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3. <냉전>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이번 주말 6월 14일과 15일에는 읽기표대로 10장 '부서지는 제국들'을 읽습니다. 이 장에서는 냉전 이후 제국주의가 해체되는 모습을 아시아, 아프리카, 서남아시아(중동) 또 중남미(쿠바)의 사례와 또 그에 대한 미국과 소련의 대응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있습니다. (이번 장부터 지난 번에 올려주신 냉전기 주요국 지도자의 연대별 임기표가 도움이 될 겁니다.)
@YG ‘중동’을 서남아시아라고 꼭꼭 찝어주셔서 좋습니다. 워낙 많이 쓰는 말이 됐으니 책에도 그냥 중동이라고만 쓰고, 평소에도 아무 생각 없이 중동중동 하기 쉬운데, 그 동네가 중동이 아니잖아요. 유럽인들 기준에서나 중동이지. 근동(Near East), 중동(Middle East), 우리는 극동(Far East)…허허허 그럼 서유럽은 극서!!
“냉전은 철의 장막이나 높다란 장벽, 그 어떤 감옥보다 더 큰 정신적 장벽을 만들어 냅니다. 냉전은 상대방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 정신의 장벽을 만들어 세계를 악마와 천사로 나눕니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냉전>, 10장 '부서지는 제국들,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공감하지 못하는 세계, 이해하고 싶은 마음 역사책을 펼칠 때면 문득 이런 생각이 스친다. ‘그 시대 사람들과 나는 얼마나 다를까.’ 그들의 생각은 머리로는 이해되지만, 가슴으로는 좀처럼 와닿지 않는다. 신이 인간 위에 군림하던 시대의 가치관, 한 사람의 혈통이 곧 권력으로 작동하던 세상. 그런 세계를 나는 낯설게만 느낀다. 민주주의가 일상인 나에게, 한 사람이 나라의 운명을 쥐는 절대 권력은 도저히 감각되지 않는다. 그들이 가진 세계관과 내가 가진 세계관은 다르다. 그 차이를 가장 선명하게 표현한 말이 있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곧 세계이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 나오는 이 문장은,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존재가 과거를 탈피하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한다. 알을 깨야만 새가 나올 수 있듯, 인간 또한 세계관의 전환을 겪으며 시대를 넘어선다. 그런 의미에서 역사란 ‘깨져버린 알’들의 연속이다. 나는 과거라는 깨진 세계를 바라보며, 그들과 내가 얼마나 다른 세계를 살고 있는지 깨닫는다. 그렇다면 내가 지금 딛고 서 있는 이 세계는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아마도 지난 100년, 냉전이라는 단어가 세상을 갈랐던 시기부터 일 것이다. 오드 아르네 베스타는 책 <냉전>을 통해 이 시대의 세계관을 촘촘히 보여준다. 공산주의와 자본주의, 동쪽과 서쪽, 우파와 좌파. 세계는 이념에 따라 양분되었고, 각자의 ‘정의’를 내세우며 경쟁과 갈등의 시간을 지나왔다. 이 충돌은 더 이상 나와 먼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도 나는 그 연장선에 서 있다. 한반도를 덮친 전쟁의 화마, 헝가리에서 일어난 혁명, 베트남에서 벌어진 피의 대립, 쿠바 미사일 위기. 책 속에서 펼쳐지는 역사적 순간들은 단순한 사건이 아니다. 그 시대의 인간들이 어떤 갈등 속에서 결정을 내렸는지 상상할 수 있을 때, 나는 비로소 공감이라는 문턱에 선다. 그리고 깨닫는다. 이해할 수 있다는 건, 같은 세계관 안에 있다는 증거라는 것을. 하지만 여전히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세계가 존재한다. 그리고 앞으로는 내가 이해받지 못할 세계가 도래할지도 모른다. 지금 내가 자연스럽다고 믿는 생각들, 투표, 평등, 경쟁, 성공 같은 가치들이 먼 미래에는 유치하고 낡은 개념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그 세계에서 나는 지금의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과거의 사람처럼 여겨질 것이다. 인도의 총리였던 네루는 냉전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냉전은 철의 장막이나 높다란 장벽, 그 어떤 감옥보다 더 큰 정신적 장벽을 만들어 냅니다. 냉전은 상대방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 정신의 장벽을 만들어 세계를 악마와 천사로 나눕니다.” <냉전>, 10장 '부서지는 제국들 새로운 세계란 어쩌면 이 ‘정신적 장벽’을 허무는 것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세계는 다시금 깨어지고, 나는 그 경계선에서 오래된 세계를 애써 이해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바란다. 미래의 사람들이 나와 같은 노력을 기울여, 과거의 나를 이해해 주기를. 공감하지 못하는 세계를 지나, 더 이상 세계를 악마와 천사로 나누지 않기를.
주말에 쓰러지고 좀 얼굴을 다쳐서 이제서야 10장으로 넘어가네요.. 그래도 안그래도 요즘 우려가 되는 중동을 다루기 시작하는 장이어서 재미있게 읽고 천천히 따라가겠습니다! 과거의 씨앗이 현재의 사태로 걷잡을 수 없이 커져버리고 있네요..ㅜㅜ
@borumis 에고 괜찮으시길 바래요...
아이고 무슨 일이래요. 병원엔 다녀오신 거죠? 빨리 나으셔야 할텐데요..
