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3. <냉전>

D-29
16 인도의 냉전 그는 하나의 국제체계로서 냉전이라는 발상에 치를 떨었다. 네루가 볼 때, 냉전은 본질적으로 유럽이 주로 집착하는 문제였고, 세계 대다수가 직면한 현실 문제, 즉 저발전, 기아, 식민 억압 등의 문제에서 다른 데로 관심을 돌리는 작용을 했다. (593쪽) 네루는 미국과 계속 거리를 두었지만, 파키스탄 지도자들은 기꺼이 미국을 끌어안았다. 파키스탄 국가를 창설한 무슬림 엘리트들은 국내에서 경제적으로 인도의 방해를 받고 인도의 압박감을 느껴 미국의 냉전 총력전에 서둘러 편승했다. (598쪽) 1955년 반둥회의 일부 참가자는 네루가 우상과 같은 지위를 누리는 것을 보며 회의가 지나치게 인도의 독무대에 가깝다고 여겼다. 하지만 회의에 보내는 그의 전언은 분명했다. 냉전이 제3세계의 이익을 거스른다는 것이었다. 핵무기로 세계를 절멸하게 만들겠다고 위협하는 것은 비도덕적 행동일 뿐만 아니라 탈식민지 국가가 직면한 실제 문제- 식민 지배로 생겨난 빈곤, 문맹, 전염병, 사회 혼란-에서 관심을 돌리려는 시도였다. (600쪽) 중국이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국경지대의 자치 지역인 티베트의 지위는 중국과 인도의 관계에서 핵심 문제였다.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은 독립국 인도가 자국의 목적을 위해 티베트에 영향을 미치려 한 영국의 시도를 이어서 할까 봐 우려했다. 하지만 네루는 이 지역에 대한 중국의 주권을 아무 문제 없이 받아들였고 다만 최대한 많은 자치를 유지하려는 젊은 달라이 라마의 시도에 공감했다. (603쪽) 인도 외교관과 활동가는 미국의 인종 문제를 보고했다. 대다수가 볼 때 미국이 자국의 인종 억압을 직시하려 하지 않는 것은 국제적 탈식민화 문제에서 워싱턴에 기대할 것이 얼마나 없는지를 보여주는 징후였다. 네루는 탈식민화와 인권이 전 지구적 맥락에서 연결돼 있다고 굳게 믿었다. (606쪽) 1956년 헝가리 침공으로 소련을 바라보는 인도의 인식에 금이 같지만, 산산조각이 나지는 않았다. 인도는 발전 사업과 군사 역량 구축에 소련의 원조를 계속 받았다. 하지만 네루는 비동맹의 대의와 반 냉전 세력권 구축이라는 구상에 한층 더 몰두했다. (608쪽) 1960~1961년 콩고 위기가 적절한 사례다. 네루는 루뭄바가 살해된 데 몸서리치면서 벨기에 및 그들과 손잡은 미국을 똑같이 비난했다. 인도는 콩고의 유엔 평화유지군을 5,000명 보내면서 사무총장이 콩고의 국가 보전을 보장할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콩고 위기의 자극을 받아 1961년 유고슬라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에 모인 비동맹 국가는 훗날 비동맹운동이라는 이름을 얻는 정기 회의와 조정 체계를 만들었다. 네루는 비동맹 협력에 열렬히 찬성하면서도 더 통합된 조직을 만드는 데는 회의적이었다. 대외 문제에서 인도의 유연성과 독립성이 줄어들 것을 우려한 것도 이유였다. 베오그라드 회의에서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 "전쟁이 인류를 더욱 심각히 위협하고 있다."라는 최종 성명이 선언되었다. 그와 동시에 참가국은 "제국주의가 약해지고 있다."라고 역설했다. 식민제국을 비롯해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민족에 대한 외국의 여러 형태의 억압은 점차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지는 중이다. (609쪽) (중국과) 휴전 이후 네루는 자신의 아시아 정책이 너덜너덜해졌다고 느꼈다. 그나 후계자들이나 인도의 비동맹 정책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특히 1964년 네루가 사망한 뒤, 정책에 특히 아대륙 지역과 관련해 인도 민족주의의 견고한 몫을 심었다. (611~612쪽) 1965년 인도가 통제하는 카슈미르를 파키스탄이 급습한 사건은 카슈미르 주민이 반란을 일으킨 것으로 외부 세계에 소개되었다. 하지만 인도 정부는 실상을 잘 알았다. 네루의 후임자 랄 바하두르 샤스트리는 원래 겸손한 사람인데, 반격하기로 결심했다. 