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3. <냉전>

D-29
새로운 소련 지도부는 동독만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스탈린의 일부 정책이 초래한 저항이 스탈린 사후에 표면까지 끓어오른 현실을 이해했다. 그들은 또한 신중히 대처하지 않으면 다른 곳에서도 동독의 반란이 되풀이될 수 있음을 걱정했다. 그리하여 1953년 말에 이르러 그들은 이른바 “새로운 경로”를 개발했다. 공산당의 권력 독점을 약화하지 않은 채 개혁을 이루려는 정책이었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흐루쇼프는 시야를 넓게 잡고 있었다. 스탈린주의의 과거와 단절하고 레닌의 당을 부활함으로써 공산주의로 가는 길을 단축하려는 생각이었다. 흐루쇼프에게 기회가 찾아온 것은 1956년 2월 20차 공산당대회였다. […] 그는 자정 직후에 연설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섰다. “개인숭배와 그 해로운 결과에 관해 이미 많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가 입을 열었다. “스탈린의 여러 부정적 자질 … 자체가 지난 2년간 심각한 권력 남용으로 바뀌어 … 우리 당에 이루 말할 수 없는 해악을 끼쳤습니다. …”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스탈린이 “모든 규범을 위반”할 때 흐루쇼프 본인을 포함한 소련의 다른 지도자들은 어디에 있었는가? 그리고 스탈린 비판을 더욱 밀어붙이면 — 공산당의 지위는 말할 것도 없고 — 공산당의 통치도 훼손될 수 있는 것 아닌가? 1956년 여름 공산주의 지도자들에게 최악의 공포가 확인되었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소련이 침공하자 너지는 인생에서 가장 힘겨운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소련 비밀경찰 정보원을 지낸 시절을 비롯해 경력이 굴곡졌음에도, 결국 그는 혁명가들 편에 섰다. 너지 정부는 바르샤바조약기구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면서 헝가리가 중립국임을 선포했다. 너지는 또한 유엔에 개입해 줄 것을 호소했다. 물론 아무 성과도 얻지 못했다. 너지의 마지막 방송은 11월 4일 이른 아침에 울려 퍼졌다. “오늘 새벽 소련군이 합법적이고 민주적인 헝가리 정부를 전복한다는 분명한 의도를 품고 우리 수도를 공격했습니다. 우리 군대가 현재 싸우고 있습니다. 정부는 제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 국민과 전 세계에 이 사실을 알리는 바입니다.” 곧바로 라디오 방송국은 도와 달라는 최종 호소를 발표했다. 그리고 방송이 끊어졌다. 저녁에 방송이 다시 나왔을 때 방송국은 카다르 야노시가 이끄는 새로운 헝가리 정부의 수중에 들어가 있었다. 소련이 세운 정부였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헝가리 혁명에 관해 너무 몰랐었네요. 이번 독서로 처음 알게 된 너지 임레, 그의 마지막 방송을 접하니 가슴이 먹먹합니다. 칠레에서 피노체트가 미국의 지원을 받고 쿠데타를 일으켜 대통령궁을 공격했을 때 아옌데가 했던 마지막 방송도 떠올랐습니다.
저도 이렇게 극적인 전개인 줄이야.. 라디오에서 마지막 방송 후의 침묵이 그 어떤 말보다 더 생생하게 전달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6월 12일 목요일에는 8장 '서구의 형성'을 읽습니다. 앞에서 1950년대 동구권의 사정을 살폈으니, 마셜 플랜 이후 비약적으로 경제 성장에 성공한 서유럽과 미국에서 냉전 초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살피는 장입니다. 유럽 통합의 단초가 제공되는 부분과 미국의 냉전 정책이 자리 잡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아이젠하워의 한계를 지적한 대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이젠하워는 스탈린의 사망 이후 냉전 종식을 생각할 만큼 상상력과 정치적 의지가 없었다. 소련의 새로운 지도자들이 서방과 한국전쟁을 끝내고, 유럽 주둔 군대를 축소하고 평화 공존에 관해 이야기하는 식으로 관계를 정상화하려 했을 때, 미국 대통령은 머뭇거렸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처칠이 권유까지 했는데!! 이런 역사적 시점이 있었는지 몰랐는데.. 저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고집스럽던 반공주의자 처칠이 이렇게까지 설득하게 되다니.. 세상 일도 그렇지만 사람도 알다가도 모르겠네요. 하긴.. 그만큼 Post Stalin의 세계가 다른 모습으로 빠르게 변해가고 있는데 미국의 지도자는 여전히 status quo를 유지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aida 처칠은 알면 알수록 다양한 면모의 정치인이에요. 젊은 처칠은 영국 복지 국가의 발의자 가운데 한 명이었죠. 그러다 보수주의자가 되고 전쟁 영웅이자 냉전 전사가 되고 또 말년에는 저렇게 '이만하면 됐다' 하면서 변화를 촉구하고. (젊은 처칠의 모습은 작년 (2023년) 1월에 읽었던 『사람을 위한 경제학』의 비어트리스 웨브 부분에 나옵니다.)
