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계절의 소설_여름] 『연매장』 함께 읽기

D-29
어차피 세상에는 모르는 일이 더 많고 아는 일은 적으니까.
연매장 팡팡 지음, 문현선 옮김
사람은 풍성한 혼백을 가지고 태어났다가 살면서 차츰 잃어간다. 그러다 다 잃어버리면 혼이 사라지지. 옆에서는 그 사람이 죽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사라진 거다. 그 사람은 다시 몸을 돌려 조금씩 자기가 뿌려 놓은 혼백을 줍기 시작하지. 도로 다 회수하면 득도할 수 있다. 그러면 좋은 집에서 다시 태어날 수 있어. 다 회수하지 못하면 잘은 모르지만 내세에 돼지나 개로 태어날지도 모른다.
연매장 p197, 팡팡 지음, 문현선 옮김
이제 그는 자신의 인생이 할아버지와 할머니까지 대변한다는 걸 알게되었다. 아버지의 깊은 그리움과 기억이 담겨있었다.
연매장 p295, 팡팡 지음, 문현선 옮김
기억을 잃은 뒤 잠재의식 제일 밑바닥에 남는 건 가장 사랑했던 곳일까, 아니면 가장 증오했던 곳일까?
연매장 p352, 팡팡 지음, 문현선 옮김
어떤 사람이든 죽을 때는 세상의 비밀을 어느 정도씩 가져가기 마련이다. 그런 비밀은 말하면 세상을 놀라게 할 수도 있지만 말하지 않으면 바람처럼 가벼워진다.
연매장 p434, 팡팡 지음, 문현선 옮김
긴 시간이 진실의 모든 것을 연매장했다. 설령 안다고 해도 그게 진실의 모든 것이라고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연매장 p437, 팡팡 지음, 문현선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어제 야간 근무를 하면서 다시 되짚어 문장들을 수집하면서 읽고 왔는데 그사이 많은 토론이 있었더군요. 제출미션도 끝내고 와서 쌓인 토론의견들도 마저 쭉 읽어봤는데 다양한 생각들과 미처 발견하지 못한 점들을 읽어보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이번 주가 마지막 챕터니 더 이상 스포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테니 편하게 말하는 것이지만 딩쯔타오는 과연 지옥의 마지막, 18번째의 제목 마냥 최후에 지옥의 문으로 들어간 것일까가 전 자꾸 머릿속에 맴돌더라구요. 저는 딩쯔타오가 지옥으로 들어갔다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네요. 챕터의 소제목은 물론, 위에 서율님도 지적해주셨듯이 마지막이 발설지옥이라는 점, 후다이윈(딩쯔타오)의 경솔한 말실수가 더 큰 비극을 불러왔다는 점이 어느모로 봐도 부정적 느낌을 주는 것 같아서 그런 것도 같아 보이지만 그녀가 자꾸 계단을 올라가면서 빛을 향해 다가간다는 묘사가 묘하게 자꾸 마음에 걸리더라구요. 또 작품의 주제로 봐도 그녀가 모든 기억을 되찾고 죽은 것을 저는 비극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것 같아요. 마지막에 그녀가 죽을 때 연매장 당하고 싶지 않다라고 소리쳤던 것은 그녀가 끔찍한 기억을 다시 떠올렸다 하더라도 결국 최후엔 찜찜한 구석을 남기지 않고 스스로를 다시 찾아 자유로운 상태로 이 생을 마쳤다는 긍정적인 것으로 봐도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아픈 과거를 과연 묻고 살아도 되는 것일지, 기억하고 감내하며 살아야 할 것인지 각자의 인생관과 생각에 따라 딩쯔타오의 결말 역시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갈리는 것 같네요. 다른 분들은 딩쯔타오의 결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을 하셨을까요?
