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계절의 소설_여름] 『연매장』 함께 읽기

D-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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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더워서 그런지, 의욕도 기운도 뚝 떨어진 하루네요. 그럴 때는 그냥 책 한 페이지 넘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5장에서는 드디어 딩쯔타오(다이윈)가 기억을 잃게 된 이유가 조금씩 드러납니다. @하료 님이 댓글로 언급해주신 것처럼, 이번 장은 시간이 역순으로 배열되어 있어요. 최근의 기억에서 점점 더 오래된 기억으로 내려가며, 마치 땅을 파듯 과거 속으로 들어가는 방식이죠. 이미 그녀가 강에 빠졌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그 직전의 일들을 하나씩 되짚어보게 되니 읽는 내내 긴장감과 안타까움이 더 깊어졌던 것 같아요. 정신을 차린 딩쯔가 빛의 계단을 세며 “18층, 왜 하필 18층일까” 생각하는 장면에서는 또 다른 미스터리의 단초가 조용히 더해지기도 하고요. 남편의 행방에 대해서도 궁금해지면서 이제 정말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는구나, 싶은 장이었습니다. 너무 일찍 태어난 독설의 트위터리언, 에밀 시오랑은 이런 말을 남겼죠. “인생에 실패하면, 재능이 없어도 시적 정서를 갖게 된다.” 그래서 그런지 피곤해서 그런지 오늘은 머릿속에서 자꾸 이런저런 시구가 떠오르는데요. 5장을 생각하니 어쩐지 미야자와 겐지의 시 「사랑과 열병」이 겹쳐졌습니다. 이런 시입니다: 오늘 나의 영혼은 병들어 까마귀조차 똑바로 볼 수 없네 누이는 이즈음부터 차가운 청동 병실에서 투명한 장밋빛 불꽃에 타오른다 그러나 누이여 오늘은 나도 너무나 괴로워 버드나무 꽃도 따주지 못하겠구나 여러분은 어떻게 읽고 계신가요?
독설의 팡세절망과 허무의 철학자 에밀 시오랑의 잠언집 『독설의 팡세』가 전면 개정판으로 돌아왔다. 2004년에 처음 출간된 후 쇄를 거듭하며 많은 사랑을 받아온 『독설의 팡세』는 20년 만에 새롭게 단장해 독자들을 만난다. 초판 발행 이후 오랜 시간이 흐른 만큼 전체 개고를 통해 에밀 시오랑 특유의 함축적인 문장을 한층 간결하고 명료하게 다듬어 완성도를 높였다.
봄과 아수라〈은하철도 999〉의 원작으로 널리 알려진 동화 《은하철도의 밤》을 쓴 작가 미야자와 겐지. 그가 생전에 자비로 출판했던 유일한 시집 《봄과 아수라》가 새로운 장정으로 출간되었다. 개정판에는 시집 전체에 걸쳐 등장하는 겐지의 고향 이와테현의 지명과, 시 두 편 〈아오모리 만가〉와 〈오호츠크 만가〉의 여행 동선을 짚어볼 수 있는 지도가 함께 추가되었다.
계단 하나에 지옥 하나. 그 발걸음이 얼마나 무겁고 고통스러울까...라는 생각이 가장 컸습니다.
그러니까요. 열여덟 개의 지옥이라니요...
