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 공산주의가 무엇이냐? 바로 처자식과 뜨끈한 구들목이다, 라고 말이야.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지.”
『연매장』 팡팡 지음, 문현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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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목조건물
N
처음 글 씁니다.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하기 싫었는데 책갈피의 연매장 소개글을 읽고 요즘 제가 느끼는 거랑 맞닿는 부분이 있어 힘겹게 시작했습니다. 모든 것이 기록되고 말해질 필요는 없다고 느끼면서도, 손실되는 감정과 정보가 너무 많다고 느껴져요. '인내'심이 부족해져서, 끄집어내기를 시작할 결심을 하는 게 참 어렵네요.
저 문장이 참 직관적이고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론 공산주의가 현 시대에선 형태를 바꿔서
혼자서 먹고 살 만한 기본소득이 주어진다면 가족 중심의 사회가 아닌 편리하고 원자화된 1인 가구로서 어필이 될 지, 출생율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궁금했어요.
또 한편으론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 지옥에서도 충분히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망각이 다이윈을 그렇게 오랫동안 짓누르고 있던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무력감에 빠진 사람 이 겨울에 샤워실에서 언젠가는 거기서 나가야 비로소 따뜻해진다는 걸 알면서도 따뜻한 물을 계속 맞다가 느닷없이 수도꼭지를 잠그고 나가는 순간처럼, 제쳐둔 내심을 마주하는 데는 용기보다는 외부의 트리거가 오히려 중요한 것 같아요.
금정연
N
반갑습니다. "모든 것이 기록되고 말해질 필요는 없다고 느끼면서도, 손실되는 감정과 정보가 너무 많다고 느껴"지신다는 말씀에 정말 공감하게 되네요. 저는 그래서 몇 년 전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했는데요, 요즘에는 일기를 써도 정말 중요한 건 놓치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말씀해주신 부분을 보며 <왜 여성은 사회주의사회에서 더 나은 섹스를 하는가>라는 책이 떠올랐어요. 저도 아직 읽지는 못했는데요 서점 책소개에 이런 문구가 있네요.
"고드시가 『뉴욕 타임스』에 게재한 칼럼에서 발전되어 출간된 이 책은 자유 시장의 결점을 폭로하고 그것이 어떻게 특히 여성에게 불균형하게 해를 끼치는지에 집중하며, 20세기 동유럽 국가사회주의의 역사를 주의 깊게 평가한다. 고드시는 우리가 사회주의를 재검토하고 몇몇 발상을 차용한다면, 그리고 그것이 제대로 이루어지기만 한다면 사회주의는 우리를 경제적 독립, 더 나은 노동조건, 더 나은 일과 가정의 양립으로 이끌 것이고, 또한 더 나은 섹스로도 이끌 것이라고 말한다."
뒤의 말씀을 읽으면서는 김수영 시인의 "바람은 딴 데에서 오고"라는 시의 구절이 떠올랐어요.
풍경이 풍경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곰팡이 곰팡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여름이 여름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속도가 속도를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졸렬과 수치가 그들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바람은 딴 데에서 오고
구원은 예기치 않은 순간에 오고
절망은 끝까지 그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다
(김수영, 절망)
앞으로도 종종 들러 감상 남겨주세요. 감사합니다!
왜 여성은 사회주의사회에서 더 나은 섹스를 하는가 - 그리고 경제적 독립에 대한 논의들고드시가 『뉴욕 타임스』에 게재한 칼럼에서 발전되어 출간된 이 책은 자유 시장의 결점을 폭로하고 그것이 어떻게 특히 여성에게 불균형하게 해를 끼치는지에 집중하며, 20세기 동유럽 국가사회주의의 역사를 주의 깊게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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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연
N
"살아 있어야만 통증도 있어. 죽으면 아픔도 사라지지." / "또다른 방법도 있어. 기억을 없애는 거야. 그러면 아팠는지조차 몰라."
