.” 이것 역시 취향의 문제다. 그걸로 다투지 않는다. 각자 알아서 선택하고 존중하면 된다. 자리로 돌아와 방금 지나친 뉴스 내용을 다시 읽는다. 세상은 결코 정치와 무관하지 않다. 뉴스는 오늘 하루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누구의 결정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를 보여준다. 나는 내 생각을 정리하고, 그 속에서 세상을 이해하려 한다. 그런데 방금 식당에서의 침묵이 다시 떠오른다. 왜 이렇게 정치 이야기를 꺼내기 어려운 걸까? 정치적 이슈는 언제나 우리 곁에 있다. 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과도, 직장 동료와도, 심지어 친한 친구와도 정치 이야기를 나누기란 쉽지 않다. 누군가가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관계가 어긋날까 봐 두려운 것이다. 결국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속으로는 각자의 확신을 굳혀간다. 말은 하지 않지만, 모두가 생각하고 있는 정치. 이 침묵은 어디서 비롯된 걸까. 내가 느꼈던 이 침묵의 원인을 <냉전>의 저자 오드 아르네 베스타는 이렇게 설명한다. 냉전은 모든 것을 결정하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일에 영향을 미쳤고, 종종 나쁜 쪽으로 영향을 미쳤다. 냉전으로 생긴 대결은 두 초강대국이 지배하는 세계를 공고히 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힘과 폭력-또는 폭력의 위험-이 국제관계의 기준이 되고, 절대적인 믿음-자신의 체계만이 선이고 다른 체계는 본래 악이라는 믿음-을 부추기는 세계였다. <냉전> 오드 아르네 베스타 저 -P. 14 한국 근현대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정치적 견해를 드러내는 일이 단순한 의견 차이를 넘어 생존의 문제였던 시절이 있었다. ‘빨갱이’라는 말로 서로를 구분 짓고, 총부리를 들이대던 시대. 동포였던 이웃이 적이 되었고,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체포되고, 고문당하고, 때로는 죽임을 당했다. 경찰이 시민에게 총을 쏘고, 시민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불을 들었다. 이성보다 혐오와 공포가 앞서던 시절, 사회는 말하지 않도록 훈련되었다. 그리고 그 유산은 오늘날에도 남아 있다. 우리는 여전히 그 시절의 그림자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정치에 대한 생각을 입 밖에 꺼내는 일은, 여전히 위험한 것으로 여겨진다. 분명히 생각하고 있음에도 말은 삼킨다. 그러면서 정치적 담론은 공론장이 아닌, 속삭임과 분열의 형태로만 이어진다. 이 불편함, 이 침묵은 단지 개인의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가 치유하지 못한 집단적 트라우마의 일부다. 한 사회는 과거의 연속선 위에 놓여 있다. 우리가 지금 겪는 소통의 단절, 공론장의 실종은 떠나간 시간들 속에 그 이유가 있다. 나는 이번 책 <냉전>을 통해 그 상처의 원인을 천천히 들여다보고 싶다. 왜 우리는 정치 이야기를 회피하게 되었는지, 왜 생각은 있지만 말을 하지 못하는 사회가 되었는지를. 그리고 언젠가는 다시, 짜장면을 앞에 두고 정치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서로의 취향 차이가 누군가를 죽일 이유가 되지 않은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어머, 마치 이 책의 추천사를 읽는 기분이 들었어요! 조심스럽지만 좀 더 건강한 토론이 오가는 사회가 되기를 저도 함께 지향하게 됩니다. 그리고 환영합니다:)
1947년 3월 모스크바 외무장관 회담에서 서구 연합국의 두 주요국은 1945년에 케넌이 밝힌 견해에 점점 접근하고 있음이 분명해졌다. 당시 케넌은 “우리는 우리가 점령한 독일 지역을 … 번영과 안전, 우위를 확보한 독립으로 이끌어 동구가 위협할 수 없게끔 만드는 수밖에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라고 주장했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독일의 분단은 어떻게 보면 마셜플랜이 낳은 결과였다. 미국은 유럽 각국 경제를 되살리는 것이 자국 안보에도 결정적으로 중요하다고 보았다. 소련과 각국 공산당 정부는 당연히 미국이 주도하고 미국 관리가 실행하는 유럽 복구 계획에 참여할 마음이 없었다. 서구 연합국의 통제를 받는 독일 서부 지역을 마셜플랜에 포함해야 한다는 것은 따라서 그 지역을 동부에서 분리하는 것을 의미했다. 새로운 도이치마르크화는 이 분할의 상징이었는데, 이는 극적인 조치였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미국과 서유럽 각국 정부에 마셜플랜이 중요한 점은 모두 현지 공산당에 맞서 싸운다는 것이었다. 그중 어떤 싸움은 선전을 통해 직접 이루어졌다. 정치 균형에 미치는 그 밖의 결과는 부차적이거나 심지어 우연히 일어났다. 소련식 공산주의가 프랑스나 이탈리아에서 패배한 주된 이유는 노동계급의 삶이 개선되었다는 단순한 사실 때문이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1949년에 이르러 공포가 다른 모든 고려 사항을 압도했다. 트루먼은 의회에서 상호 방위의무를 포함한 통합 동맹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찬성하는 연합을 묶어 내는 데 성공했다. […] 초대 사무총장 헤이스팅스 이스메이 남작이 나토를 세운 목적을 재치 있게 말한 것처럼 “미국을 계속 유럽에 두고, 소련을 쫓아내고, 독일을 내리누르는 것”이었다면, 이는 1950년 무렵에 서유럽인 대다수가 합의한 목적이었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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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님의 문장 수집: "1949년에 이르러 공포가 다른 모든 고려 사항을 압도했다. 트루먼은 의회에서 상호 방위의무를 포함한 통합 동맹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찬성하는 연합을 묶어 내는 데 성공했다. […] 초대 사무총장 헤이스팅스 이스메이 남작이 나토를 세운 목적을 재치 있게 말한 것처럼 “미국을 계속 유럽에 두고, 소련을 쫓아내고, 독일을 내리누르는 것”이었다면, 이는 1950년 무렵에 서유럽인 대다수가 합의한 목적이었다."