저는 비극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말씀을 들어보니, 고개를 끄덕이게 되네요. 빛이라는 건 인간이 사는 데 있어서 필수적이지만, 환한 빛 아래에서는 숨기고 싶은 추악한 것들도 드러나게 마련이니까요. 그렇다고 그게 두려워 어둠 속에서만 살 수도 없는 일이니, "그녀가 끔찍한 기억을 다시 떠올렸다 하더라도 결국 최후엔 찜찜한 구석을 남기지 않고 스스로를 다시 찾아 자유로운 상태로 이 생을 마쳤다는 긍정적인 것으로" 볼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비극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모든 기억을 되찾고 얼마 후 죽음을 맞는 딩쯔타오의 심경이 어땠을지를 생각해보게 되더라고요. 기억을 잃었어도 딩쯔타오가 무척 외로웠을 거 같습니다. 제가 위에서 기억을 닫지 않고서는 도저히 살아낼 수 없겠다라고 썼는데요, 한편으로는 서로 비슷한 상처를 안고 있는 남편과 아픔을 공유하고 서로를 위로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결국 기억을 되찾고 비밀을 묻어둔 채 죽음을 맞게 되는데요, 그것이 자유로운 상태라고 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오히려 이 소설에서 칭린의 선택에 대해 고민해볼 여지가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과거를 더 이상 들춰내지 않는 것이 어머니에 대한 존중이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요.
딩쯔타오가 자신의 선택이랑은 관계없이 아픈 기억을 찾고 결국 그 상태로 죽음까지 맞고 지옥으로 들어갔다는 식으로 생각하기엔 그녀한테 너무 잔인하다고 생각해서 그녀의 결말을 안식을 찾은 것으로 생각해보고자 했네요. 칭린의 선택은 어머니에 대한 존중으로 볼 수 있고 그가 쫓는 과거도 엄밀히 말하면 그에게 보다는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속하는 것에 더 가깝게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저는 자유로워졌을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었어요. @호디에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묻어두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었을 실수'였기에, 그 모든 "비극과 돌이킬 수 없는 죽음들의 시작에 자기가 저지른 일이 있었다"는 사실을 직면했다면 그 앞에서 느낄 감정들과 반응의 깊이는 쉽게 털어질 것 같진 않더라고요. 하지만 일말의 해방감 혹은 안도감은 분명히 느꼈을 거라는 생각은 듭니다. 그리고 딩쯔타오의 죽음은 그녀의 선택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실 마지막 기억을 되찾고 그 이후의 전개가 어떻게 될지 너무 궁금했는데 어떻게 보면 허망하게 죽고 말았다는 느낌도 들더라고요. 그래서 생각해보니 딩쯔타오가 오빠와 부모님, 시댁 식구들의 죽음에 자기도 기꺼이 동참한 것은 아닐까, 그녀의 죽음이 허망하게 느껴지는 것이 시댁 식구들의 허망한 연매장 죽음과 닮았다고 느껴지는 이유가 기억을 되찾은 그녀도 같은 선택을 했기 때문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어요. 그랬다면 그녀는 마음의 짐을 확실히 덜고 뒤늦은 사과를 하러 가족들을 만나러 갔을 수도 있겠다는 상상을 해봅니다.
"딩쯔타오의 죽음은 그녀의 선택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도 같은 생각을 했었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딩쯔타오의 지옥도, 우리의 독서도 어느새 막바지에 이르렀네요. 13장에서 딩쯔타오는 열여섯번째 지옥과 열일곱번째 지옥을 지나 마침내 열여덟번째 지옥을 지나는데요. 그곳에서 그녀는 그토록 그녀가 회피하고자 했던 (이런 표현이 가능하다면) 일종의 ‘원죄’를 마주합니다. 과연 이 지옥을 통과하는 것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기억을 되짚어 올라가는 이 비극적인 여정을 함께 한 독자라면 당연히 품을 만한 의문인데요. 열여덟번째 지옥을 앞둔 딩쯔타오도 비슷한 생각을 합니다. “딩쯔타오는 생각에 잠겼다. 내가 정말 지옥 깊은 곳에서 빠져나온 걸까? 혹은 다른 지옥으로 가는 중일까? 앞쪽의 빛까지 가면 햇빛이 사실을 밝혀줄까? 햇빛이 비치면 나 자신을 볼 수 있을까?” (415쪽) 그리고 마지막 순간, 모든 것의 원점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 그녀는 모든 것을 깨닫습니다. “마침내 알 수 있었다. 야생화가 만발한 오솔길은 그녀가 지옥으로 가는 길이었다. 바로 그 길에서 그녀는 명멸하는 유령을 따라 지옥 문을 넘어섰다. 이제 그녀는 문 앞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발을 내디뎠다가 갑작스러운 빛에 거의 쓰러질 뻔했다.” (421쪽) 얼핏 이것은 영원한 도돌이표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죠. 감당할 수 없는 진실을 잊기 위해 기억을 버린 그녀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 진실을 마주하는데, 어쩌면 딩쯔타오(의 영혼)는 여전히 그것을 감당할 수 없어서 다시 잊고, 그래서 또 망각에서 기억으로 가는 그 여정을 반복하는 게 아닌지, 어쩌면 영원히… 그런데 앞서 @하료 님의 말씀을 들으니 “그녀가 끔찍한 기억을 다시 떠올렸다 하더라도 결국 최후엔 찜찜한 구석을 남기지 않고 스스로를 다시 찾아 자유로운 상태로 이 생을 마쳤다는 긍정적인 것으로 봐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일어난 일은 일어난 일이고, 회피와 망각은 그것에 대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닐 테니까요. 진실을 마주한 다음에야, 그 다음이 있을 테니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읽으셨나요?
