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을 마치고 6장을 읽었습니다. 출장 중 언뜻 눈팅만 하면서 읽었던 분들의 글이 생각났습니다. 개인적으로 참으로 안타까운 내용이 많은 장이었습니다. 스탈린 그 똘아이가 망상에 빠지지 않았더라면, 아니... 차라리 뇌졸증이 더 빨리 일어났더라면, 한반도에 그 끔직한 참상은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몰랐다는 부질없는 생각이 6장을 다 읽고도 계속 머리에 맴도네요. 3년간의 참혹한 전쟁으로 식민지에서 겨우 빠져나온 국민들의 삶은 이보다 더할 수 없이 망가지고 피폐해졌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으로 성장한 것을 생각하면 감사할 따름입니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3. <냉전>
D-29

롱기누스

롱기누스
“ 이승만이나 김일성이나 휴전을 원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여전히 나라 전체를 '해방'해야 한다고 고집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스탈린은 전쟁을 끝내는 데 관심이 없었다. 미국이 아시아에서 수렁에 깊숙이 빠져들수록 유럽에서 그의 입지는 더욱 좋아질 터였다. ”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p.260.,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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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기누스
“ 한국전쟁이 냉전에 미친 가장 중요한 영향 한 가지는 충돌을 전 지구적 규모로 군사화했다는 점이다. (중략) 1950년 여름까지 주로 정치적 기구였던 NATO는 이제 통합군대로 변모했다. 미국은 영국과 프랑스에 군사원조를 강화했고, 서독을 재무장하려는 결단도 확고해졌다. 핵무기 개발 계획도 박차가 가해졌다.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젠하워 행정부가 부추긴 대로 미국이 해외 동료 국가를 지키기 위해 전면적으로 몰두해야 한다는 인식이었을 것이다. ”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p.262.,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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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기누스
저는 6장의 마지막에 언급된 문장이 잘 이해가 가지 않더라구요. "냉전은 제로섬게임이었다. 추론을 계속할수록 적의 공격을 부추기는 셈이었다" 라는 문장인데... 여기서 추론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대략적 문장의 의미로는 미국이나 소련이나 한 쪽이 다른 쪽을 의심하여 군비증강을 하게 되면 다른 쪽이 그에 대해 의심해서 더 크게 군비를 증강하는 식의 negative loop 또는 escalation 정도로 이해하고 있는데... 다른 분들은 어떻게 이해하셨는지 궁금합니다.
aida
뭔말이지 하고 대충 넘어갔는데.. 써 주신 내용이 상황상 적절한 것 같아요.

향팔
제가 해당 문단을 이해한 대로 덧붙이자면, ‘한국전쟁의 영향으로 충돌이 전 지구적 규모로 군사화하는 상황에서 아이젠하워 행정부는, 해외 동료 국가를 지키기 위해 전적으로 (군비 증강 등의 군사적 방법으로) 몰두해야지 다른 대안을 생각해봤자 그건 결국 적의 공격을 부추기는 결과만 가져오게 된다고 인식했다, 냉전은 한쪽이 지고들어가면 다른 한쪽이 이기는 제로섬 게임이니까.’ 이렇게 읽었습니다.

롱기누스
네. 저와 유사하신 것 같은데... 그런데 왜 추론이란 표현을 사용했을까.. 그게 궁금합니다. 말씀하신 이런 방식을 추론이라고 해야할지도 잘 모르겠고... 암튼.. 너무 사소한 것에 신경이 쓰이네요..ㅎㅎ

향팔
@롱기누스 해당 부분 원문을 찾아봤어요!
Perhaps most important was the perception, promoted by the Eisenhower Administration, that US commitment to protect associates abroad had to be total. The Cold War was a zero-sum game. Any further reasoning invited enemy attack.

향팔
원문을 읽어보니 그냥 문장 그대로 이해하믄 될 것 같아요. 냉전은 제로섬 게임이었다! (->아주 극단적이고 빠꾸없고 타협을 모르는 인식이죠). 그 이상의 (->뭔가 더 이성적이고 유연한? 협력적?) 사고(추론)는 적의 공격을 불러올 뿐!

향팔
즉 냉전은 빠꾸없는 제로섬게임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대응을 해야지, 그거 말고 다른 사고(추론)를 굴리다가는 적에게 당하기 십상이다! (=머리가 꽃밭이면 당해~) -> 뭐 이런 생각을 당시 미국이 가지고 있었다, 이런 얘기 아닐까요 하하

롱기누스
ㅎㅎㅎ @향팔 님 번역이 훨씬 더 낫네요. '머리가 꽃밭이면 당한다' 빵 터지고 갑니다. 어떻게 이렇게 찰지게 번역을 하실까.... 재능이 있어 보이십니다!!

