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3. <냉전>

D-29
저도 13장 라틴아메리카 부분을 읽으면서 제주 4.3 사건이 생각났습니다. 이승만 정권이 일부 공산당이 벌인 폭력사태의 진압을 명목으로 이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일부 제주도민들을 학살했잖아요... 지금 다시 확인해보니 확인된 사망자만 1만 5천명 정도되고 미확인된 사망자까지 포함하면 3만명을 훌쩍넘더라구요..아..정말... 칠레 피노체트 쿠테타 정권도 3천명, 아르헨티나 호르헤 비델라 좌파와의 '더러운 전쟁'을 통한 사망자 1천명. 정도였다는데.... 제주 4.3사건은 정말 엄청난 규모의 학살이었구나 싶었습니다. 진압군과 공산당 양쪽에서 아무런 이해관계도 없이 억울하게 죽어간 제주 도민들의 명목을 빌어봅니다.
맞아요, 제주 4.3도 냉전으로 인한 학살이죠. (제주4.3의 발단이 된 1947년 삼일절 발포 사건이 트루먼독트린이 나온 47년 3월과 같은 시기라는 사실도 참 의미심장합니다.) 미군정과 이승만 정권의 책임이 막중하고요. 미군정이 제주도를 두고 이 섬은 ‘레드 아일랜드’다, 빨갱이 섬이니까 완전히 소탕해야 된다고 주장했지요. 김달삼과 평화 협상을 시도했던 김익렬 연대장을 해임시키고, 그 과정에서 오라리 방화 사건을 조작하기도 했고요. 아직 우리가 알지 못하는 진실도 많을 겁니다. (학살 피해 사망자 수 3만여 명도 확실한 게 아니고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을 수도 있다고 하죠. 정확히 몇 명이 죽었는지 아무도 모르는…)
이 책에서 제주 4.3 사건을 공산주의자가 주도한 반란으로 서술해서 어리둥절했어요. 물론 그런 부분도 있었겠지만....그냥 한줄로 서술해 버리는 건 저희 중학교 사회책도 아니고 흑
네 그부분 설명이 좀 부족하죠? 분량 때문일 수도 있고 외국인 학자들이 한반도 사정을 속속들이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데 그래서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같은 페이지에 National Traitor Act / National Security Act를 혼동해서 표기하기도 했고요. 번역가 선생님이 옮긴이주로 잘 써주셨더라고요.
미국이 성공하지 못한 것은 노력이 부족한 탓이 아니었다. 베트남이 개입하기에 적절한 곳이 아니었기 때문일 것이다. 마이클 포터 교수가 주장한 5 Forces 모형이 생각하는 구절입니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p.475.,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우리는 우리 사회가 불구로 만든 흑인 젊은이를 잡아다가 8천마일 떨어진 동남아시아에 보내, 그들이 조지아 남서부와 이스트할렘에서도 보지 못한 자유를 지키라고 했습니다. 베트남전 반대하는 마틴 루서 킹의 이러한 연설은 당시 미국 사회에 반전의 분위기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표현은 정말 좋네요...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p.474.,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저두요. 위에 @향팔 님이 수집하신 무하마드 알리의 말도 같이 인상적이었어요.
무하마드 알리가 진짜 멋있는 사람이더라고요.
캐시어스 클레이(Cassius Marcellus Clay) 1960년 로마 올림픽 복싱 라이트헤비급 금메달리스트, 흑인이라는 이유로 식당에서 쫓겨난 금메달리스트는 그 길로 금메달을 강물에 던져버렸다. “인간으로서 존중받지 못하는 한 영광은 아무 쓸모가 없다.” 1964년 WBC 헤비급 챔피언은 백인 주인의 성과 노예의 이름을 버렸다. 그리고 스스로 선택한 이름, 스스로 선택한 삶, 링 위에서보다 링 밖에서 더 많이 얻어맞았던 그의 새로운 이름 무하마드 알리(Muhammad Ali)
지식 e - 시즌 1 EBS 지식채널ⓔ 엮음
지식 e - 시즌 12005년 부터 2006년 8월까지 EBS에서 '지식'을 키워드로 시작한 5분짜리 동영상 중 40개의 꼭지를 선별해, 동영상과 간명한 메시지 뒤에 있는 설명을 보충해 책으로 펴냈다. 한편 동영상을 보듯이 텍스트와 사진을 편집해 TV에서 보았던 강렬한 인상을 책을 볼 때도 유지하도록 배려했다.
1967년 베트남전 징집명령 거부, 3년간 출전 금지, 챔피언 타이틀 박탈, 권투선수 자격 박탈. “나는 당신들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챔피언이 되겠다. 베트콩은 우리를 검둥이라고 욕하지 않았다. 베트콩과 싸우느니 흑인을 억압하는 세상과 싸우겠다.”
지식 e - 시즌 1 EBS 지식채널ⓔ 엮음
멋진 분이구요.. 금메달은 내던졌어도 금메달을 거머졌던 분이기에 그 목소리가 아직도 남아 있는 거네요..
다큐 추천 연쇄작용은 넷플에서 <터닝포인트:베트남전쟁> 1화를 좀 봤는데.. 알리의 영상이 똭 나오드라구요..
@aida @롱기누스 아무래도 저도 터닝포인트를 찾아 봐야겠어요 하하
무하마드 알리. 원래 이름이 있었는지도 몰랐어요... 그리고 개명하게 된 사연도 있었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저도 이 부분 참 좋았습니다. 마틴 루터 킹의 연설은 정말 가슴에 와닿아요.