전장에서 군대가 패배하자 아유부 칸 정권은 위기에 봉착했다. 미국은 지원을 거부했고 중국은 그럴 역량이 없었다. 파키스탄이 예상을 깨고 소련의 지원을 요청한 것은 파키스탄이 군사적으로 얼마나 난관에 봉착했는지를 보여줄 뿐이었다. 양국은 소련의 감독을 받으며 휴전 조건을 교섭했다. 영토와 관련해 현상 유지를 하는 쪽으로 결론지었다. 이 교섭에서 파키스탄의 약점이 고스란히 노출되었고 아대륙 지역에서 지배적 강국이 되려는 인도의 의도와 능력도 드러났다. (612~613쪽) 비동맹 운동은 인디라 간디가 선호하는 대외정책의 장이 되었다. 이 운동이 확대됨에 따라 인디라는 점차 중심 역할을 맡았다. 인디라의 말에 따르면 비동맹 운동은 "나라들 사이에 평등과 경제적• 정치적 국제관계의 민주화를 의미"했다. "비동맹운동은 상호 이익에 바탕을 두고 발전을 위한 전 지구적 협력을 원한다. 이는 세계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보전하기 위한 전략이다." 하지만 인디라는 지극히 현실적이었기 때문에 안보 및 국제 문제와 관련해 달걀을 전부 한 바구니에 넣지 않았다. (614쪽) 1969년 인도 외교관들이 작성한 미국 내부 변화의 개요를 보면 미국은 흑인의 분노와 백인의 공포••• 사이에 위험한 관계가 존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전통적 가치와 충돌하는 한쪽의 전술은 반대쪽에서 반발을 불러일으킨다." 인디라는 1968년 리처드 닉슨이 선거에서 승리한 것이 바로 이런 반발 때문이라고 보았다. (615쪽) 공개된 자리나 사적 자리에서 인디라 간디는 벵골인에 대한 파키스탄의 정책을 "대량 학살"로 규정하고 군사 개입을 준비했다. 인디라를 움직인 동기는 인도주의적이면서 전략적인 것이었다. (618쪽) 인디라는 총리로 복귀하면서 냉전의 영향력이 여전히 인도에 작용한다고 느꼈다. 인디라는 "다른 나라가 우리의 정책을 전 지구적 전략에 끼워 맞추려고 끊임없이 시도한다."라고 개탄했다. 전과 비교해 인도에서 "외국의 요구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일이 잦았다. "우리는 다른 나라나 다른 체제를 모방해서는 안 되며 우리의 목표는 그것들에 개량된 판본이 되는 것이 아니"라고 인디라는 경고했다. (625쪽)
17장은 저에게 너무나도 혼란스러운 장이었습니다. 뭐가 이리 복잡한지... 인도편 보다도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다 읽었지만, 정확하게 정리할 수 있는 말을 찾을 수 없어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 혼란이란 단어가 어쩌면 냉전시대 중동지역의 상태를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ㅋㅋ 중동은 석유와 종교가 중심이 되어 냉전의 양대국을 (상황에 따라, 각자의 입맛에 따라) 끌어당기기도, 멀어지기도 때로는 두 세력간의 충돌의 각축장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중동의 지리에 무지하여 그나마 @YG 님이 올려주신 지도를 보며 글의 내용을 파악하였고, 그럼으로 더듬더듬 읽어나갈 수 있었는데요... 미국과 소련, 그리고 중동은 서로의 동상이몽 속에서 혼란스러운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장중에 놀랐던 부분이 있었는데, 그것은 팔레스타인 사람에게 보인 아랍정권의 태도였습니다. 아랍민족, 무슬림으로 국경을 초월한 연대를 강조하는 것이 그들이 그렇게 높이던 목소리 아니었나요? 그런데도 대다수 아랍 정권은 팔레스타인 사람에게 시민권을 주지지 않았고, 팔레스타인 사람은 노동과 생활하는 데서 대게 착취까지 당했다(p. )니... 이래서 나라 잃은 설움은 어디서 들어주지도 않는다는 말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장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하나를 소개하며 정리를 마치려고 합니다. "테러리즘의 무모한 허무주의 때문에, 원래는 팔레스타인 사람의 곤경에 공감했을 법한 많은 나라와 개인이 고개를 돌렸다" (p.656.) 벽돌책 맴버들 모두 평안한 하루되시길 바랍니다.