유럽의 군사적 분할과 경제 블록, 1947-1973
YG님의 대화: 이미 @롱기누스 님 등은 아시아로 넘어오셨습니다만. 원래 일정은 오늘 6월 9일 월요일 5장 '새로운 아시아'를 읽는 일정입니다. 제2차 세계 대전을 기점으로 일본-중국-인도차이나-인도네시아-인도-서남아시아(중동) 등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공간을 이동하면서 훑고 있어요. 이번 장은 내일 6장 '한반도의 비극'으로 곧바로 이어집니다.
오늘 출근길에는 진도를 따라 '새로운 아시아'를 읽었는데요. 너무 많은 인물과 지명, 상황, 사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지니까 제가 이 책을 제대로 읽고 있긴 한 건가 하는 의문이 들더라고요(하하하). 서로 편가르기 할 때마다 '그래서 이쪽 편이라는 거야, 저쪽 편이라는 거야'라고 혼자 갸우뚱거리고 있습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YG님 설명과 여러 분들이 올려주신 참고자료 의지(?)하면서 그나마 엉금엉금 짚어가는 것 같아요. 단편적인 생각으로는 전쟁도 무섭지만, 지도자들의 권력욕이 정말 어마어마하네요.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라는 것도 소름 돋고요.
그래도 아시아에서 더 중요한 것은 스탈린의 대외정책 구상보다 소련의 발전 모형이었다. 중국에서 이스라엘에 이르기까지 각국의 집권당은 경제적, 사회적 진보와 관련해 소련이 이룩한 업적에 큰 영향을 받았다. 국가 계획, 국유산업, 집단 농업 등은 아시아 전역의 정부 계획에서 핵심역할을 했다… .... 새로운 아시아에 접근하는 문제에서 미국도 소련만큼 주저했지만, 유럽의 과거 식민주의와 연계된 탓에 운신의 폭이 한결 좁았다. (미국이) 유럽 열강을 탈식민화로 밀어붙일 때도 주된 동기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냉전에 불리한 영향을 미친다는 우려였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전쟁 이후 영국의 생활이 온통 뒤죽박죽이었다면, 적국은 존재 자체가 거의 지워진 상태였다. 독일은 1945년에 난파선 같았는데 국민이 히틀러가 남긴 물리적 심리적 폐허에서 빠져나오는 데만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161쪽) 독일의 분단은 어떻게 보면 마셜플랜이 낳은 결과였다. 서구 연합국의 통제를 받는 독일 서부 지역을 마셜플랜에 포함해야 한다는 것은 따라서 그 지역을 동부에서 분리하는 것을 의미했다. 마셜플랜 자체가 서유럽을 미국 주도의 자본주의 경제로 통합하는 과정이었기에, 서부 독일의 화폐 개혁은 마셜플랜의 핵심 요소였다. 이는 20세기 초반에 기술과 생산과 경영 기법 그리고 무역과 투자 도구의 점진 이전으로 시작된 과정의 완성이었다. (166쪽) 매카시즘의 영향을 받은 대중의 광기 때문에 진짜 간첩망을 수사하는 데 차질이 빚어졌다. 1930년대 이후 유럽 주요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소련의 정보원이 상당히 암약했다. (179쪽) 냉전 때문에 미국에 생겨난 불안감은 소련과 동유럽이 겪은 발작적 공포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1953년 스탈린이 사망할 때까지 공개 고발과 숙청, 공개 재판이 시대의 유행이었다. (180쪽) 1940년대 소련에서 벌어진 최악의 범죄는 한 민족이나 인구 집단 전체를 소련 서부에서 동부로 대량 추방한 것이었다. 전쟁 중에 50만 명이 넘는 독일계 소련인이 동부로 추방되었고, 그 밖에도 무슬림 100만 명이 캅카스와 크림반도에서 추방되었다( 체첸인, 칼미크인, 타타르인, 튀르키예인 등). 그들을 모두 안보의 위협으로 여겼다. 그중 5분의 1이 추방되고 3년 만에 사망했다. 뒤이어 1944년에 붉은군대가 서쪽으로 진군하자 발트 3국, 우크라이나, 벨라루스에서 대규모 추방이 이루어졌다. (181쪽) 스탈린은 티토 체제가 당장은아니더라도 소련이 유고슬라비아와 관계를 단절하면 몇 달 안에 자신의 명령 아래 엎드릴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자 소련은 동유럽 다른 곳에서 지금이나 향후에 불복종이 의심되는 공산주의자를 상대로 일련의 숙청을 개시했다. (184~185쪽) 생활을 재건하느라-살 곳을 마련하고, 아이를 먹이고, 일자리를 찾느라- 분주한 가운데 사람들은 점차 자기가 냉전이 규정한 틀 안에서 이런 일을 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들은 자신 또한 냉전 충돌의 일부라고 느끼지 못했지만, 냉전의 영향은 피할 수 없었다. (187~188쪽)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롱기누스님의 대화: @청사죽백 아... 이런 친절하고 전문적인 답변, 감사드립니다. 결국 미군정도 일본 전범자들이 주요공직이나 기업에서 활동하지 못하게 했지만, 한국전쟁의 발발로 그 정책을 끝까지 유지하지 못했다는 말씀이시군요. 감사합니다.