호치민 처칠. 두번이나 언급되어 꼭 읽어야 겠네요. ㅎㅎ <러시아는 무엇이 되려 하는가> 병행중인데 냉전 시기를 넘어가는 중입니다. 병행하기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지도 없이는 역사책을 못 읽는 인간으로서.. 제가 러시아 관련 독서에 큰 도움을 받았던 지도책 한권 소개합니다. 전에 @롱기누스 님이 말씀하신 노르트스트림에 관해서도 기깔나는 인포그라픽으로다가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훌륭한 책이랍니다. 요즘엔 책들이 참 다양하게 잘 나와서 좋아요.
러시아 지정학 아틀라스세계의 대표적인 언론 《르몽드》의 저널리스트 20인과 함께, 러시아와 유라시아에 대한 가장 포괄적인 지정학적 지도를 제공한다. 특히 델핀 파팽이 이끄는 인포그래픽 팀은 데이터 시각화 분야의 세계적인 리더로 손꼽힌다. 이들은 매일같이 기자, 논설기자, 최고의 전문위원들과 긴밀히 협력하며 뉴스를 판독하고, 이들이 만든 인포그래픽은 수많은 해외 언론에 인용되면서 세계 곳곳에 알려진다.
@향팔 이 책 저도 가지고 있어요. 좋습니다.
오.. 책 추천 감사합니다. 저도 사회과부도 뭐. 이런 거 좋아했던 세대로서 뭔가 그림이 좀 있어야 이해가 빨리 되는 편이라..ㅋㅋ
@롱기누스 님도 사회과부도를 좋아하셨군요. 저는 딱히 그렇진 않았었는데, 학교 다닐 때 국제정치 과목을 가르쳐주신 선생님이 지도덕후셨어요! 학생들이 사회과부도나 지리부도 교과서를 안 가져오면 강의실 출입금지를 당해서리, 그때부터 역사책 읽을 때는 반드시 지도를 같이 봐야하는 몸이 되고 말았답니다. 근데 그 습관이 제 독서인생에 큰 의미가 된 계기가, 그 전에는 제가 네루의 세계사편력 1권을 읽고 재미도 없고 지치기만 해서 때려쳤었그등요. 근데 지도덕후샘의 강의를 겪고 나서 그 책을 다시 읽었더니, 이게 정말 같은 책이 맞나 싶을 정도로 너무 재밌는 거예요! 신이 나서 2권, 3권까지 정신없이 읽었던 기억이 나요. 재독할 때는 처음과는 달리 지도책을 같이 펴놓고 봤기 땜시 그렇게 재밌었던 거라고 지금도 굳게 믿고 있답니다.
좋은 선생님을 만나셨군요! 저도 한 번 빌려서 볼께요..~ (이렇게 또 쌓여만 가지만 ㅋㅋ)
그래서. 추천해주신 책... 질~러버렸습니다. ^^
오.. 전 지리를 아예 고등학교 때 선택과목 중 안 들었고 동네 안에서도 항상 길치여서 이런 책이 반갑네요. 안그래도 지금 읽으면서도 지명들을 모르는 게 많아 일일이 다 찾아보고 있답니다;;;
실은 수지님도 향팔님도 그렇고.. 스탈린이나 흐루쇼프나 처칠이나.. 본캐도 있지만 또 시간이 흐르면서 뭔가 서로 부딪히며 입체적으로 변화해가는 모습들이 보이는데요. 이 책에서는 전체적인 국가적 흐름을 정리해 줄 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성격이나 믿음 등으로 인해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게 언뜻 보이니까 진짜 흥미진진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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