나라없는 설움 말씀에 동감합니다. 이미 1948년 전쟁 시 아랍 국가들이 이스라엘을 친 것도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그 땅을 찾아주려고 한 게 아니라 자기들끼리 노나먹으려고 그랬다는… 이후 나세르가 주창한 아랍민족주의는 좀 달랐던 것 같긴 하지만, 국가들대로 계산속이 달라 잘 되질 못하고 그 자리에 이슬람주의가 대두한 걸 보면 참 씁쓸합니다.
그러니까요... 결국 모든 귀결은 자기나라에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 내 조직에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 더 수렴하면 나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로 이해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걸 쉽다고 해야하나, 슬프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씁쓸한 마음은 어쩔 수 업는 것 같습니다.
이 장에 접어들면서 저도 혼란스럽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이성과 감성 사이, 역사를 읽는 태도 역사라는 거대한 소용돌이를 멀리서 지켜보는 일은 때때로 무미건조하게 느껴집니다. 활자와 도표로 전해지는 이야기들 속에서, 저는 감정보다는 이성으로 역사에 접근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냉전>을 읽던 중, 제 그런 태도에 균열이 생기는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테러리즘의 무모한 허무주의 때문에, 원래는 팔레스타인 사람의 곤경에 공감했을 법한 많은 나라와 개인이 고개를 돌렸다.” <냉전>, p.656 이 장면은 팔레스타인 해방운동에 관한 서술이었습니다. 이 운동은 오랜 세월 동안 이스라엘에 저항해 왔으며, 그 과정에서 소규모의 무장 투쟁과 과격한 행동이 이어졌습니다. 이는 억압과 침탈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절박한 선택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이어서 이렇게 말합니다. “그들의 행동은 세계의 지지를 잃게 만들었다. 총과 무기로는 정당성을 설득할 수 없었고, 해방운동은 점차 외면당했다.” 이 구절을 읽으며 저는 깊은 혼란을 느꼈습니다. 이처럼 과격한 행위가 중동, 그것도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진 일이라면, 이성적으로 이해하고 비판할 수 있을 것입니다. "폭력은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 "테러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곧, 저는 우리의 역사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일제 강점기, 우리는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을 보았습니다. 도시락 폭탄을 들고 적진에 뛰어들었고, 권총 한 자루로 총독부를 향해 달려갔습니다. 그들 역시 당시의 시선으로는 테러리스트로 규정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그들을 ‘의사’라 부르고, 영웅으로 기억합니다. 그들의 행동을 단지 이성으로 판단하기보다는, 감성으로 껴안고 있습니다. 그것은 단지 정당성 때문이 아니라, 역사의 고통을 함께 겪은 이로서 느끼는 연대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기에 팔레스타인의 과격한 선택에 대해 단순히 비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왜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우리는 같은 감정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비슷한 장면은 또 있습니다. 인도·중국·티베트의 관계를 다룬 부분입니다. 중국이 티베트를 침공하자, 티베트의 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인도로 망명하게 됩니다. 이때 인도는 그에게 조용히 이렇게 조언합니다. “중국의 요구를 수용하라. 그것이 당신들의 자유를 일정 부분 침해할 수 있겠지만, 온건한 타협이 더 나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 이 조언은 현실적인 판단이었을 것입니다. 인도 입장에서는 외교적 충돌을 피하는 것이 최선이었겠지요. 하지만 저는 이 장면에서도 불편함을 느꼈습니다. 제3자가 멀리서 충돌을 바라보며 도덕적으로 고고한 조언을 건네는 그 모습에서, 역사에 이성적으로만 접근하려 했던 제 모습이 겹쳐 보였기 때문입니다. 결국 저는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역사는 이성과 감성, 양쪽 모두로 접근해야 합니다. 폭력은 대개 지지를 얻지 못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그 폭력조차 왜 벌어질 수밖에 없었는지, 우리는 귀 기울여야 합니다. 그것은 정당화의 문제가 아니라 이해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역사를 대하는 보다 성숙한 태도가 아닐까요.