먼저 완독 해야 할 책이 있어서 어제 연매장을 읽기 시작했는데요. 다른분들 말씀대로 술술 읽히더라고요. 출퇴근 길에 틈틈이 읽었는데도 6장 중반을 지나고 있습니다. 저는 중국 소설에 대해서 어느정도 선입견을 갖고 있는데요. 제가 개인적으로 '대륙의 정서'라고 부르는 '큰 나라에 사는 사람들의 특징'이 묻어난다는 것이에요.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인물들이 사는 세상은 중국이라는 나라와 동일시 된다고 여겨지는 정서가 있어요. 중국 밖의 세상은 없는 것처럼 그려지지만 "중국이라는 나라가 그 역사와 규모가 어마어마해서 그것을 담아내려면 어쩔 수 없이 대서사시 같은 장황한 이야기를 하게 된다."는 듯한 목소리가 들리는 듯한 느낌을 받아요. 학창시절에 읽었던 '인생'이나 최근의 '해가 죽던 날'이 그런 정서를 담고 있다고 생각하고, 영화로는 붉은 수수밭, 패왕별희 같은 작품들이 그런 정서가 짙다고 볼 수 있겠네요. 어렸을 때는 그런 정서가 멋있어 보였는데 이제는 그런 이야기들이 지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그런 작품들은 소소한 유머가 결여된 듯한 느낌이 들어서 아쉬움이 남는 것 같습니다. 연매장은 주제의식이나 시대, 역사적 배경으로는 그런 작품들과 궤를 같이 하는 것 같지만 특이하게도 여러개의 장으로 나누고 각 장을 또 세분화 한 점이 인상깊네요. 대륙의 장엄한 역사와 서사를 미스테리 숏 폼 형식으로 무한 스크롤 하면서 소비하는 경험을 주더라고요. 그러면서도 위에서 언급하신 것처럼 서정적인 묘사들이 색채를 더하고요. 쉽게 읽히는 만큼 기억의 재구성과 등장인물들의 상호 작용, 역동성의 변화가 더 쉽게 인지되고 기대되는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말씀하신 대륙의 정서, '큰 나라에 사는 사람들의 특징'이란 게 바로 중화사상인 것 같아요.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것, 중국의 문화가 최고라는 것, 그리고 내가 그 나라에 살고 있다는 것... 그게 많은 중국 작품들에 자연스럽게 묻어나오기도 하고요. 저도 이 작품은 뭔가 좀 다르다는 느낌, 제 감각에는 일본 미스터리 소설처럼 느껴지는 문체를 쓰는 게 특에하다고 생각했는데 “대륙의 장엄한 역사와 서사를 미스테리 숏 폼 형식으로 무한 스크롤 하면서 소비하는 경험”이라는 표현에 완전 공감했어요.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작품이라는 건 확실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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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기 2주차가 시작되었네요! 오늘따라 유난히 피곤해서 너무 일을 많이 했나, 꼭 그런 건 아닌데 생각하는 참이었는데 마침 6장의 첫 소제목이 ‘바쁘지 않아도 인생은 피곤해’네요. 격한 공감... 6장은 칭린의 시점에서 진행되는데요. 칭린이 건축과 교수인 친구와 함께 어머니의 고향으로 건축 답사를 가고, 그곳에서 류 정치위원을 수행하게 되면서 조금씩 어머니의 숨겨진 과거에 접근하는 장입니다. 장마다 조금씩 분위기가 다른 게 이 소설을 읽는 재미의 하나인데요. 여기서는 중국의 세대 문제는 우리나라보다 심각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과연 칭린은 어머니의 과거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받아들일 수 있긴 할까... 조마조마하게 하는 맛이 있는 장이었네요. 역사적 사실들을 설명하거너 건축 양식을 묘사하는 부분에서는 일종의 지적인 재미도 있었고요. 그리고 오늘은 이 소설이 정말 흡인력이 있긴 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경험을 했는데요. 초등학교 1학년인 제 아이가 거실 탁자에 놓인 책을 보고 “이게 뭐야?” 하더니 읽기 시작하더라고요. 응 아빠 읽는 책이야, 대답하고 조금 읽다 말겠거니 했는데 10분이 훌쩍 넘도록 책을 놓지 않는 거예요. 재밌어? 물으니 “무슨 내용인지 하나도 모르겠어” 하면서 계속, 미간을 찡그린 채 집중해서... 여러분은 어떻게 읽고 계신가요? 감상 기다리고 있겠습니가!
오늘 공원에서 이 책을 읽고 있으니 옆 자리에 있던 여자분이 무슨 책인지 재미있는지 물어보더라구요. 이 책은 표지나 제목에서부터 사람들에게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뭔가가 있는 것 같애요. 연매장이라는 말부터 호기심이 생기게 하잖아요. 이제 9장을 읽고 있는데 류진위안과 칭린 또는 그의 어머니 딩쯔타오와의 과거 인연이 밝혀질 듯 아직 안 나와서 궁금하게 만드네요. 이래서 다들 한번에 읽으시나봐요. 저는 아직도 중국 이름에 익숙하지 않아서 하루만 쉬어도 헤매고 있습니다. ^^
저희 아이는 심지어 외출할 때도 <연매장>을 들고 가겠다고 고집을 부리더라고요. 차에서 보겠다며... 전체적으로 묘한 매력이 있는 책인 것 같아요. 저도 고유명사에 약해서 가끔 헷갈렸는데, 그래도 러시아 이름보다 낫다고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연매장 팡팡 지음, 문현선 옮김
자네도 그 대저택을 봤지? 그러면 부자가 얼마나 부유했는지 알았겠지. 하지만 가난한 사람이 얼마나 가난했는지는 모르잖나. 먹을 것도 입을 것도 없는 사람이 정말 많았네! 어느 사회에서든 가난한 사람들에게 부자들 재산을 빼앗거나 지주들 토지를 빼앗아도 된다고 하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나? 세상 인심은 똑같아.