해당 정책의 종료를 유발하였던 양대 원인들은, 일본공산당이 스탈린으로부터 압박당고서는 갑자기 폭력혁명 노선을 추구하게 되었다는 변화+USA에서 일본공산당과 그 산하 노동운동단체들을 견제하려고 육성하였던 일본사회당과 그 산하 노동운동단체들에서 내부 좌파가(독립적 마르크스주의 진영이자 갈수록 2세계 진영=현실사회주의 진영으로 경도) 내부 우파를(사회민주주의 진영) 압도하게 되었다는 변화입니다. 이러한 변화들 때문에, USA 트루먼 연방행정부는 일본의 우파를 강화시키고자 발효하고서는 지속하고 있던 일본의 상당수 우파 엘리트 인사들 대상 숙청 조치를 취소하였습니다.
롱기누스님의 대화: @청사죽백 아... 이런 친절하고 전문적인 답변, 감사드립니다. 결국 미군정도 일본 전범자들이 주요공직이나 기업에서 활동하지 못하게 했지만, 한국전쟁의 발발로 그 정책을 끝까지 유지하지 못했다는 말씀이시군요. 감사합니다.
향팔님의 대화: 4장(p.169)에서 1948년 이탈리아 기독민주당과 공산당의 선거전을 읽으니, 곧바로 돈 까밀로 시리즈가 떠올랐어요. 요절복통에 눈물콧물 섞어가며 밤새워 읽은 제 인생책입니다. 위의 @RAMO 님 글처럼,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를 죽였던 역사를 가진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부러운 마음으로 읽게 되는 책이기도 하고요. (소설 속의 바싸 마을은 어쩌면 “있을 수 없는 풍경”이고 “가능하지 않은 정경”이겠으나 그래서 더욱 뭉클한…) 저는 김형민 선생님의 추천글 덕분에 처음 이 책을 알게 되었어요. 그 글을 아래 가져와봤습니다. 정말 좋은 리뷰라고 생각합니다. https://steemit.com/kr/@sanha88/41xejx [돈 까밀로와 뻬뽀네]
추가 안내
돈 까밀로와 뻬뽀네 (한글판 + 영어판) - 전2권지금까지 150개국 7,000만 명 이상의 독자로부터 사랑을 받은 조반니노 과레스끼의 대표작이다. 이 소설은 이탈리아의 한 시골마을에서 돈 까밀로 신부와 공산당 읍장 뻬뽀네를 중심으로 그곳 주민들이 엮어가는 포복절도할 이야기다.
YG님의 대화: 5장과 6장을 읽어보면 세 가지 변수가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 같아요. 1. 아시아, 특히 동아시아 냉전 형성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중국 공산당의 승리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중국 공산당이 장제스의 국민당 정부에게 패배했거나 혹은 그 영향력이 작아졌다면 동아시아의 모습은 크게 달랐으리라 생각됩니다. 2. 5장에서는 짧게 언급됩니다만, 유럽 특히 동유럽에서 소련이 보인 행태도 아주 중요한 변수가 되었던 것 같아요. 사실상 동유럽을 지배하는 소련의 모습을 보면서 동아시아의 미국의 정책이 어느 정도는 결정된 듯해서요. 3. 저자가 비중있게 서술하고 있는 스탈린의 퍼스널 스타일. 즉 갈수록 심해지는 의심과 집착과 망상. 만약, 소련 지도자가 스탈린이 아니었다면 또 냉전의 초기 형성 특히 동아시아의 모습은 많이 달라졌으리라 생각합니다. 흔히 '역사에 가정은 없다'라고 하지만, 저는 이렇게 가정해보는 일이 특정 시점의 역사를 해석할 때 유의미한 변수를 추리는 데에 오히려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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