맞는 말씀이세요. @RAMO 님 글을 읽으면서 떠오른 영화가 있습니다. 예전에 <아! 팔레스타인>이라는 만화책을 읽다가 알게 된 영화 <천국을 향하여>입니다. 말씀하신 내용과 관련지어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인 듯 합니다. 봐야지봐야지 생각만 하면서 아직 못 봤는데, 생각난 김에 이번 주말에 봐야겠어요.
천국을 향하여이스라엘에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그들의 암제와 차별정책, 절대적 빈곤 속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도 없이 살아가는 팔레스타인의 젊은 청년들. 그들이 할 수 있는 저항이라고는 자신의 온몸을 산화시켜, 이스라엘인들에게 두려움을 주는 것뿐이다. 어릴 때부터 형제처럼 자라온 자이드와 할레드도 어느날 저항군 조직의 부름을 받고, 기꺼이 순교자의 소명을 받아들인다. 그러나 막상 가슴에 폭탄 띠를 두르고 이스라엘로 향하던 두 청년은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지옥 같은 현실에서 죽음과 같은 삶을 사는 것 보다는 영웅적인 죽음을 택해 천국으로 가고자 했던 그들. 그러나 과연 끊임없이 죽이고 죽고, 보복에 보복을 거듭하는 이 저항방식이 그들이 원하던 승리를 가져다 줄 것인가. 그들에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인가하는 의문들이 그들을 주저하게 만든다. 죽음을 눈앞에 앞 둔 48시간 동안 자이드와 할레드는 극심한 혼란과 마음의 갈등을 겪게 되는데...
아! 팔레스타인 1 - 만화로 보는 팔레스타인 역사팔레스타인의 묻혀버린 고대사와 왜곡된 근현대사를 다룬 교양 만화. 이야기는 이스라엘 군인의 총격에 목숨을 잃은 팔레스타인 소년 기사에 충격을 받은 화자 ‘진’이 직접 팔레스타인 땅으로 가면서 시작된다. 팔레스타인에서 만난 활동가들과 모하메드 박사의 인도 아래 진은 그 나라의 역사를 제대로 공부하게 되고, 동시에 대한민국 역사도 돌아본다.
아! 팔레스타인 2 - 만화로 보는 팔레스타인 역사팔레스타인의 묻혀버린 고대사와 왜곡된 근현대사를 다룬 교양 만화. 1권에서 팔레스타인 고대사부터 1차 인티파다까지 살펴보았다면 2권은 바로 그 이후의 이야기다.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채 갈등과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중동의 현실을 이 책에서 보여주는 시각으로 되짚어보자.
@향팔 말씀하신 영화를 한번 보도록 할게요! 추천 감사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6월 24일 화요일은 18장 '데탕트를 무너뜨리다'가 나옵니다. 네, 베트남 전쟁이 끝나고, 포르투갈에서는 카네이션 혁명이 일어나고, 미국에서는 존재감 없었던 지미 카터가 금세 무대에서 내려오고 레이건이 등장합니다. 브레즈네프-닉슨이 쏘아 올린 데탕트가 갑작스럽게 사라지는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초반의 혼란스러운 시기를 정리하고 있는 장입니다.
오늘 1975년 4월 30일 베트남 통일(사이공 함락) 대목을 생생히 느껴보려면 박찬욱 감독의 드라마로도 유명한 비엣 타인 응우엔의『동조자』(2015)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저는 소설을 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리고, 카네이션 혁명이 일어난 포르투갈의 상황을 좀 더 자세하게 알기 좋은 책은 제목은 달달한 파스칼 메르시어의 『리스본행 야간 열차』(2004)가 있습니다. 이 소설도 좋아하시는 분들 많죠?
