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의 역사를 담고있던 <뱅크하임 남작의 귀향>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잘 아는 역사를 담고있기 때문인지 쉽게 읽히네요. 어떤 토론이 이루어질지 기대됩니다.
[이 계절의 소설_여름] 『연매장』 함께 읽기
D-29
알맹

금정연
역사도 그렇고, 문체의 차이도 큰 것 같아요. 저도 무척 기대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최가은
안녕하세요! <연매장>을 함께 읽을 문학평론가 최가은입니다. 저는 사실 책을 미리 읽었는데요. 몇 페이지만 훑어보려다가 한참을 집중해 읽게 되었다는 소식 미리 전해드리며...! 이번 계절 특히 기대됩니다. 우리 모두 4주간 즐거운 시간 보냈으면 해요. 다들 반갑습니다.

도톨도톨
읽은 분들의 평이 워낙 좋은 소설이라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손에 들기만 했는데도 든든한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좋아요ㅎㅎ 4주간 잘 부탁드립니다.

금정연
인터넷 서점의 독자평도 모두 좋더라고요. 짧은 독자평으로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나누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금정연
함께 읽기의 첫 번째 날이 지났습니다! 모두 어떻게 읽으셨나요? 평일이기도 하고, 첫날이라 아직 시작하지 못하신 분들도 계실 텐데요. 괜찮습니다, 천천히 따라와 주세요.
첫 장을 펼치자마자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읽기 쉽다’였어요. 복잡한 중국 현대사를 다룬 소설이라 어느 정도 각오하고 시작했는데, 의외로 술술 읽혔습니다. 아마도 기억을 잃은 주인공 딩쯔타오의 시점에서 시작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우리도 그녀처럼 아무것도 모른 채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초입부가 더 쉽게 다가온 것 같아요.
어쩌면 지난 계절엔 폭포처럼 쏟아지는 만연체를 자랑하는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아직도 이 이름을 정확히 외우지 못한다는 건 비밀)의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768쪽)을 읽고, 그 전 계절엔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낯선 시공간 속에서 헤매는 듯한 옌롄커의 <해가 죽던 날>(520쪽)을 읽었던 경험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책을 조금씩 읽어나갈수록, 생각만큼 만만한 책은 아니라는 걸 느끼게 됩니다. 물론 책 소개만 봐도 ‘쉬운 내용’은 아니라는 게 분명하긴 했지만요. 심각하고 무거운 톤으로 독자를 짓누르기보다는, 짧고 간결한 문장으로 서늘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작가의 솜씨가 인상 깊었어요.
무엇보다도 ‘연매장’이라는 제목이 주는 감각이 소설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관 없이 그냥 흙에 묻힌다는 것, 제대로 된 매장이 아니라는 것. 그래서인지 딩쯔타오의 기억도 완전히 묻히지 못하고, 자꾸만 삐죽삐죽 고개를 내미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마치 얕게 묻힌 시신처럼, 비가 오면 흙이 쓸려 나가며 조금씩 드러나는 것처럼요.
1952년, 기억을 잃고 강물에 떠내려온 딩쯔를 우자밍이 구조하고, 몇 해 후 결혼해 아들까지 낳고 평온하게 살아갑니다. 처음엔 그저 아름다운 인연인 줄 알았죠. 그런데 1966년, 문화대혁명이 시작되면서 남편이 '과거를 조심하라'고 말하고, 그 말을 듣는 딩쯔가 느끼는 두려움에 저 역시 긴장하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남편이 죽었을 때 딩쯔타오가 느낀 ‘후련함’이라니! 잠시 남편이 그녀의 과거에 몹쓸 짓이라도 저질렀던 건 아닐까? 심지어 혹시 딩쯔가 살인자였던 건 아닐까? 하는 상상까지(물론 아닙니다)... 아마도 잃어버렸던 기억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면서 긴장감을 조성하는 방식이, 전혀 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치매 노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했던 김영하 작가의 <살인자의 기억법>을 떠올리게 했던 탓이겠지요.
(하고 싶은 말은 더 많지만, 첫날부터 스포일러를 할 수는 없으니…) 어쨌든 다음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져서 계속 읽게 만드는, 탁월한 도입부라고 생각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읽으셨나요?

호디에
저는 이번에 재독입니다.
어쩌다보니 짧은 간격으로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매력 중 하나는 구성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읽고 계신 분들이 있어 자세히 쓸 수는 없지만 각각의 등장인물들이 다른 시간 속에 있는 것도, 하나의 지점으로 모여드는 것도 흥미롭고요. 아무튼 결말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읽으니 조금 마음은 편안(?)합니다. 저는 처음 읽을 당시 내내 조마조마했거든요. 전 다른 분들의 완독 후 감상이 너무 궁금합니다.