그들은 무척 차분하게 일하며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마치 이전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아무 사건도 들은 적이 없다는 듯, 우리는 그냥 우리 일을 하면 돼. 칭린은 그 말을 몇 번이나 되뇌었다. 그런 생각으로 자신의 끔직한 추측과 상상을 막으려 했다.
연매장 p.426, 팡팡 지음, 문현선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어느덧 3주 간의 함께 읽기 일정도 막바지네요! 그래서 오늘은 마음껏 스포일러를 방출하려고요. 혹시 아직 못 읽으신 분들은 미뤄뒀다가 나중에 읽어주세요. 마지막 14장은 다시 칭린의 시점입니다. '귀신의 집'에서 륭중융과 함께 밤을 보낸 칭린은 날이 밝자 "마치 이전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평상시의 그들 자신으로 돌아옵니다. 실은 "자신의 끔찍한 추측과 상상을 막으려"는 칭린의 노력이 있었지만요. 칭린과 륭중융은 장원을 둘러보다가 우연히 은폐된 문을 발견합니다. 과거, 다이윈이 몰래 빠져나온 비밀통로로 이어지는 문이지요. 그것이 '연매장된' 과거의 사건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직감하는 두 친구. 하지만 둘의 생각은 같지 않습니다. 과거의 비밀을 밝혀내야 한다는 륭중융에게 칭린은 단호하게 말합니다. <"알고 싶지 않아. 어머니가 이 집과 어떤 관련이 있었든 이제는 알고 싶지 않아. 어머니가 살면서 본능적으로 거부한 기억이야. 어머니는 이제 의식도 없으신데 내가 꼭 알아야 할까?" 륭중융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싼즈탕아, 싼즈탕.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귀신도 알지만, 그도 모르고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르는구나." 칭린이 말했다. "됐어. 나는 모든 의미란 결국 다 무의미하다, 라는 말이 생각난다."> (429쪽) 결국 칭린은 모든 것을 시간 속에 '연매장' 되도록 내버려두기로 결심합니다. 집으로 돌아온 칭린은 미동도 하지 않는 어머니 곁에 앉아서 눈물을 흘리며 말합니다. <"엄마, 엄마가 기억을 잃기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싶지 않아요. 그저 엄마가 깨어나 편안하게 사셨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엄마 일생도 헛되지 않을 거예요." 예상했던 대로 딩쯔타오는 반응이 없었다.> (431쪽) 우리는 칭린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어머니의 뜻을 존중하는 것이기도 하고, 솔직히 이미 다 지나간 일이니 어머니도 정신을 잃으신 지금 그것을 들춰서 뭘 하겠는가 하는 생각도 들었겠지요. 소설 초반부터 그려진 칭린의 성격을 생각하면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 장에서, 마침내 18층의 지옥을 뚫고 환한 빛 아래에서 의식을 찾은 딩쯔타오가 소리칩니다. <"나는 연매장되기 싫어! 연매장되기 싫다고!"> (433쪽) 그리고 그것을 마지막으로 세상을 떠나지요. 그 말을 전해 들은 칭린은 마음이 복잡해집니다. 이런 표현에 담을 수 없는 마음이겠지만, 그럼에도 '복잡한'이라고밖에 달리 말할 수 없는 마음의 상태. 칭린은 어머니를 정식으로 매장하고 싶어 하지만 땅을 구할 수가 없습니다. 1950년대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인구와 부족한 토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화장을 도입한 이후 종래의 풍습을 버리고 거의 모든 사람들이 화장을 하게 된 탓이지요(지난 계절에 읽은 <해가 죽던 날>이 바로 이러한 풍속의 변화와 관련된 이야기였죠). 그렇다고 어머니와 아무 연고도 없는 낯선 시골에 묻을 수도 없는 일이고요. 그래서 칭린은 일반적인 화장 절차와 달리, 어머니를 관에 모셨다가 화장을 하는 방법을 택합니다. 비록 화장일지언정, 관에 모셔서 '연매장' 되지 않게 해드린 거죠. 그리고 어머니의 유골을 아버지의 무덤에 함께 묻으며(아버지는 과거에 돌아가셔서 무덤에 안치될 수 있었던 거겠죠?) 