연매장 185쪽, 팡팡 지음, 문현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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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매장>은 다들 한 번 집어들면 앉은 자리에서 거의 다 읽게 되는 것 같네요. 저도 제가 읽는 책들 기준으로는 굉장히 빨리 완독을 했어요. 클리셰라는 게 참 묘하다는 생각을 또 했는데... 한 발 떨어져서 '이건 뻔한 클리셰야'라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막상 저는 그런 장치들이 사용되기만 하면 무조건 걸려드는 편이거든요... 칭린이 어머니의 과거를 점점 알아가고, 류 정치위원과의 관계를 알게 되었을 때 이 둘이 만나야 하는데! 만나야 하는데! 무조건 다시 못 만날 걸 알면서도 ㅠㅠ 가슴을 졸이며 보기도 했고요... 확실히 클리셰가 적당히 있는 건 읽기의 윤활제 역할을 해주는 것 같아요. 이걸 얼마나 잘 사용하느냐가 거장의 역량이란 생각도 들고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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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저는 토지개혁이라는 것이... 초래한 비극에 대해 다룬 이 소설을 읽으며 자꾸 갈팡질팡하게 되더라고요. '정화'를 목표로 한 행위가 필연적으로 폭력으로 흐르고 과잉을 낳기 마련이지만... 한편으로는 “잘못을 바로잡으려면 선을 넘을 수밖에 없네. 그렇지 않고서 우리가 어떻게 그들을 제압할 수 있었겠나? 그때는 상황이 훨씬 복잡했어!”(184)라는 류진위안의 말에도 공감이 가고요. 그렇다고 그런 비극을 거쳐 중국 사회가 지금 다른 곳보다 더 평등한 곳이 되었냐 하면 그것도 아니고요. 만약 제가 그 시기에 가난한 사람이었거나 부자였다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행동을 했을까, 그런 고민을 하게 되더라고요. 물론 답이 선뜻 나오지도 않고요 ㅎㅎ 다른 분들은 어떻게 느끼셨을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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팡팡의 인터뷰를 찾아봤는데, 국내 매체와 <연매장> 출간 기념으로 진행한 서면 인터뷰가 있어 일부를 옮깁니다. “사실 연매장은 중국 내에서도 요즘 대중에겐 익숙한 개념도, 단어도 아니다. 게다가 환생을 갈망하는 전통적 가치를 가진 중국인에겐 매우 잔인한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연매장’이란 단어를 친구의 어머니로부터 처음 들었다. 수년간 알츠하이머로 고통받으시던 중에도 “나는 연매장 당하고 싶지 않아!”란 말을 반복해서 하셨다고 한다. 그 때 ‘연매장’이라는 단어가 내게 날아와 명중했고, 타오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민감한 주제를 다뤄 금서로 지정됐다. 집필 과정에선 어려움이 없었나. “2015년 집필 때만 해도 인터넷에 토지개혁 관련 자료가 많았다. 개인 기록이나 회고도 아주 많았다. 촨둥의 몇몇 지역은 직접 답사를 가기도 했다. 역사학자들은 허심탄회하게 토지개혁의 이익과 폐단을 논했고, 탄쑹(譚松) 같은 대학교수는 토지개혁 참여자들의 구술사를 연구했다. 그런데 ‘연매장’이 출간된 뒤 인터넷에서 토지개혁 관련 자료가 빠르게 삭제되는 걸 목도했다. 중국 작가는 역사적 사건이든 현재의 것이든 건드려서는 안 되는 게 너무 많다. 글을 쓰는 모든 이들은 금기를 깨고 한 걸음씩 들어가야 한다. 나도 그런 사람 중 하나다. 이 소설은 그저 토지개혁이란 주제를 다루는 관점을 하나 보태고, 토지개혁에 대해 쓸 수 있는 범위를 조금 넓히려는 시도였을 뿐이다. 소설은 결코 토지개혁을 평가하지 않았다. 그저 개인과 가정의 운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묘사했을 따름이다. 