1970년대말 주요 21개국 가운데 15개국은 군사 독재자가 통치했다. (...) 그들의 폭력은 기존 질서에 도전한 좌파 집단의 폭력보다 더 치명적이었다.(...) 그들이 인권을 침해해도 미국이 유대를 끊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 ) 테러를 냉전의 언어로 포장하는 법을 알았다. 소련이 동유럽에서 존재감을 발휘한 것-흔히 미국과 비교된다-과 달리, 미국은 라틴아메리카에서 말 잘 듣는 이데올로기적 동맹국을 거느리지 못했다.(..) 그들은 민족주의적 라틴아메리카인이었고, 순전히 그들 자신의 이유 때문에 좌파에 반대했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눈팅하다가 누구신가 <러시아 지정학 아틀라스> 를 추천하신 것을 보고 빌려 읽었습니다. 긴 시간을 들이지 않았는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에 대한 이해도가 한층 높아졌습니다. 감사합니다.
@밥심 인포그라피 수준이 정말 기가 맥히는 책입니다 하하 저도 그책 보고 여러모로 도움 많이 받았어요!
10 부서지는 제국들 나세르는 수에즈 연설에서 제국주의가 비단 이집트만이 아니라 전체 아랍인을 상대로 자행한 불의를 요약 정리했다. 아랍인은 자기네 나라에서 이등 시민이었다. 팔레스타인 사람처럼 나뉘거나 추방되었다. 하지만 이제 아니었다. 반둥과 반식민지 연대에 관한 언급으로 가득한 연설에서 나세르는 새로운 아랍의 단합을 선언했다. (387쪽) (제국주의와 식민주의에 반대하는 국제회의) 회의는 그들이 기대한 반식민주의와 사회주의의 연계를 찬미하는 대신, 유럽의 통제권을 비난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세네갈공산당원 라민 상고르Lamine Senghor는 자기의 으뜸가는 임무가 인종 평등을 끌어안는 민주주의로 제국을 대체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노예제는 폐지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현대화하고 있지요.••• 우리는 프랑스가 우리를 죽이거나 일하게 하려고 할 때만 우리가 프랑스인임을 알고 확인합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권리를 주어야 할 때는 프랑스인이 아니라 검둥이가 되지요. " (397쪽) 콩고의 비극은 다른 제삼 세계 국가에 자국도 약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징후였다. (401~402쪽) 국내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빈 벨라의 알제리는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온 제삼 세계 혁명가의 중심이 되었다. (403쪽) 알제리 지도자들은 이집트, 인도네시아, 인도와 함께 국제적으로 폭넓게 연대하고 협려ㄱ하는 것만이 아프리카 탈식민화를 완수하고 냉전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비동맹운동은 반둥의 후속 기구만이 아니었다. 민족 사이의 연대, 특히 인종 연대가 부재한 것이 눈에 띄었다. 그 대신에 회의는 모든 형태의 식민주의와 외국의 개입을 철폐하기 위해 각국의 주권과 국제 평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반둥 의제의 일부에 선결 조건으로 초점을 맞췄다. (404쪽) 신생국 대다수는 냉전으로 탄생한 국제질서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 질서에 제약을 받는다고 느꼈고, 그것이 유럽 지배의 또 다른 형태일 뿐이라고 믿었다. 그와 동시에 냉전은 국내외에서 충돌을 벌여 그 나라들을 무자비하게 집어삼켰다. (405쪽)
저는 아침에 13장 '냉전과 라틴아메리카'를 읽었습니다. 읽는 내내 착잡한 마음을 억누르며 마무리한 장이었어요.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민족주의를 내세우며 자신의 이익을 추구한 우파와 사회혁명을 추구하는 좌파간의 싸움에 이와는 직접적으로 상관없는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다는 것이 마음이 아팠습니다. 특히 칠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과테말라 등의 군사독재자들은 미국의 적극적인 지원과 소극적 방관을 등에 업고 그들의 정적을 파괴하는 과정에서 선량하고 무고한 시민들이 생명을 잃었다는 부분을 읽으면서 제주 4.3 사건이 생각나 잠깐 울컥했습니다. (아... 조금은 감정을 억누르고... 본연으로 돌아가서..) 이번 장은 등장하는 나라도 많고 발음하기도 어렵고, 눈에 잘 읽히지 않는 여러 인물들이 많아서 조금은 혼란스럽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관통하는 것은 신기하게도 그리 복잡하게 보이지 않았어요. 미국은 쿠바 사태를 계기로 라틴아메리카에서 공산당이 정권을 위협하거나 사회혁명 비슷한 냄새가 나기만 하면 경기를 일으키며 개입을 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쿠바의 경험과 연결된 반란 시도는 대다수 라틴아메리카인 사이에 실패한 사회운동이었다는 것이 아이러니 입니다). 마치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듯이 말이죠. 그래서 매우 단순한 원칙을 상황이 다른 여러 나라에 적용하다 보니 자기도 감당하지 못하는 부작용이 나타났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쿠바의 경험과 연결된 반란 시도는 대다수 라틴아메리카인 사이에 실패한 운동이 되었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다른 곳에서 두 번째, 세 번째 쿠바가 등장할 것이라는 미국의 우려는 끝이 없었다. p.494." 남미에서의 냉전의 뿌리는 높은 수준의 경제적 불평등과 사회적 억압에서 출발했지만, 그것이 불길처럼 타오르고 사회적 불안정과 경제적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지금의 남미를 만든 것에서 미국의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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