아.. 괜찮습니다. 원래 저혋압이 좀 심한데 늙으니 더 맛이 갔는지 기립성저혈압으로 아주 잠시 의식을 잃고 앞으로 고꾸라진 거에요. 얼굴에 멍이 좀 흉하게 났지만 뼈가 부러지진 않았어요. ^^;; 주말 내내 푹 쉬며 짠 음식과 수분 보충 많이 했습니다..
아이고 큰일날 뻔했네요, 많이 아프셨겠어요. 일어설 때 핑 도는 그런 증상 맞죠? 말씀하신 것처럼 푹 쉬시고 잘 챙겨드셔요. 요즘 날씨도 덥고 비도 많이 오고 해서 더 조심하셔야 해요. 멍도 얼렁 풀리고 싹 나으시길!
@borumis 아, 정말 큰 일 날뻔했네요. 나이 들수록 제일 조심해야 하는 게 넘어지는 거라잖아요. 앞이든, 뒤든, 옆이든. 앞으로도 혈압 관리 각별히 신경 쓰셔야겠어요. 아무튼 다행입니다!!!
에고, 지난번에 교통사고도 있으셨는데, 이번에는 기립성저혈압으로 넘어지셨다니, 얼굴에 흉이 남지 않으실까 걱정이네요. @borumis 님 안부가 궁금했는데, 이렇게 소식(비록 좋은 소식은 아니었지만ㅠㅠ)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저혈압이 심한 편인데요. 이번 기수는 아니고, 전에 벽돌 책 모임 중에 그 말을 했다가 YG님이 추천해주셨던 책 한 권이 떠오르네요. 『숫자, 의학을 지배하다』라고(정작 저는 읽지 않고, 다른 분에게 추천하는 뻔뻔함을 보이고 있습니다...). 차근차근 회복하시고 이 공간에서도 신나게 또 이야기 나누어요:)
숫자, 의학을 지배하다 - 고혈압, 당뇨, 콜레스테롤과 제약산업의 사회사세 가지 ‘기적의 약’에 얽힌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약을 통한 예방’이라는 현대의학의 교의에 밑바탕이 된 마케팅과 의학의 융합을 탐구한다. 이 세 가지 이야기는 그 특성과 관계자가 서로 엮여 있으며, 지난 반세기 동안 치료 지식과 실천에서 일어난 상전벽해와 같은 변화와 일련의 구조적 발전을 설명한다.
다행히 멍만 시퍼렇게 들었어요..^^;;; 가정폭력 피해자라고 광고하고 다니기 싫어서 화장을 떡칠했습니다. 이 책도 재미있어 보이네요! 안그래도 저는 저혈압인데 나머지 가족들은 당뇨 또는 고지혈증이 있어서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어! 저도 예전에 자는데 갑자기 눈에 노란 별이 보이길래 뭐지? 하고 깼는데, 아들내미가 발뒤꿈치로 제 눈을 가격한 거였어요....진짜 눈에 시퍼런 멍이 들어....회사를 어찌 다녔었는지...저야말로 가정폭력의 희생자였네요!! 근데 올해 여러 차례 액땜하셨으니 좋은 일이 있을 거예요~~(복권을 사 보시는 건?!)
이거 원... 어떤 분이 자기 태어난 얘기를 하는데, 자기 위 형이 6살인데 과자 사 먹겠다고 엄마한테 돈 달라고 조르다 결국 실패하고 화가 나 엄마 배를 냅다 걷어차는 바람에 3일 동안 태동이 없어서 죽은 줄 알았답니다. 그러고 태어난 게 자기라고 하던데, 아들 키우는 거 정말 장난 아니네요. 존경합니다!
어쩌겠어요~ 그 녀석도 자다가 그런 걸요~ 운명으로 받아들여야죠. 그래서 자다 또 맞을까 봐 잠이 부족해 제가 항상 화가 나 있나 봅니다~ ㅎㅎ
헉.. 저도 잠버릇 험한 딸내미와 같이 여러번 잔 적 있는데.. 분명히 자기 시작할 땐 나란히 옆에 잤는데 숨쉬기 힘들어서 깨어나고 보니 발꿈치가 제 목 위에 있더라구요..;; ㅋㅋㅋㅋ 남편이 아니라 애들에게 맞고 사는 뇨자;;
@borumis 아이코 많이 고생하셨을 텐데... 날도 점점 더 더워져서 물 많이 드시고 쉬엄쉬엄 책 읽고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넵 감사합니다. 매년 여름마다 컨디션이 좀 안 좋은데 최대한 무리 안하려고 해요^^ 그래도 책이 너무너무 재미있네요~
아고, 저도 안 보이셔서 궁금했는데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조심하소서!
@롱기누스 님, 그런데 최근에 약간 엉뚱한 맥락에서(제가 보기에는 견강부회) 리센코를 재조명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요즘 생명과학계에서 우주 중요하게 다뤄지는 후생유전학의 맥락에서요. 리센코주의(소비에트 유전학)의 역사와 그 유산을 비판적으로 다뤄본 책이 한 권 생각나서 추천합니다.
리센코의 망령 - 소비에트 유전학의 굴곡진 역사‘리센코는 옳았을까?’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당시 러시아 생물학계의 상황, 후성유전학의 전통, 리센코의 이론, 소비에트 과학계의 모순, 현재 러시아의 실상을 폭넓게 조망한다.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을 곁들이며 리센코 현상에 숨어 있는 디테일을 하나하나 소개하고 우리의 이해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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