금정연
벌써 재독이시군요! 조마조마한 마음, 저도 지금 완전 느끼고 있습니다. ㅎㅎ 재독의 느낌도 궁금한데요, 많은 감상 남겨주세요!
알맹
저도 거의 다 읽어갑니다. 빠르게 읽을 수 있었던건 고등학교때 중국역사를 배운 덕분이기도 하고 말씀하신 것처럼 문체 덕분이기도 해요. 아직 끝내지 않아서 여전히 조마조마하며 읽고 있네요.

berlinsoul
저는 책을 받고 천천히 읽을 생각이었는데 ... 450여 페이지의 책이 줄어드는 페이지가 아쉬울정도로 몰입도 200% 로 읽었습니다 어느새 이미 다 읽었ㅜ 올라오는 댓글 읽으면 그 감정의 대단한 먹먹함을 느린 속도로 되새김하겠습니다

금정연
말씀하신 것처럼 나도 모르게 몰입해서 읽게 되는 책인 것 같아요. 댓글 읽으시면서 떠오르는 말씀들 남겨주세요!

김제니
안녕하세요. 모임에 참여하게되어 기쁩니다. 즐겁게 읽어나가겠습니다.

금정연
반갑습니다. 함께 재미있게 읽어 보아요!
희귀동물
안 녕하세요!
저도 지난 이 계절의 소설 때 다른 분들의 감상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여 다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본의 아니게 독서 시작이 늦어질 예정이라 조금 더딜 수 있겠지만 종종 들어와 참여하겠습니다!

금정연
안녕하세요! 이번 계절엔 어떤 이야기가 오갈지 저 역시 기대가 되는데요. 종종 들어와 감상 남겨주세요!

금정연
“ 류진위안은 얼마나 되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을 만큼 이곳에서 오래 살았다. 시간은 그의 머릿속에서 아주 긴 줄과 같았다. 심지어 너무 길어서 중간중간 매듭이 생긴데다 매듭 마디들이 어지럽게 뒤엉켜 있었다. ”
『연매장』 p.68-69, 팡팡 지음, 문현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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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로 지정된 대화

금정연
잘 읽고 계신가요?
댓글을 보니 이미 읽으신 분들도 계시고, 여러 상황상 아직 시작하지 못하신 분들도 계신 것 같아요.
리처드 브라우티건 소설 중에 제가 좋아하는 장면이 있는데요. 놀러 나가자는 친구에게 “엄마가 너한테 설거지하라고 한 거 아니냐"고 묻자, 친구가 이렇게 대답해요.
“접시는 기다릴 수 있어.”
네, 접시와 그믐은 기다릴 수 있습니다.
제2장은 딩쯔의 아들, 칭린의 시점에서 전개됩니다.
아들조차 몰랐던 어머니의 낯선 모습—잊히고 억압된 기억에서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파편들—을 마주한 칭린은 약간 당황하지만, 내색하진 않네요.
깊이 파고들기가 두려워서일 수도 있고(어쨌든 어머니도 ‘타인’이니까요),
아니면 그냥 피곤해서 그러시겠거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을 수도 있어요.
우리가 가까 운 사람에게 종종 그렇게 생각하듯이요.
소설 전체를 알고 보면 굉장히 아이러닉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많은 장인데, 그렇지 않더라도 1장에 이어 점점 더 불안한 기운이 증폭되고 있는 게 느껴집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읽으셨나요?
참고로 저는 이 부분을 읽고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오랜만에요.

호디에
2장까지만 하더라도 칭린이 어머니의 낯선 모습을 크게 마음에 두지 않는 것으로 읽혔습니다. 저는 다시 읽으니(결말을 알고 읽으니) 딩쯔타오가 의식적으로 닫아놓았던 기억과 죄책감의 무게가 어느 정도였을지 새삼 느껴집니다. 2장에서 드러나는 이름들이 이제는 그냥 스쳐지나가지지 않습니다.

금정연
무심히 지나가는 이름들, 장면들이 서로 연결되며 의미를 갖게 되는 구성이 흥미로운 작품인 것 같아요.

시sy
팡팡이라는 작가에 대해 궁금해서 좀 알아봤더니, 중국 정부의 압박 속에서도 중국을 떠나지 않고 집필 중이더군요. 내가 쓴 글이 고국에서 절대 환영받지 못할 것을 알면서 글을 쓰는 심정이 어떨까? 그런 작가의 심정을 엿보고자 이 책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생각과 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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