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기누스님의 대화: CIA에서 아옌데에 대해 공산주의자는 아닌 것으로 판단했고, 실제로 칠레 사회당에서 출마하여 대통령이 된 사람인데... 그럼에도 미국은 자본주의를 위협하는 어떠한 것도 심지어 혁명으로 계급을 타파하는 공산주의와는 다른 사회주의 까지도 무척이나 두려웠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두렵다는 것은 자신감이 없다는 뜻이라는데, 결국 미국은 자국이 추구하는 자유시장과 자본주의의 힘을 믿지 못한 걸까요? 그보다는 공산주의(또는 사회주의) 정부가 자국을 향해 무력을 행사할 것을 두려워했던 것일까요? 쿠바사태 이후 미국은 더욱 신경 쇠약에 걸린 사람처럼 반자본주의에 대응하고 비대칭전력으로서 더욱 압도적인 핵무기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이것도 조금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게요. 저는 미국이 라틴아메리카에서 저렇게까지 했던 이유가 자기들 입맛에 맞는 꼭두각시 정권을 세워놓고 라틴아메리카 경제를 지배해서 미국 자본의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그런게 아니었을까, 하고 막연히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13장을 읽어보니 그런 것만도 아니었더군요!
미국을 등에 업고 권력을 손에 넣은 독재자들이 마냥 미국의 허수아비 노릇을 한 것도 아니었고, 특히 브라질 군부는 대놓고 미국의 경제 이익에 반하는 정책을 펴는데도, 그저 반공에만 충실해준다면 워싱턴은 그 모든 걸 수용했다는 내용을 읽고 순간 골이 띵~ 했습니다. “충돌의 논리가 자기이익과 공동의 인간 존엄을 모두 물리쳤다.”
그리고 아옌데는 민주적이고 합법적인 선거를 통해 집권했기 때문에 오히려 카스트로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고 판단했다는 키신저 얘기를 읽었을 때는, 아아 진짜 음흉한 건 키신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장 혁명도 안돼 민주적 선거도 안돼 뭐 어쩌라는 건지. 개혁주의자고 뭐고 철저한 반공주의자가 아니면 바로 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