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앞으로 4주 동안 팡팡의 <연매장>을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눌 금정연입니다. 반갑습니다!
팡팡은 <우한일기>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중국 작가예요. 중국이 시장경제 체제를 도입하던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 중국 현대소설은 기존의 교조적인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벗어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는데요. 팡팡은 그 시기에 등장한 ‘신사실주의’ 소설의 대표적인 작가 중 한 명입니다.
<깨진 칠현금>으로 루쉰문학상을, 오늘부터 함께 읽을 <연매장>으로 루야오문학상을 받으며 문학성도 높이 평가받은 팡팡은, <우한일기> 이후 중국 정부로부터 금서 작가로 지목되었지만 여전히 진실을 말하는 글쓰기를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연매장>은 기억을 잃은 어머니 딩쯔타오의 과거를 아들 칭린이 되짚어가며 그 안에 감춰진 중국 현대사의 비극을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제목인 ‘연매장’은 관 없이 곧장 흙에 묻히는 매장 방식을 뜻하는데, 팡팡은 이 단어를 망각과 침묵이라는 방식으로 고통을 봉인하려 했던 사람들의 선택에 빗대어 사용합니다. (실제로 이 소설은 1950년대 토지개혁을 비판적으로 묘사했다는 이유로 루야오문학상 수상 직후 중국에서 금서로 지정되기도 했다고 하네요.)
팡팡은 작가의 말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주 단순했다. 나는 내가 아는 것과 느낀 것, 내 의혹과 고통을 성실하게 적어냈다.”
망각과 기록, 은폐와 증언 사이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아갈까요? 이 책은 그런 질문을 조용히, 하지만 깊게 던집니다. 누군가는 기억하기를, 누군가는 잊기를 선택하겠죠. 물론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그 질문을 받아들이고, 또 자기만의 답을 찾아가게 되겠죠. 이번 모임이 그런 여정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시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계절에도 3주 동안 책을 함께 읽고, 마지막 4주차에는 읽은 내용에 대해 이야기 나눌 예정입니다. 구체적인 일정은 아래와 같아요.
*1주차(6월 11일~6월 17일)
제1장에서 제5장까지 (11쪽~132쪽)
*2주차(6월 18일~6월 24일)
제6장에서 제10장까지 (133쪽~320쪽)
*3주차(6월 25일~7월 1일)
제11장에서 에필로그까지 (321쪽~440쪽)
*4주차(7월 2일~7월 9일)
자유 토론
매번 느끼지만, 함께 읽기 일정을 짜는 일이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각자의 상황과 속도가 모두 다르기 때문인데요. 저는 전체적인 가이드라인만 제시해드리는 거고, 여러분은 각자의 리듬에 맞춰 자유롭게 읽어주시면 됩니다. 책이 너무 재미있어서 하루 만에 다 읽어버리셔도 좋고, 주말이나 휴일에 틈틈이 조금씩 나눠 읽어주셔도 좋아요. 다만, 그때그때의 읽기 경험을 공유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어디까지나 ‘함께 읽기’니까요!
읽으면서 떠오른 감상이나 인상 깊었던 문장, 궁금했던 점들, 혹은 관련된 다른 작품까지—무엇이든 자유롭게 나눠주세요. 이 소설이 다루는 역사나 중국의 상황에 대해 잘 몰라도 전혀 걱정하지 마시고요. 우리는 문학이라는 창을 통해 다른 시대, 다른 삶을 이해해보려는 시도를 함께 해보는 거니까요.
그럼, 오늘부터 팡팡의 <연매장> 속으로 천천히 들어가볼까요?
우리의 읽기가 묻힌 이야기들을 다시 불러내는 작은 빛이 되기를 바랍니다.

연매장아들 칭린이 어머니 딩쯔타오의 과거를 추적하면서 중국 현대사에서 희생된 개인들을 마주하는 이야기다. 비판의식과 문학성을 훌륭하게 결합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루야오문학상을 수상했지만, 1950년대 토지개혁을 부정적으로 묘사했다며 수상 직후 중국 정부에서 금서로 지정했다. 그러나 팡팡은 결코 침묵당하지 않았다. 『연매장』은 독자들의 요청으로 대만에서 중국어로 출간되었으며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등 여러 언어로 번역되어 잊혀선 안 될 이야기들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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