동조자첫 소설로 미국을 대표하는 문학상인 퓰리처상을 수상하여 미국 언론과 문단의 화제를 불러일으킨 베트남계 미국 작가 비엣 타인 응우옌의 첫 장편소설 『동조자』가 박찬욱 감독 연출로 HBO 드라마로 제작된다. 이를 맞아 민음사에서는 『동조자』를 새로운 표지로 합본 재출간했다.
리스본행 야간열차단조로운 바퀴 소리, 덜컹거리는 사물들… 삶에 회의를 느끼고 충동적으로 올라탄 열차가 데려다준 도시 리스본. 경사진 골목길을 달리는 오래된 전차와 낯선 언어를 헤집고 만난 새로운 사람들. 파스칼 메르시어의 《리스본행 야간열차》가 비채에서 새롭게 출간되었다.
저는 진도는 맞춰가고 있는데, 제대로 읽고 있는건지 내용이 뒤죽박죽 섞이는 기분이에요(하하하). 그나마 @롱기누스 님이 남겨주시는 요약 정리(?) 읽으면서 '아아...'하고 있습니다. 이란과 이스라엘 상황을 뉴스와 기사로 접하면서 느끼는 건요. 우리는 지금 2차 세계대전을 읽고 있는데, 이러다 3차 세계대전이 시작되는 게 아닌가 정말 무섭습니다. 힘 없는 나라가 어떻게 되는지 <냉전>을 읽으면서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데 말이죠, 휴...
@롱기누스 @향팔 제2차 세계 대전 후에 민족주의+세속주의를 내세웠던 정권이 냉전의 틈 바구니 속에서 하나 둘 쇠퇴하거나 변질되고, 그 수십 년 동안 아랍 보통 사람의 삶은 나아지지 않고, 결국 그들이 이슬람 근본주의에서 위로를 찾는 모습(마치 힘든 사람이 사이비 종교에 더 잘 빠지는 것처럼)이 현대사의 비극을 축소한 모습처럼 보여요. 그나마 석유 때문에 먹고사는 나라들인데, 그 석유 때문에 결국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을 보면. 그것도 참 답답하고요. (이란과 이스라엘이 휴전한 건 좋은 일인데, 트럼프가 힘으로 찍어 누르면 다 해결되는 것처럼 학습할까 봐서 북한을 머리 위에 둔 한반도 사람으로서 너무 무섭네요;)
아.. 힘든 사람이 사이비종교에 빠지기 쉬운 것 처럼 이슬람 근본주의에 빠지는 아랍사람들이라... 참 적절한 표현 같습니다.
18장을 읽었습니다. 어렵게 형성됐던 데탕트는 결국 베트남전과 워터게이트 사건을 계기로 미국의 국내문제가 혼란에 빠지게 되면서 급속도로 식어갔던 것 같습니다. 소련은 아프리카 제3세계 행동주의를 지원하면서 점차 세력을 넓혀갔고, 미국은 중국과의 관계 개선으로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이 당시의 미중관계는 결국 '적의 적은 우리편'이라는 말이 정확하게 들어맞는 것 같다는 생각도 했네요.. 18장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은 베트남 전쟁으로 인한 미국과 소련, 그리고 중국의 관계의 역동성이었습니다. 베트남 전쟁으로 베트남과 중국과의 관계는 더욱 악화일로를 걷게 되었는데요, 베트남전 당시 북베트남에 원조를 했던 중국이지만, 베트남과 국경을 맞대고 사사건건 개입하려고 하고, 때로는 위협적인 중국보다는 베트남 입장에서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지원을 마다하지 않았던 소련쪽으로 기울었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그 와중에 폴 포트 정권이(저자의 표현대로 하면) 20세기 가장 무모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 베트남을 침공했고 이는 베트남과 중국과의 관계가 회복되기 어려운 수준으로 떨어지게 만드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왜냐하면 먼저 공격을 받기는 했지만 전력의 차이가 10배 나는 베트남군이 손쉽게 캄보디아 크메르루즈를 몰아내고 친베트남 정권을 세웠지지만, 중국입장에서는 어찌됐든(자국인의 1/3을 죽였지만, 뭐 중국도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으로 그에 못지 않은 잔인함을 보여주었죠) 크메르루즈는 동맹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여기서부터 재미있어지기 시작했는데, 이를 계기로 중국은 미국과 손을 잡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베트남을 혼내주어야 겠다는 덩사오핑과 베트남이 캄보디아를 침공한 것을 가만히 놔두면 다른 국가들에게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음을 심각하게 우려한 미국의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미국의 암묵적 동의하게 중국은 베트남과 전쟁을 벌이지만,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1달동안 지속된 전쟁에서 미국이 베트남전 전사자의 절반에 가까운 사망자를 내고서 '신포도 선언'을 하고 물러나게 됩니다. 