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3. <냉전>

D-29
"그들은 우리가 바나나를 재배하지 않았어도 우리를 전복했을 것이다." 아르벤스구스만과 절친한 호세 마누엘 포르투니의 말은 속담처럼 즐겨 인용된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491쪽,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13 냉전과 라틴아메리카 20세기 전반기에 라틴아메리카 각국의 민족주의는 점차 포퓰리즘으로 바뀌었다. 구성요소가 뚜렷이 분리되기는 했어도 대략 같은 시기 유럽에서 벌어진 현상과 비슷했다. 미국의 경제적 영향력이 급격히 커지는 것과 동시에 라틴아메리카 각국 내부의 몇몇 정치적 충돌이 곪아터질 지경이었다. (485~486쪽) 체 게바라의 죽음은 ' 포코 foco ' 혁명 이론의 최종 붕괴를 상징했다 - 무장 혁명가의 소규모 집단이 단독으로 불만을 결집할 수 있는 ' 중심점 ( foco )' 을 제공하고 반란을 이끌 수 있다는 믿음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붕괴를 보면서 다른 교훈을 끌어냈다. 예를 들어 칠레에서 사회당과 공산당은 사회주의로 가는 평화적인 길만이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미국 정부는 체의 패배가 강력한 현지 지도자를 무장하게 하고 지원하는 정책이 효과가 있음을 의미한다고 믿었다. 좌파를 물리친 것은 미국의 개입이 아니라 민족주의적 반공주의자였다. 이런 결론은 개입에 지친 베트남전쟁 세대의 미국 지도자에게도 잘 들어맞았다. (500쪽) 미국은 라틴아메리카에서 말 잘 듣는 이데올로기적 동맹국을 거느리지 못했다. 베탕쿠르나 바리엔토스, 또는 비델라나 피노체트 같은 비열한 인간도 미국이 쉽게 조종할 수 있는 허수아비는 아니었다. 그들은 민족주의적 라틴아메리카인이었고, 순전히 그들 자신의 이유 때문에 좌파에 반대했다. (508쪽) 라틴아메리카의 냉전은 외부보다 내부에서 벌어졌다. 일부이긴 하나 정치적으로 훨씬 더 극단을 달리는 우파와 좌파의 점증하는 폭력적 충돌이 중심이었다. 하지만 우파와 좌파는 라틴아메리카에서 복잡한 범주다. 좌파에는 몬토네로스 부류의 악랄한 선동가와 살바도르 아옌데 같은 지조 있는 개혁주의자가 있었다. 이 두 방향 사이의 분열은 냉전 후기에 점점 깊어졌다. 우파도 분열이 심각했다. 일부는 그저 자기들 몫의 거대한 돈과 자원을 지키기 위해 싸웠다. 다른 이는 종교와 민족 개념에 이데올로기적으로 깊이 몰두했다. ( 509~510쪽) 미국은 군사 독재 시대에 라틴아메리카를 특징짓는 불안정과 불확실성, 폭력에 상당히 이바지했다. 냉전의 우선순위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다. (512쪽)
인디라는 “다른 나라가 우리의 정책을 전 지구적 전략에 끼워 맞추려고 끊임없이 시도한다”라고 개탄했다. 전과 비교해, 인도에서 “외국의 요구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일이 잦았다. “우리는 다른 나라나 다른 체제를 모방해서는 안 되며, 우리의 목표는 그것들의 개량된 판본이 되는 것이 아니”라고 인디라는 경고했다. 하지만 선임자들과 마찬가지로, 인디라 간디의 운신의 폭은 여전히 냉전의 제약을 받았다. 노력을 많이 기울였어도, 인도같이 큰 나라조차 전 지구적 충돌이 국가 정책을 좌우하는 상황을 완전히 단절할 수 없었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이번 주말 6월 21일과 22일에는 16장 '인도의 냉전'을 읽습니다. 이번 장의 주인공은 자와할랄 네루와 그의 딸 인디라 간디입니다. 식민지에서 독립하고 나서 미국도, 소련도 아닌 독자 노선을 걸어보려고 했던 네루의 행보와 아버지의 비전을 이어받지만, 미국과 파키스탄 또 중국을 견제하고자 소련과 좀 더 가까워보려고 했던 인디라 간디의 행보를 중심으로 냉전기 인도사를 요약하는 장입니다.
