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를린 위기와 쿠바 위기는 냉전의 분수령이었을까? 어떤 이는 그렇다고 말한다. 베를린 위기는 유럽 냉전이 뚜렷이 안정화되었다는 의미에서, 쿠바 위기는 미국과 소련 둘 다 일정한 형태의 데탕트가 필요하다고, 또는 적어도 장래에 극단적인 핵 위기를 피해야 한다고 보았다는 의미에서 분수령이 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1960년대 초에는 반드시 그렇게 여겨지지 않았다. 냉전이 계속되었고, 언제든 새로운 위기가 생길 수 있었다. 다만 유럽이 아니라 제3세계에서 그런 위기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졌을 뿐이다. 케네디 재임 기간에 냉전은 진정으로 지구 전체를 망라했고, 냉전 주역의 물질적·정신적 자원에 가해지는 부담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문장모음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