여기서 신포도 선언(이건 제가 만든 말입니다. ㅋㅋ)이란, 이솝우화 '여우와 신포도'에서 따온 말로, 그렇게 많은 희생을 겪은 덩샤오핑이 베트남에 충분한 교훈을 주었고 이번 전쟁의 목적을 달성했다면서 퇴각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정신승리가 가장 중요한 건가요? ㅎㅎ 아울러, 이란혁명이 잠깐 나오는 대목이 있습니다. 여기서 저는 마르잔 사트라피의 '페리페 폴리스' 가 생각났습니다. 무척이나 재미있게 읽었던 그래픽 노블인데, 이란 혁명에 대해 관심있으시면 한번쯤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미국이 남베트남 공무원 철수를 위한 프리퀀트 윈드 작전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데, 2021년 미국이 아프카니스탄에서 철수하면서 나왔던 장면과 겹치면서 잠시 생각에 잠기기도 했습니다.
페르세폴리스이란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고 오스트리아에서 유학한 후 다시 이란으로 돌아와 결혼과 이혼을 한 작가 마르잔 사트라피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그래픽노블. 혼란스러운 정치 상황과 전쟁을 겪고 이란과 유럽 사회에서 방황하면서도 유머와 존엄을 잃지 않으며 성장하는 주인공 마르지의 모습은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도 큰 울림을 준다.
애초에 미국과 소련의 지도자가 긴장완화를 서로 달리 해석한 것도 분명했다. 소련은 두 초강대국이 진정으로 대등한 위치에 섰다고 믿었다. 반면 미국의 대다수 지도자는 미국이 이끄는 세계체제에 소련이 협조하기로 동의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대다수 미국인은 1970년대든 어느때든 국제무대에서 미국에 맞먹는 세력이 생기는 것을 용인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8장. 데당트가 무너진 것이 브레즈네프와 포드의 신념때문이었다는 초반의 서술이 무슨 뜻인지 처음에이해가 잘 안되었었어요. 70년대 중반 베트남에서의 확실한 패배와 아프리카에서 공산진영의 확대, 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이란을 잃고 소련의 아프간 침공. 이념의 이데올리기라는 측면에서 소련은 확실히 공산주의의 확대에 치중하면서 그 신념때문에 아프간의 수렁에 빠잔 거지만, 미국은 처음부터 미국이 이끌고 소련이 협조하는 체제로 바라보았고 그 뿌리깊은 위대한 운명을 거들먹거리는 태도가 다시 어두운 미래의 예고편 같았습니다 레이건의 연설을 보면 그 우월주의가 참 무섭습니다. 그들이 곧 선이고 옳은 것이고 위대한 일을 한 운명이라고 하는 것이;;; “우리는 세계 지도부에 오르려 하지 않았습니다. 억지로 떠맡은 것이지요. 이 땅에 사람들이 정착한 바로 그 순간부터 이는 우리의 운명이었습니다. 만약 우리가 운명과 만나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또는 1630년에 존 윈스럽John Winthrop이 말한 대로 ‘우리의 하느님께 거짓되게 대한다면’, 우리는 ‘전 세계에서 이야깃거리와 웃음거리’가 될 것입니다. 미국인은 다시 한번 사명감과 위대하다는 느낌에 굶주릴 겁니다.” 이번 장에 나온 아프리카의 일부 상황을 보면서 챗GPT에게 식민지였다고 독립후 민주주의을 성공적으로 이행한 나라를 알고 싶다고 하니.. 5개 국가를 꼽았습니다. (정확한기준으로 물은 것은 아니니 참고차만) 불길했지만 생각보다 너무 적었습니다. 국가 식민지 지배 독립 연도 민주주의 정착 시기 특징 인도 영국 1947 1950년대~현재 세계 최대의 선거 기반 민주주의 가나 영국 1957 1990년대 이후 아프리카 민주주의의 대표 사례 보츠와나 영국 1966 1966년~현재 청렴하고 안정적, 군정 경험 無 코스타리카 스페인 1821 1948년 이후 군대 없는 민주국가 한국 일본 1945/48 1987년 이후 빠른 경제성장과 민주화 경험