『연매장』 p.109~110, 팡팡 지음, 문현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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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로 지정된 대화
금정연
N
날이 더워서 그런지, 의욕도 기운도 뚝 떨어진 하루네요.
그럴 때는 그냥 책 한 페이지 넘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5장에서는 드디어 딩쯔타오(다이윈)가 기억을 잃게 된 이유가 조금씩 드러납니다.
@하료 님이 댓글로 언급해주신 것처럼, 이번 장은 시간이 역순으로 배열되어 있어요.
최근의 기억에서 점점 더 오래된 기억으로 내려가며, 마치 땅을 파듯 과거 속으로 들어가는 방식이죠.
이미 그녀가 강에 빠졌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그 직전의 일들을 하나씩 되짚어보게 되니 읽는 내내 긴장감과 안타까 움이 더 깊어졌던 것 같아요.
정신을 차린 딩쯔가 빛의 계단을 세며 “18층, 왜 하필 18층일까” 생각하는 장면에서는
또 다른 미스터리의 단초가 조용히 더해지기도 하고요.
남편의 행방에 대해서도 궁금해지면서 이제 정말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는구나, 싶은 장이었습니다.
너무 일찍 태어난 독설의 트위터리언, 에밀 시오랑은 이런 말을 남겼죠.
“인생에 실패하면, 재능이 없어도 시적 정서를 갖게 된다.”
그래서 그런지 피곤해서 그런지 오늘은 머릿속에서 자꾸 이런저런 시구가 떠오르는데요.
5장을 생각하니 어쩐지 미야자와 겐지의 시 「사랑과 열병」이 겹쳐졌습니다.
이런 시입니다:
오늘 나의 영혼은 병들어
까마귀조차 똑바로 볼 수 없네
누이는 이즈음부터
차가운 청동 병실에서
투명한 장밋빛 불꽃에 타오른다
그러나 누이여
오늘은 나도 너무나 괴로워
버드나무 꽃도 따주지 못하겠구나
여러분은 어떻게 읽고 계신가요?
독설의 팡세절망과 허무의 철학자 에밀 시오랑의 잠언집 『독설의 팡세』가 전면 개정판으로 돌아왔다. 2004년에 처음 출간된 후 쇄를 거듭하며 많은 사랑을 받아온 『독설의 팡세』는 20년 만에 새롭게 단장해 독자들을 만난다. 초판 발행 이후 오랜 시간이 흐른 만큼 전체 개고를 통해 에밀 시오랑 특유의 함축적인 문장을 한층 간결하고 명료하게 다듬어 완성도를 높였다.
봄과 아수라〈은하철도 999〉의 원작으로 널리 알려진 동화 《은하철도의 밤》을 쓴 작가 미야자와 겐지. 그가 생전에 자비로 출판했던 유일한 시집 《봄과 아수라》가 새로운 장정으로 출간되었다. 개정판에는 시집 전체에 걸쳐 등장하는 겐지의 고향 이와테현의 지명과, 시 두 편 〈아오모리 만가〉와 〈오호츠크 만가〉의 여행 동선을 짚어볼 수 있는 지도가 함께 추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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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디에
N
계단 하나에 지옥 하나. 그 발걸음이 얼마나 무겁고 고통스러울까...라는 생각이 가장 컸습니다.
금정연
N
그러니까요. 열여덟 개의 지옥이라니요...
희귀동물
N
먼저 완독 해야 할 책이 있어서 어제 연매장을 읽기 시작했는데요.
다른분들 말씀대로 술술 읽히더라고요.
출퇴근 길에 틈틈이 읽었는데도 6장 중반을 지나고 있습니다.
저는 중국 소설에 대해서 어느정도 선입견을 갖고 있는데요.
제가 개인적으로 '대륙의 정서'라고 부르는 '큰 나라에 사는 사람들의 특징'이 묻어난다는 것이에요.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인물들이 사는 세상은 중국이라는 나라와 동일시 된다고 여겨지는 정서가 있어요.