거기에 아버지의 공책이 담긴 비닐 봉지까지 함께 묻어요. 마치 지난 시간과 잊힌 기억까지 함께 묻는 것처럼. <이제 그들과 그들의 비밀 그리고 영혼까지 모두 돌 아래에 묻혔다. 칭린은 모든 것을 단단히 밀폐했다. 그리고 나직하게 "아버지, 엄마, 안심하세요. 저는 강하고 홀가분하게 살아갈 거예요"라고 말했다. 칭린은 알기 싫은 일을 알려 하지 않는 것도 강함의 또다른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긴 시간이 진실의 모든 것을 연매장했다. 설령 안다고 해도, 그게 진실의 모든 것이라고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436-437쪽) 본문은 이렇게 끝납니다. 굉장히 문제적인 마무리라고 할 수 있는데요. 앞서 말한 것처럼 칭린의 선택은 개인의 차원에서 충분히 내릴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알기 싫은 일을 알려 하지 않는 것도 강함의 또다른 방식"이라는 말도 언뜻 그럴듯하게 들리고요.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하지만 작가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여기에 굳이 '연매장'이라는 단어를 쓴 것만 봐도요. 연매장이라는 게 얼마나 비극적인지 400 페이지가 넘는 긴 시간 동안 다이윈을 따라 우리가 체감했는데, "긴 시간이 진실의 모든 것을 연매장했다"는 표현이 좋게 들릴 수가 없지요. 물론 어떤 기억은 시간 속에 사라집니다. 하지만 '연매장' 된 기억은 어떨까요? 개인의 차원에서라면 살아가기 위해 망각은 필요하고 때론 필수적이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사회적인 차원에서는 어떨까요? 과거의 과오는 시간 속에 묻고 "강하고 홀가분하게" 살아가는 사회가 정말 건강한 사회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작가는 어쩌자고 소설은 이렇게 끝내는 거람? 하지만 아직 우리에게는 에필로그가 남아 있습니다. "칭린은 정말로 홀가분해지기 시작했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에필로그는, 그러나 잊혀진 과거를 책으로 쓰고 있다는 륭중융의 전화를 받고 난 칭린의 냉소적인 생각으로 끝이 납니다. <륭중융이 마지막으로 덧붙였다. "누군가는 망각을 선택하고 누군가는 기록을 선택해. 우리는 각자의 선택에 따라 살아가면 되는 거야." 칭린은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몰랐다. 전화를 끊은 뒤 가슴이 먹먹해졌다. 눈앞의 넓고 탁 트인 호수에 바람이 불자 물결이 층층이 일었다. 그는 생각에 잠겼다. 그래, 나는 망각을 선택했고 너는 기록을 선택했어. 하지만 네가 기록하는 이상 내가 어떻게 잊을 수 있겠어? 그리고 진실은, 칭린은 냉소를 지었다, 진실이 어떻게 언어와 글로 표현될 수 있겠니? 세상의 어떤 일도 진정한 진실을 가질 수 없는데.> (444쪽) 작품 전체에서 언제나 수더분하고 수용적이며 일면 유약했던 칭린이 처음으로 냉소적이 되는 순간에 소설은 마침표를 찍습니다. 이 소설이 만약 장르소설이라면 마치 시리즈 전체에서 활약하게 되는 빌런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가를 보여주는 프리퀄 같은 느낌까지 주는데요. 물론 그건 아니고, 다만 우리에게 여러 생각을 하게 하네요.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지 않으면서도, 그럼에도 작가로서 자신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말을 하는 팡팡의 목소리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이제 다음주 수요일까지는 '토론' 시간입니다. 지금까지는 아직 덜 읽으신 분들을 위해 스포일러를 자제하셨다면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물론 아직 덜 읽으신 분들은 계속 읽으시면서 느낀 점, 궁금하신 부분이나 좋았던 구절을 마음껏 읽어주시면 되고요. 자, 그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눠보자고요!