베트남의 진정한 비극은 당연히 베트남 자체의 비극이다. 한반도처럼 베트남은 냉전으로 갈가리 찢어졌다. 베트남공산당의 잔인성과 발전 계획이 실패했기 때문이기도 했고, 미국의 점령과 폭격 때문이기도 했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미국은 결국 그다음 달에 중국의 공격을 공개 규탄했지만, 카터는 비밀리에 중국과 기밀정보를 공유하면서, 소련이 북부에서 위협을 가하면 미국이 중국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686,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이란 이슬람 혁명은 냉전 질서와 단절하려는 의도적인 시도였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 689,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유강은 옮김, 옥창준 해제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북다/책 나눔] 《잠보의 사랑(달달북다12)》 함께 읽어요!<서리북 클럽> 두 번째_편집자와 함께 읽는 서리북 여름호(18호) 혼돈 그리고 그 너머[책 증정] <그 남자는 책을 읽었다> 편집자와 함께 읽기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인터뷰 ; 누군가를 알게 되는 가장 좋은 방법
책 증정 [박산호 x 조영주] 인터뷰집 <다르게 걷기>를 함께 읽어요 [그믐북클럽Xsam] 24. <작가란 무엇인가> 읽고 답해요[그믐밤] 33. 나를 기록하는 인터뷰 <음악으로 자유로워지다>
[그믐클래식] 1월부터 꾸준히 진행중입니다. 함께 해요!
[그믐클래식 2025] 한해 동안 12권 고전 읽기에 도전해요! [그믐클래식 2025] 1월, 일리아스 [그믐클래식 2025] 2월,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그믐클래식 2025] 3월, 군주론 [그믐클래식 2025] 4월, 프랑켄슈타인 [그믐클래식 2025] 5월, 월든[그믐클래식 2025] 6월, 마담 보바리 [그믐클래식 2025] 7월,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7월 23일 그믐밤 낭독은 <리어 왕>
[그믐밤] 37.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3탄 <리어 왕> [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
수북탐독을 사랑하셨던 분들은 놓치지 마세요
[📚수북플러스] 2.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수북플러스] 1. 두리안의 맛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우리가 몰랐던 냉전의 시대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4. <소련 붕괴의 순간>[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3. <냉전>[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6. <마오주의>
댓글로 쌓아올린 세포, 아니 서평들
작별하지 않는다도시의 마음불안세대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김영사/책증정] ★편집자와 함께 읽기★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개정증보판》[도서 증정] 내일의 고전 <불새>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1인출판사 대표이자 편집자와 책읽기[도서 증정] <먼저 온 미래>(장강명) 저자,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제발디언들 여기 주목! 제발트 같이 읽어요.
[아티초크/책증정] 구병모 강력 추천! W.G. 제발트 『기억의 유령』 번역가와 함께해요.(8) [제발트 읽기] 『이민자들』 같이 읽어요(7) [제발트 읽기] 『토성의 고리』 같이 읽어요(6) [제발트 읽기] 『전원에서 머문 날들』 같이 읽어요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서리북 아시나요?
<서리북 클럽> 두 번째_편집자와 함께 읽는 서리북 여름호(18호) 혼돈 그리고 그 너머서울리뷰오브북스 북클럽 파일럿 1_편집자와 함께 읽는 서리북 봄호(17호) 헌법의 시간 <서울리뷰오브북스> 7호 함께 읽기
문풍북클럽의 뒷북읽기
[문풍북클럽] 뒷BOOK읽기 : 7월의 책 <혼모노>, 성해나, 창비[문풍북클럽] 6월 : 한 달간 시집 한 권 읽기 [문풍북클럽] 뒷BOOK읽기 : 5월의 책 <죽이고 싶은 아이 1,2권>[문풍북클럽] 뒷BOOK읽기 : 4월의 책 <예술도둑>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