향팔
앗!? 하하 얘기가 그렇게 되나요

borumis
향팔님 대박! 저는 지금 원서로 보다가 지금 한국어판을 보니 갸우뚱했는데.. 아주 적절한 번역입니다.
그쵸.. 교련시간에 딴 생각하다간 회초리 맞고 전쟁에서 딴 생각하면 총 맞고..
니가 죽지 않으면 내가 죽는 제로 썸으로 생각하는 것 외에는 허락되지 않았던 시대였죠..

롱기누스
“ 공공선을 위해 행동한다고 주장하는 사기업과 놀랍도록 비슷하게, 부정직한 공산주의자는 그들이 민족 전체를 위해 행동한다고 주장했다.
재미있는 표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양두구육'같이 겉으로 내세우는 것과 실제 추구하는 것은 다른 행태를 꼬집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말을 듣고 판단하기 보다는 행동을 보고 판단하고 광보를 보고 믿기 보다는 결과물을 보고 믿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p.266.,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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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a
<10장 부서지는 제국> 읽고 있는데, 식민지가 길게 유지된 이유가 공산주의에 맞서야 한다는 명 분으로 군사기지망 건설과 자원(석유) 통제까지 이어지면서 남의 나라를 좌지우지한다는 생각이 들때쯤.
"영국과 프랑스는 자국 경제가 약한 탓에 미국에 아쉬운 소리를 하고 굴종하는 것에 분개했으며, 미국이 해외영토에 대한 미국 나름의 구상이 있다고 의심했다. 국내에서 아무리 가난해졌어도 제국은 여전히 강대국으로 만들어 주었다. 영국의어느 식민지 행정관의 말을 빌리자면, 제국이 없는 영국은 '일종의 가난한 스웨덴'일 뿐이었다."
'가난한 스웨덴'이 어떤 비유인지 몰라서 좀 찾아봤는데 스웨덴은 중립으로 당시 안정된 복지국가의 전형으로 여겨졌던 때였나 봅니다. 복지정책을 추진해야 하는데 식민지를 잃으면 스웨덴만도 못하게 될 것이다는 표현이겠지만 찌질합니다.
aida
“ 미국과 소련은 정치적.외교적으로 통제하고자 하면서, 양국이 제공할 수 있는 틀 안에서의 발전을 추구했다. 비록 미국의 통제 시도가 소련이 발휘할 수 있는 수준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따라서 더 만연하긴 했지만, 양국은 같은 시장에서 활약하는 도둑들이었다.
..
실제로 알제리의 아흐마드 빈 벨라나, 가나의 콰메 은크루마 같은 지도자는 두 초강대국이 내거는 요구를 후기 식민주의에 비유했다. ”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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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a
“ 비백인이 스스로 통치할수 있는지 의심했다. 이런 우려는 냉전 초반에 고조되었다. 또 다른 초강대국과 경쟁하는 가운데, 워싱턴은 탈식민지 지도자가 쉽게 유혹되어서 소비에트권에 편입될 것이 두려웠다. 따라서 미국은 냉전의 우려를 대외정책에 반영함으로써 반식민적 본능을 누그러뜨려야 했다.
유럽의 식민제국이 1940년대에 전부 붕괴하지 않고 20년(포르투칼은 30년간) 더 지속된 이유는 미국이 지원했기 때문이다. ”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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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a
“ 냉전은 철의 장막이나 높다란 장벽, 그 어떤 감옥보다 더 큰 정신적 장벽을 만들어 내기 때문입니다. 냉전은 상대방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 정신의 장벽을 만들어 세계를 악마와 천사로 나눕니다. (/네루) ”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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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a
“ 신생국 대다수는 냉전으로 탄생한 국제질서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 질서에 제약을 받는다고 느꼈고, 그것이 유럽 지배의 또 다른 형태일 뿐이라고 믿었다. 그와 동시에 냉전은 국내외에서 충돌을 벌여 그 나라들을 무자비하게 집어삼켰다. 이미 1960년대말에 이르면 제3세계를 구성하는 나라의 통치자는 소련 모형이든 미국 모형이든 상관없이 안정과 새로운 형태의 경제성장을 추구하고 있었다. 이 2세대 지도자는 대부분 혁명보다 질서 정연한 변화를 선호하 는 군인이었다. ”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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