중국 밖의 세상은 없는 것처럼 그려지지만 "중국이라는 나라가 그 역사와 규모가 어마어마해서 그것을 담아내려면 어쩔 수 없이 대서사시 같은 장황한 이야기를 하게 된다."는 듯한 목소리가 들리는 듯한 느낌을 받아요.
학창시절에 읽었던 '인생'이나 최근의 '해가 죽던 날'이 그런 정서를 담고 있다고 생각하고, 영화로는 붉은 수수밭, 패왕별희 같은 작품들이 그런 정서가 짙다고 볼 수 있겠네요.
어렸을 때는 그런 정서가 멋있어 보였는데 이제는 그런 이야기들이 지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그런 작품들은 소소한 유머가 결여된 듯한 느낌이 들어서 아쉬움이 남는 것 같습니다.
연매장은 주제의식이나 시대, 역사적 배경으로는 그런 작품들과 궤를 같이 하는 것 같지만 특이하게도 여러개의 장으로 나누고 각 장을 또 세분화 한 점이 인상깊네요.
대륙의 장엄한 역사와 서사를 미스테리 숏 폼 형식으로 무한 스크롤 하면서 소비하는 경험을 주더라고요.
그러면서도 위에서 언급하신 것처럼 서정적인 묘사들이 색채를 더하고요.
쉽게 읽히는 만큼 기억의 재구성과 등장인물들의 상호 작용, 역동성의 변화가 더 쉽게 인지되고 기대되는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금정연
N
말씀하신 대륙의 정서, '큰 나라에 사는 사람들의 특징'이란 게 바로 중화사상인 것 같아요.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것, 중국의 문화가 최고라는 것, 그리고 내가 그 나라에 살고 있다는 것... 그게 많은 중국 작품들에 자연스럽게 묻어나오기도 하고요.
저도 이 작품은 뭔가 좀 다르다는 느낌, 제 감각에는 일본 미스터리 소설처럼 느껴지는 문체를 쓰는 게 특에하다고 생각했는데 “대륙의 장엄한 역사와 서사를 미스테리 숏 폼 형식으로 무한 스크롤 하면서 소비하는 경험”이라는 표현에 완전 공감했어요.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작품이라는 건 확실한 것 같아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금정연
N
함께 읽기 2주차가 시작되었네요!
오늘따라 유난히 피곤해서 너무 일을 많이 했나, 꼭 그런 건 아닌데 생각하는 참이었는데 마침 6장의 첫 소제목이 ‘바쁘지 않아도 인생은 피곤해’네요. 격한 공감...
6장은 칭린의 시점에서 진행되는데요. 칭린이 건축과 교수인 친구와 함께 어머니의 고향으로 건축 답사를 가고, 그곳에서 류 정치위원을 수행하게 되면서 조금씩 어머니의 숨겨진 과거에 접근하는 장입니다.
장마다 조금씩 분위기가 다른 게 이 소설을 읽는 재미의 하나인데요. 여기서는 중국의 세대 문제는 우리나라보다 심각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과연 칭린은 어머니의 과거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받아들일 수 있긴 할까... 조마조마하게 하는 맛이 있는 장이었네요. 역사적 사실들을 설명하거너 건축 양식을 묘사하는 부분에서는 일종의 지적인 재미도 있었고요.
그리고 오늘은 이 소설이 정말 흡인력이 있긴 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경험을 했는데요. 초등학교 1학년인 제 아이가 거실 탁자에 놓인 책을 보고 “이게 뭐야?” 하더니 읽기 시작하더라고요. 응 아빠 읽는 책이야, 대답하고 조금 읽다 말겠거니 했는데 10분이 훌쩍 넘도록 책을 놓지 않는 거예요. 재밌어? 물으니 “무슨 내용인지 하나도 모르겠어” 하면서 계속, 미간을 찡그린 채 집중해서...
여러분은 어떻게 읽고 계신가요? 감상 기다리고 있겠습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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