병렬읽기가 안 되는 저는 이달의 소설 먼저 끝내고 어제 처음 연매장을 시작했어요 🤣🤣 다른 분들께서 흡인력이 좋다고 하셔서 기대했는데 정말 순식간에 6장까지 읽어버린 거 있죠? 비적이나 토지개혁같은 깨알 정보를 미리 얻어서 보다 수월하게 읽고 있어요. 남은 기간이 별로 없지만 주말 내 충분히 다 읽겠어요. 이달소로 읽은 <동생>에 이어 <연매장>까지, 중화권 작품들이 이렇게 좋은 줄 미처 몰랐어요! 덕분에 알게 되었네요.
반갑습니다! 확실히 가독성이 뛰어난 작품이에요. 동시에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들고요. 중화권 소설들의 독특한 매력이 분명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요, 이제 본격적으로 마저 읽고 대화에 동참해보려구요 😆
드디어 마지막 '자유 토론' 주간입니다! 스포일러도, 감탄과 경악과 의문과 기타 등등도 모두 환영이에요! 오늘은 이런 질문들을 던져볼게요: 1. 작가의 말과 편집자의 말까지 읽고 1장을 다시 보면, 처음과는 어떤 점이 달라졌나요? 2. 어머니의 과거를 끝까지 파헤치기보다, 기억에서 흘려보내기로 한 칭린의 결정을 여러분은 어떻게 보셨나요? 기억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용기일까요, 회피일까요? 3. 이 소설, ‘새로운 고전’이 될 수 있을까요?
1. 처음 읽어내려갈 때는 딩쯔타오의 남편이 흑막(?)이 아닌가 의심하면서 읽어나갔는데 단지 그녀와 비슷한 경험을 했을 뿐인 좋은 사람이었다는 걸 알고두번째 감상에선 남편의 말 하나 하나가 괜히 마음아프게 느껴지더라구요 .매번 추리소설들 읽을 때마다 유명한이 됐었는데 이 소설을 읽을 때도 그랬습니다. ㅋㅋ.. 2. 기억을 덮어두는 행위 역시 용기있는 선택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칭린이 회피를 선택한 것도 분명 깊은 헤아림과 용기가 들어간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우리는 각자가 내리는 선택에 책임을 져야할 뿐이겠죠 3. 사실 고전에 들어갈만한 책이 과연 어떤 것일까 아직도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후세에도 계속해서 읽힐 수 있는 가치와 힘을 가지고 있다면 고전이 되는 걸까요? 그럼 그 가치는 어떤 것이어야 하는 거고 그 힘은 어떻게 나오는 걸까요? 아무튼 현재의 저는 '울림'을 줄 수 있는 지의 여부가 고전이 될 수 있는 가장 필수적인 요건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 울림은 과연 어떤 것이며 어떻게 끌어내어지는지 명확하게 설명하기 힘들지만 우리들이 특정 책을 읽었을 때 느끼는 붕뜨는 듯한 고양감과 여운이 가장 비슷한 느낌 아닐까 싶어요. 🤔 아름답다고 일컬어지는 것들을 볼 때 느낄 수 있는 것 말이죠. 이 책은 그렇다면 그런 울림을 줄 수 있느냐 한다면 솔직히 전 아직까지 확신을 못하겠다는 게 제 심정이에요. 다만 언젠가 시간이 지나고 다시 읽을 때, 다른 분들과 함께 읽을 때 전에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생각을 할 수 있을 부분들을 분명 건드리는 작품인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저희 고전 지수 기준으로 본다면 주제의 보편성과 해석의 다양성은 확실히 갖추고 있지 않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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