금서로 지정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조심스럽지만 현재 어느 정도로 검열을 받고 있나. “우한일기 출간 직후부터 중국의 모든 저널과 잡지, 출판사에서 작품을 발표하고 출간할 권리를 박탈당했다. 심지어 옛날 작품의 재출간조차 할 수 없다. 이렇게 한 사람의 출판권을 박탈해 놓고서 이유도 알려주지 않는다. 누구의 의도였는지도 알 길이 없다. 이런 일을 당하면 변호사를 찾아가도 소용이 없다. 소송을 걸어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중국은 공개적으로 금서를 지정하지 않는다. 모두 암암리에 진행된다. 비유를 들어보겠다. 어떤 고위 당국자가 팡팡의 작품에 대해 듣고 흰자위를 번득였다면, 이는 곧 출판을 금지하라는 공문서를 내려보낸 것과 다름없다. 관리들은 직접 나서서 금서를 지정할 필요가 없다. 자신의 악행에 흔적을 남기려고도 하지 않는다. 누가 혹은 어느 기관에서 출판을 금지했는지 물어봤을 때, 내가 들을 수 있는 정보는 두 글자뿐이었다. ‘윗선.’” 전문 : https://www.donga.com/news/Culture/article/all/20250522/131661650/1
천안문 사태도 중국의 젊은이들은 전혀 모르고 자료도 찾을 수 없다는 얘기를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저는 아직도 과거의 일을 왜 숨기고 검열하려고 하는지 잘 이해는 안 되지만 이러한 유사한 시간이 저희에게도 있었기에 중국 문학의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이질적인 것 같지만 또 익숙한 그런 느낌이네요.
역사라는 게 결국 공동체의 기억이고 정체성이기에, 어떤 사람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위해 은폐하고 조작할 필요를 느끼는 것이겠지요. 슬프지만요.
감사합니다 제가 궁금했던 게 바로 이거였어요. 분명 한 때 토지개혁에 대한 이야기가 꽤 있었을 텐데 책 전반에 걸쳐 작가의 목소리가 약하다고 느꼈고, 당연히 작가가 의도한 바겠지만 그거 때문에 좀 혼란스러웠어요. 책은 저도 지난달에 받아서 바로 다 읽었고(끊어 읽기가 불가능하더라구요), 요번엔 시대를 관통해 살아남은 화자 딩쯔와 류진위안 중 과거를 기억하는 류진위안을 중심으로 읽고 있습니다. 살아남은 자들, 특히 성공한 자들의 기억이긴 하지만요 "사실 평생 잘 살아왔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안 겪은 일이 없답니다. 고생도 했고 복도 누렸고 전쟁도 참여했를 뿐 아니라 비적도 소탕하고 사람도 죽여봤습니다. 나랏일도 했고 싸움도 해봤고 감옥에도 가봤고요. 심지어 북한에도 가봤습니다. 동생, 놀라게 하려는 게 아니라 내 손에 죽은 사람이 백 명은 안 돼도 팔십 명은 돼요. 물론 나도 죽을 고비를 몇 차례나 넘겼지요." "정말 대단하십니다. 저는 싸워보지는 않았어도," 라오치가 갑자기 목소리를 낮췄다. "토지개혁에는 참여했습니다. 정말 끔찍했지요. 전투 못지않았을 겁니다."...(중략)..."어쨌든 다 지나간 일이 되었습니다. '말할 게 못 된가'는 표현이 딱 맞는군요. 말할 게 못 되는 일은 말하지 말아야지요." (77p) 딩쯔같은 피해자는 망각은 책에서 말한 대로 살기 위란 처절한 몸부림이지만, 역사적 사건은 무엇으로도 지워질 수 없고 , 그들을 위한 애도 역시 마찬가지인데 이 책은 저에게 여전히 연매장된 기분을 갖게 했습니다. 정신없이 바쁜 날들이라 글을 쓰는 게 어렵네요. 다들 좋은 생각, 글 올려주셔서 몹시 감사합니다. 며칠 전 와즈디 무아와드의 희곡 "화염"에서 같은 연매장이 묘사됩니다. 등장인물 나왈의 의지로, 윤언장에서요 <저를 나신으로 묻어주세요. 관을 쓰지 말고 묻어 주세요. 어떤 옷이나, 치장도 기도도 필요치 않으며 얼굴이 바닥을 향하도록. 무덤 깊은 곳에 저를 묻어 주세요, 세상을 등지는 본연의 모습으로...(중략)...약속을 지키지 않은 이들에게 묘비명은 필요치 않습니다.(14p)>
비극적인 사건은 비극적으로 보여주되,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옳다고 손들어주지 않으려는 작가의 태도가 느껴졌어요. 그래서 금서가 되었다는 사실이 중국 사회의 경직성을 더욱 보여주는 것처럼 제게는 느껴졌네요. 와즈디 무아와드의 희곡도 읽어봐야겠어요. 소개 감사합니다!