16장은 작년(2024년) 7월에 함께 읽었던 벽돌 책 경제학자 아마르티아 센의 회고록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과 겹칩니다. 그 책을 먼저 읽으신 분들은 이번 장을 읽으면서 앞뒤가 맞춰지는 경험을 하실 거예요.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빈곤, 격차, 불평등에 주목하며 경제학은 물론, 철학, 정치학, 사회학 등 다양한 학문 영역에서 거대한 족적을 남긴 이 시대의 지성, 아마르티아 센.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은 그의 사상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 사건, 사람들, 그가 정면으로 맞선 시대에 대한 고찰을 담은 회고록이다.
앞에서 @향팔 님이 네루의 『세계사 편력』을 잠깐 언급하셨었죠? 그 책의 수신자가 바로 인디라 간디랍니다. 인디라 간디는 현대사의 문제적 정치인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다면적인 인물로 평가받습니다.
엇, 간디라면 우리가 알고 있는 그 간디 이닌가요? 무저항 비폭력의? 근데 다면적이고 문제적이라니 제가 모르는 또 다른 면이 있는가 봅니다.
저도 처음 인디라 간디를 접했을 때는 으응? 우리가 다 아는 그 마하트마 간디 네인가? 했었지만. ㅋ 네루의 딸 인디라가 (전혀 상관없는) 간디 성을 가진 남자와 결혼을 해서 인디라 간디로 불리면서, 인도에서 네루-간디 정치가문이 생겨난 걸로 알아요.. 간디라는 성이 그리 흔한 성씨는 아니라고 하던데.. 우연인거죠 ㅎ
앗, 맞다. 마하트마 간디! 순간 헷갈렸어요.ㅎㅎㅎ 익숙하듯 다른 이름이라... 이거 YG님 아시기 전에 얼른 삭제하면 얼마나 좋습니까? 그럴수도 없고. ><;;
@stella15 어떡하죠? 저 봐 버렸네요. :)
열심히 문장들을 올려보았으나;;;;; ㅎㅎ
네루가 볼 때, 냉전은 본질적으로 유럽이 주로 집착하는 문제였고, 세계 대다수가 직면한 현실 문제, 즉 저발전, 기아, 식민 억압 등의 문제에서 다른데로 관심을 돌리는 작용을 했다. 귀족 네루의 사회주의는 무엇보다도 가장 넓은 의미의 사회적 지원과 평등의 문제였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미국이 파키스탄을 무장하게 하면 결국 인도도 경제적,사회적 상황을 개선하는 데 노력해야 하는데도, 무장하고 대규모 국방지출을 해야 한다고 개탄했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반둥회의에서) 냉전이 제3세계의 이익을 거스른다는 것이었다. 핵무기로 세계를 절멸하게 만들겠다고 위협하는 것은 비도덕적 행동일 뿐만 아니라, 탈식민지 국가가 직면한 실제 문제 (식민지배로 생겨난, 빈곤, 문맹, 전염병, 사회혼란) 에서 관심을 돌리려는 시도였다. .. 탈식민지 국가는 협력해야.. (남남연대) 인도의 비동맹의 길…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냉전을 물리치도록 비동맹 국가가 광범위한 세력권을 건설하는 데 있다…. 정치지향이 아주 다른 나라가 냉전의 이분법과 단절하고 비동맹 세력임을 선언하게 하는 것이었다.. 인도네시아와 가나, 이집트는 인도와 나란히 지도적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의미했다. 여기에 유고슬라비아라는 큰 나라가 추가되었는데, 대담한 지도자 티토는 비동맹운동에서 핵심 인물이 되었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중국과) 전쟁으로 네루의 가슴이 무너진 것은 사실이다. 원래 그는 동방과 서방의 평화 조정자가 되고자 했다. 그리고 인도가 대외정책만이 아니라, 국내 정책에서도 다른 나라가 따라야 하는 자급자족과 비동맹의 본보기가 되기를 기대했다.. (..) 휴전 이후 네루는 자신의 아시아 정책이 너덜너덜해졌다고 느꼈다. 그러나 후계자들이 인도의 비동맹 정책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특히 1964년 네루가 사망한 뒤, 이 정책에 특히 아대륙 지역과 관련해 인도 민족주의의 견고한 몫을 심었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네루는 비동맹에 대한 확실한 원칙을 가졌고, 유엔의 역할을 중시한 남남연대의 확실한 리더였다고 생각됩니다. 냉전에 끌려드려가지 않고 자국의 발전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평화조성을 위해 힘쓴것도 해결해야할 국내의 어려움을 군비로 낭비하지 않겠다는 그 당연한 생각이 돋보입니다. 