종일 비가 내리는 날입니다. 축축한 공기 때문인지 책표지의 기운이 더 스산하네요. 두 번째 이 계절의 소설, <연매장> 도 진도를 맞춰가며 읽으려 했는데 읽다보니 어느새 마지막 장이었습니다. 결국 비밀이 되어버린 기억을 묻어버리거나, 품고 묻혀버린 인물들. 어차피 무얼할 수 있었을까, 차라리 잘 되었다 싶으면서도 안타까운 마음이 남습니다. 저는 초반에 아래 문장에서 딩쯔타오가 내내 느끼던 (등을) 찌르는 느낌을 (제가) 받았는데요. 위태로운 삶에 찾아온 큰 슬픔에 얹힌 감정이 그제야 찾아온 안도, 편안함이라니. 시작과 동시에 엄청난 비극을 마주 한 것 같았어요. 그리고 역시나. 먼 곳의 누군가에게는 매우 흥미로울 한 편의 소설이, 그 이야기를 ‘아는’ 이에겐 참담한 기록이기도 합니다. 한강의 <소년이 온다>를 읽고 한동안 마음 둘 곳을 찾기 어려웠지만, 결국엔 소설로 그저 이야기로라도 아주 멀리까지 가기를 바라게 되는 경험을 했어요. 이야기가 가진 힘은 상상의 경계를 훌쩍 넘곤 하니까요. 팡팡이 금서의 작가라는 타이틀에도 멈추지 않는 이유를 짐작해보며, 기대를 더해 응원을 보냅니다. 그믐에서 나눠주시는 이야기들이 속도를 내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긴 문장에 익숙해진 벽돌책을 지나, 이번에는 매우 촘촘하게 나뉘어진 구성 덕분에 달리듯 읽었습니다. 이어지는 이야기들 즐겁게 듣겠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종일 내리는 비와 표지의 느낌이 묘하게 어울리는 것 같아요. 수림이라는 단어가 나무가 우거진 숲과 우울하고 긴 장마 두 개를 가리키는 것처럼요. 개인적으로 마지막이 과연 어떻게 될까 궁금했는데, 작가가 마지막을 처리하는 방식을 보니 문체와 구성에서 얼핏 일본 미스터리 소설을 연상하게 하는 면이 있긴 해도 이건 순문학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평가나 우열의 문제가 아니라 말 그대로 두 장르 사이의 차이를 명확히 느끼게 해주는 결말부였어요. 나중에 또 이야기할 기회가 있겠지요!
이후 그녀의 삶은 탁 트이고 고요한 풍경 자체가 되었다. 그녀는 너무도 당혹스러웠다. 왜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 역시 사랑한 그 사람이 가버리자 마음이 오히려 편안해졌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p.32-33
연매장 팡팡 지음, 문현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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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2일은 그믐밤입니다~ 함께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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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클래식 2025] 8월, 순수의 시대[휴머니스트 세계문학전집 읽기] 3. 석류의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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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신이 이렇게 살라고 한거라고?그믐달자연의 일부일 뿐이라는 생각
퇴근의 맛은 두리안 ?!
[도서 증정] 소설집『퇴근의 맛』작가와 함께 읽기[📚수북플러스] 1. 두리안의 맛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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