비동맹운동과 별개로 국익을 위해 발전 모델과 무력 충돌을 원치 않는 소련을 알아보고 평화를 논의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미국의 원조를 받으면서도 미국에 날을 세우는 인도는 역시 대국이네요. 인디라 간디의 2년간 비상사태로 권위주의로 넘어가는 것이 아닌가 했는데.. 길긴 했지만 다행히 다시 돌아오네요. 민주주의 장치가 잘되어있는 나라일까요? 마지막엔 이슬람 혁명과 아프가니스탄이 예고편처럼 나오는 군요.. 다음 장은 정신없는 중동일 것이라고. 3주차인데 웬간한 나라들이 다 나오다 보니 소화가 힘들긴 합니다.;; 모르는 사건들 찾다가 헤메기도 하구요.. 전지구적 영향과 상황을 훝어볼 수 있다는 점이 흐름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15장 초반의 일본 경제성장 이야기를 읽으니 문득 생각납니다.. 얄쌍한 파나소닉 CDP 하나 갖는 게 어릴 적 최대 소원이었는데(끝내 못 이룸). 그후로 세상이 참 많이 바뀌었네요.
15장 '베이징의 닉슨'을 읽었습니다. 저는 닉슨과 중국의 외교를 생각할 때 마다 저의 최애 영화인 '포레스트 검프'가 생각납니다. 그러고 보니 포레스트 검프도 냉전의 큰 흐름속에서 굵직한 사건을 경험했던 주인공이었네요 ㅎㅎ(이거 다시한번 봐야겠습니다. ) 저는 이번 장을 읽으면서 미국은 악화되고 있는 미소관계를 이용하기 위해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꾀했다 것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재선에서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는 닉슨과 만만디의 정신으로 무장한(실제적으로는 마오쩌둥으로부터 권한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저우언라이와는 애초부터 뚜렷한 회담성과를 거두기가 어려웠을지도 모릅니다. 다만, 제가 놀란 것은 미국이 이 회담을 기점으로 '하나의 중국'을 인정했다는 것인데요. 이것은 마치 미국의 우방국들에게는 우회전 깜빡이를 키면서 좌회전을 하는 모습으로 비춰졌을 것입니다. 당시 미국의 반공정신을 충실히 따르던 일본 총리는 곧 실각하고 차기 총리는 부랴부랴 베이징으로 가서 미국의 길을 따르게 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참 짠한 모습이라고 생각하는데, 일본은 브레턴우즈에 이어 연속이며 양쪽으로 뺨을 맞은 격이 아니었을까요? 이러한 일본의 외교 역사는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연출되는 것을 보면 그 역사를 무시할 수 없나 봅니다. 반면, 미국과 중국의 수교에 불안해진 소련의 브레즈네프는 1차 전략무기제한 협정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동등한 강대국의 지위로 인정받는 데 성공했지만, 그것이 2차 전략무기제한으로 이어지고 결국 자신들이 그동안 싸놓았던 똥(핵 블러핑)을 처리하는데 힘든 여정을 시작하게 되는 것을 보게되었습니다.
1946~1978년에 한국은 거의 아프리카 전체를 합친 것만큼 많은 원조를 미국에서 받았다. 제가 군 생활을 하면서 미국과 접촉할 기회가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술자리를 하게 되거나, 운동을 하는 등의 사적인 만남 후에 미군장교들이 저에게 '너희 한국은 우리가 유일하게 원조해서 성공한 나라야' 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했던 것 같습니다. 이런 말을 들으면서 자부심을 가져야 하는지, 아니면 말아야 하는지 꽤나 많은 생각이 들었었는데... 썩 기분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습니다. 암튼 그랬습니다. ^^* 상당한 군사 원조를 포함한 미국의 원조를 받은 덕분에 독재가 그대로 유지된 면도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한국과 타이완이 주어진 기회를 붙잡고 예상치 못한 이점을 활용했다는 것이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pp. 564~565.,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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